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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자의 길은 멀다

시리즈 : 사십편 시선 [24]

전인 저 | 작은숲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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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0350913 / 118쪽 133 x 1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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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책 속에서

본문 13쪽
지친 자의 길은 멀다

산다는 게
허공에 점 하나 찍는 것인데
저녁이 어둑한 들길 걸어오면
외상 장부에 작대기 하나 긋듯
연필에 침 묻혀 점 하나 찍으며
나는 나에게 묻는다
오늘 하루 밥값은 했는가
이번 생애 진 빚 어느 정도 갚았는가
그러다 점도 찍기 힘든 날은
좀 봐달라고, 빈손이라고


본문 16쪽
밥

밥은 길이다
밥을 같이 먹으면서
그 사람에게 가는
길이 생겨났다
그 길 가다보면 때로
버스 정류장도 있어
거기 낡은 나무의자에 앉아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며
슬픔으로 슴배인 나무가
몇 그늘이다

이제까지
사람들과 같이 먹었던
밥은 몇 끼였는가
그 밥 이제
몇 끼나 남았는가


본문 38쪽
봄비

누가
이리 두런거리는가

입춘 지나
갱년기로 잠을 설친 날

누가 밤을 새워
소식 전하러 왔는가

나도 이제 가는귀먹었다.

 

작가의 말
젊어 한때
문학에 모든 것을 걸었던 시절이 있었다.
야만과 짐승의 시대에
세상을 바꿔보려 살았던 시절도 있었다.
이어 두 번의 해직
그리고 세월이 갔다.
그새 머리가 허옇게 세었다.

문득 내 삶을 정리하고 싶었다.
이 시들은 까마득한 젊은 날 쓴 것에다
나이 들어 쓴 것들을 보탰다.
길을 찾아 끼웃거린 평생의 흔적이다.


이제는 걸망 하나 메고
모든 의무의 짐 내려놓고
떠돌아다니고 싶다.
그러다 어느 따뜻한 봄날
조는 듯이 가고 싶다.

2020년 늦은 봄 계룡산 자락에서

 

목차

제1부 \t
평생
지친 자의 길은 멀다
어깨
아내
밥
저녁 햇살
늦사과꽃
냉장고 문 앞에서 길을 잃다
눈물
못
한 짐
화두(話頭)
벌새
가을 강
계족산 황톳길
전화번호
첫눈 오시는 밤
나는
겨울 눈
봄비
봄날은 간다
봄날
허공
산다는 것
엽서
참선하는 시계
근심을 풀다
황홀
하나로 묶인다
아저씨의 틀니
금마타리꽃
고향
501호■ 401호
육탈(肉脫)
지리산

제2부
떠돌이
떠돌이 2
낮술
폭설暴雪
임리의 봄
불고추
가을날
마른 명태 한 마리
꽃그늘
수복이 아버지 가시던 날
한만리
운태 영감
운태 영감 2
어느 이산가족의 편지
벙어리꽃
꿈
소낙비
편지
여름날
애장터에서

제3부
저녁
벽지(僻地) 1
벽지(僻地) 2
벽지(僻地) 3
벽지(僻地) 4
소금 창고
고파도
내 마음도 약해졌다
동백(冬柏)

해설 | 전인 시인의 새로운 길 찾기·윤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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