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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지 않게 슬픔을 이야기하는 법

마실 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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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01244549 / 248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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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부모를 원망하던 아이는 어떻게 어른이 되어갈까?” 원망은 당신의 죄책감에 기생하는 것일 뿐 미워하더라도 고마워할 수 있다면 좋겠다 이 책의 많은 부분은 가족, 특히 부모님 이야기가 많이 할애되어 있다. 거기에는 원망과 죄책감, 이해와 화해가 혼재한다. 우리는 성인이 되어서 부모에게 어른으로 존중받고 싶기도, 때로 여전히 아이이고 싶기도 하다. 동시에 부모를 아이처럼 보살펴야 하기도, 그런 책임감에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친밀한 사람에게도 좀처럼 말하기 어려운 그 문제를 저자는 우리를 대신해 솔직하게 써 내려간다. 저자가 이 문제를 푸는 방식은 다음처럼 도식화할 수 있다. 많은 경우 사춘기를 지나며 부모를 원망한다. 하지만 모든 것을 부모 탓하던 그 어린 시절을 지나 그들이 내 인생을 책임져줄 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들의 삶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원망의 화살은 자신에게로 향한다. 죄책감을 품고 자란 아이는 사죄하는 마음으로 자기 삶을 책임지기 시작한다. 원망도 미움도 온전히 자신의 몫으로 남겨둔 채. 그러니 이 책은 가난으로 주눅 들었던, 원망 많던 어린 시절을 지나 어른이 되며 마주한 마음들을 달래는 과정으로 읽을 수 있다. 비록 미워하는 마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당신의 아픔을 다 이해할 순 없겠지만, 한 끼 끼니를 나눠 먹는 순간들에 감사하며 사랑한다고 더 많이 말하겠다는 고백으로도 읽을 수 있다. 가깝고도 먼, 저마다 비슷하지만 들여다보면 너무나 다른 우리 시대 가족의 초상이 이 책에 있다. “모든 고통에는 저마다의 표정이 있다” 그 표정에서 벗어날 길을 알고 싶다면 슬프지 않게 슬픔을 이야기해보자 어떤 과거는 외면하려 해도 우리를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이를테면 저자의 ‘지랄맞은 18번의 이사 유랑기’는 그의 취향을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것’으로 삼게 했다. 거짓말과 가스라이팅으로 그를 자괴감에 빠지게 했던 연애는 지금의 행복을 의심하게 한다. 바쁜 일상을 보낸 뒤 돈지랄의 기회가 와도 어린 시절의 습관에 ‘가성비’를 따진다. 시발비용으로 닭발을 주문할 때조차 계란찜과 주먹밥은 빼고 단품으로 시킨다. 과거의 기억과 습관이 모여 지금의 ‘나’라는 상태가 있으니, 살아온 시간만큼이나 과거를 벗어던지기는 어려운 노릇이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과거에 얽매이거나 추억팔이만 할 거라면 싸이월드를 여는 편이 좋을 것이다. 저자는 웹툰 작가지만 과거의 자신과 화해하기 위해, 그 과거를 직시하기 위해 글을 썼다. 그 과정은 아팠지만 글마다 공통된 것은 있다. 무엇이 미웠고, 무엇을 미워할 수 있고, 무엇을 안 미워할 수 있는지 길을 찾아낸다는 것이다. 이 에세이는 지나간 아픔을 기록하는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쉽게 떨치지 못할 과거와 덜 흔들리는 미래 사이에서 어떤 오늘을 보내야 좋을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글은 슬프지만 이미 슬프지 않다. 슬픔을 정확하게 이야기하고 제대로 울 줄 아는 용기 앞에서는 누구라도 함부로 슬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마실
저자 : 마실
부유하는 생각을 가둘 길이 없어 글로 마실 왔다. 그림을 그릴 땐 ‘아실’, 글을 쓸 땐 ‘마실’이라는 이름을 쓴다. 다음웹툰에서 〈가슴도 리콜이 되나요〉를 그렸고, 현재 〈오늘도 꽐랄라라〉를 연재 중이다. 〈모기〉로 제17회 대한민국창작만화공모전 장려상을 수상했다.

책 속에서


P. 7 아픔이 두렵다고 평생 외면할 순 없었다. 그래서 나는 품속으로 달려든 미움을 안아주기로 했다. 위로받고 싶어서, 이해받고 싶어서, 다정한 숨결이 그리워서, 자존심과 품위 따위는 던져버리고 달려와 엉엉 우는 나를 품어주기로 했다. 초록이 지면 단풍이 피듯 미움도 슬픔도 자연스레 물드는 과정일 테니까. 나는 그렇게라도 살아야 했다.
― ‘프롤로그_나를 안아주세요’ 중에서 


P. 15 그땐 그랬다. 맞벌이 부모님 대신 〈달의 요정 세일러문〉, 〈사랑의 천사 웨딩피치〉, 〈지구용사 선가드〉와 함께 저녁을 보냈다. 때론 책상 위에 이불을 덮어 텐트를 만들고 그 안에 셋이 꾸역꾸역 들어가 공작질을 했다. 그때의 우린 너무 어려서 넉넉하다거나 부족하다는 개념도 없이 그저 꽁냥거리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면 충분했다. 아니, 그랬다고 ‘나만’ 생각했었다.
― ‘지랄맞은 18번의 이사 유랑기’ 중에서 

 

P. 32 식구(食口)의 사전적 정의는 “한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 단어의 위대함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처음엔 그저 효도 차원에서 선심 쓰듯 냈던 시간이 욕심부려도 나무랄 것 없는 선택이었음에 감사하다. 끼니를 함께 먹는다는 것은 시간을 나눈다는 뜻이니까. 기꺼이 추억 한 편을 내준다는 뜻이니까.
― ‘가성비로 지킨 가장의 품위’ 중에서 


P. 54 언젠가 아빠가 ‘부모와 자식의 기울기’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부모가 이끌던 삶이 어느 순간 자식이 이끄는 삶으로 바뀔 때가 오는데 그때가 요즘인 것 같다고 했다. 생각해보니 그랬다. 키오스크가 낯선 그들을 대신해 주문은 자식의 몫이었고, 기차와 지하철이 혼재된 승강장에서 길을 찾는 것도 자식의 몫이었다. 부모님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자식 눈치 보는 중년이 되었다.
― ‘부모와 자식의 기울기가 바뀔 때’ 중에서 


P. 74 애석하게도, 나는 할머니와 각별한 추억이 없었다. 그래서 이기적이게도, 나는 할머니의 죽음에 빗대어 아빠와 나의 미래를 그렸다. 아빠의 마지막에 나도 저런 모습일까. 죽음은 도무지 익숙해질 수 없으니 아무리 준비된 이별이라도 결국 죄송한 마음만 품게 될까. “납골당은 죽은 자를 위하는 공간이 아니라 남은 자의 슬픔과 죄책감을 덜어주는 곳”이라던 아빠의 말을 그때에는 이해하게 될까.
― ‘안녕, 나의 작은 아빠’ 중에서 


P. 165 나는 ‘왜’를 알려주는 너의 다정함에 부끄러웠다. 내게 상처받았으면서도 우울에 옴짝달싹 못 하는 내가 가여워 기꺼이 먼저 손을 내민 너의 배려에 부끄러웠다. 어떻게 그 감정들을 이겨내고 있는지 번호까지 붙여가며 설명하는 너의 상냥함에 부끄러웠다. 서로가 예민한 것뿐이니 시간을 두면 나아질 거라 여긴 너의 믿음에 부끄러웠다. 그래서 우울을 경험하고 나서야 너를 떠올린 내가, 너무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 ‘내가 너를 갉아먹었구나’ 중에서 


P. 194 시간도 돈도 넉넉히 잡고 떠난 유럽 여행. 오래 기다려온 만큼 충분히 설레고 신나는 시간들이었으나 그게 다였다. 지랄 중의 상지랄은 돈지랄일지니 그렇게 써대는데 안 행복할 리 있나. 나름대로 품격 있는 식사를 하고, 끼니마다 술을 곁들이고, 자고 싶을 때까지 자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엔 바닷바람 맞으며 멍하게 앉아 있고. 이런 삶이라면 그곳이 유럽이든 한국이든 행복할 게 분명했다.
― ‘달곰씁쓸한 돈지랄의 추억’ 중에서 


P. 246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사랑하는 삶을 100퍼센트 실천하고 있다면, 나는 지금 당장 수행자의 길을 나서는 편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완벽하지 않고 성숙하지 않다. 그렇기에 아빠와 싸우고 화해하기를 반복할 것이고, 깊은 우울에 빠졌다가도 스스로 헤어 나올 것이며, 사람들과 둑을 쌓고 살다가도 허물 준비를 할 것이다.
― ‘에필로그_서툴러서 그래요’ 중에서 

목차

프롤로그_나를 안아주세요

1부_슬프지 않게 슬픔을 이야기하는 법
지랄맞은 18번의 이사 유랑기
핑크 바가지와 생리 파티
가성비로 지킨 가장의 품위
엄마에게 어울리지 않는 단어
완벽한 썅년도 효녀도 아니라서
부모와 자식의 기울기가 바뀔 때
취향도 가난을 탑니다
돈 밝히는 예술가는 천박한 걸까

2부_제대로 울 줄 아는 사람이 되려고
안녕, 나의 작은 아빠
아빠는 못생겼다
당신의 죄책감에 기생하며
엄마어도 통역이 되나요?
작정하고 울고 싶은 밤
오늘도 최선을 다해 죽을 준비를 한다
유언장을 갱신하는 마음으로
상처받을 바에는 외로운 것이 낫겠지만
이 서비스는 모멸감 포함가인가요?
고소장 잘 썼다고 칭찬받았다

3부_인생이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더라도
첫 키스를 만화로 배웠어요
내가 너를 갉아먹었구나
나의 퇴사 연대기
잊고 싶은 눈동자
애써 혼자가 될 용기
달곰씁쓸한 돈지랄의 추억
저 쌍꺼풀 안 했거든요?
특명! 꼰대 예방 교육
추억팔이만 할 거면 싸이월드를 켰지
타인의 슬픔을 함부로 동정하지 말 것
직업 소개 말고 자기소개요
15,200원짜리 자존심

에필로그_서툴러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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