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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플 땐 둘이서 양산을

김비, 박조건형 저 | 한겨레출판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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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0403992 / 216쪽 128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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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정글 같은 사회, 전쟁 같은 일상에 치이는 우리를 위한 사랑과 회복의 이야기 《슬플 땐 둘이서 양산을》은 연약한 두 사람이 서로의 위태로움을 있는 그대로 끌어안으며 함께 공존해 나가는 씩씩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호적정정으로 많은 것이 바뀌리라 생각했지만 결코 ‘형수님’이라는 말을 들을 줄은 몰랐다던 김비 작가도, 공장을 다니며 우울증 상담을 받던 중 ‘짝지의 칭찬’으로 다시 그림을 그리게 된 박조건형 작가도 모두 서로가 있었기에 상상을 넘어선 삶에 닿을 수 있었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쉽게 해묵은 농담으로 취급되는 요즘, 이 부부가 보여주는 이야기들은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 무던히 애쓰고 있는 수많은 우리에게 위로를 전한다. 더불어 이 책을 통해 두 작가는 사소하고 자연스러운 대화나 상황 속에 녹아 있는 일상 속의 차별과 권력에 대한 이야기를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했다. 힘겨운 우울증의 심연을 오르내리는 신랑을 지켜보며 그의 말이나 마음을 짚어내거나 재단하지 않으려 하는 김비 작가의 모습은 각자의 연약함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며 천천히 스스로 회복할 수 있을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위로나 힐링의 메시지를 전하지는 않지만, 이 부부가 걸어온 삶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지금 나에게 펼쳐진 지금 이 순간에 감격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어제와 같은 바쁜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문득 그 순간이 외롭고 허탈하게 느껴지진 않는가? 만약 이 물음에 잠시 머뭇거렸다면, 이 책을 펼치길 권한다. 사랑, 이웃, 환대, 행복. 정글 같은 사회, 전쟁 같은 일상에 치여 우리가 잊고 있었던 그 단어들을 다시금 전해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엄마가 언제 짝지를 만나주실지 알 수 없다. 강요할 수도 없고, 만나주지 않으셔도 괜찮다. 그저 서로에게 불편하지 않는 선에서 지내면 된다. 내가 생각하는 효도는 짝지랑 재미나게, 건강하게, 신나게, 잘 사는 것이다. 그 모습을 계속해서 들으시면, 나중에 우리 부부랑 같이 식사할 날이 오지 않을까. _p.34 왜 민망하게 느껴지는지 알 수 없지만, 나에게는 아이에 대한 욕망이 존재하는 것 같다. 이따금 신랑을 닮은 아이는 어떤 모습일까, 그 아이와 같이 사는 삶은 어떤 풍경일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_p.69~70 사람들은 질문 속에 권력이 존재한다는 걸 잘 모른다. 누구에게는 자신의 사소한 궁금증에서 나온 질문일지 모르지만, 누군가에는 자신의 존재를 설명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고 수십 번 수백 번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_p.110~111 사랑하는 사람의 우울증 앞에 선 느낌을 한 마디로 정의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벌써 11년째 그의 우울과 같이 살고 있지만, 마음속에 어떤 말들이 피어날수록 그 말들은 해선 안 되는 말이라는 걸 깨우치고 만다. _p.119 수술을 하고, 호적정정을 하면서 많은 것들이 바뀌리라 예상했지만, ‘형수님’이라는 말을 듣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서류에 기록된 성별을 나 자신에 맞추어 바꾼다는 것이 그저 숫자 하나의 문제일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처음 ‘형수님’이라는 말을 들었을 땐 좀 낯설었고 또 뭉클하기도 했다. _p.145 그림과 전혀 상관없이 살다가 다시 그림을 그려본 것은 짝지를 만나고 나서였다. 연애 초기에 그녀의 용인 집에서 우연히 짝지를 그린 적이 있었다. (…) 짝지가 침대에 기대어 책을 보던 모습을 그렸는데, 짝지는 그 그림을 보고는 화들짝 놀라며 정말 좋아했다. _p.176

저자 소개

  • 저자 : 김비, 박조건형
저자 : 김비
소설가. 1971년 여자도 남자도 아닌 무언가로 태어나 내내 부대끼며 살았다. 사랑은 항상 혼자만의 것이었고, 거부당한 시간은 일상이 됐다. 살고 싶어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10여 년 동안 글도 혼자만의 것이었다. 2007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플라스틱 여인〉이 당선되어 이후 장편소설 《빠쓰정류장》, 《붉은 등, 닫힌 문, 출구 없음》, 에세이 《네 머리에 꽃을 달아라》 등을 출간했고 《에리히 프롬 평전》을 번역했다. 소설가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읽히지 않는 소설을 쓰는 일도 혼자만의 것이었다. 서른아홉에 기적처럼 한 사람을 만났고, 그 사람 덕분에 비로소 둘이 되었다. 사랑 덕분에, 이제 글을 쓰는 일도 혼자만의 것이 아닌 둘의 것이 됐다. 둘이 쓴 책으로 《별것도 아닌데 예뻐서》, 《길을 잃어 여행 갑니다》가 있다. 현재 〈한겨레〉 토요판에 ‘김비의 달려라, 오십호(好)’를 연재 중이다.

저자 : 박조건형
드로잉 작가. 10여 년간 생산직군에 종사했다. 몸이 고된 작업을 매일매일 이어가던 중 짝지의 칭찬 덕에 일상드로잉을 시작하게 됐다. 만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 내가 일하는 공간 등을 그림으로 옮겼다. 우연히 〈한겨레〉에 ‘박조건형의 일상드로잉’이라는 제목으로 그림과 글을 연재할 기회가 생겼고 덕분에 짝지와 함께 책을 출간하게 됐다. 일상드로잉 작가로 사는 실험을 하다가, 이제는 다시 회사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그림을 계속 그릴 생각이다.

책 속에서

엄마가 언제 짝지를 만나주실지 알 수 없다. 강요할 수도 없고, 만나주지 않으셔도 괜찮다. 그저 서로에게 불편하지 않는 선에서 지내면 된다. 내가 생각하는 효도는 짝지랑 재미나게, 건강하게, 신나게, 잘 사는 것이다. 그 모습을 계속해서 들으시면, 나중에 우리 부부랑 같이 식사할 날이 오지 않을까. _p.34

왜 민망하게 느껴지는지 알 수 없지만, 나에게는 아이에 대한 욕망이 존재하는 것 같다. 이따금 신랑을 닮은 아이는 어떤 모습일까, 그 아이와 같이 사는 삶은 어떤 풍경일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_p.69~70

사람들은 질문 속에 권력이 존재한다는 걸 잘 모른다. 누구에게는 자신의 사소한 궁금증에서 나온 질문일지 모르지만, 누군가에는 자신의 존재를 설명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고 수십 번 수백 번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_p.110~111

사랑하는 사람의 우울증 앞에 선 느낌을 한 마디로 정의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벌써 11년째 그의 우울과 같이 살고 있지만, 마음속에 어떤 말들이 피어날수록 그 말들은 해선 안 되는 말이라는 걸 깨우치고 만다. _p.119

수술을 하고, 호적정정을 하면서 많은 것들이 바뀌리라 예상했지만, ‘형수님’이라는 말을 듣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서류에 기록된 성별을 나 자신에 맞추어 바꾼다는 것이 그저 숫자 하나의 문제일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처음 ‘형수님’이라는 말을 들었을 땐 좀 낯설었고 또 뭉클하기도 했다. _p.145

그림과 전혀 상관없이 살다가 다시 그림을 그려본 것은 짝지를 만나고 나서였다. 연애 초기에 그녀의 용인 집에서 우연히 짝지를 그린 적이 있었다. (…) 짝지가 침대에 기대어 책을 보던 모습을 그렸는데, 짝지는 그 그림을 보고는 화들짝 놀라며 정말 좋아했다. _p.176

목차

프롤로그-혼인신고를 했습니다

1부 나는 짝지 편이다
첫 만남
사랑으로 배운 것
우리에게도 엄마와 식사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같이 삽시다
당신을 위한 선물
어허, 어허?
거시적 안목의 장기투자
우리 집 가훈은 회복
알뜰한 짝지
아이와 가족
둘만이 아닌 여럿의 가족
우리의 명절은

2부 우린 그렇게 서로의 위태로움을 끌어안는다
우리가 지웠던 그녀의 이름
나의 시작
무례와 불편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어김없이 찾아오는 우기에 맞서는 우리의 이야기
말과 칼
짝지 노릇
그대의 우울까지 안아줄게요
나의 우울증이 타인에게 도움이 될 때
‘형수님’이라는 말을 듣게 될 줄은

3부 비로소 여기 이곳에
환대의 기억
코로나 시대, 등록되지 못한 자의 슬픔을 나누다
우울증과 오래된 친구
글 쓰고 그림 그리는
나의 작업실은 동네 카페
얼떨결에 나온 우리의 첫 책
우리의 두 번째 책
감격하는 그녀가 신기해
책 한 권의 세계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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