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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전달자

이상권 저 | 특별한서재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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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912766 / 208쪽 140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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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 저자 : 이상권
저자 : 이상권
산과 강이 있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는 나만의 옹달샘이 있었고, 나만의 나무도 여러 그루 있었고, 나만의 동굴도 있었다. 대도시에 있는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불안증과 난독증으로 학교생활이 불가능했을 때 문학이 찾아왔다.
계간 《창작과 비평》에 「눈물 한 번 씻고 세상을 보니」라는 소설을 발표하면서 작가가 되었다. 「아름다운 수탉」과 「새박사 원병오 이야기」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는 중학교 국어와 도덕 교과서에 수록되었다. 2018년 새 교과과정에서는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가 고1 국어 교과서에 전작이 수록되었다. 작품으로 『시간 전달자』 『신 호모데우스전』 『빡빡머리 앤』『과거 시험이 전 세계 역사를 바꿨다고?』 『난 멍 때릴 때가 가장 행복해』 『개재판』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 『발차기』 『서울 사는 외계인들』 등이 있다.

책 속에서

도시로 편입된 지 이십 년이 되어가는데도 아직까지 동 이름 대신 옛 마을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금싸라기 땅이 되어버렸으니 이제는 돈이 없으면 들어올 수가 없는 곳이다. 한때 조상들 덕에 떵떵거리면서 살았던 원주민들은 거의 다 떠나버렸고, 이제는 대여섯 집 정도만이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마을을 질러가자 새로 지어진 전원주택 단지들이 나왔다. 그곳은 십 년 전까지만 해도 공동묘지에 가까운 뒷동산이었다. 그러나 내가 열 살 때, 마른장마 끝에 들이닥친 폭우는 그곳의 질서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산사태로 대부분의 유골은 찾을 수도 없었다. 문중 사람들은 간신히 찾아낸 유골들을 모아서 화장한 다음 자그마한 납골당에다 안치해놓고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 땅을 팔아버렸다. 그 땅 대부분을 구입한 건설회사는 무덤 터야말로 최고의 명당자리라면서 동산마을이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본문 11~12쪽)

마을회의가 소집되었다. 불을 낸 아이들이 회관 앞에 꿇어 앉아 있었다. 여자가 두 명, 나머지 다섯은 남자들이었다. 죄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얼굴을 볼 수는 없었다.“ (중략) 우리는 너무도 소중한 숲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렇다고 우리의 미래를 잃어버릴 수는 없습니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목소리는 전혀 군인답지 않고 낮았는데, 그래서 오히려 울림이 있었다. “숲은 사라졌지만 다시 살려낼 수 있습니다. 불을 낸 아이와 그 가족이 책임을 지고 저 숲을 살려내겠다는 약속을 우리에게 해야 합니다." (본문 21쪽)

나는 눈을 뜨자마자 바지부터 확인했다. 꿈속에서는 청바지였고 지금은 잠옷차림이지만, 놀랍게도 잠옷바지를 거꾸로 입고 있었다. 그때도, 그러니까 빈딧불이를 쫓아다녔던 그날 밤에도 나는 바지를 거꾸로 입었다. 나는 말도 안 된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잠들기 전에 선생님이랑 같이 반딧불이를 쫓아다니면서 놀았던 기억이 떠올라서, 그것을 생각하려고 하다가 잠이 들었다. 그런데 이토록 생생한 꿈이 나타나다니! (본문 34~35쪽)

“얼마 전에 이안이가 그런 말 했잖아? 선생님한테 옛날 부채 같은 것을 받은 사람 있냐고? 그 이야기를 아빠한테 했더니, 그건 부채가 아니고 청동 거울일 것이라고 하는 거야. 아빠도 우리 문중에 그런 유물이 전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대. 그걸 갖고 있는 사람을 ‘시간 전달자’라고 하는데, 시간 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가 있고, 시간을 맘대로 전달할 수도 있대.”
“헐! 그거 갖고 있으면 진짜 좋겠다! 근데 그게 말이 돼?”
“우리 아빠는 확신하고 있더라고. 아빠 말로는 상사할아버지라고 불렀던 그분이 시간 전달자였을 것이고, 그 뒤에는 선생님한테 물려줬을 거래. 시간 전달자들은 그 마법 같은 능력으로 숲 지킴이 노릇을 하고, 문중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해결하기도 한다고 하니까!” (본문 41쪽)

“요새 잠도 안 와요, 그 생각만 하면. 분명 이게 옳지 않다는 걸 알지만 세상은 변해버렸잖아요. 그 황금 땅을 사람들이 놔두겠어요! 그렇다고 해도 우리만큼은 변하지 말아야 하는데 솔직히 자신 없네요. 과연 우리가 끝까지 그 가치를 고수한다고 해서, 그것이 지켜질 것인가?” (중략) “여보, 근데 말예요. 항이만 생각하면…… 그 돈으로 원룸이나 상가건물 한두 동만 지어놓으면, 나중에 월세 받으면서 살 수 있을 텐데. 그런 생각이…….” (본문 95쪽)

“아무튼 그때부터 사람들은 유진하 선생님한테 의견을 구하면서, 나무를 심기도 하고, 숲에서 자연스럽게 돋아나는 나무들이 있으면 그것들을 중심으로 숲을 가꿔나갔답니다. 이 자작나무 숲에도 이십여 종의 나무들이 어우러져서 살아간답니다. 선생님은 혹시 나중에 더 강한 나무들이 나타나서 자작나무들을 가린다고 해도,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대요. 그래야 숲의 다양성이 생겨나고, 숲이 영원해질 수 있다고요. 사람은 그런 변화를 따라가는 것일 뿐, 그 흐름을 막아서고 인위적으로 숲을 끌고 가는 주체는 될 수 없다고요.” (본문 101쪽)

“그나저나 누가 우리한테 그런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것일까?”
“그러게 말이야. 난 우리 중에 시간 전달자가 있을 줄 알았는데, 우린 지금 여기 다 같이 모여 있잖아? 아까 이안이 말을 듣고 시간을 보내려고 했다면, 우리 중에 누군가는 움직였어야 하고, 최소한 요술부채나 청동거울을 만지면서 어떻게 했을 텐데 말이야. 근데 아무도 움직인 사람은 없었고, 우린 그냥 그 마법 같은 시간 속으로 빨려든 것이잖아!” (본문 171쪽)

목차

시간 전달자
어느 미친 하루
선생님이 갖고 있었다는 요술 부채는?
진짜 시간 전달자가 있을까?
항이가 시간 전달자일지도 몰라
선생님 같은 장군의 초상화
엄마에 대한 딸의 예의
시간 전달자가 되기를 거부한 아재
무기력한 환경운동가들
아름다운 숲을 물려주겠다는 약속
우리들 모임에 나타난 총무
어른들은 비겁하다
미래를 예측한 시간 전달자
무서워서 나무를 심는 거야
짜고 친 고스톱
우리가 가장 믿었던 사람은?
시간을 뜯어먹는 불길
네가 시간 전달자이지?

『시간 전달자』 창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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