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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74997 / 528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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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내 이름은 세리나 프룸. 영국 보안정보국의 비밀 임무 수행을 위해 파견되었다.” 매큐언이 정보전의 전면에 내세운 이는 금발에 매끈한 외모의 세리나 프룸으로, 케임브리지대학 수학과의 졸업을 앞두고 있다. 어머니의 희망 때문에 선택한 전공은 뒷전인 채 대학 시절 내내 소설 읽기에 푹 빠져 있었던 터라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다. 그러나 전前 보안정보국 요원이자 케임브리지대학 역사학 교수 토니 캐닝이 그녀의 문학에 대한 열정과 가능성을 알아본다. 세리나는 그로부터 시사토론에 대한 특별 훈련을 받은 후 보안정보국 MI5 입사에 성공한다. 사무직 말단으로 몇 달을 보낸 후, 드디어 그녀에게 첫 임무가 주어진다. ‘스위트 투스’라는 암호명으로 통하는 이 작전은 지식인들을 후원함으로써 그들을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벗어나도록 꾀어내고, 자유세계를 옹호하는 입장이 지적으로 높이 평가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로, “현대의 저술, 그러니까 문학, 소설 같은 것에 훤”한 세리나가 적격으로 여겨진 것이다. ‘전 세계 곳곳에서 예술의 탁월성과 표현의 자유’를 증진하는 자유국제재단 소속으로 위장한 세리나는 갓 데뷔한 소설가 톰 헤일리를 찾아간다. 사랑은 꾸준한 속도로 커가는 게 아니라 파도처럼 휘몰아치고 번개처럼 날아오고 거칠게 도약하는 것! 훗날 세리나가 “그의 단편들이 무척 마음에 들었고 그러다보니 그를 만났을 때 더 쉽게 호감이 생겼습니다”라고 회상하는 대목에서도 드러나듯이, 그녀는 처음에는 그의 작품에, 나중에는 그라는 사람에 빠져든다. 그 감정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어서, 둘은 불같이 뜨거운 사랑을 시작한다. 하지만 관계가 깊어질수록 세리나는 스파이로서의 임무 완수와 사랑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톰을 속이고 있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이 사랑이 방향을 잡고 흘러가기 전에 그에게 나에 대해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면 우리 사랑은 끝날 것이다. 그래서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말해야 한다. 나중에 우리는 어둠 속에서 팔짱을 끼고 누워 우리의 비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은 나쁜 짓에 어린애처럼 키득거렸다. 그리고 우리가 나눈 엄청난 말에도 웃었다. 다른 사람들은 규칙에 묶여 있지만 우리는 자유로웠다. 우리는 전 세계에서 사랑을 나눌 것이고, 우리 사랑은 어디에나 존재할 것이다. 412~413쪽 그는 나의 프로젝트, 나의 일, 나의 임무였다. 그의 예술, 그의 작품, 그리고 우리의 연애는 하나였다. 그가 실패하면 나도 실패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간단했다―우리는 함께 성공할 것이다. 본문에서 세리나와 톰이 이끌어가는 사랑 이야기로서의 『스위트 투스』에서 특히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두 인물이 공유하는 문학에 대한 애정이다. 두 사람의 관계는 작전의 타깃과 스파이인 동시에 소설가와 독자로 시작되며, 독서가라는 공통점이 있기에 책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탐색한다. 때로는 판이하게 다른 문학적 취향을 확인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상대에게 더욱 깊숙이 가닿게 되는 그런 대화는 그들에게 에로틱한 유희에 다름아니다. 더욱이 톰이 쓴 여러 편의 소설이 마트료시카처럼 작품 속의 작품으로 등장하면서 세리나에게 톰과 소설가의 창작 작업을 이해할 열쇠가 되어준다. 톰의 작품들을 읽은 후 그가 여자들에 대한 뛰어난 감수성을 지녔고 대부분의 남자와는 달리 여자를 내부로부터 알고 이해하는 느낌이 든다는 세리나의 평가, 그 의미심장함은 마지막까지 책을 읽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을 수 있다. 서로에게 느끼는 강렬한 감정에도 불구하고 비밀 때문에 뒤틀린 그들의 사랑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세리나의 임무, 톰의 집필활동, 둘의 사랑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하나가 되고, 이 하나된 열정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메타성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놀라운 반전이 작품 말미에 기다리고 있다. 거장의 반열에 오른 후에도 지치지 않고 문학적 실험을 이어나가는 매큐언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걸작이다.
내 생각에 작가들만이 늘 삶과 허구를 혼동할 위험에 처해 있었다. 나는 타고난 경험론자였다. 작가들은 사실인 척해서 돈을 벌며, 그들이 지어낸 것을 그럴싸하게 만들기 위해 적절한 곳에서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실제 세계를 이용해야 한다고 믿었다. 따라서 그들의 예술이 지닌 한계에 대해 복잡하고 까다로운 언쟁을 벌일 것도 없고, 변장을 한 채 상상의 경계를 넘고 다시 넘는 듯 보여서 독자에게 불충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내가 좋아한 책들에는 이중첩자가 존재할 여지가 없었다. 118쪽
이 일에서는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과 현실의 경계선이 아주 모호할 수 있어요. 사실 그 경계선은 커다란 회색 공간이죠. 그 안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을 만큼 크다고요. 당신이 뭔가를 상상하면—그게 실현되게 할 수 있어요. 유령이 진짜가 되는 거죠. 228쪽
나는 트릭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내가 알고 있는 삶이 책 속에 재현된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삶이 트릭 없이 책 속에 재현되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308~309쪽
그가 우리의 섹스를 나중에 써먹고자 조용히 기록하고 있으리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마음속으로 메모를 하며, 취향에 맞는 문구들을 창작, 수정하고, 평범함을 넘어서는 디테일을 찾고 있으리라. 311~312쪽
작가와 독자 사이에는 명문화되지 않은 계약이 존재하며 작가는 그걸 존중해야 한다. 가상의 세계나 그 안에 존재하는 인물들의 어떤 요소도 작가의 변덕에 따라 사라지는 것이 허용되어선 안 된다. 허구의 세계도 실제 세계처럼 견고하고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그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계약이다. 322쪽
이제 그를 에워싸고 소유하는 느낌은 거의 고통과 같았다. 내가 느껴본 최고의 감정이 모두 모여 견딜 수 없을 만큼 날카로운 끄트머리를 이룬 듯했다. 405쪽
스위트 투스 … 11
감사의 말 … 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