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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찌가 뭐라고 너는 니 몸이라고 니 마음대로 하냐? 그럼.

허스토리 편집부 저 | 허스토리 | 201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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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여섯 명의 인터뷰이들은 가슴과 몸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들려 주었다. 여성들의 몸 이야기에는 불합리한 상황, 억압의 경험들이 많이 있지만, 이 이야기들이 그저 어둡고 우울하게만 받아들여져서는 안 되었기에 일러스트는 각각의 에피소드에 유쾌한 한 방을 날리는 장면들로 그려졌다. -MD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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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6314040 / 175쪽 120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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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우리의 이야기가 다양한 몸의 존재, 더 많은 여성의 목소리를 위한 물꼬가 되기를 친구들과 함께 탈브라하고 학교의 문화를 바꾸고 있는 고등학생 토은, 가슴해방을 앞장서 경험하고 상의탈의 액션에 참여한 활동가 진진의 경험은, 해방감을 맛보게 하는 동시에 유쾌한 방식으로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준다. 레즈비언 페미니스트이고 규범적 여성성에 부합하지 않는 외양을 갖고 있는 정찬은 가슴이 자신의 개인적인 삶과 사회적 관계 안에서 갖는 이중성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브래지어는 쓰레기’라고 말하는, 진로를 다시 고민하고 있다는 속옷디자이너 나나는 우리가 입는 속옷이 누구를 위해 만들어진 것인가를 질문하게 한다. 시 쓰는 페미니스트 날개, 음악과 춤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한발짝은 나의 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사랑하려 노력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또, ‘여성들의 몸이 더 자유로워지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해 인터뷰이들은 각자의 고유한 위치와 생각에서 나온 대답을 내놓아 주었다. 이 대답들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변화의 가능성에 대해 독자들이 함께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이 책은 시작이고, 더 많은 이야기를 위한 질문이다. 나이든 가슴, 장애를 가진 가슴 등 우리가 미처 다 담지 못한 이야기들이 있다. 우리가 내어 놓는 이야기가 더 많은 여성들의 몸 경험, 생각, 감정이 세상에 나올 수 있는 물꼬가 되기를 바란다. 다양한 몸을 가진 여성들이 농구코트에서 땀 흘리며 윗통을 벗고 시원한 바람을 함께 맞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는 날을 상상한다.

저자 소개

 <찌찌가 뭐라고> 


 

책 속에서

 


P. 14 진진의 이야기
내 몸은 아빠의 소유가 아니야

어렸을 때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어요. 저희 집이 엄청 가부장적인 집이었는데. 항상 오빠나 아빠는 여름에 시원하게 팬티바람으로 집에서 돌아다니는데 나는 옷을 다 갖춰 입어야 되고. 그리고 또 이해할 수 없었던 게, 제가 아토피가 있는데 다른 이유가 아니라 마치 아빠의 소유여서 내 몸을 깨끗하게 관리를 해야 되는 것 같았어요. 내 몸인데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어릴 때부터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너는 시집도 안 갔는데 몸에 기스가 났다' 이런 식의 얘기들. 성인이 돼서 제가 입술 피어싱을 했을 때 아빠가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너는 니 몸이라고 니 마음대로 하냐?' '그럼' 하하하. 


P. 19~20 강릉으로 저희끼리 물놀이하러 놀러 간 거였는데, 20명 조금 안 되는 인원이었어요. 다 짧은 반바지에 신발이나 이런 거 없이 상의 탈의 한 채로 딱 숏팬츠 정도만 입고 놀았어요. 보통 바닷가에서 남자들 수영복 바지만 입고 있는 것처럼. 그러고 다 같이 둥글게 모여서 웃통 벗은 채로 몸 풀기 체조도 하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런 놀이도 하고. 너무 자연스럽고, '나는 아직 벗을 자신이 없어' 하고 오셨던 분들도 너무 편안한 분위기니까 그냥 자기도 편하게 벗고. 저는 감동적이었어요. '아 이게 이렇게 시원하구나. 바다가 이렇게 시원한 바람이 부는구나' 이런 걸 느꼈던 것 같아요. '왜 이 좋은 것을 여자들은 느낄 수 없었을까' 하는 생각도 했고.
거기 아무도 없었던 것은 아니었거든요. 분명히 옆에 막 고기 구워먹는 사람도 있고 그랬었는데, 다들 너무 자연스럽게 잘 놀고 있으니까 이상하게 쳐다보지도 않고. 그냥 '어?' 하고 가는 것 같더라고요. 하하하. 여자 한 명이 그러고 있었으면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하나, 거기에서 상의탈의하고 몸을 다 드러낸 누구도 서로의 몸에 대해서 함부로 말하지 않았거든요. 이렇게 다양한 체형, 다양한 몸을 가진 여성들이 이렇게 공개된 장소에서 몸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 공개된 장소에서 이렇게 다양한 몸을 볼 수 있다는 것. 그게 정말 원래는 당연해야 되는 건데 그렇지 않아서, 너무 특별한 경험으로 느껴졌어요. 

 

P. 49~50 정찬의 이야기
성별도, 성별을 나누는 기준도 하나가 아니야

성별이분법이 공고하고 그에 따른 외모 규칙이 정형화된 사회이기에 대학에서도 불편함을 많이 겪게 되셨던 것 같아요. 최근에 겪은 일들도 있으신가요? 제일 크게 느끼는 곳은 공중화장실이에요. 제 신체의 성은 여성이고 저도 이것에 만족하지만, 내가 여성임을 다른 사람한테도 충분히 보여 줘야 되는 공간이 있는데, 그게 화장실인 거죠. 저는 화장도 안 하고 머리도 짧고 바지를 입고, 겨울이나 가을쯤 되면 옷을 두껍게 입잖아요. 그러면 저를 남자로 착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공중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안에 계시는 분이 화들짝 놀란다거나, 아니면 제가 나와서 손을 씻고 있는데 어떤 분이 들어오시다가 깜짝 놀라셔서 다시 확인하시고는 저를 힐끔힐끔 보면서 가세요. 심하신 분은 저보고 '여기 여자화장실 아니에요?' 그러면은 제가 '네 맞아요'라고 대답해야 남자인 줄 알았다고 말씀을 하신다거나. 그러면서 저를 탓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그래서 저는 그때부터는 브라를 입는 게 제가 여성으로 보이기 위한 수단 중 하나였어요. 

 

P. 82 토은의 이야기
'얘들아, 브라 벗어! 다 벗어 버리자!' 좋은 건 같이 해야 해

여름쯤이었는데, 저희 하복이 검은색이랑 하얀색 두 가지가 있거든요. 그래서 검은색을 입고 갔는데 가디건을 입다 보니까 그렇게 티는 안 나는 것 같더라고요. 처음에는 가슴이 움직이는 게 조금 이상하긴 했는데, 뛰다 보니까 그렇게 심하게 움직이는 것 같지도 않고 오히려 통풍도 잘 되고 시원하더라고요. 친구들한테 '얘들아 나 브라 벗었다!' 이러고 다녔거든요. 급식실에서 줄 설 때도 '아 노브라 정말 편한 것 같아!' 이렇게 엄청 크게 말하고. '얘들아 브라 벗어, 다 벗어 버리자' 해 가지고 다음날에 친구 한 명이 진짜로 안 입고 온 거예요. 그래가지고 친구들도 두 명 세 명 노브라로 다니기 시작했어요. 친구들하고 (양손 검지 앞으로 하고) '찌찌 빔!' 이러면서 놀고, '예에~ 노브라 만세!' 만세 삼창하고. 

 

P. 109~110 나나의 이야기
여성 속옷은 '남자친구를 위한 소품'이 아니야

남자들은 안 입는 것을 좀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 같기는 해요. 제가 잘 안 입고 다니니까 '왜 안 입었어?' 이렇게 되게 의아하게 생각하는 거예요. 그냥 불편해서 안 입었다고 그랬는데, 안 입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다는 뉘앙스를 받았었거든요. 그리고 입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 같아서. 자기랑 상관없는데. 자기들이 알지도 못하면서 왜 그런지 모르겠고. 걔네는 그거를 왜 입는다고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자기들 좋으라고 입는 줄 아는 것 같기도 하고. 그거 아닌데.
그리고 여성 속옷이 남자들을 위한 게 아닌데 '남자친구를 위한 소품' 이런 식으로 판매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결혼한 친구 얘기를 들어보면 수유브라는 예쁜 게 하나도 없다는 거예요. 갑자기 오가닉이라고 하면서 색깔도 아예 염색 안 한 칙칙한 색깔만 있고. 그런데 오가닉이면서도 예쁠 수 있는 거잖아요. 거기서 갑자기 예쁜 거만 싹 빼버리고 그런 것만 강조하고. 갑자기 자기 몸이 아니고 애기를 위한 몸이 되는 거죠. 아기를 낳는 순간 더 이상 브라는 남자를 위한 소품이 아니니까. 엄마를 위한 거니까. 거기서도 여자 몸을 어떻게 보는지가 드러나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P. 112 친구 중에 와이어 브라를 입다가 상처가 난 애도 있어요. 고등학생 때였는데, 그 친구가 학교에 가는데 가슴이 아팠대요. 뭔가 찌르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학교에 가고 있어서 볼 수 없으니까 참았대요. 학교에서도 이게 계속 신경이 쓰였는데 담임선생님이 남자라서 말하기도 그렇고 해서 계속 참으면서 야자까지 다 하고 집에 갔대요. 집에서 옷을 벗고 있는데 엄마가 이거 뭐냐고 하면서 나시를 보여 줬는데, 거기에 피가 다 묻어 있었던 거예요. 브라의 와이어가 가슴을 찔러서, 진짜 너무 심하게 다쳤어요. 걔가 지금 1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흉터가 있어요. 그런데 그게 아프면서도 못 벗어야 할 이유가 있었나 싶은 거예요. 다른 애들한테도 그 얘기를 하면,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도 가슴이 찔려서 피 났던 적 있는 애들이 되게 많더라고요. 이렇게까지 하면서 와이어가 왜 있어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보정을 위해서 모아져야 된다고 생각하니까 가슴보다 더 안쪽으로 들어와 있게 생긴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눌린 자국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정말 그런 것들을 보고 들을 때마다 '그 불편한 것을 왜 입지? 브라를 왜 해야 하는 거지?' 그런 생각이 들어요. 

 

P. 140 날개의 이야기
'예쁘지 않아도, 멋지지 않아도 괜찮아' 언젠가는 될 거야

저는 가슴 외에도 쌍꺼풀 수술하라고 권유를 받기도 했는데, 그것도 여성인 것하고 관련이 있는 거죠. 옛날에 누가 한 말인데 남자 연예인들은 눈이 작아도 인기 있고 잘생겼다고 얘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자 연예인들은 눈 작은데 인기 있고 예쁘다는 말 듣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누군가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생각해보니까 그런 거예요. 그리고 결혼식장에도 안경 쓴 신부는 없다고. 신랑은 좀 보이는데. 안경은 여남에 상관없이 다 쓰는 건데. 그게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런 불편한 말들에 대해서 방어를 어떻게 하시는지, 어떤 태도를 취하시는지 궁금해요. 그 분들이 저의 단점이라고 생각하고 지적하는 말을 들을 때, 그 말들을 떨쳐내려고 하는 마음이 들어요. '아니야. 나도 괜찮아' '이 정도면 괜찮아' '나도 예뻐' 그 말들을 내치려고 노력해요. 아직은 '예쁘지 않아도, 멋지지 않아도 괜찮아' 이 단계까지 도달하지 못했어요. 거울을 볼 때도 제가 자신있어하는 부분만 중점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마음 편하게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안 보면서 '이 정도면 괜찮지' 이거를 붙잡고 있으려고 하죠. 

 

P. 159~160 한발짝의 이야기
있는 그대로의 내 몸이 좋아

브라를 착용한 시점은 아마도 중1 때였던 것 같아요. 제가 다 늦었어요. 월경도 중1 때부터 했거든요. 그런데 저는 가슴이 나오는 거를 되게 싫어했어요. 나오지 말라고 막 때렸어요. 안 좋은 경험이 있어서. 누가 만졌는데 그 느낌이… 그 사람의 의도를 제가 물어 보지 않아도 제가 기분이 안 좋은 것 있잖아요. 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남자였는데 가슴둘레를 재면서 제 가슴을 만졌어요. 그게 아주 어리지만 기억이 나는 거예요. 그때 제가 가슴이 조금 나올까 말까 하는 수준이었는데, 가슴둘레를 잴 때 느낌이 뭔가 이상했어요. 되게 당황했는데 그 사건을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어요. 그 이후부터 맨날 화장실에서 가슴을 때렸어요. 나오지 말라고. 유두는 당연히 나오지 말아야 되고, 하여튼 커지면 안 된다고. 몸도 완전 슬림해야 되고. 살이 찌면 가슴이 커질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계속 계속 한 거죠. 가슴이 나오면 뭔가 위험하다는 생각이 계속 드니까. 가슴이 커지면 누가 나를 만질까 봐. 그리고 예뻐져서도 안 되고. 목욕탕에서 성인 여자, 어머니의 몸을 보면 되게 아름답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가지면 안 되는 거라고 여겼어요. '여성적인 것을 가지면 안 돼' 신기한 건 가슴이 말을 들었는지 진짜 안 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P. 166~167 여성의 몸 해방을 위해서 우리가 함께 또는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요? 스스로가 몸에 대해 어떤 판단을 많이 하지 않고 일단 자신의 몸을 자주 봐 줬으면 좋겠어요. 제가 안은미 선생님을 만나서 팀별로 조를 짜서 공연을 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때 선생님이 저희에게 그냥 검은색 수영모자, 검은색 속옷만 입고 공연을 하자고 제안해 주셨어요. 그래가지고 정말 그렇게 입고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을 했어요. 다들 최소한만 입은 거죠. 그런데 정말 다 그 모습이 제일 아름답고 좋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가리고 싶은 거를 못 가리는 거죠. 뱃살 나온 거, 가슴이 작든 크든 다 드러내고. 저도 넘어지고 얼마 되지 않아서 다리에 흉터가 엄청 심했거든요. 발도 막 시커멓고. 그런데 그렇게 하고 나니까 되게 행복했어요. 무대에 언제 그런 복장으로 서 보겠어요. 그때 내 몸을 그냥 보고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오늘의 내 몸을 그냥 보고 좋아해줄 수 있으면 좋고. 그게 안 되더라도 일단은 그냥 보는 거. 몸을 일단 많이 보는 거. 완전히 벗은 나를 자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면 좋을 것 같아요. 

목차

이야기를 시작하며 8쪽
진진 10쪽
정찬 38쪽
토은 70쪽
나나 102쪽
날개 128쪽
한발짝 1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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