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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9055430 / 392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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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제국이 삭제한 기사들 신문에는 항상 ‘힘’이 작용한다. 신문을 제작하는 힘이든, 신문의 내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고자 하는 힘이든, 신문에서 보고 싶은 내용만을 찾으려 하는 힘이든. 그리고 그 힘은 신문 지면에 가시적으로 혹은 비가시적으로 드러난다. 19세기 말 20세기 초반이라는 격동의 시기, 제국 일본의 폭력과 억압은 여기저기 글자가 깎인 채 인쇄된 신문 한 장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렇게 그들이 숨기고자 했던 뉴스는 지면에서 지워졌지만, 강요된 ‘침묵’은 역으로 신문에 작용하는 힘을 드러냈다. 고작 종이조각에 지나지 않는 한 장의 신문에서 어떤 이야기들을 찾아낼 수 있을까? 신문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위해 이 책은 1920년부터 1940년에 이르기까지 식민지 조선에서 발행된 조선어 일간지의 지면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검열로 삭제당한 기사들을 모두 찾아내 이를 검열당국의 기록과 대조해 보는 미시적 분석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시기별로 달라지는 검열권력의 특성을 파악해보고자 하였고, 처음에는 지면에 공백이 생기는 것도 개의치 않던 일제 검열당국이 이윽고 지면에 남겨진 검열의 흔적인 ‘빈 공간’마저 지우라고 명하게 되는 흥미로운 과정도 살펴보았다. 미시적 차원에서 시작했던 분석은 결국 식민지 조선과 대만, 일본을 아우르는 제국적 검열 네트워킹의 작동에 대한 거시적 분석으로 나아간다. 2020년 대한민국, 검열을 말한다는 것 어떤 정치체제도 완전히 자유로운 정보의 흐름과 공존하고 있지는 않다. 검열의 역사는 소크라테스가 그의 사상을 금지당한 고대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정도로 오래되었고, 지금도 전쟁이나 전염병과 같은 국가위기 상황에서 검열은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다. 한국사회의 경우, 근대 미디어의 도입기가 일제의 지배와 교묘하게 맞물리면서 이른 시기에 왜곡된 언론통제 기조가 마련되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후 한국인의 언론자유를 향한 운동과 사상, 근대적 글쓰기는 이 식민지 검열제도와 상호작용하면서 성장해 왔기 때문이다. 일제 식민지와 군사독재정권을 거친 우리 사회에게 언론 검열과 통제는 무엇보다도 익숙한 동시에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권력은 무엇을 숨기고자 하는가?” 이 물음은 결국 권력에 대하여 무엇이 말해져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이 될 것이다. 정치권력이 존재하는 한 검열은 지속될 것이며, 검열이 지속되는 한 검열연구도 계속되어야 한다. 이 책은 언론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작은 한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20세기 초 새롭게 제국으로 부상한 일본에게 가장 중요한 식민지는 역시 조선이었다. 섬나라를 본토로 하는 제국이 해외, 특히 대륙으로 영토를 넓히기 위한 교두보로서 반드시 필요했던 가장 가까운 식민지가 바로 조선이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조선을 병합한 초기부터 조선 내 언론을 통제하는 것에 많은 힘을 쏟았다. 병합과 동시에 식민정부의 기관지를 제외한 조선어 신문을 모두 없애버렸으며, 조선 내 민족적 저항에 부딪쳐 어쩔 수 없이 소수의 조선어 신문을 허용하게 되자 검열을 강화하여 이들을 통제하에 두고자 했다. 그리고 ‘제국’으로서 대륙침략을 본격화했을 때, 조선이나 대만과 같은 식민지에서의 검열을 보다 강화하는 동시에 일본 국내와 식민지의 검열을 별개가 아닌 제국적 검열망으로 엮어 제국 내로 유입되는 정보들을 철저히 통제하고자 했다. 바로 이것이 이 책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제국과 검열’의 관계이다. 다시 말해, 이 책에서는 20세기 초반 스스로를 제국이라 칭하며 주변국을 식민지로 만들고 대륙침략을 일으킨 일본이 그 제국을 팽창, 유지하기 위해 언론통제의 특정형식, 즉 검열을 어떻게 이용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제1장 제국의 검열과 언론통제
역사 속에서 등장한 수많은 형태의 검열 중에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 특유의 팽창적 성격을 지니고 역사무대에 등장한 제국들은 어떤 검열을 행했을까? 그리고 제국의 검열을 살펴보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캐어풋에 따르면 특정 검열은 궁극적으로 특정 장소와 시간에서의 사회적 터부를 반영하는 것으로서, 검열체계를 분석하면 역사적 과정을 드러낼 수 있다. 다시 말해, 제국의 검열체계를 분석함으로써 제국이 갖는 역사적 의미, 실체에 접근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캐어풋의 지적처럼 검열이 특정 장소와 시간에서의 사회적 터부를 반영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검열을 통해 제국이 무엇을 꺼려했는가를 밝힐 수 있다. 제국이 터부시한 내용이야말로 제국이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았던 실체에 가까운 것이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제국의 검열체계가 팽창을 지속하려는 제국의 요구에 어떻게 부응했는가를 살펴보는 것도 검열을 통해 제국의 특성을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의 하나다.
제6장 결론
여기 한 장의 신문이 있다.
여기저기 글자가 깎여나가 ‘정상적’이지 않아 보이는 한 장의 신문.
지면에서 깎여 의미를 잃어버린 글자들은 아무 말도 전할 수가 없지만 그 침묵의 형태로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은 그 깎여버린 글자들의 이야기이다. 나중에는 깎여나간 흔적마저 지울 것을 강요당했던 신문지면 글자들의 이야기 말이다.
원래라면 깨알같은 글자들의 시끄러운 중창이었을 신문지면은 왜 군데군데 깎여나갔을까?
처음 그 지면을 만든 이들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였음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자기 손으로 만든 신문연판을 깎아내게 만들 정도의 힘이 있는 누군가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20세기 초반 동북 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 만들어진 신문을 한 장 한 장 미시적으로 들여다보는 일은 이제 그 신문의 지면을 ‘변형’시킨 힘, 제국이라는 권력의 작동을 거시적으로 살펴보는 일로 연결된다.
제6장 결론
책머리에
제1장 제국의 검열과 언론통제
1. 제국과 검열의 문제
2. 이 책의 내용
제2장 식민지 조선에서의 검열
1. 법적근거로서의 신문지법과 제국의 검열집행방식
2. 검열기구와 ‘불완전’한 조선어 신문검열과정의 특성
제3장시기별 조선어 민간신문에 대한 검열의 양상
1. 신문발행 초기 검열을 둘러싼 힘겨루기
2. 도서과 설립 후 검열의 체계화와 민족운동 관련보도의 통제
3. 1930년대 검열 지향점의 변화
4. 중·일전쟁 이후 제국적 검열 네트워킹의 형성
제4장 일제 본국에서의 검열
1. 제국기 일본 국내 검열 연구 및 검열 자료의 현황
2. 일본 국내 검열의 제도적 기반
3. 시기별 검열의 양상
제5장 대만출판경찰보를 통해 살펴본 식민지 대만의 신문검열
1. 식민지 대만 검열의 법적 기반과 검열기구
2. 『대만출판경찰보』의 체계와 대만 신문검열의 초점
제6장 결론
1. 누구를 위한 검열인가
2. 한 장의 신문이 들려주는 검열이야기
부록
1 _ 연도별 도서과 소속 직원
2 _ 주요 잡지에 게재된 검열관 기사 목록
3 _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언론 관련 사설목록(1920~1937)
4 _ 차압기사의 『월보』, 『차압기사집록』, 신문지면 대조표
출전
참고문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