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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9314797 / 176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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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우리들 대다수는 역사학에 대해 일종의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바꿔 말하면 역사학은 이런 성격이어야 한다는 정형화된 틀을 이미 갖고 있다는 것인데, 그 틀에 따르면 역사학은 국가나 민족, 혁명이나 전쟁, 노동과 계급투쟁 같은 거대하고 중요한 사건들에 대해 서술하면서 맥락을 잡아주고 미래를 위한 전망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고정관념은 중고등학교의 역사 교과서를 통해 주입되었던 것으로, 대단히 많은 사람들이 교과서 외의 역사책을 거의 읽지 않는 상황에서 강화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프랑스의 농민 사이에서 널리 퍼져있던 민담을 소재로 농민들의 세계관을 이끌어내거나 18세기 파리의 한 인쇄소에서 벌어졌던 고양이 죽이기 소동을 다룬 것과 같은 책들이 '과연 그것이 역사책인가' 하는 의문을 품게 만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이런 의문과 연관되어 발전한 것이 '신문화사'이다.
새로운 문화사의 등장은 사학사에 있어서 '사건'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먼저 20세기 전반부터 역사학의 변화를 간략하게나마 훑어봄으로써 신문화사라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 배경을 살피려 한다. 또한 문화를 통해 본 역사의 방법론과 그 의미를 상세하게 짚어보되, 가능한 한 이해하기가 쉬운 맥락에서 작업을 수행하고자 한다. 즉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례를 많이 원용하면서 신문화사의 정의를 독자 스스로가 정립해나가는 것을 돕는 게 이 책의 목표이다.
출판사 리뷰
▶변화하는 역사학, ‘두껍게’ ‘다르게’, ‘작은 것을 통해’ 읽기와 ‘깨뜨리기’ 역사학은 세계의 변화를 초연하게 다루는 고고한 학문인것 같지만, 역사학도 변화한다. 외부의 세계가 변화하는 것에 맞춰 변하기도 하고, 역사학 내부의 필연적인 요구에 의해 변하기도 한다. 오늘날 역사학계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신문화사’라는 담론 역시 그런 변화의 산물이다. 이것은 사회주의의 몰락과 함께 그것을 지탱해주던 거대한 이데올로기가 붕괴한 것과 맥락을 같이하기도 하며, 역사학계에 있어서 20세기 최대의 업적인 ‘사회사’에 대한 비판적 반성의 결과이기도 하다. ‘문화사’ 또는 ‘신문화사’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가’뿐만 아니라 ‘어떻게 생각했는가’가 역사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었다는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이런 인식에서 비롯된 신문화사라는 새로운 조류의 역사 서술은 대단히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다. 그 방식을 굳이 분류한다면, 그것은 역사적인 자료를 읽고 해석함에 있어, ‘두껍게’, ‘다르게’, ‘작은 것을 통해’ 읽기와, ‘깨뜨리기’의 방법에 의존하여 역사적 사건이나 현상을 설명하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두껍게 읽기>란 자연과학과 대비되는 인문과학에서의 글 읽기에 전제가 되는 방법으로서 클리포드 기어츠의 “두꺼운 묘사thick description”라는 개념에 힘입은 것이다. 예를 들어 ‘사과’라는 단어에 대해 접근할 때에 자연과학의 입장에서는 사과라는 물체와 관련된 외형적, 객관적 사실들을 묘사한다. 즉 사과의 원산지, 주요 생산지, 크기, 색깔, 영양가와 같은 것들을 얇게 묘사한다. 묘사된 것을 벗기면 그 밑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말이다. 반면 인문과학에서는 사과 자체보다는 그것에 담겨 있는 여러 의미를 다룬다. 예를 들면 트로이전쟁의 사과, 뉴턴의 사과, 빌헬름 텔의 사과와 같은 역사적 층위의 의미도 있을 것이고, 개인적으로 떠오르는 사과가 파생시키는 의미의 연상 작용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외형적으로 사과에 대해 쓰고 있다는 것은 같을지라도 거기에 담겨진 의미는 전혀 다르다. 따라서 인문학 또는 인류학에서의 묘사는 원래가 ‘두꺼운 묘사’이며, 이 두꺼운 의미의 층위를 뚫고 들어가기 위해서는 상징에 대한 해석이 필요한 것이다. ‘두껍게’ 읽은 역사적 자료는 역사에서 객관적 사실만을 확인하려던 종래의 과학적 역사와는 확연하게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 <다르게 읽기>란 역사학이 전통적으로 유지해왔던 역사를 보는 관점과는 다른 맥락에서 역사를 파악하려는 시도이다. 어떤 면에서 역사학은 서구 중심적이고 남성 중심적이다. 넓은 의미로 말하자면, 승리자 중심으로 역사의 서술이 이뤄져왔다는 것으로서, 의도적이었건 아니었건 역사학이 체제를 미화시키는 일을 해왔다는 사실을 완전히 부인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런 시각은 이미 너무도 깊게 뿌리박혀 있어 사람들은 역사학의 이런 보수적 성격에 의문을 품지도 않은 채, 기존의 역사 서술을 객관적인 사실로 받아들인다. ‘다르게 읽기’란 이런 관행에 대한 의심에서 출발한다. 그리하여 만일 서양중심의 역사를 동양의 입장에서 본다면, 노예제를 노예의 관점에서 본다면, 프랑스혁명을 여성의 입장에서 본다면, 즉 패배자의 지평선으로 세상을 본다면 역사는 어떻게 바뀌며 그 서술은 어떻게 수정되어야 하는가를 제시하는 것이다. ▷ ‘다르게 읽기’를 통해 우리는 <작은 것을 통해 읽기>라는 새로운 문화사의 또 다른 접근 방식으로 들어간다. 다르게 읽기란 바꿔 말하면 지금까지 역사를 지배해왔던 ‘큰 사람들’에서 벗어나, 박해받고 소외되었던 ‘작은 사람들’의 눈으로 역사를 바라보고자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 ‘두껍게 읽기’와 ‘다르게 읽기’와 ‘작은 것을 통해 읽기’는 결국 <깨뜨리기>로 통합된다. 이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기존의 역사학이 유지해왔던 역사의 이해와 서술방식을 해체시키는 작업이다. 이것은 우리가 비판의 정신을 사용하기 전에 언제나/이미 받아들이고 있는 정형화된 틀을 깨뜨리려는 노력이다. 이것은 단지 파괴를 하기 위한 깨뜨림이 아니라 그 정형화된 틀을 새로운 방식으로 성찰하여 더 폭넓게 받아들일 수 있는 틀을 만들자는 주문이다. 책 속에서 애초에 마르크스주의를 받아들이지 않는 역사가들은 ‘계급’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면서 마르크스주의자들의 논지를 전면적으로 거부한다. 그러나 이 개념 도구의 유용성을 받아들이는 역사가라 할지라도 그것만이 역사 현상을 분석할 수 있는 유일한 방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한다. 이런 문제제기를 단순화시켜 우리의 역사에 적용시킨다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아마도 우리의 역사에서 만적의 난이나 임꺽정은 별다른 무리 없이 마르크스주의의 도식에 의해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홍경래의 난이나 홍길동의 경우도 그 도식에 약간의 변용을 가한다면 어느 정도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우동의 경우는 어떻겠는가? 아마도 그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유교적 관념에 물든 사대부들의 허위의식과 성차별을 조롱했던 어우동 사건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인가? -사회사를 넘어서 p.39 고등학교 때 국어 교과서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읽은 것이 기억난다. 한 사람이 두 딸에게 나뭇잎에 대해 글을 지으라고 시켰다. 한 딸은 나뭇잎의 아름다움에서 시작하여 그것에서 떠오른 기억에 대해 쓴 반면, 다른 딸은 나뭇잎의 모양에서부터 모세관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상세하게 묘사했다. 첫 번째의 경우는 그 글이 아무리 엉성하게 씌어졌다 할지라도‘두꺼운 묘사’이며, 두 번째의 경우는 아무리 상세하고 치밀하게 씌어졌다 할지라도 ‘얇은 묘사’이다. ‘두껍게 읽기’는 그렇게 두껍게 씌어진 인문학적인 글의 내용에 파고 들어가기 위한 방편이다. -세상의 모든 윙크들 p.54 그들은 앙투아네트를 성적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즉 왕비가 난잡한 성욕 탐닉·동성애·근친상간을 범했다고, 요컨대 육체를 성적으로 이용해 국가를 타락시켰다고 퍼뜨렸다. 그리고 이를 처단의 명분으로 삼았다. (중략) 남성 공화주의자들은 앙투아네트의 예를 앞세워 여성의 정치 참여를 도덕적 타락으로, 인격 상실로 몰아붙여 그들을 가정으로 퇴각시켰다. 헌트는 이런 과정을 거쳐 사생활의 영역에서 가부장적 가족구조가 복원됐다고 결론 내린다. 혁명을 주도했던 공화주의자들이 보기에 왕당파의 대표자 중 한 사람인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그런 공격을 가했기 때문에, 그녀에 대한 비난은 여성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구체제에 대한 공격이 아니었느냐는 반문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왕 루이 16세에게는 포르노그라피 방식의 공격이 가해지지 않은 반면, 혁명에 적극적이었던 여성 공화주의자들에게도 같은 종류의 비난이 행해졌다는 것은 프랑스혁명을 여성사의 구도 속에서 보려는 관점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혁명의 여성사 p.80 특히 포르노그라피를 연구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개인적인 성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문제를 지니게 되는 접합점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것은 르네상스, 과학혁명, 계몽사상, 프랑스혁명 등 현대의 출현과 연결되어 있는 역사적 전환점들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포르노그라피의 출현은 현대의 출현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인쇄술의 발달을 통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포르노그라피에 접할 수 있게 된 결과, 그것에 대한 검열과 통제의 필요성이 촉발되었다. 즉 이전에 귀족들만 은밀히 성욕을 자극하는 그림을 보고 즐겼을 때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이제 많은 사람들이 값싸게 그런 그림을 얻을 수 있게 되자 검열의 필요성이 생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과 함께 포르노그라피가 절대왕정을 비판하는 데 도구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은 포르노그라피가 민주주의의 확산과도 깊은 관련성을 지닌다는 추정에 확신을 불어넣는다. -포르노그라피가 보여주는 역사 p.124~125
책을 쓰게 된 동기
들어가는 말
제1장 신문화사가 걸어온 길
1. 정치사에서 사회사로
2. 마르크스주의 역사학
3. 아날학파
4. 사회사를 넘어서
제2장 두껍게 읽기
1. 세상의 모든 윙크들
2. 더 많이 변할수록 더 똑같은 것이다
3. 고양이는 죽어야 했다
제3장 다르게 읽기
1. 고양이가 본 고양이 대학살
2. 혁명의 여성사
3. 설탕과 대구 그리고 인간
제4장 작은 것을 통해 읽기
1. 의심의 눈초리
2. 치즈와 벌레
3. 미시사의 새로운 가능성
제5장 깨뜨리기
1. 푸코, 화이트, 라카프라
2. 포르노그라피가 보여주는 역사
3. 무엇을 왜 깨뜨려야 하는가
맺는 말_문화로 본 역사의 전망
1. 새로운 문화사는 얼마나 새로운 것인가
2. 문화로 본 역사의 문제점
3. 지금 왜 문화로 역사를 보아야 하는가
4. 새로운 문화사는 미래의 역사학이 될 것인가
주
더 읽어야 할 자료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