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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성 수업 존중받으려면 존중해야 하는 것들

차병직 저 | 바다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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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9932602 / 456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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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평등한 인간의 불평등 평등보다 ‘불평등’이 더 자주 호명되는 세상이다. 실제로 세상은 불공평하다. 불공평하다는 것은 무언가 공정하지 않다는 의미다. 공정하지 않다는 것은 분배가 정의롭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고, 결국 사회의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인간의 존엄성에 근거하면 모든 인간은 평등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의 아이러니다. 그래서 법의 존재가 중요하다. 평등은 인간의 존엄성에 근거한 것이면서도, 세상에서는 흔히 “법 앞의” 평등으로 구현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1조 제1항은 다음과 같이 천명한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인간의 평등이 천부적 권리임에도 “법 앞의 평등”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세계 만민은 평등하지만 국가라는 “개인이 속한 공동체 내에서 받는 실제의 대우”가 전제되어야만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 만민으로서의 평등권을 보장해줄 주체나 체제는 사실상 없다.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이 손상되지 않도록 자기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국가가 존립하고 평등을 누려야 할 주체들을 “법 앞의 평등”하다고 천명함으로써 평등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법 앞의 평등은 두 가지 양상으로 나타난다. 하나는 “기회의 균등한 보장”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적 평등의 보장”이다. 경우에 따라 균등한 기회는 상대적 평등에 포함될 수도 있다. 즉 인간이 평등하다는 것은 현실에서 상대적 평등권을 주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절대적 평등은 요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절대적 평등이 가능하다면, 인간의 평등 문제는 한결 해결하기 쉽다. 상대적 평등이란 차이를 인정한다는 의미다. 중요한 것은 차이는 인정하되 차별하지는 않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현실 세계에서는 차별이 당연시되고 있다. “인간은 애당초 다르게 태어난다. 외모부터 심성까지 저마다 다르다. 성장하면서 각자의 다름은 점점 다양하게 변화를 거친다. 성격, 자질, 품성뿐 아니라 능력의 차이는 교양, 지식, 관점의 차이로 확산 또는 변천된다. 그것을 개인의 개성이라고 한다. 모든 인간을 절대적으로 평등하게 만들려면 똑같은 상태에 놓이게 해야 하고, 그렇게 하려면 똑같은 행동을 하게 해야 하고, 또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똑같은 생각을 하게 해야 한다. 몰개성의 군상은 로봇의 세계에서나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밀실과 광장 사이에 선 인간, 그리고 프라이버시 개인과 사회는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면서 성장하고 발전한다. 개인이 지나치게 강조되면, 반대로 사회가 지나치게 강조되면 저자가 열거한 수많은 권리들이 자유롭게 작동할 수 없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바로 ‘프라이버시’다. 사회에 속한 개개의 구성원은 다양한 환경 속에 살아가면서 자기 자신과 사회 사이의 균형을 스스로 유지해야 한다. “현실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만 생각해도 안 되고, 공동체에만 골몰한 나머지 자신을 내팽개쳐도 안 된다. “잠시도 환경과 사회를 떠나 존재할 수 없는 인간은, 그렇기 때문에 자기만의 방을 원한다. 무수한 외부의 환경이 엿보지 못할 자신의 영역을 꿈꾼다. 그 속에서 자아를 형성하는 힘을 얻고, 그 힘으로 사회에 적응하고 융화한다. 역설적이게도, 인간은 자기만의 것을 가져야만 사회인이 될 수 있다. 그것을 사생활의 비밀이라고도 하고, 프라이버시라고도 한다.” 흔히 프라이버시라고 표현되는, 즉 사생활의 자유와 비밀은 자기가 비밀로 삼고 싶을 때 비밀로 하고, 밝히고 싶을 때 밝힐 수 있는 “결정권”을 의미한다. 자기 자신의 일부처럼 비밀을 간직하다가, 언젠가 필요로 할 때 알리고 싶어 하는 게 인간이다. 비밀로 지키는 것도 타인에게 밝히는 것도, 모두 스스로 판단하여 그것이 자기에게 유리하다고 결론이 났을 때 결정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늘 저평가할 뿐 아니라 그것을 무너뜨리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감시 체계가 일상화된 현대 사회는 사생활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안전을 도모한다며 곳곳에 설치된 CCTV는 때로 안전을 위해하는 가장 큰 요소로 작동한다. 이렇듯 고도로 발달한 기술 덕분에 감시 체계는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은 여전히 선택의 기로에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촘촘한 감시망 속에서 완벽한 프라이버시를 꿈꾸며 은둔하고 싶어 하는 꿈과 가능한 신체의 사용을 최소화하는 가운데 대부분의 일상이 자동으로 처리되는 자동 시스템을 즐기려는 욕망”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는 것이다. 최첨단 시스템을 만끽하려면 자신의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데, 그 정보는 언제 어떻게 사용될지 모른다. 이미 우리 사회가 경험하고 있는 다양한 프라이버시의 문제는 미래 사회로 갈수록 더 복잡다단해질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호모 사피엔스가 아닌 친구들” 존중받으려면 존중해야 하는 것들에는 인간을 둘러싼 모든 환경이 포함된다. 저자가 책 말미에 “호모 사피엔스가 아닌 친구들”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하는 ‘동물권’도 그중 하나다. 이미 한국 사회는 반려동물과 더불어 사는 삶으로 빠르게 변모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인간은 각종 동물을 의인화하여 인간 삶의 지혜를 찾기도 했다. 동물에 대한 인간의 사랑은 그만큼 깊은 연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반대 상황도 늘 존재해왔다. 《플랜더스의 개》 《올리버 트위스트》 등에서 보듯 동물을 학대하는 장면은 수시로 등장한다. 동물을 대하는 사회적 인식이 높아졌고 동물보호법 같은 제도적 장치도 생겼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동물에 대한 인간의 우위를 주장한다. 이 같은 세태를 향해 저자는 “동물은 인간에게 은유”라고 일갈한다. 모든 동물은 인간에게 유추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함께 사는 동물과 교감하면서, 야생의 동물을 바라보면서, 그것을 통해 자기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수정하고 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타인을 통해서 자기를 발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동물을 통해서도 자신을 발견해야 한다. “그런데 사실은 인간 주변의 동물이 외계인일지 모른다. 능력을 의도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인내심을 발휘하여 마냥 기다리는 외계인. 외계인과의 교류가 우리에게 의미가 있다면 무엇 때문인가? 인간의 정신과 물리적 영역을 확장시켜 주기 때문이다. 만약 인간이 동물과 제대로 소통할 수 있다면 그것과 뭐가 다를 바 있겠는가. 그것이야말로 인간 세계의 증강이다. 동물들도 우리와의 소통을 만족스럽게 여긴다면, 동물 세계의 증강이다. 아울러 지구의 증강이요, 우주의 증강이다. 우리가 기대하는 외계인은 매혹적인 몇 백 광년 너머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에 먼저 와서 우리의 각성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어떤가.” 《존엄성 수업》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의 존엄한 가치를 인정하는 것, 그리고 그 울타리 안에서 인간은 어떤 삶을 영위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저자는 “인간적인 것이 결코 현대적 삶의 질문에 결정적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자각”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래야만 인권을 포함한 생명에 대해 상고할 수 있으며 인간 존재의 “본질의 언저리”라도 더듬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본질보다 실존이 앞서는 인간이 “존중받으려면 존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존엄성 수업》은 혼자서, 또한 여럿이 함께 읽을 가치가 있다.

저자 소개

  • 저자 : 차병직
저자 : 차병직
법무법인 한결 구성원 변호사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2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과 집행위원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대·고려대·이화여대 법과대학에 출강하며 후학을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저서로 《사람은 왜 서로 싸울까》 《사람답게 아름답게》 《사건으로 보는 시민운동사》 《단어의 발견》 등을 썼고, 공저로 《지금 다시, 헌법》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등이 있다. 《위대한 개츠비》 《세계사 최대의 전투 : 모스크바 공방전》 등을 번역하기도 했다.

“고유의 무게를 확보하는 방식의 하나가 자기만의 생각인데, 이 책은 그 예시의 하나에 불과한 보잘것없는 흔적이다. 인간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생각은 보통 눈을 감고 해도 좋지만, 저잣거리를 기웃거리면서도 가능하다. 바깥을 뛰쳐나가기도 귀찮고 눈을 감기도 싫으면, 책을 펼쳐도 같은 효과를 얻는다. 모든 문학 작품은 구상이든 추상이든 삶의 풍경화다. 글로 묘파한 삽화를 곁들여 불분명한 몽상의 그림을 문자로 번역한 것이 《존엄성 수업》이라는 이름표를 단 두터운 메모장이다.”

책 속에서


존귀하고 엄숙한 가치는 최고의 가치, 특별한 가치를 말한다. 인간의 존엄성이란 그 자체가 자유나 권리가 아니라 인간이 누려야 할 모든 자유와 권리의 근원이다. 인간에게 마땅히 허용되어야 할 자유와 권리가 있다면 그것은 모두 인간의 존엄성에 근거하는 것이다. 존엄하기 때문에 자유와 권리를 누릴 수 있다. _ 23~24쪽

부모 없는 아이가 탄생하는 순간 우리는 또 새로운 특이점을 어제의 일로 뒤돌아볼지 모른다. 어머니나 아버지가 누구인지 불분명하다는 것이 아니라 아예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인간 생명체를 만들어 내게 된다. 그 생명은 로봇과 다르지만, 따지고 보면 로봇이나 똑같다. 미래의 로봇은 모든 면에서 인간과 차이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의학이 고도로 발달하면, 손상된 인간의 장기는 인공물로 대체가 가능하다. 인공 장기나 신체의 부분은 기계나 다름없다.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서 자신의 상당 부분을 인공물로 바꾼 인간은 인간인가 로봇인가? 인간과 로봇 사이의 경계가 불분명해질 것은 분명하다. _ 73쪽

행복의 권리화만큼 인간의 정치성을 보여 주는 예는 드물다. 그렇지만 없는 것보다야 낫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는 교도소의 밤은 어두워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이는 감옥에서도 심야까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조명을 밝혀 줄 것을 요구한다. 누구의 행복에 관심을 가질 것인가 권력을 맡은 자에게 고민을 안겨 주는 것만으로도 불행과 싸우는 데 의미가 있다. 어차피 행복은 형태가 정형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몸과 마음의 상태이다. 행복이 무엇인지 의문이 든다면 그것은 인간의 삶 자체가 의문이기 때문이다. _ 143쪽

자아형성의 토대가 되는 비밀은 당연히 자기만의 비밀이다. 자기만의 비밀이 대부분이겠지만, 다른 비밀도 있다. 두 사람 이상의 다수인 사이의 비밀도 있다. 한 사람만의 비밀이나 몇 사람 사이의 비밀이나 모두 프라이버시 또는 사생활의 권리와 관련된다. 이리저리 중첩되기도 하면서 별개의 독자적 영역을 구축하기도 한다. 복수의 동맹자 사이에 지켜야 할 비밀의 가치를 알고 지킬 줄 알아야 공동의 비밀이 가능하다. _ 245쪽

학생의 지위에 있는 아이들의 인권 문제는 교육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파생한다기보다, 교육 제도의 속성 자체에 부착되어 있는 것이다. 성적 위주의 교육 제도를 유지하는 한 현재의 학생 인권 문제는 불가피하다는 말이다. _ 384족

동물은 인간에게 은유다. 모든 동물은 인간에게 유추의 대상이다. 인간은 함께 사는 동물과 교감하면서, 야생의 동물을 바라보면서, 그것을 통해 자기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수정하고 정립한다. 사람이 타인을 통해서 자기를 발견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_ 442쪽

목차

머리말 | 불만과 행복의 지상에서 7

1. 서로의 가슴에 달아주는 훈장 | 인간의 존엄성 | 15
2. 생명이 나를 만들고, 나는 생명의 가치를 매긴다 | 생명권 | 43
3. 평등한 세상은 불공평하지 않을까 | 평등권 | 75
4. 저마다 반짝일 수 있다면 | 행복추구권 | 111
5. 행위는 몸과 정신의 지문 | 신체의 자유 | 147
6. 마음의 빛과 그림자 | 양심의 자유 | 171
7. 내 이름을 쓰며 다른 얼굴을 떠올릴 때 | 표현의 자유 | 199
8. 광장을 바라보는 밀실 | 프라이버시 | 233
9. 정의를 요구하고 누릴 수 있다면 | 재판권 | 261
10. 각자의 권리, 공동의 삶 |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 293
11. 두 손을 바라보는 입, 눈, 마음 | 노동권 | 321
12. 아이야, 네 거울로 나를 비춘다면 | 아동권 | 359
13. 오렌지만 과일은 아니지 | 성소수자의 권리 | 391
14. 호모 사피엔스가 아닌 친구들 | 동물권 | 419

인용 도서 | 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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