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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무색의 섬광들

원제 : Le noir: Éclats d'une non-couleur

알랭 바디우 저 | 박성훈 역 | 민음사 | 202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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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7420412 / 132쪽 118 x 1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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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현대 프랑스 철학을 대표하는 철학자 알랭 바디우의 『검은색』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진리와 혁명의 철학자인 바디우는 ‘검정(le noir)’이라는 단어 앞에서 처음으로 자전적 이야기를 쓴다. 군대에서의 춥고 어두운 밤에서 시작해 유년 시절의 깜깜한 방, 손가락에 묻은 잉크를 지나서 혁명기 프랑스의 검은 깃발과 붉은 피에 이르기까지. ‘무색의 섬광들’이라는 부제처럼, 검은색에 관한 찬란한 사유들이 펼쳐진다.

 

출판사 리뷰

검은색의 21가지 그림자 어둠, 밤, 석탄, 잉크, 검은 개, 음흉함, 암흑의 군주, 검은 대륙, 적과 흑, 블랙 유머, 암흑 물질, 고래, 검은 표범, 흑인……. 프랑스어로 검은색을 의미하는 단어 ‘noir’ 앞에서 알랭 바디우가 떠올리는 것들이다. 작가는 곧 사상가였고 철학자가 문인이었던 프랑스의 문예 전통을 유감없이 계승하는 바디우는 이 책 『검은색: 무색의 섬광들』에서 검정에 관한 21편의 아름다운 산문을 제출한다. 진리의 철학자 바디우 또한 군대 얘기를 한다. 첫 번째 산문 「군대의 검은색」은 병장 시절, “어둠을 책임지는 관리자”로서 취침을 지도해야 했던 내무반장의 이야기다. 일산화탄소 중독을 염려해 석탄 난로를 끄고(그렇다, 알랭 바디우는 1937년생이다.) 침상에 누워 떠는 청년들. “애국적인 밤의 추위” 속에서 한 병사가 조니 알리데의 유명한 샹송을 읊조린다. “어둠, 그것은 어둠일 뿐! 더 이상 희망은 없어…….” 외부에 대한 예민한 감각과 상황의 아이러니에 대한 인식 사이에서 떠오르는 서정성. 바디우의 산문은 이런 방식으로 색의 기억을 정치와 예술, 과학과 철학의 영역으로 불러온다. 적과 흑, 검은 깃발에서 흑인 운동까지 검은색을 둘러싼 모든 문제들 진리를 획득하는 데에는 예술, 과학, 정치, 사랑의 네 가지 절차가 있다는 주장으로도 널리 알려진 알랭 바디우는 진리 절차 중 하나인 예술의 비평에 능하다. 문학 비평서 『베케트에 대하여』를 비롯해 모든 저서에서 확인되었던 바디우의 비평안은 이 책에서 말라르메와 빅토르 위고의 시, 스탕달의 『적과 흑』 그리고 ‘초월적인 검은색’의 화가 피에르 술라주 분석으로 발휘된다. 혁명의 철학자 바디우는 검은색에서 또한 변증법을 발견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라 할 수 있는 “검은색의 변증법”은 무색(無色)으로서의 검은색과 모든 색의 뒤섞임인 흰색 사이의 내적 논리다. 파시스트의 검은 셔츠로부터 아나키스트의 검은 깃발을 분리하는 논증에서는 바디우가 일생 동안 견지해 온 ‘붉은색’의 정치적 의미가 도출된다. 마지막 산문 「백인들의 발명품」은 ‘백인’ 철학자로서 흑인 운동에 대해 쓴 글이다. 알랭 바디우는 어디까지 말할 수 있을까? 독자는 “인류는 그 자체로 색깔이 없다.”라는 책의 마지막 문장에 이르는 길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행복의 형이상학』, 『자아의 초월성』, 『포스트모던의 조건』에서 이어지는 민음사의 철학 에세이 시리즈다.

저자 소개

  • 저자 : 알랭 바디우
저자 : 알랭 바디우
1937년 모로코에서 태어났다. 프랑스 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강의하던 중 1968년 혁명을 계기로 마오주의 운동에 투신했으며 『모순의 이론』, 『이데올로기에 대하여』 등의 정치 저작을 집필했다. 문화대혁명의 실패와 마르크스주의의 쇠락 이후 해방을 위한 또 다른 길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주체의 이론』을 출간했고, 1988년 『존재와 사건』에서 진리와 주체 개념을 전통 철학과는 완전히 다른 범주로 세웠다. 그 후 『철학을 위한 선언』, 『조건들』, 『윤리학』, 『비미학』, 『메타정치론』 등을 썼고 2006년에는 『존재와 사건』의 후속작인 『세계의 논리』에서 세계에 나타나는 진리와 관련된 문제들을 다뤘다. 현재 『존재와 사건』 시리즈의 제3권인 『진리들의 내재성』을 집필하고 있는데, 진리의 관점에서 존재와 나타남의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이 책 『행복의 형이상학』은 『진리들의 내재성』으로 향하는 바디우의 철학 여정에서 ‘행복’이 핵심 개념으로 떠오르는 계기를 보여 주는 동시에, 삶의 문제를 직면하는 바디우 철학의 특징을 그대로 드러낸다.

역자 소개

  • 역자 : 박성훈

옮긴이 박성훈

번역가, 아마추어 철학 연구자. 철학 및 신학 관련 서적들을 번역하며, 주로 바디우 철학에 관심을 두고 번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알랭 바디우의 『행복의 형이상학』, 테드 W. 제닝스의 『예수가 사랑한 남자』, 『데리다를 읽는다/바울을 생각한다』, 피터 홀워드의 『알랭 바디우: 진리를 향한 주체』 등이 있고, 함께 옮긴 책으로는 지그문트 바우만의 『이것은 일기가 아니다』, 알랭 바디우의 『비트겐슈타인의 반철학』이 있다.

 

책 속에서

여덟 살 때였다. 확실히 해 두지만, 공군 제3지역 군악대에서 병장이 되기 훨씬 전의 일이다. 어쨌든 나는 어둠을 관리하는 데 이미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실제로 나는 ‘한밤의 소리’라고 이름 붙인 다소간 의심쩍은 게임을 만든 적이 있다. 이 게임을 하려면 대여섯 명의 아이들로 무리를 만들어야 했고, 무엇보다 남녀로 이루어져야 했다. 한참 후에 내가 밤의 관리자로서 속했던 절망적으로 단성으로만 구성된 군악대와는 완전히 사정이 달랐다. 모두 어둡기는 하지만, ‘한밤의 소리’와 밤의 도래는 서로 비슷할 수 없다. “어둠, 그것은 어둠일 뿐”이라고 한다면, 물론 그렇기는 하다. 그러나 그 사이에는 비밀스럽고도 관능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결국에는 언제나 약간의 희망이 남아 있는 것이다.
─ 「한밤의 소리」

 

근본적으로 피에르 술라주의 모든 그림에서 나타나는 고독하고도 밀도 높은 검은색은 그것이 계속될 수 있음을 나타내며, 그림의 제한과 광대함은 그저 완전한 무제한의 계기일 뿐이다. 이런 점에서 검은색은 초월적인–검은색의 바탕인 것이다. 화가–주체와 관객–주체는 오로지 검은색만이 증언할 수 있는 미완성을 분유한다. 전자는 작품이 유래하는 활동이 확실히 끝났다고 말할 수 없고, 후자도 자신의 시선이 발견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다 발견했다고 말할 수 없다. 글쓰기의 초월적인 검은색의 발명자라고 말할 수 있을 베케트의 산문에서처럼, 예술가의 윤리는 계속하라는 오직 단 하나의 명령만을 인정한다. 검은색 너머에서, 검은색 이상의 초월적인 검은색을 찾고, 이를 계속하라는 명령. (……)
술라주의 회화로부터 드러난 검은색의 완벽한 불완전성은 바로 그 완성된 본질이 미완성이라는 것이다. 그렇다. 검은색의 명령은 이런 것이다. “다른 어느 것도 보지 않고 나만을 바라보는 여러분, 계속하시오!”
─ 「술라주의 우트르누아르」

 

우리는 여기 검은색의 기치 아래서 무정부주의자들과 파시스트들의 동일시를 거부할 것이다. 반대자들을 융합하고, 스탈린의 붉은색과 히틀러의 검은색을 동일시하며, 더 나아가 아나키스트의 검은색과 파시스트의 검은색을 동일시하는 오늘날 유행하는 전형에 대해, 우리는 검은색의 내적 변증법을 맞세울 것이다.
문화 혁명의 철학적 발단기에 중국의 공산주의자들은 변증법의 본질이 ‘둘이 하나로 합쳐진다.’가 아니라 ‘하나는 둘로 나눠진다.’라고 단언했다. 이 주장은 검은색에 관해 전적으로 참이니, 역사적 혹은 정치적 상징으로서 검은색은 완전히 둘로 나뉜다. 검은색의 반대하는 본성, 그 부정적인 힘은 ‘사탄이 일을 주도할’ 때 허무주의적 주체성의 야만적 행위를 비호할 수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다른 검은색, 곧 무정부주의의 검은색은 마찬가지로 조화로운 세계의 희망에 대해 피상적이거나 난폭하지만 또한 열광적이고도 우애적인 전망을 분명하게 재현할 수 있었다. (……) 상징으로서 검은색은 조급하고도 살인적인 허무주의와, 조직화의 확신에 기초하는 끈기라는 매우 일반적인 방식으로, 본질적으로 분열한다.
─ 「깃발들」

 

목차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 … 7
군대의 검은색 … 9
한밤의 소리 … 12
어둠 속의 검은 개 … 19
잉크통 … 22
분필과 마커 … 26
혼동 … 29
원초적 섹슈얼리티 … 33

검은색의 변증법 … 41
변증법적 불명확함 … 43
음흉한 영혼들 … 47
술라주의 우트르누아르 … 51
깃발들 … 57
붉은색과 검은색 그리고 하얀색, 또 보라색 … 64
스탕달, 『적과 흑』 … 68
검은색의 검은 욕망 … 72

의복 … 77
검은색 표시 … 79
블랙 유머 혹은 검은색 대 검은색 … 83
외양 … 86

물리학, 생물학, 인류학 … 91
은유적인 우주의 검은색 … 93
식물의 비밀스러운 검은색 … 99
동물의 검은색 … 107
백인들의 발명품 …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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