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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의 공간을 걷다

이경재 저 | 소명출판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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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9055560 / 437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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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1976년 인천에서 출생했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과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육군사관학교, 아주대, 서울대, 중앙대, 홍익대, 인하대, 세종대 등에서 강의했으며, 2011년부터 숭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6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 <바다를 건너는 두 가지 방식>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지금까지 평론집으로는 ≪단독성의 박물관≫(문학동네, 2009), ≪끝에서 바라본 문학의 미래≫(실천문학사, 2012), ≪현장에서 바라본 문학의 의미≫(소명출판사, 2013), ≪여시아독≫(푸른사상사, 2014) 등을, 학술서로는 ≪한설야와 이데올로기의 서사학≫(소명출판사, 2010), ≪한국 현대소설의 환상과 욕망≫(보고사, 2010), ≪한국 프로문학 연구≫(지식과교양, 2012) 등을 출판했다.

책 속에서


책 속의 문자는 어디까지나 차가운 흑백의 세계일 수밖에 없다. 답사는 그러한 관념의 세계가 오감을 통해 총천연의 세계로 되살아나는 마술 같은 경험이다. 이 책을 쓰기 위해 국내와 해외의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 분명 답사는 목적이 있는 일의 연속이었지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지복의 순간들이기도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글을 쓰기 위해 여행을 한 것인지, 여행을 하기 위해 글을 쓴 것인지 헷갈릴 정도이다. 그렇다고 문학 답사가 언제나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무언가 있으리라는 큰 기대를 갖고 찾아간 곳에서 푸른 하늘만을 실컷 보고 오거나, 너무나 달라진 모습에 차라리 오지 않았던 게 나았다고 후회할 때도 많다. 「혈의 누」에서 옥련이가 머물던 호텔을 찾아보겠다고 워싱턴을 두 번이나 찾아갔다가 허탕을 쳤던 일, 가벼운 마음으로 이육사의 묘소를 찾아 나섰던 산길이 무려 왕복 5킬로미터가 넘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놀랐던 일, 은폐되어 있다시피 한 용암지 기념비를 찾아 반바지 차림으로 풀숲을 헤매던 일 등이 아찔하게 떠오른다.
―서문


1927년 초봄에 대구로 돌아온 이상화는 목숨이 다할 때까지 대구를 떠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작품 창작은 뜸해지지만, 그 뜨거운 정신에서 비롯된 여러 가지 사회활동은 계속 된다. 이러한 활동들은 모두 개인적인 영리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민족정신을 고취시키려는 공익을 위한 것이었다. 이것은 ‘대구’라는 지명이 직접적으로 드러난 시 「대구행진곡」을 통해서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4연 16행의 이 시에는 비슬산, 팔공산, 금호강, 달구벌, 도수원처럼 대구의 상징과도 같은 공간이 그대로 등장한다. “넓다는 대구감영 아무리 좋대도/웃음도 소망도 빼앗긴 우리로야/임조차 못 가진 외로운 몸으로야/앞 뒷들 다 헤매도 가슴이 답답다”라는 부분에서는, 시인의 지사적 정신에서 비롯된 ‘쇠같이 뜨거운 오열’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白熱된 쇠같이 뜨거운 오열嗚咽의 노래-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1926


주지하다시피 이 소설은 봉평장에서 출발하여 대화장까지 가는 한밤중의 여로가 작품의 기본 골격을 형성한다. 이 산골은 도시의 먼지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절대의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성격의 공간으로 봉평보다 적합한 곳도 없을 것이다. 평창군의 북서쪽에 위치한 봉평은 모두 해발 1천 미터가 넘는 회령봉, 흥정산, 태기산 등의 봉우리가 성벽처럼 감싸고 있기에, ‘산문의 독기’나 ‘도시의 매연’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곳이다. 허생원은 충주 제천 등의 이웃 군에도 가고, 멀리 영남지방도 헤매이기는 하였으나 강릉쯤에 물건하러 가는 외에는 봉평, 진부, 대화가 위치한 평창군을 떠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태어난 청주가 아니라 “장에서 장으로 가는 길의 아름다운 강산”이 허생원에게는 “그리운 고향”이다.
―자연과 아름다움을 향한 영원한 향수-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1936


과거에 이 땅은 닭 울음 소리조차 들리지 않으며 그 강한 산맥조차 넘볼 수 없는 신성한 곳이었다. 그러나 현재 이 곳은 눈이 내리는 고난의 땅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인은 이 곳을 다시 신성한 곳으로 되돌리기 위한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그러한 도전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여전히 남아 있는 매화 향기이다. 또한 이 매화향기는 이 시의 광야를 만주 대륙과 연결지어 바라본 그동안의 논의를 교정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매화는 황해도 이남 지역에서 자라기 때문에 만주에서 매화를 발견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홀로 아득한 매화 향기를 통해 이 시에 등장하는 광야는 시인의 고향인 원촌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매화는 매서운 눈보라와 추위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절의의 상징으로서, 조선 시대 선비들이 아끼던 꽃이다.
―절대의 순간 써내려 간 양심의 기도문-이육사의 「광야」, 1945

 

목차

서문
01_부강한 것은, 참되고, 선하고, 아름답다-이인직의 『혈의 누』, 1906
02_“소녀도 나서는데, 하물며……”-장지연의 『애국부인전』, 1907
03_무정한 세상을 넘어 유정한 세상으로-이광수의 『무정』, 1917
04_칠성문 밖 빈민굴의 오이디푸스-김동인의 「감자」, 1925
05_볏섬이나 나는 전토는 신작로가 되고요-현진건의 「고향」, 1926
06_백열白熱된 쇠같이 뜨거운 오열嗚咽의 노래-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1926
07_나는 누구인가?-백신애의 「나의 어머니」, 1929
08_또, 아버지를 찾아서-장혁주의 「아귀도」, 1932
09_대자연과 같은 박자 같은 율동으로 어우러지기-김동리의 「무녀도」, 1936
10_영원한 침묵의 의미-백신애의 「식인」, 1936
11_경성의 높이, 한국문학의 높이-이상의 『날개』, 1936
12_자연과 아름다움을 향한 영원한 향수-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1936
13_한 마리 검은 갈매기-한흑구의 「봄의 초조(焦燥)」, 1937
14_한양, 경성, 게이조-유진오의 「김강사와 T교수」, 1939
15_자연의 법칙처럼 오고야 말 광복-이육사의 「청포도」, 1939
16_절대의 순간 써내려 간 양심의 기도문-이육사의 「광야」, 1945
17_천년 고도古都에서 태어난 환상의 지도-박목월의 「춘일」, 1946
18_구경究竟적 생의 형식의 탐구와 그 타개-김동리의 「역마」, 1948
19_나라 잃은 선비의 슬픈 노래-조지훈의 「계림애창」, 1956
20_전쟁의 지옥을 건너는 법-하근찬의 「수난 이대」, 1957
21_방언의 미학-박목월의 「사투리」, 1959
22_신과 인간이 결합된 한국 인간주의-김동리의 「등신불」, 1961
23_모든 가난하고 아프고 소외된 이들, 그리고 민들레와 흙덩이를 위해-
권정생의 「강아지똥」, 1969
24_자연에 살어리랏다-한흑구의 「동해산문」, 1971
25_풍류의 달인들-서정주의 『질마재 신화』, 1975
26_전통적인 농촌의 정서와 윤리-이문구의 『관촌수필』, 1977
27_타자와 함께 걷기-오정희의 「중국인 거리」, 1979
28_문중門中을 향한 그 뜨거운 그리움-이문열의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1980
29_수직과 수평의 끝에서 찾은 삶의 구원-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 1981
30_화려한 백색 스크린으로서의 미국-최인호의 「깊고 푸른 밤」, 1982
31_조건 없는 숭고한 사랑-권정생의 『몽실언니』, 1984
32_굽이굽이 고개를 넘다 보면……-김주영의 『객주』, 1984
33_가짜 낙원에서 글쓰기-장정일의 「아담이 눈뜰 때」, 1990
34_국가폭력의 증언자-현기영의 『지상에 숟가락 하나』, 1999
35_진짜 바보는 누구인가?-성석제의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2000
36_칸트의 스승-성석제의 『인간의 힘』, 2002
37_연필로 그린 소설-김연수의 「뉴욕제과점」, 2002
38_생산력주의를 넘어서-권정생의 『랑랑별 때때롱』, 2008

보론 |_다시 빛을 찾아서-김사량의 「빛 속으로」,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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