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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자의 입맛을 정복하다

남원상 저 | 따비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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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8439842 / 324쪽 122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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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 저자 : 남원상
저자 : 남원상
연세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동양사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여러 스포츠신문, 온라인 매체에서 객원기자와 칼럼니스트로 글쟁이 생활을 시작했다. 졸업한 뒤 동아일보에 입사해 국제부, 문화부 등에서 취재기자로 일했다. 이후 몇몇 기업에서 카피라이터, 스피치 라이터 등을 맡았다. 25개국 107개 도시를 돌아본 여행가이며, 2020년 현재는 UCI코리아 소장으로서 도시 문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프라하의 도쿄바나나》(2018), 《레트로 오키나와》(2019)에 이어 세 번째 책으로 《지배자의 입맛을 정복하다》를 내놓는다.

책 속에서


어쨌든 이런 맥락에서 사용되어온 역제국주의라는 말에서는 어쩐지 통쾌함이 느껴진다. 이성적으로 인지하는 사전적 정의와는 별개로 말이다. 톰과 제리처럼, 약자가 강자를 농락하는 모습이 연상된다고나 할까. 이는 물론 우리가 제국주의 침략의 희생양이었던 한반도에 살고 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같은 단어를 보면서도 제국주의의 장본인이었던 나라 사람들에게는 두려움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겠다. (16~17쪽)

이들 마그레브 이웃 국가는 서로 사이도 나쁘고 쿠스쿠스 맛도 다르지만, 바로 이 쿠스쿠스 때문에 손을 맞잡은 적이 있다. 2019년 3월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모리타니 등 4개국이 유네스코 세계 무형문화유산에 쿠스쿠스 공동 등재를 신청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 소식은 큰 관심을 모았는데, 2016년 알제리가 독단적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신청을 추진하다 마그레브 내에서 ‘쿠스쿠스 종주국 전쟁’을 일으킨 바 있기 때문이다. 알제리의 발표가 나온 직후 모로코가 반발했고, 튀니지 역시 “진짜 원조는 우리”라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국가 간 갈등이 깊어졌다. (34쪽)

Сер◦◦◦: 남의 것 훔쳐서 원래 자기들 것이라고 고집하는 러시아인들의 본성이 여기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크림반도, 보르시, 기타 등등.

d1m◦◦◦: 너희들은 우크라이나에서 크림반도만으로도 모자라서 보르시까지 훔쳐갈 심산이구나.

이처럼 보르시에 크림반도 문제를 연결지어 ‘도둑질’을 언급하는 이들이 상당히 많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갈등을 말할 때 크림반도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이는 국제적으로도 큰 이슈다. 우크라이나 남단에서 흑해를 향해 튀어나온 이 반도는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치열한 영토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84쪽)

굴라시는 헝가리 최하층 계급인 목동들이 소를 팔러 다닐 때 먹던 비천한 음식이었다. 헝가리 귀족들은 원래 이런 음식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합스부르크 문화에 대한 저항의 표현으로 민족주의자 귀족들이 굴라시를 식탁에 올리기 시작한다. 민족주의 흐름 속에서 목동은 유목민에서 비롯된 마자르 본연의 모습으로, 그들이 먹던 굴라시는 오스트리아에 대항해 민족이 지켜나가야 할 식문화 자산이 된 것이다. (212쪽)

심지어 리스타펠은 2015년 네덜란드의 무형 문화유산에 등재되기에 이른다. 반면 정작 이 식문화가 탄생한 인도네시아에서는 식민 잔재라며 꺼린 탓에 거의 사라졌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호텔 레스토랑에서나 간혹 볼 수 있다. 그 대신 리스타펠의 기원으로 일컬어지는 나시 파당은 건재하다. 시장에 가면 각종 전통 요리들이 수북하게 담긴 커다란 반찬통들을 내놓고 장사하는 가게들을 볼 수 있다. (262쪽)

물론 한국과 일본 사이에도 명란젓을 둘러싼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2019년엔 일본의 한 유명 유튜버가 명란젓 퓨전 음식을 먹는 영상에서 “멘타이코는 일본 음식인데도 양식에 잘 어울린다”는 말을 했다가 논란을 일으켰다. 한국인 이용자들은 “멘타이코의 원조는 한국 명란젓”이라며 댓글로 거세게 항의했다. 이 소식은 한국 미디어에 보도될 정도로 파장이 꽤 컸다. 하지만 일본에선 멘타이코가 한국 명란젓을 참고해서 일본식으로 재탄생한 일본 음식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301쪽)

목차

들어가면서 6

1장 쿠스쿠스, 마그레브에서 프랑스로 21
쿠스쿠스를 가장 맛있게 먹는 법 / 쿠스쿠스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 도착한 식민지 별미 / 이민자들과 함께 자리 잡은 음식 / 프랑스 정계를 들쑤신 ‘쿠스쿠스 게이트’

2장 보르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로 77
보르시가 러시아 음식이 아닌 우크라이나 음식인 이유 / 싹트는 민족주의와 보르시 / 러시아 황제 대관식 연회상에 오른 차르스키 보르시 / 일요일의 음식, 보르시 / 끝나지 않은 보르시 전쟁

3장 커리, 인도에서 영국으로 133
“치킨 티카 마살라는 영국 국민 음식” / 카리, 커리, 카레 / 타지마할을 닮은 무굴 황실의 향신료 요리 / 비냐 달루와 빈달루, 앵글로 인디언과 커리 파우더 / 인종차별도 못 말린 영국인의 커리 애착 / 배달 커리 주문해 먹는 영국 왕세손 부부

4장 굴라시, 헝가리에서 오스트리아로 187
마자르 굴라시와 라면 건더기 수프의 공통점 / 합스부르크 제국주의에 폭발한 굴라시 내셔널리즘 / ‘반역자’들의 굴라시 맛에 빠진 오스트리아 황제 / 아메리칸 굴라시와 굴라시 공산주의 / 합스부르크 황실 후손이 만든 헝가리 굴라시

5장 사테, 인도네시아에서 네덜란드로 233
사테의 조상은 케밥? / 바다를 건너온 아시아 상인과 유럽 제국주의 침략자 / 네덜란드 식탁, 인도네시아 음식 ‘리스타펠’ / 오바마의 ‘사테의 추억’

6장 명란젓, 한국에서 일본으로 273
신선한 명태, 비천한 명란 / 일제 치하에서 ‘맛의 한류’ 일으킨 조선 명란젓 / 맛의 명태자, 멘타이코가 탄생하다 / 멘타이코 햄버거, 멘타이코 콜라, 멘타이코 아이스크림? / 속초 시장에서 만난 매콤한 양념 명란젓

에필로그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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