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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으로의 산책

정병숙 저 | 황금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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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9205720 / 120쪽 12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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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정병숙 시인의 시에 뿌리 깊게 흐르고 있는 초월의지와 회귀의식은 근원성에 대한 성찰에서 비롯되었다. 순수와 자유를 향한 그리움에서 시작한 동경은 초월과 승화의 형이상학으로 깊어져 갔다. 정병숙 시인이 이루어놓은 개성 있는 휴머니즘과 초월의 시정신이 주는 감동의 깊이가 예사롭지 않다. 등단 이후 기나긴 절차탁마의 시간을 통해서 참으로 오랜만에 선보이는 첫 시집 『저녁으로의 산책』에 축하를 보내며, 그의 문학이 앞으로 새롭게 펼쳐 보일 진경을 기대하는 바이다.

 

출판사 리뷰

정병숙 시인의 삶은 향토적 환경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다. 그는 고향에서 고교를 졸업한 이후, 상경해서 다양한 도시적 체험을 하게 된다. 서울이라는 낯선 공간에서 그는 터전을 잡고 이웃을 만나고 친구들과 교류하였는데, 그 중심에 위치한 공간이 제기동과 청량리 일대이다. 이 공간은 전통과 모던의 조화를 추구하면서 성장해 왔던 수도 서울의 중심 영역이 아니었다. 개발에서 오랫동안 벗어나 있던 공간, 향토적이고 전근대적인 요소가 많이 남아 있는 공간, 서민들의 인정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 바로 이곳이다. 이 공간을 배경으로 정병숙 시인의 시는 고향 체험과 대비되는 중요한 문학적 자장을 형성하게 된다. 이 공간을 배경으로 쓴 작품들이 ?자줏빛 나무대문 빛?, ?해 뜨는 집?, ?토르소? 등일 것이다. 특히 집이라는 공간과 관련된 작품들은 정병숙 시인의 내면구조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제기동에 토르소가 산다 이른 아침마다 유리컵에 작은 바다가 담긴다 쪽빛 순천만 아른대는 고향 바다 칼 갈매기 쌩 허공을 벤다 깃털구름의 붓 하나 잠시 떠 있다?토르소가 보이지 않는 팔을 휘저어 일필휘지 수평선을 긋고 그윽이 바라보는 작은 바다 해가 떠오른다 와원 앞 바다가 환하다 용왕님, 해파리, 말미잘, 해삼, 멍게는 성히 잘 있나요 어쩌나 가늠하지 못할 팔 없는 외로움, 일으키는 파도에 중심 기우뚱 몸이 흔들린다 밤마다 돋고 자라나는 토르소의 깃털, 묵향이 어둡고 후미진 골목에서 나비처럼 떼춤을 춘다? -?해 뜨는 집? 전문 정병숙 시인의 시는 서사 구조를 형상화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그의 시는 섬세한 묘사적 진술을 수시로 간직하고 있다. 이 시에서도 서사와 묘사는 매우 개성적인 문체를 통해서 잘 구현되고 있다. 이 시의 소재는 제기동에 존재하는 “토르소”이다. 토르소는 머리도 없고 팔도 없고 다리도 없이 존재하는 조각상이다. 몸통만으로 존재하는 토르소는 그 결핍된 모습으로 인하여 더욱 강렬한 인상을 주게 된다. 제기동에 사는 토르소가 “보이지 않는 팔을 휘저어 일필휘지 수평선을” 그으면 유리컵에 담긴 “작은 바다”에도 해가 떠오른다. “토르소의 깃털, 묵향이 어둡고 후미진 골목에서 나비처럼 떼춤을 춘다”라는 구절에 이르러 제기동의 토르소는 초월적인 의미까지 지니게 된다. 제기동에 사는 토르소는 시인에게 고향의 바다, 나아가 초월적 세계에 대한 그리움을 불어넣는 신비로운 존재인 것이다.

저자 소개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2003년 『정신과 표현』으로 등단했다. 단국대 한국어문학과를 졸업하고, 호서대 문화복지상담대학원 문화콘텐츠창작학과 석사, 동 대학원 한중문화콘텐츠학과(문화콘텐츠학 박사)를 졸업했다. 현재 호서대및 동 대학원 강사를 역임했다.

머리말

 

*시인의 말
아침저녁으로 창가에 머물다 가는 작은 새가 있다. 그 새가 마시는 돌확 속의 물그림자 같은 아련한 언어의 숲을 떠돈 지 꽤 오래되었다. 더러는 나를 시인이라 부르지만, 그 가난한 명명마저 부담스러운 일이다. 얼키설키 정을 나누는 사람들이 좋아서 은유의 날실과 상징의 씨실을 엮으며 가뭇없이 다가서는 희부윰한 내 생을 홀로 가늠한다. 마음이 어둑어둑한 허공 속으로 침전해 갈쯤 넋 놓고 앉아 다시 저 별을 헤아려 보리라.

2020년 여름
정병숙

 

목차

1부 토르소의 노래

해 뜨는 집·12
저녁으로의 산책·13
오월의 청량리·14
지하도의 공룡·16
난을 키우는 토르소·17
토르소의 노래·18
자줏빛 나무대문 집·20
배꼽·21
착각·22
애꾸눈 선장 돔·23
검은색 레인코트·24
허공의 잠·26
누지앙·27
거미·28
광화문 청개구리·29
우화羽化를 꿈꾸며·30
적과의 키스·31
숲이 궁금하다·32

2부 통화권 이탈지역

달빛에 휘다·36
늪이 아픈 밤·37
통화권 이탈지역·38
하루살이·40
북한강에서·41
봉선화·42
알을 달지 못한 감나무·43
자화상·44
나무의 수사학·45
지금은 열애 중·46
발로 먹는 밥·47
불온한 3월·48
포노 에렉투스·49
12월의 봄·52
이모비야·53
남이섬·54
인육의 밤·55
은유의 방에서·56

3부 팽이가 걸린 창

4월의 장례식·60
자사호 ― k에게·62
팽이가 걸린 창·63
나는 수컷이고 싶다·64
수종사 풍경·65
오지汚池·66
말이 말에게 전하는 말·67
발리에서 생긴 일·68
울루와뚜 절벽사원·70
시지포스의 후예·71
정육점에 걸린 양심·72
달개비·73
길·74
모정·75
암소·76
빈터·77
소리의 죽음·78
4D의 일상·79

4부 홍어

꽃신·82
해산 ― 와온에서·83
홍어·84
나 지지배배·85
화포만·86
길 삼베 버리시고·88
체滯 내리는 집·90
여자만汝自灣·91
연꽃 핀 강가·92
오래된 골목·93
첫사랑·94
맘모스·95
뿔난 게·96
몽당손·97
뻘배·98
가을 언어·99
혼불·100
또 하나의 무진·102

해설 | 김종태
근원적 지평을 향한 동경과 순례의 시학·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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