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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4791972 / 256쪽 133 x 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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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우리 시대, ‘염치’란 무엇인가 ‘염치’의 사회적 정의를 물었다 시작은 서울여자대학교 학생 15명과 ‘염치’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부터다.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기본적인 예의를 무시하고, 최소한의 도덕과 양심을 지키지 않는 기성세대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스스로 염치없는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순간을 떠올리며 반성했다. 끊임없이 경쟁을 요구하는 사회에서 양심을 지키는 것이 자신만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할까, 그 학생들은 두려웠다. 저자는 그 물음에 답을 하고 싶었다. 염치, 부끄러움을 아는 그 마음이 빚어낸 눈부신 결과들을 가져와 15명의 학생 앞에서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염치를, 양심을, 부끄러움을 지키는 것이 자신의 사회적 위치와 직업, 가족의 생계와 직결된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물었다.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의 끝은 어디까지인지… 염치는 반성으로 가는 문 조선의 시대정신은 ‘염치’였다. 사대부는 물론, 왕조차 ‘염치’라는 틀 안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친구인 윤동주와 장준하를 시대가 만든 몰염치에 빼앗겼던 문익환 목사는 자신의 삶을 태워 친구들의 정신을 이었다. 당대의 지식인들과 권력자들의 친일 행각을 고발한 《친일문학론》의 저자 임종국은, 집필 중 아버지의 친일 행적을 발견했다. 아버지는 고민하는 아들에게 “내 이름도 넣어라. 내가 빠지면 그 책은 죽은 책이다”라고 말하며, 아들의 양심을 지켰다. 이렇게 탄생한 《친일문학론》은 임종국이 죽고 난 이후에도 후학들이 뜻을 이으며, 한국 문학의 정체성을 지켰다.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그 파국이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다면 법정으로 와보라”며 저자를 법원으로 ‘초대’했던 박주영 판사는, 법원을 가리켜 “염치없는 사람들의 집합소”라고 했다. 자신이 범한 죄를 분명히 알아야 다시는 같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수 있다며, “염치는 반성으로 가는 문”이라는 말로 ‘염치’의 사회적 순기능을 강조했다. 염치가 당신을 바꾼다 그리고 당신의 염치는 전염된다 어려운 환경의 어린이들을 위해 기부를 이어왔던 가수 아이유의 선행에 영향을 받은 디시인사이드 아이유 갤러리는, 2018년 아이유 생일을 맞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헌혈증 126매를 전달했다. 2019년 12월 23일 아이유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1억 원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자, 또 한 번 팬들이 지갑을 열어 그의 마음을 이었다. 그러자 아이유는 자신과 팬클럽의 이름으로 또 1억 원을 기부하며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여러분의 아름다운 실천이, 가장 따뜻했던 순간 ‘탑3’에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기부가 알려질 때마다 팬들이 의무처럼 따라해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배우 김남길은 2019년 제헌절 경축식에서 국민대표 자격으로 헌법을 낭독했다. “헌법은 딴따라가 읽어도 경건해지는 뭔가가 있더라”고 회상하며, “헌법 내용이 딱 국회의원한테 전하는 메시지 같았다. ‘기본은 지켜라’, 맨날 싸우라고 거기 계신 거 아니잖아요. 높이 계신 분들이 염치 있게 해야죠”라고 말했다. “염치없이 살던 보통 사람들도 ‘아, 내가 염치없었다’ 느끼고 ‘따라 가보자’ 하도록 만드는 게 공인”이라고 “그거 못 할 거면 내려놓으면 된다”는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충무로에 위치한 5,000원 백반집 사장님도 만났다. “어떻게 밥값을 올려요, 사정 뻔히 다 아는데……”라며 끝을 흐리는 그 말에서 서울여자대학교 학생들에게 전해줄 답을 고를 수 있었다. 저자의 단골 미용실 원장님의 “눈탱이 쳐서 돈 안 벌어도 돼서 좋아요”라는 말에서는 “나만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 같다”는 불안감을 행복으로 바꿔줄 단초를 발견했다.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 중 가장 진보적인 감정 ‘염치’는 욕망의 앞자리에서 우리의 일상을 이끈다! 이것으로 답이 됐을까? 조금은 부족했다. 입버릇처럼 남아 있을 뿐, 그 의미와 정신은 퇴색된 ‘염치’. 이 부재한 함의에 대해 보다 근본적인 답도 준비해두고 싶었다. 문요한 작가는 “염치는 자기 개선으로 이어지는 마음”이라고 말하며, “부끄러움을 느끼는 사람은 후회가 이뤄지고 반성으로 이어진다”고 단언했다. 우리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 중 염치가 가장 진보적인 감정임을 밝히며,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이나 이상에 이치지 못하는 자신을 살피고, 그러한 결핍을 메우려는 실천적 행위 여부가 염치와 수치를 구분하는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염치 있는 사람일수록 정신적으로 굉장히 건강합니다”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한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은 “정신 건장을 파괴하는 주범은 죄의식이나 죄책감, 그로 인한 스트레스거든요. 염치없는 짓을 하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그게 누적돼서 임계를 넘어서면 정신 붕괴로 이어진다”면서 ‘염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결국, ‘염치’의 핵심은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언제부턴가 너무 쉽게, 별 의미 없이 사용하던 ‘염치없다’는 표현은 반성으로 가는 궁극적인 기능이 사라진 채 사용되고 있었다. “자기 개선으로 이어지는 마음”으로서의 ‘염치’를 강조했던 문요한 작가의 말처럼, ‘염치’는 우리 사회가 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단초이자, 희망이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가벼운 생각이 커져 욕심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욕망’은 우리를 ‘몰염치의 시대’로 이끈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는 서로를 배려하는 작은 행동 하나에 기뻐한다. 일부의 횡포로부터 온전한 일상을 지켜내려는 대다수의 염치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을 ‘염치의 시대’라고 규정한다!
P. 18~19 “저도 염치없는 사람 중에 한 명이라고 생각해요. 어르신에게는 당연히 양보해드리는 게 맞죠. 제 무릎을 톡톡 쳤을 때, 그 어르신 입장에서는 제가 염치없는 사람이잖아요. 저는, 내가 항상 옳게 산다고 생각하지만, 누군가 저를 봤을 때 ‘쟤 왜 저렇게 염치없는 행동을 해?’ 그렇게 볼 수도 있는 거잖아요. 사는 게 너무 바쁘고 힘들고 이러다 보니까(이 학생이 아르바이트를 다섯 개 정도 했었다는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됐다), 저를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는 거 같아요.”
이 이야기가 다른 학생의 마음을 찔렀다. 그는 “나는 누가 길 가다 물어보면 되게 친절하게 답해주는 사람이었다”며 말을 꺼냈다.
“그런데 제가 염치없다고 느껴……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게…….”
그 학생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조금 나를 돌아봐야 하잖아요. 돌아봐야 하는데, 돌아보려면 서 있어야 하잖아요. 서 있거나, 뒤로 가거나……. 어느 날 길을 걷고 있는데 할머니 한 분이 길을 물어보셨어요. 그런데 시간이 없는 거예요. 수업에 늦으면 학점이 깎이니까…….”
울먹이면서 학생은 말했다.
“그래서 알려드리지 못했어요. 사실, 한 번만 서면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었는데, ‘죄송합니다’ 하고 막 뛰어가는데 할머니를 못 보겠더라고요. 계속 미안한 거예요.”
P. 82~83 염치라는 화두를 던져주시기 전까지 저는 별로 여기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 화두는 늘 부끄러움과 반성이었던 것 같습니다. 반성의 사전적 의미는 ‘자신의 언행에 대하여 잘못이나 부족함이 없는지 돌이켜 봄’으로 정의되네요. 반성에 대한 이 사전적 정의는 뭔가 완전치 않은 느낌입니다. ‘잘못을 돌이켜 보고, 그러한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마음을 가짐, 잘못을 딛고 더 나아지려는 마음을 가짐’으로까지 정의되어야 완전한 반성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염치는, 반성과 반성의 궁극적 완성인 참회(자기의 잘못에 대하여 깨닫고 깊이 뉘우침)에 이르는 단초, 실마리, 계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체질적으로 술을 못하는데, 이 바닥에 있다 보니 억지로 술을 마실 때가 많았습니다. 정말 술이 늘더군요. 그래도 일정량이 넘어가면 주사가 나오고, 실수도 많았습니다. 다음 날 숙취보다 더 저를 괴롭힌 것이 부끄러움이었죠. ‘어젯밤, 내 행동이 뭔가 잘못된 것 같아, 뭐지, 이 말할 수 없는 쪽팔림은? 흠, 그런 일이 있었나? 아, 이제 술을 자제해야겠어, 적어도 급하게 마시지는 말아야겠어.’ 주사가 있음에도 계속 술자리에서 상대에게 피해를 주고, 동석자를 괴롭게 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겠죠. 어떤 사람은 아예 주사가 있음을 부인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주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도 있더군요. 쪽팔림을 느껴야 어젯밤 일을 떠올려보려 하고, 쪽팔림을 느껴야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겠죠. 염치는 반성으로 가는 문인 것 같습니다.
P. 92~95 부끄러움은 정말 중요한 가치이기는 하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가 타인의 시선, 사회적 평가, 체면 같은 것에 너무 짓눌렸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태생적으로 가지지 못한 자유분방함, 발랄함 같은 게 참 부럽습니다. 1년간 미국 연수 때도 참 우리는 우울하게 산다고 생각했고요. 개인 성향과 달리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우리 사회가 너무 염치에 억눌리지 말고 좀 더 키치Kitsch(진지함과는 거리가 멂)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병맛도 훨씬 더 많아지고요. 우린 때로 너무 ‘엄근진하게’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웃자고 한 얘기에 죽자고 달려들죠. 형사사건에서는 정말 웃자고 한 얘기에 사람이 죽습니다. 염치가 중요하지만, 어쩌면 우리는 지금까지 충분히 염치에 짓눌려 살아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우리도 타자의 시선에서 느끼는 부끄러움에서 좀 더 자유로워졌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그 전제로 한 가지는 우리 모두 꼭 다짐했으면 좋겠습니다. 약자를 향해서는 반드시 염치를 느끼기로요. 염치의 가중치에 대해서도 생각해봤습니다. 한 사회나 개인이라는 배가 더 나은 목적지로 운항할 수 있도록 하는 조류나 편서풍 같은 것으로서, 모든 사회 구성원이 나름의 위치에서 꼭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바람을 사회 구성원 모두가 똑같은 양으로 맞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몸이 불편한 사람이 붐비는 지하철 빈자리로 쏜살같이 돌진하는 것을 두고 염치없다고 하지 않습니다. 건장한 청년이라면 염치없는 짓입니다. 가난한 집 아이들이 마트 시식코너를 누비고 다닌다고 염치없다고 하지 않습니다. 부잣집 아이들이라면 조금은 염치없습니다. 유리지갑 회사원이 한 푼이라도 절세해볼 요량으로 세법을 요리조리 피하며 아등바등하는 것을 염치없다고 하지 않습니다. 재벌이라면 염치없는 짓입니다. 퀵배달 아저씨가 배달료 2,000원을 더 받으려고 신호 위반하는 것을 염치없다고 하지 않습니다. 국회의원이라면 염치없는 짓입니다. 못 배우고 없는 사람들은 부끄러움을 좀 덜 느끼고, 좀 더 뻔뻔하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요? 저는 염치는 권력과 자본, 부와 사회적 책임, 지식과 정보가 집중된 곳에 누진 적용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희 같은 사람들이 욕을 더 먹는 것이겠죠. 판사가 아니라 아저씨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그래서 저 역시 요즘 누진적으로 더 화가 나나 봅니다.
P. 133~134 그의 선택은 전염됐다. 디시인사이드 아이유 갤러리는 2018년 아이유 생일을 맞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헌혈증 126매를 전달했다. 아이유 팬들은 헌혈증을 전하며 “오랜 시간 팬들에게 보여준 아이유의 착한 마음씨를 본받고자 열심히 모은 헌혈증을 전한다. 지원받게 될 어린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라고 했다. 아이유라는 매개로 모인 이들이 자신의 ‘최애(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을 본받고자 팔뚝을 내밀어 피를 뽑았다.
2019년 12월 23일 아이유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1억 원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자 팬들은 또 움직였다. “아이유를 본받겠다”며 1만 원부터 10만 원까지 지갑을 열었다. 기부 인증샷이 디시인사이드 아이유 갤러리에 봇물처럼 올라왔다. 그러자 아이유는 한국취약노인지원재단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에 자신과 팬클럽의 이름으로 1억 원을 또 기부했다. 일주일 사이 2억 원을 내놓고 그는 “고맙다”고 했다.
“연말에 아름다운 모습 보여줘서 너무 고맙다고…… 인스타 쪽지로 보낸 누군가의 신고(?)로 여러분의 아름다운 실천을 목격했고, 그 순간이 작년 한 해 중 가장 따뜻했던 순간 탑 3 안에 들지 않았나 싶어요. 예쁜 사람들…… 고맙습니다! 그렇다고 제 기부 기사가 뜰 때마다 기부를 하시라는 건 정말 아닙니다. 혹시라도 만에 하나라도 의무처럼 되면 어쩌나 사실 걱정도 많이 되더라고요. 그건 정말 바라지 않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여러분이 사랑둥이라는 건 제가 너무나 잘 아니까요! 무슨 말인지 알죠?”
손에 손을 잡고, 선한 영향력이 퍼졌다. 착한 마음이 또 착한 마음을 불러냈다. 누군가를 위해 “무엇이라도 하고 싶다”는 양심, 측은지심의 일면이다.
잇는 말_당신의 염치가 고맙습니다
프롤로그_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얼굴
1부_염치는 전염된다
대부분은 염치를 지키고 산다
세 친구의 인생을 바꾼 염치
아버지를 고발한 아들, 그 사회적 전염
염치는 반성으로 가는 문
공존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마음, 염치
2부_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몰염치한 ‘양돼지’ 이야기
관계를 지키는 마음, 염치
위선을 멀리하는 마음, 염치
장사의 가장 큰 밑천, 염치
행복한 순희 씨
3부_염치가 당신을 바꾼다
자존감을 높이는 염치
몰염치한 사람들이 더 건강하다고?
시시한 삶으로의 전복
더 게으른 삶을 위하여
에필로그_당신의 염치는 귀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