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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아로와나

박성경 저 | 폭스코너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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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7514480 / 224쪽 125 x 1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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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덕성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영화 「S 다이어리」 「소년, 천국에 가다」의 각본과 장편소설 『쉬운 여자』를 썼다. 
시인으로 살고 싶었던 꿈에서 겨우 벗어나 요즘은 소설가로 죽기를 꿈꾼다. 
『나쁜 엄마』는 자신의 엄마를 나쁜 엄마라 믿는 청소년들에게 바치는 소설이다.

책 속에서

이것은 나와 A에 관한 이야기다. A는 아로와나의 약자다. 그러므로 나와 아로와나 이야기다. 아로와나의 영문 표기는 arowana다. arowana에는 A가 세 번이나 들어간다.
arowana는 내 친구 현이의 아이디이기도 하다. 현이는 내게 아로와나를 맡기고 스페인으로 떠났다.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나와 A에 관한 이야기일 수밖에.
A는 너새니얼 호손이 쓴 《주홍글자》의 주인공 헤스터 프린이 간통의 상징으로 가슴에 달고 다녔던 글자다. 그래서 A가 주홍글자를 뜻하는 거냐고 묻는다면, A는 아로와나의 약자라고 좀 전에 밝혔을 텐데? -9쪽

내 이름은 나해수(羅海水)다. 한자로는 바닷물이란 뜻인데, 내가 부모님께 달려가서까지 던진 질문은(부모님은 강원도에 계시다. 엄마는 무덤에 계시고, 아버지는 농사를 짓고 계시다) 왜 빼어날 수(秀)가 아니고 물 수(水)냐는 거였다. 아버지는 내게 물 흐르듯 살라고 그렇게 지으셨단다. 흐르는 바닷물처럼 살아가라고 말이다.
‘흐르는 강물처럼’은 들어봤어도 ‘흐르는 바닷물처럼’은 처음 듣는 소리라 바닷물도 흐르는 거냐고 되물었다간 더 막돼먹은 딸이 될 것 같아 입을 꾹 다물었다. 어쨌거나 그 순간부터 흐르는 바닷물처럼 살고 싶어졌으니까. 꼭 부모님의 뜻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16쪽

나는 봄에 옥탑방으로 이사 온 데다 반지하에서는 살아본 적이 없으므로 그곳에 대해서는 새내기라고 답했다. 나는 대화 도중 반지남이 서른이란 걸 알게 됐고 반지남은 내가 35 혹은 53이란 걸 알게 되었는데 “앞으로 말 놓으세요, 누나”라는 반지남의 말에 “그러지, 뭐” 하면서 졸지에 말을 놓게 됐다.
우리는 각자 처한 환경, 그러니까 반지하와 옥탑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앞으로 서로의 방에는 초대하지 말자고 합의했다. 상대방, 즉 상대의 방에 대한 환상을 간직하고 싶어서였다. 반지남은 아직 살아보지 않은 옥탑방에 대해, 나 역시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반지하에 대해.
-72쪽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두 개나 된다) ‘아직은’과 ‘아마도’이다. 목에 힘주지 않는 단어 같다고 해야 할까? 잘난 척하지 않는 소박하고 겸손한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할까? 나는 이 단어들을 발음할 때마다 어떤 가능성이 느껴져서 좋다. 게다가 먼 후일이 아니라 가까운 미래를 뜻하는 단어라 얼마나 좋은지.
아직은 버스를 타지 않았다. → 곧 타게 될 거라는 뜻.
아직은 미완성이다. → 곧 완성할 거라는 뜻.
아직은 좌절 중이다. → 곧 좌절을 딛고 일어설 거라는 뜻. 다른 말로 희망의 길이 열릴 거라는 뜻.
아마도 그가 좋아질 것 같다. → 곧 키스할 거라는 뜻.
유감스럽게도 반지남은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아직은’ 없다고 답했다. 그 말은 곧 생길 거라는 뜻? -114쪽

나는 개인적인 질문도 괜찮으냐고 물으려다, 갑자기 ‘개인적인 것이 창의… 아니,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페미니즘의 제2의 모토가 떠올라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그냥 물었다. 첫 시간부터 궁금했던 의문 두 가지에 대해서.
“왜 코 수술만 하고 쌍꺼풀 수술은 안 하셨어요?”
“전남편한테 맞아서 코뼈가 부러졌죠. 그래서 할 수 없이 한 거예요. 수술비도 많이 나왔어요. 뼈가 많이 들었거든요.”
강사의 거침없는 답변에 여기저기서 탄성과 괴성이 터져 나왔다. 의문 두 가지가 동시에 풀리는 순간이었다. 코 수술은 하는 수 없이 한 거고, 쌍꺼풀 수술은 할 필요가 없어서 안 한 거다. 결론은 성형 목적이 아니었다는 것.
“사실 저 그런 질문 많이 받아요. 페미니즘 강사라 그런지. 페미니즘이랑 성형수술은 잘 안 어울리는 조합이잖아요? 강의 전날에 남편한테 맞고 다음 날 선글라스 끼고 페미니즘 강의하러 간 적도 있어요.”
이 대목에서는 우리 모두가 잠시 먹먹해졌음을 고백해야겠다. -179~180쪽

삶이란 실패를 쌓으면서 태양을 향해 걷는 것. 발목을 삐고 발등을 찍히고 동상에 걸리더라도 계속 걸어가는 것.
걷다가 길 위에서 쓰러지더라도, 쓰러져 죽을지라도,
어제 실패했더라도, 오늘 실패하더라도,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테니까. -221쪽

목차

나와 아로와나
35 혹은 53
나와 현이
나와 도서관 1
나와 주인님
나와 도서관 2
나와 오만 원
나와 〈치마의 모험〉
나와 저작권
나와 삼천 원
나와 송곳
나와 반지남
나와 옛날 애인
나와 주인놈
나와 석이
나와 아버지
나와 옥수수
나와 나혜석
나와 주홍글자
나와 도서관 3
오스테오글로숨
seawater70과 arowana84
나와 A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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