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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8608866 / 120쪽 145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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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삶에서 인식한 갈등의 정화, 그 시적 진실 -차경녀 시집 [태양을 끌고 가는 여자] 김송배(시인, 한국문인협회 전 부이사장) 1. 삶과 세월의 동행, 그 행간에서 현대시의 창작 동기나 발상은 삶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우리 인간들이 간직한 오관(五官-眼耳鼻舌身)을 통해 생성하는 현재의 감각이 어쩌면 지금까지 살아온 체험이 재생하여 유사한 상황을 이루었거나 거기에서 회상된 이미지가 바로 시적으로 동기(motif)가 되어 새로운 진실의 세계를 창조하게 된다. 이러한 시적 동기는 소재와 주제 등의 기초적인 것을 포함해서 시창작의 출발점이 되고 여기에 직감적인 시인의 영감이나 지성적인 심리가 발현되어 한 편의 시를 창작하게 되는데 이때 시인은 예리하고 명민(明敏)한 시각으로 사물을 투명하게 관찰하면서 그들이 전해주는 경이로운 메시지를 오감(五感-視聽嗅味觸)이 무언으로 전해준다. 여기 차경녀 시인이 상재하는 시집 [태양을 끌고 가는 여자]에서 포괄적으로 접할 수 있는 부분은 대체로 두 가지 관점에서 살펴보게 되는데 첫 번째로 삶이나 산다는 것, 인생과 세월 등에서 창출한 두려움, 죄송함 그리고 사랑의 언어가 시적으로 형상화하는 부분과 또 하나는 소록도, 석왕사근처, 단양팔경, 송추계곡, 을왕리 등의 어느 지역에 남아있는 체험과 소나기, 어머니, 단풍, 바람, 태양 등등의 현실적인 관념적 소재가 시적으로 화합하는 시법을 간과(看過)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차경녀 시인은 우선 삶과 인생문제와 세월(시간성)을 동행하면서 그의 시적 감응으로 ‘나’와 화해하는 시법에 시선을 멈추게 하고 있다. 이는 먼저 자아(自我)를 인식하면서 존재의 근원이나 삶의 지향점을 탐색하는 그의 지적인 이미지의 창출에서 명징(明澄)한 인생관을 확인하는 시적 진실을 이해하게 한다. 멈추면 쏟아질 거 같아 무작정 걸었다 처음엔 보도블록 위를 걸었어 나무 사이도 걷고 풀숲도 꽃길도 징검다리도 건너고 그러다 이른 곳이 나였어 거기 서 있는 내가 나를 불렀어 나무가 걷고 돌이 걷고 그렇게 세상이 걸어갔어 그 뒤로 내가 걸었지 삶이 죽음을 생각해 휠체어에 앉은 뒷모습 떨어지는 손 숙여지는 고개 그게 다였어 살아있는 자에게 뒷모습으로 생의 막을 내린다 죽은 자를 부르는 소리 목 터져라 부르는 소리 이제 마지막이리라 눈을 떴어 애달픈 것들을 그저 가슴 저밈으로 그리워한다는 것 생의 끝에서 무엇 하나 소원 아닌 게 없다 하지만 하지만 그것은 끝까지 묻어야 하는 후회다 피할 수 없을 땐 의지하는 거야 -「산다는 것은 세월을 견디는 거야」 전문 그는 보도블록이나 나무 사이 그리고 풀숲과 꽃길, 징검다리 등을 무작정 걷고 있다. 무엇을 위해서일까. 걷지 않거나 걷다가 멈추면 무엇인가 쏟아질 거 같은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다. 그 무엇이 바로 ‘나였어 거기 서 있는 내가 나를 불렀’기 때문이다. 모든 세상 만물과 ‘나’는 동행하고 있다. 왜 그랬을까. 바로 ‘삶이 죽음을 생각한다’는 어조(語調)의 단정적인 그의 사유(思惟)가 생사의 분기점에서 잠깐 방황하고 있다. 그는 ‘그게 다였어’라고 체념하면서 산다는 것과 살아있는 자에 대한 ‘생의 마지막’을 예감하는 몽상(夢想) 같은 것이 그의 뇌리(腦裏)에서 떠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비로소 늦게나마 ‘눈을 떴어’ 거기에는 애달픔과 그리움이 가슴을 저미고 있었으나 ‘생의 끝’에서 그는 문득 ‘소원’과 ‘후회’라는 심리적인 변한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들을 그는 ‘산다는 것은 세월을 견디는 거야’ 그리고 ‘피할 수 없을 땐 의지하는 거야’라고 긍정의 메시지를 우리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사랑한다 또 사랑한다
꿈이 현실이었던 매우 내성적인 내게 책읽기와 글쓰기는 점이고 진통제였다.
틈만 나면 얇은 습자지에 붉은색 초록색 검정색 잉크로 세로 점을 찍었다. 그러면 두통은 잠시 휴전! 내 세상의 조물주인 나는 자유롭다.
학창시절 장맛비 내리는 운동장 한복판을 걷거나 처마 밑 낙수를 고스란히 온몸으로 받아내며 열정을 식혔다. 행동보다는 생각에 빠져 실체 없는 그리움을 즐겼다.
그렇게 젊음이 원을 한 바퀴 돌고 제자리에 왔을 때 세상 돌아가는 것은 몰라도 마음의 평안과 순리의 인내를 터득했다.
어른이 되어 헌신적 삶이 찢겨지고 한 방울씩 떨어지는 수돗물을 받아내던 현실.
더 이상의 나락은 없으리라, 한때 우주의 한 점으로도 남지 않길 염원했던 시절.
살아내다 보면 산다는 것도 정겹다. 아쉬운 만큼 지금이 더 소중하다.
잃을 것도 알 수도 없는 내일은 삶을 자극시키는 충분한 호기심과 희망이다.
가을 중턱까지 오른 삶 “오늘 사랑을 한다.”
2020년 가을
차경녀
*새싹처럼
죽었는지
살았는지
들판은 눈 조각들로 듬성하다
보이는 것만을 보았던 탓에
녹아버린 꿈들은
그물망으로 쑤욱
오늘도
어제도
요동치는 시퍼런 물 칼
삼월에
착시처럼 일어나는 무지개
잠시 눈발에 묻혔지만
한겨울 굳은 땅도
드센 소발걸음으로 치솟는
새 싹 처 럼
갈무리 당하고 싶다
*번짐
누군가를 알게 된다는 것은 습자지에 눈물 한 방울 떨어진 겁니다
누군가를 생각한다는 것은 봄 햇살에 움트는 새싹입니다
엄마라고 불리면서 엄마인 줄 알았습니다
시도 그랬습니다
당신 발톱에서 가을을 보았습니다
거울에게 총을 쏘았습니다
살았습니다
*송추계곡
바위를 쓰다듬으며 낙하하는
한여름 녹음 진 소리
돌과 돌 사이를 보일 듯 말 듯
비벼대며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는 동안
거리는 멀어져도
더욱 넓혀지는 물살
잠시 원두막에 눕는 사이
비는 그치고 세상은 아득해진다
4 시인의 말
1막 들국화
12 복사꽃 어머니
14 새싹처럼
15 죄송합니다
16 산마르코 광장
17 목포로 간 삼학도
18 묘지에 누워
20 탑골공원
21 소록도
22 을왕리 해수욕장
23 단양팔경 장회나루
24 더치커피 두 잔
26 pet dog
27 바람이 달다
28 폭우
29 불두화
30 꽃지 해수욕장
32 나 많이 속상해요
2막 찔레꽃
34 술주정
35 일터
36 봄바람
37 산다는 것은 세월을 견디는 거야
38 외출
39 구멍가게
40 여우비
42 동창회
44 번짐
45 단풍(丹楓)
46 바다가 하는 말
47 다시 돌아가기 위해
48 세탁기 하나 바꾸는 일
50 소나기
51 살아내야 한다
52 장마
54 천식(Asthma)
3막 달맞이꽃
56 그럼에도 불구하고
58 얼음이 되기 전에
60 하루
62 에필로그
63 시인
64 바람 따라 온 너
65 이별과 사랑의 공통분모
66 그곳에 기록되지 않은 이름(부천)
68 송추계곡
69 일산호수
70 멀어지는 기억
71 광장(廣場)의 소음들
72 입원
73 부처와 참새
74 선풍기
75 팥빙수
76 소리
4막 복사꽃
78 땅따먹기
79 사랑앓이
80 터미널 마임(mime)
82 두려움
83 상투적 언어
84 생각이 잠들지 않는 날
85 날고 싶다
86 산책
88 참 별일입니다
89 따로국밥
90 필례 약수터
91 새벽 세 시
92 노동
94 나누어 살기
96 복사꽃 여정
100 해설 삶에서 인식한 갈등의 정화, 그 시적 진실
98 해설 - 김송배(시인, 한국문인협회 전 부이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