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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9932824 / 156쪽 122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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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에세이/기행 > 에세이 > 사진/그림/카툰에세이
출판사 리뷰
가장 사랑하면서도 가장 증오했던 존재들,
그 찰나를 스친 장면과 이야기들
“이제는 슬픔을 곁에 두고자 합니다. 그 또한 나라고 말하고 싶어요.
아린 마음과 함께 우리가 다정한 세계로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황예지
황예지는 엄마가 집을 떠났다 돌아온 시간에 대한 글로 이 책의 포문을 연다. 엄마의 부재가 발생한 원인과 엄마가 돌아오기까지의 시간은 황예지가 사진 작업의 방향을 결정한 계기이기에. 증오했던 마음을 도리어 저주하는 방식으로 과거와 화해하려는 그의 서사는 군데군데 응축된 감정을 숨기고 있다. 카메라 렌즈로 투과해 마주했던 장면들은 곳곳에 자리한 글자들을 통해 그 채도가 높아진다. 그의 사진이 습기 가득한 냉정이라면 그의 글은 채도 높은 열정이다.
그는 뭉툭한 흑심으로 서툰 마음을 쓰다가 날렵한 펜촉을 다시 끼워 단련된 시선으로 포착한 것들을 묘사한다. 집을 나간 엄마, 자신을 소유물처럼 여겼던 언니, 실패의 경험으로 점철된 아버지, 가족의 대안이 될 수 없었던 연인, 유일한 위로가 되어준 반려동물들, 끝내 사랑할 수 없는 나 자신 등 불가항력적으로, 혹은 선택적으로 얻어진 관계에 대해 객관적이면서도 뜨겁게 서술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책은 황예지의 첫 에세이임과 동시에 사진가 황예지의 작업을 한데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여성과 사랑에 대한 다층적 해석을 다룬 <마고Mago>로부터 출발해 <절기>, 아버지의 빛바랜 필름사진이 실마리가 된

“저는 저의 가족을 찍기까지 무척 오래 걸렸습니다. 너무 사랑하지만 가족은 제게 가장 큰 아픔이었고, 할 수만 있다면 감추고 싶은 구석이었습니다. 가족을 찍을 수 없어 풍경을 찍고 친구들을 찍었습니다. 외면하는 일이 스스로를 보호하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공허함은 점점 커져갔습니다.” -처음에 부르는 이름들 (본문 5쪽)
“엄마 역할을 대신했던 언니, 십 년 만에 돌아온 엄마, 그 둘 사이의 아빠. 그들이 지나간 자리들을 멈추지 않고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시간을 직시하고 그들과 사진으로 대화하면서 저는 오래된 연민을 떨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부르는 이름들 (본문 6쪽)
“엄마는 집을 나가면서 대구 지리를 끓여놨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니 맑은 탕 한 솥과 편지 한 통이 엄마를 대신했다. 예고 없이 일어난 일이었는데 나는 예상했던 사람처럼 편지를 펼쳤다.” ―피의 구간 (본문 17쪽)
“마음이 닳을수록 나는 말을 잃었다. 언니는 웃음을 키웠다. 슬픔이 웃음이 되는 것은 많은 오해를 불렀다. 언니의 엷은 웃음에 가족들은 안심하며 엄마의 빈자리를 메울 것을 요구했다. 언니는 무엇이든 척척 해냈다.” ―언니라는 처지 (본문 31쪽)
“미국에서 돌아온 후에도 우리에게 어려움은 정기우편물처럼 잘도 찾아왔지만, 한때 채도 높은 열정을 보낸 시간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도 큰 마트에 가거나 섬유유연제 냄새가 진하게 풍기면 어린 나로 돌아간 것처럼 신이 나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아아. 말합니다! 우리의 아메리칸 드림은 실패였다고.” ―아메리칸 드림 (본문 52쪽)
“애초에 사랑이 비정형이라고 누군가 일러줬다면 우리들은 더 나은 작별을 했을지도 모른다.” ―몬순 (본문 105쪽)
“이제는 슬픔을 곁에 두고자 합니다. 그 또한 나라고 말하고 싶어요. 전하고 싶었지만 꿀꺽 삼켰던, 끝내 들키고 싶은 모습을 이 책에 차곡차곡 담았습니다. 저의 시간을 드릴게요. 이 책을 덮으면 당신은 저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된 것이에요. 아린 마음과 함께 우리가 다정한 세계로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친애하는 당신에게 (본문 143쪽)
처음에 부르는 이름들 4
마고 11
피의 구간 17
최초의 사랑 20
언니라는 처지 30
몸이라는 대명사 35
아메리칸 드림 42
산책 53
뭍 57
줄연기 65
섬망 72
장례식장 83
철창 85
현성이 93
몬순 101
광물 수집가 109
노인 116
잘못 121
찬란한 127
우리는 숲으로 가요 134
친애하는 당신에게 142
책 속의 전시
병과 악과 귀 1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