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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의 길

시리즈 : 마음으로 읽는 역사동화 [2]

안순희 저 | 머스트비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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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0341218 / 184쪽 152 x 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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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조선의 의궤에도 기록되어 있는 화려하고 웅장한 어진 봉안 행렬, 국가의 상징과도 같은 어진이 향하는 7박 8일 간의 여정을 함께 걸어 봅니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어진 봉안 행렬은 서울에서 전주까지 어진을 싣고 지나는 여정입니다. 약 7박 8일 간의 이 기나긴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조선 시대의 임금의 위상과 임금의 초상화인 어진이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새삼 알게 됩니다. 임금의 얼굴을 그린 어진은 단순한 초상화가 아닙니다. 왕실 전체를 상징하는 그림이라 여겨 조선 최고의 화가들 중에서도 어진을 그릴 수 있는 인물은 드물었죠. 조선 시대 최고의 화원으로 꼽히는 김홍도 역시 여러 번 왕실의 화사로 임명됐지만 실제로 어진을 그려본 적은 없다고 합니다. 그 정도로 어진을 그리는 것은 까다로운 작업이었습니다. 그러니 이 귀하디 귀한 어진을 싣고 떠나는 여정은 또 얼마나 공을 들여야 할까요? 화려하게 치장을 한 취악대와 근엄한 얼굴로 가마를 보위하는 행렬들을 보면 긴장감이 돕니다. 이야기 속에서 행렬의 중간에 어진을 실은 신연이 망가졌을 때, 그 신연을 고치고자 소희가 한밤중에 몰래 잠입했을 때 우리는 저도 모르게 땀을 쥐며 소희를 응원하게 됩니다. 어진을 담은 흑장궤 역시 아무나 제작할 수 없는 귀한 물건이었습니다. 소희의 아버지는 조선 최고의 소목장으로 소문이 났기에 흑장궤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죠.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의 대대적인 행사였던 어진 봉안 행렬의 긴 여정을 열심히 따라가 봅니다. 때로는 소희가 되어 어진이 들어 있는 가마 신연에도 관심을 가져보고 때론 미운 말로 소희에게 통박을 주지만 은근한 조력자가 되어주는 강이가 되어 멋진 깃발을 드는 후사대의 꿈도 꿔 봅니다. 매서운 바람 속에서도 소박한 꽃을 피우는 인동초처럼 소희의 꿈 역시 많은 난관을 거치며 더 크게 피어납니다. 조선 시대에는 여성의 직업에 대한 제약이 많았습니다. 주로 남성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았고 여성은 현모양처를 내세우며 집안일에만 신경을 쓰도록 가르쳤습니다. 소목장 역시 아무리 재능이 많아도 여성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소희는 자신의 꿈을 단 한순간도 버린 적이 없습니다. ‘안 된다’고만 하는 아버지의 만류에도 시간이 되는 대로 공방에 들러 나무를 만졌습니다. 오빠의 말대로 ‘그냥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꿈을 막는 난관은 아무것도 아닌 셈이었죠. 이처럼 좋아서 하는 일은 그 어떤 장애물도 시련이 될 수 없습니다. 결국 소희의 강한 집념과 열정은 아버지의 마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소희가 가야 할 길이 멀고 험한 길임을 아는 아버지조차 소희를 응원하게 되니까요. 머나먼 어진 봉안 행렬의 여정을 열심히 따라나서고 신연을 고칠 정도의 배짱과 열정을 가졌다면 앞으로의 고난쯤은 거뜬히 이겨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는 것이죠. 이렇게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열정은 우리에게 상상할 수 없는 커다란 힘을 줍니다. 소희가 아버지처럼 조선의 제일가는 소목장이 되는 길은 무척이나 험난하고 고될 겁니다. 실제 그 꿈을 이룰 수 있을 지도 막막하기만 하죠. 하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공방에서 나무결을 가만히 어루만지며 자신의 꿈을 그려보는 시간만으로도 이미 소희는 꿈을 이룬 것처럼 아득한 행복을 느낄 겁니다. 그리고 어떤 일이든 자신이 좋아서 열정을 바친다면 그 시간들은 언젠가 꿈을 만드는 커다란 자양분이 되어 있을 겁니다.

저자 소개

서양화를 공부하였고, ‘하얀 생각하기’라는 일러스트 모임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 공부와 전시 활동도 하고 있다. 


그린 책으로는 『갈매기 조나단』 『안녕, 형아』 『훈이와 장산곶 할아버지』 『탈주범과 이발사』 『승찬아 사랑해』『임진왜란을 연구하여 징비록을 쓴 정치가 유성룡』 등이 있다.


 

어릴 적 어린이날 선물로 동화책 전집을 받았습니다. 밤 새워 읽으며 이야기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즐겁게 재미있게 신나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오래오래 쓰고 싶습니다. 동화세상 동화학교에서 동화를 배웠고, 2015년 「우리 할머니는 직녀」로 한우리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책 속에서

P. 34 오늘은 소희가 그토록 기다리던 어진 봉안 행렬이 있는 날이었다. 며칠 전부터 육조거리는 떠들썩했고, 사람들은 온통 행렬에 관한 이야기만 했다. 어진 봉안 행렬은 임금님의 어진을 다른 곳으로 모셔가는 특별한 행사였다. 임금님의 초상인 어진은 임금님만큼이나 귀한 것이라 사람들은 마치 임금님의 행차를 기대하듯 이날을 손꼽아 기다리기도 했다. 하지만 소희가 기다린 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었다. 인동아재에게서 들은 것처럼 아버지가 궁에서 만들었다는 귀한 물건을 볼 수 있는 기회였던 것이다. 


P. 66 그때였다. 소희 눈에 이상한 모습이 들어왔다. 후사대 아저씨들이 수군거리며 귀엣말을 하는 것이 보였다. 술렁이는 분위기도 어제와 사뭇 달랐다. 삼삼오오 모여서 소곤거리기도 했다. 소희는 무슨 일인지 궁금해서 귀를 쫑긋거렸지만 아무 말도 들을 수 없었다. 조금 가까이 가면 들을 수 있을까 조금씩 걸음을 옮겼다. 소희는 조심스럽게 칠성 아재가 있는 곳까지 다가갔다.
“아저씨, 무슨 일 생겼어요?”
 “아, 아니.”
칠성 아재는 말을 더듬거렸다. 뭔가 심상치 않았다.
“후사대 아저씨들 표정이 아침하고 달라 보여요.”
 “별걸 다 신경 쓰는구나. 아무 일도 없으니 네 일이나 해.”
칠성 아재는 차갑게 말을 하고 서둘러 자리를 뜨려고 했다. 

 

P. 167 소희는 가슴에 손을 얹고 아버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을 보였다.
“오라버니는 책 읽는 것이 그냥 좋다고 했어요. 그냥이라는 말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저도 오라버니처럼 나무가 그냥 좋아요. 나무 냄새가 좋고, 깎는 것이 좋고, 내 손으로 만들어지는 것 전부요. 꿈이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마음속에 품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버지는 소희의 말을 묵묵히 들으며 손을 꽉 잡아주었다. 아버지 손에서 나온 강한 힘이 소희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듯했다. 

 

목차

1. 소목장의 딸 소희
2. 어진 봉안 행렬을 따르다
3. 아버지의 흑장궤
4. 길을 떠나다
5. 어수선한 행렬
6. 부서진 신연
7. 가마 문을 고치다
8. 다시 집으로
9. 아버지만이 할 수 있는 일
10. 소희의 꿈
11. 나무를 다루다
12. 함께 떠나는 길
13. 흑장궤를 마주하다
14. 길 위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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