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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역사

원제 : Histoire d’une montagne

자크 엘리제 르클뤼 저 | 정진국 역 | 파람북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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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052368 / 240쪽 130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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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산의 생성과 성격, 신화와 성장, 현재의 모습까지 인문지리학자 엘리제 르클뤼를 매혹시킨 산 이야기 산에 대한 애정을 품고 있는 독자라면 《산의 역사》에서 저자 자크 엘리제 르클뤼가 지리학자가 아닌 그저 산을 자주 오르내리는 한 사람으로서 산을 대하며 총체적으로 알고 싶어 하는 순수하고 절실한 고백에 대해 깊이 공감할 것이다. 그것은 1880년 《산의 역사》가 처음 출간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던 프랑스 파리와 2020년 《산의 역사》 한글판이 이제야 출간된 대한민국 서울이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까지 산은 과연 어떻게 지구를 움직이고, 인류의 삶에 관여했을까? 산에 대해 기꺼이 알고 싶은 독자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펼쳐도 좋다. 현대인문지리학의 선구자 엘리제 르클뤼가 저술한 《산의 역사》는 산의 생성과 타고난 성격과 현재의 모습을 깊이 파헤치고 있다. 교통·통신과 지구촌 여행이 제국주의 팽창정책으로 급성장했을 때, 그리고 거대하게 넓혀진 생활권을 더욱 넓히고 미지의 땅을 차지하고자 서로 치열하게 경쟁했을 때, 저자는 대륙의 산맥과 마을 주변의 산들이 자원의 보고일 뿐 아니라 그 존재 자체로서 주목했다. 《산의 역사》 이전까지 지리와 역사를 다루고 대륙과 해양을 파악했던 여러 필자는 산과 인간에 관심을 기울였지만, 거의 모든 이야기를 신들과 영웅들의 무대로만 그렸다. 산은 신화와 종교가 간직한 기적이 일어났던 신성한 장소였다. 하지만 엘리제 르클뤼는 이런 신비를 벗겼다. 그는 산에서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폈다. 신과 영웅의 무대가 아니라 지구촌 인간 가족이 살아가는 터전으로서 산을 바라보았다. 산은 이렇게 저자의 붓끝에서 신화의 세계에서 역사의 세계로 들어왔다. 인간이 진보하고 더욱 자유롭게 살게 되기를 굳게 믿으면서 엘리제 르클뤼는 광대무변한 자연의 중심으로서 산을 바라봤다. 산이 우리에게 베푸는 풍요로운 혜택과 나란히 그 절대적 공포와 위엄과 매력까지 날카롭게 주시했다. 엘리제 르클뤼는 사상가로서 현대 인류학에도 큰 발자취를 남기기도 했다. 아나키즘 운동의 1세대 사상가로서 양심에 따라 행동하고, 박해받았다. 그 어느 때보다 방대해진 권력과 금력 심지어 모든 개인 생활까지 독점하고 통제하려는 현대의 ‘국가’를 비판하고 ‘권력 없는 질서’라는 사회생활을 꿈꾸었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할 아나키스트 사상가였다. 엘리제 르클뤼는 항상 개인이 소외당하지 않고서 조화롭게 어울려 사는 공동체로서의 사회를 꿈꾸었다. 《산의 역사》에서 그가 찾은 작은 산촌들은 때때로 이런 이상사회의 이미지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산의 역사》는 세계적인 지리학자이자 생태학자로서 엘리제 르클뤼의 면모를 보여줄 뿐 아니라 현대 문화인류학에 폭넓은 영향을 끼쳤다.

저자 소개

새롭게 사진의 길을 확장하고 있는 미술평론가이자 사진작가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파리8대학, 파리1대학원을 졸업한 뒤, 경일대학교와 중부대학교에서 사진학과 초빙교수를 지냈다. 그는 사진과 이미지에 관련한 외국의 다양한 책들을 국내에 소개해왔다. 《매그넘 매그넘》 《논쟁이 있는 사진의 역사》를 비롯해, 뉴홀의 《사진의 역사》, 르마니의 《세계사진사》 등 사진 책의 고전을 폭넓은 교양을 바탕으로 번역했다. 아울러 이해선, 김기찬, 전민조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사진가들의 사진집에 서문을 썼다. 그 자신이 지은 책도 독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기행문집 《유럽의 책마을을 가다》《사진가의 여행》은 예술과 여행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주었으며, 에세이 《이일라가 사랑한 동물 이야기》 《잃어버린 앨범》에서는 개성적인 산문의 한 절경을 보여주었다. 단지 책으로서만이 아니라 여러 전시 기획을 통해서도 사진의 길을 터왔다. 영남대인문학연구소에서 한국민중초상사진집의 출간을 기획하고, 이를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국내외 다수의 전시장에서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그밖에 ‘오래된 사진기’(영남대박물관), ‘아네스 엘뢰’(한마당) 등의 전시회를 조직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국립고문서보관소 등에서 자문위원을 지냈고, 최근에는 유럽에서 출간된 예술가의 전기들을 발굴하여 번역하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1830년 프랑스 지롱드에서 태어나 1905년 벨기에에서 사망한 자크 엘리제 르클뤼는 위대한 사상가이자 교육자로 벨기에 브뤼셀대학교에서 교수를 지냈고, 벨기에 누벨대학(1919년 벨기에자유대학에 흡수)을 창설했다. 
엘리제 르클뤼는 방대한 《세계인문지리(La Nouvelle G?ographie universelle, La Terre et les Hommes)》 19권을 펴낸 현대인문지리학의 선구자로서 지정학, 역사지리학, 사회지리학 등 새로운 개념을 내놓았고, 환경문제를 중시하는 생태학 이론과 운동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그는 채식주의를 실천했고, 개인의 자유와 모든 제도의 억압에 반대하는 아나키즘 운동의 1세대 사상가이자 운동가였다, 뿐만 아니라 ‘자유 동거’와 ‘여성참정권’ 등 페미니즘 사상에서도 선구적 주장을 폈다. 《인간과 대지》, 《진화와 혁명과 아나키즘의 이상》 역시 20세기 사상사에 중요한 고전으로 손꼽힌다. 

책 속에서

P. 9 이렇게 다시 찾은 자유를 만끽하면서 나는 천천히 자연과 더불어 사는 새로운 일상을 맞이했다. 돌들이 굴러떨어지는 높은 능선을 따라 돌아다녔고, 전나무 숲을 헤매기도 했다. 어떤 때는 산등성이 높은 곳까지 우뚝 솟은 첨봉에 올라가 멍하니 죽치기도 했다. 깊고 어둑어둑한 계곡에서는 마치 지하의 심연에 처박힌 듯했다. 자연 덕분에 좀처럼 식지 않던 쓰라린 기억도 차츰 누그러졌다. 나쁜 기억을 잊어보려고 길을 방황하는 일도 사라졌고, 나도 모르게 주변에 눈길을 돌려 자세히 들여다보는 재미에 빠져들었다.
― ‘나의 은신처’ 중에서 


P. 15~16 내가 올라가 앉곤 했던 산마루가 가장 높은 자리는 아니었다. 발밑으로 펼쳐지는 왕국들을 내려다보면서 제법 왕처럼 앉아 있다고 해도 언제나 그곳이 최정상은 아닌 것이다. 차라리 가장 높은 산마루보다 그 바로 아래에 앉아 있는 것이 더 좋다, 좀 더 낮은 비탈을 내려다보면서도 더 높은 절벽 쪽으로 푸른 하늘을 향해 삐죽삐죽 솟은 봉우리들을 볼 수 있어 좋다. 바로 그곳에서라면 나도 모르게 산 정상에서 느껴지는 뿌듯함과 오만을 억누를 필요도 없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눈과 바위, 숲과 산비탈을 바라보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이렇게 나는 계속해서 중턱을 떠돌았다. 하늘과 땅 사이의 중간지대를 돌아다니다 보면 외롭다기보다 자유로웠다. 어디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편안함이었다.
― ‘산마루와 골짜기’ 중에서 


P. 43~44 거친 지표면을 이루는 산과 자구의 역사에서 붕괴 자체는 지층에 주름지는 습곡 현상에 비하면 별 것 아니다. 오랜 세월 흙과 바위, 사암층, 금속 광맥 등 모든 것이 눌리면서 옷감처럼 주름 잡혀 산과 계곡을 빚어낸다. 대양의 표면처럼 육지의 표면도 물결처럼 출렁인다. 대단히 힘찬 물결이다. 지표의 평균 높이보다 훨씬 높이 솟은 안데스, 히말라야산맥이 그 결과물들이다. 땅 위에 있는 바위들이 옆으로 밀어붙이는 힘에 따라 그 주변 바탕도 계속 요동친다. 과일 껍질에 주름이 잡히는 것과 같다.
― ‘산의 기원’ 중에서 


P. 63 산의 역사는 지구라는 별 자체의 역사다. 줄곧 파괴되고 끝없이 다시 태어난다.
― ‘무너지는 봉우리’ 중에서

 

P. 78 봉우리가 아름답게 보이는 까닭은 고지대의 공기가 엷기 때문이다. 저지대의 대기오염이 걷힌 덕이다. 희박한 공기 탓에 바다와 평지에서 눈에 띄지도 않던 수증기가 올라오면서 산허리에 구름으로 뭉친다. 보통 증발한 물은 공기의 아래층에 걸려있을 때 즉시 구름이 되어 비로 떨어져 내릴 만큼 충분한 양은 못 된다. 이런 대기는 공중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희미한 가스층을 유지한다. 그러나 증기를 싣고 하늘로 올라간 공기층이 차츰 식으면서 물방울로 굳어져 금세 모습을 드러낸다. 처음에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엷어 창공에 핀 흰 눈송이 같다. 그러다가 눈송이들이 하나둘 뭉치면서 찢어진 망사처럼 얽히고 여기저기 공간 깊은 곳에서 눈에 띈다. 결국 두루마리처럼 두껍게 뭉치거나 피라미드처럼 쌓인다. 이런 구름은 정말 산처럼 지평선 위로 떠오른다. 화관 같고 둥근 지붕 같은 모습, 눈부신 눈과 얼음, 짙은 굴곡과 가파른 경사 등 구름도 다채로운 모습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 ‘구름’ 중에서 
 

목차

나의 은신처
산마루와 골짜기
바위와 결정
산의 기원
화석
무너지는 봉우리
흙더미와 돌더미
구름
안개와 뇌우
눈
산사태
빙하
빙퇴석과 급류
숲과 풀밭
산짐승
기후의 변화
자유로운 산사람
산을 향한 숭배
올림포스 산과 신
수호신
그리고 인간

옮기고 나서
― 산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이 곧 우리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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