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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3632781 / 184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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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코로나19 발생 초기 우한과 대구 상황을 모티프로 한 <기침 소리>, <대구에 다녀왔어요>, <자·가·격·리>
졸지에 죽음의 도시가 되어 버린 우한에 중국인 아내와 아직 백일도 안 된 딸을 남겨놓고 떠나 버린 한국인 남편의 이야기를 그린 엄현주의 <기침 소리>, 자취방이 있는 종로구가 코로나바이러스 문제로 시끄러웠던 시기에 ‘청정 지역’이었던 고향 대구에 내려갔다가 별안간 ‘신천지’가 열리면서 쫓겨나듯 서울로 올라온 후 대구 방문 사실을 숨기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대학 강사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그린 김세언의 <대구에 다녀왔어요>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우한과 대구 상황을 모티프로 삼았다. 이하언의 <자·가·격·리>도 대구 상황을 모티프로 했는데, 남편과 싸운 후 딸이 사는 대구로 내려갔다가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자 서울로 돌아와 자가격리에 들어간 주인공의 가부장적 남편과의 관계 역전을 자못 통쾌하게 보여준다.
일자리를 잃고 반쯤 넋이 나가 마스크를 안 쓰고 전철을 탄 남자에게 쏟아지는 비난과 경멸을 그린 임재희의 <립스틱>, 잰말 놀이를 하며 무료한 일상을 달래는 동성애 커플의 이야기를 재치 있게 그린 이재은의 <코로나, 봄, 일시정지>, 재택근무하는 남편과 온라인 개학을 한 고3 아들, 그리고 미국에서 입국해 자가격리 중인 딸의 시중을 드느라 하루 종일 동동거리는 주인공이 무너지는 과정을 그린 김민효의 <무반주 벚꽃 엔딩>, 2020년 2월 19일 이후로 창문이 자신의 세계가 되어 버린 주인공의 쳇바퀴 인생을 담담하게 그린 김정묘의 <코로나 은둔씨의 일일> 역시 코로나19 이후 바뀐 삶의 풍경들이다. 한편 김의규의
하이잉은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입은 웃고 있지만 눈에서는 늘 냉랭한 기운이 감돌아 그녀를 움츠러들게 하던 시부모. 그들의 차가운 눈빛이 떠오르자 그녀는 온몸이 대침에 찔린 듯 아파 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악을 쓰며 소리 질렀다. 가, 가라고! 코로나에 걸려 죽으나 전화 폭탄에 맞아 죽으나 나한테는 똑같다고.” - <기침 소리> 중
남들은 ‘고담 대구’ 운운하지만, 의외로 이곳 시민들은 대구를 안전한 도시로 여긴다. 에는 나름의 역사적 배경이 있는데, 한국전쟁 때 북한군을 막아내고 국토의 마지막을 지켜냈던 격전지가 바로 낙동강 일대이기 때문이다. (……) 쓰고 보니 웃기기는 하지만, 실재하는 감각이다. 초등학교 사회 시간에 선생님이 한국전쟁 과정을 설명하다가 여기! 대구 앞에서 한군이 멈췄어요!”라고 소리치면 반 아이들이 함께 환호했던 기억이 난다. 근데 이럴 줄 알았나. 괴뢰군도 막아내던 대구에서, 평화로운 내 고장 대구에서, 신천지가 열릴 줄이야….
- <대구에 다녀왔어요> 중
서울에 도착한 즉시 자가격리가 시작되었다. 남편은 자기와 마주치지 않아야 한다는 수칙은 철저히 지켰다. 하지만 식사 준비나 청소, 빨래 같은 집안일은 여전히 내 몫이라고 생각했다. 외출 금지인 나 대신 시장을 가거나 세탁소 입한 것만도 남편으로서는 낯선 경험이겠지만 부엌에 던져놓은 찬거리들을 보니 짜증이 났다. 죄다 손 많이 가는 거밖에 없었고 부엌일을 해본 적 없던 사람이라 중구난방이었다. -<자·가·격·리> 중
“저분 누군지 아시겠지요? 이제 행동을 자세히 보세요.” 영상을 보며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승강기에 오른 어머니는 맨손으로 버튼들과 보조 손잡이를 차례로 쓰다듬고 있었다. 마치 청소를 하는 것처럼. 다른 영상도 있었다. 계단과 장실, 병원 출입문에서도 손잡이를 매만지며 같은 행동을 보였다. - <엄마의 시간> 중
뉴스 속보에 내가 아는 것이 분명한 한 남자의 소식이 흘러나왔다. “노숙자들에게 자신의 침이 섞인 음식을 나눠준 혐의로 45세 A씨가 오늘 구속되었습니다. 최근 객사한 노숙자 3명이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인 것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혐의가 입증되면 살인죄로 기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 <개물 같은 인생> 중
상황실이 급조된 건 코로나19로 국내외 단기 농업인력 수급마저 예전 같지 않자, 아직 판로가 막히지 않은 하우스 농가들이 부지깽이도 거들고 나설 참인데 청에서 손놓고 앉아만 있으면 그게 관의 자세냐며 종주먹 들이대는 농가들 닦달을 견디지 못한 군수실 지시였다. 더불어 사회적 거리 두기가 널리 종용되자, 열지 않기로 한 제18회 강변길 벚꽃축제장 길목에 급기야 ‘벚꽃도 코로나가 무서워요, 제발 오지 마세요’라는 플래카드가 강바람에 펄럭이고, 농산물 판매가 급격히 하락하여 하우스 농가가 폭삭 망할 처지에 이르렀다.
- <분명하지 않으나, 분명한 건>
‘행복한 고릴라’는 전혀 예기치 못한 대혼란을 일으키고 있었다. 방역 당국과 의료 기관에서는 이 정체 모를 질환이 치명적인 후유증을 일으킬지 모른다고 경고했지만, 한번 불붙기 시작한 신종 바이러스의 열기는 식을 줄을 몰랐다. 환자들을 찾으려는 이들과, 피하려는 환자들 사이의 필사적인 각축전, 거기에 온갖 황당무계한 괴담과 가짜 뉴스를 타고 바이러스는 전 세계를 순식간에 오염시켰다. - <행복한 고릴라> 중
우물의 잔잔한 수면에 비친 궁은 사람 몸에 돼지 머리를 얹고 있었다. 궁은 자신이 이 섬 고유의 짐승 전염병에 감염되었음을 알았다. 머지않아 창과 검처럼 몸 전체가 짐승으로 변할 거란 두려움과 함께 지독한 외로움이 엄습했다. 짐승으로 변해도 같이할 존재만 있다면 이다지 슬프지는 않을 것 같았다. 우우우 대숲을 스치는 바람 한 줄기에도, 후룩후룩 우짖는 밤새 소리 한 소절에도 가슴이 저몄다. - <섬국지 연의> 중
책을 내며
기침 소리 _ 엄현주
대구에 다녀왔어요 _ 김세연
자·가·격·리 _ 이하언
립스틱 _ 임재희
코로나, 봄, 일시정지 _ 이재은
무반주 벚꽃 엔딩 _ 김민효
엄마의 시간 _ 오을식
낙차 _ 심아진
코로나 은둔씨의 일일 _ 김정묘
COVID-19 _ 김의규
개물 같은 인생 _ 이현준
지하방 겨울비 _ 이진훈
분명하지 않으나, 분명한 건 _ 한상준
행복한 고릴라 _ 이시백
섬국지 연의 _ 구자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