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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912704 / 224쪽 143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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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작가의 말
“‘쓴다,,, 또 쓴다’라니? 수필집 제목이 뭐 이래?”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 수필이라면 붓 가는 대로 쉽게 써진다는 편견이 있다. 그런데 시든 소설이든 동화든 희곡이든 쉽게 써지는 것은 없다. 수필도 마찬가지! 어떤 장르의 글이든 쉽게 써지는 것은 없다. 쓰고, 또 쓰고, 계속 쓰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날마다 써야 손에서 열기가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나는 늘 '써져서' 쓰는 게 아니라 '쓰니까' 써진다고 말한다. 그래서 잠깐 쉬었다 또 쓰자는 의미로 마침표(.) 대신 쉼표(,)를 썼다.
나는 글둠벙이 있는 이야기밭 언저리에 산다, 고 말하길 좋아한다. 그곳에서 하루가 한평생이라 여기고, 텅 비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느끼며, 마냥 아득하고 먼 하늘을 가끔 쳐다보며, 쓴다,,, 또 쓴다~.
언어를 골라 다듬다 보면 시인의 생각이 언어에 실린다. 시인은 생각만으로 세계를 구성하는 게 아니라 언어로 세계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어를 사랑한다는 건 은유의 힘을 믿는 것이며, 언어로써 세계를 되찾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언어가 기존의 질서에 변화를 준다는 얘기. 이게 시가 지닌 은유의 힘이다. (본문 31쪽)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고, 목수는 연장을 탓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 작가는? 작가는 독자를 탓하지도 않고 쓰는 도구를 탓하지도 말 일이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맞는 독자가 있으면 그만이다. 또 작가는 언제고 어디에서고 어디에라도 쓰는 사람일 테다. 그런데 독자를 따라다니고, 글을 쓰기 위 해 어딘가로 가야 하고, 어떤 시간에만 글을 쓰고, 도구는 어 째야 한다면? 그런 작가는 볼썽사납다. 평생 글을 쓸 준비만 하다가 생을 마칠 각오가 아니라면 피할 일이다. (본문 46쪽)
단풍철에 단풍을 보노라면 꽃이 생각난다. 화려했던 꽃하고는 다른 아름다움! 꽃을 피우지 못한 나무도 단풍은 아름답다. 도저히 같은 나무라고 여겨지지 않을, 나무의 변신. 잎도 꽃도 없이 다 떨군 모습으로 겨울을 견디고, 봄이 되자 연초록 잎을 내밀고, 여름에 붉은 꽃을 피우더니, 가을이 되자 울긋불긋한 단풍잎을 가진, 나무의 변신. 이제 그마저 다 떨구고 겨울을 맞겠지. 단풍은 장엄한 저녁노을을 닮았다. 특히 바다 속에 집을 짓듯 바다 위로 저무는 석양. 아침이나 한낮의 태양이 흉내 낼 수 없는 저녁노을. (본문 119쪽)
사는 일도 원고 마감과 같다고 생각한다. 마냥 천년만년, 아니, 영원히 산다면 우리 삶이 절실할까? 죽음이라는 생의 마감이 있기에 살아 있는 동안 다 아등바등하는 것 아닐까? 단지 죽음은 삶의 등에 얹혀서 숨어 있다. 아니, 그림자이다. 좀체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다 딱 한 번 모습을 드러낸다. 누구나 그걸 알고 있다. 그러나 평소엔 죽음을 의식하지 않기에 남의 일이다. 죽음이 자신의 일이 되었을 땐 이미 그는 죽음을 어쩌지 못한다. 삶과 한통속인 죽음! 영원히 살 것처럼 굴지 말 일이다. 그래서 모든 종교에선 삶 이후의 삶인 죽음을 언급한다. 그렇다면 죽음은 삶만큼이나 중요하다. 오늘도 원고 몇 개를 ‘절박하게’ 써서 마감한다. 아니, 내 삶의 ‘절박한’ 하루를 마감한다. (본문 122쪽)
가짜, 이른바 ‘짝퉁’이 설친다. 짝퉁은 자기 일에 절대 목숨을 걸지 않는다. 남 보기엔 하찮은 일일지라도 어디에든 한번이라도 목숨을 걸어본 이는 안다. 사는 게 얼마나 엄숙한 일인지……. 또 한 사람의 부음을 들었다. (본문 127쪽)
나는 ‘사랑을 사랑이라 하면 이미 끝난 사랑’이라고 여긴다. 문학에서도 마찬가지. 사랑이라는 말을 한 마디도 쓰지 않으면서 사랑의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게 좋은 문학이다. 사랑에 빠진 자는 결코 사랑을 들먹일 필요가 없을 터이므로! (본문 187쪽)
작가의 말
1부 글을 쓴다는 것
개꿈? 개꿈! / 글쓰기 운명 / 나의 문청 시절 / 글쓰기와 홍어 / 글은 생각이 아니라 언어로! / 나라 걱정 / 밥값과 밥통 / 서정과 해학 / 순수문학과 참여문학 / 쓴다,,, 또 쓴다~ / 언어도단 / 이름 모를 소녀 / 이문구의 『우리 동네』엔 朴氏가 없다
2부 말의 속내
고갱이, 졸가리, 알맹이 / 개고생하는 인문학! / 공부 ‘그까이꺼’ / 비극과 희극 / 사람에게 중요한 것 / 아름다운 우리말 / 양녀 아내, 와이프 / 욕, 욕, 욕…… / 장돌뱅이 노릇 / 주어가 없다고? / 죽을 각오로 살라고? / 청춘예찬 / 취미 / 희미한 옛 제자의 그림자
3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싸가지’를 생각함 / 감기와 해일 / 그리움의 거리 / 나는 사장님이 싫어요! / ‘남자’라는 ‘문제적’ 사람 / 너 죽고 나 살자 /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 단풍과 저녁노을 / 마감, 죽음 / 말 못하고 죽은 귀신은 없다더니…… / 목숨을 걸고 / 목숨의 길이 / 술 권하는 사회 / 담배 권하며 조롱까지 하는 사회
4부 사람의 깊이와 넓이
별명 / 숫자의 내력 / 얼굴 / 영정 사진 / 이름이 곧 사람? / 졸면 죽음 / 주민등록번호 / 비밀을 가질 수 없는 세상 / ‘~질’에 대하여 / 나의 치매 기준 / 휴대전화기도 가족? / 인생은 주는 연습을 하는 것…… / 제자뻘 / 노동절 유감 / 나는 공인이 아니다
5부 사람살이의 그림자
사랑을 사랑이라 하면…… / 사랑은 전쟁 중에도! / 관형어의 꼼수 / 구두점 원리 / 그놈이 그놈이고, 그년이 그년이라지만…… / 상상? 공상? / 꼴불견 등장인물 / 보리싹을 잔디로? / 쇼! 쇼! 쇼! / 애완견, 푸들, 그리고 언론 흉내 내는 것들 / 염치, 눈치코치, 정치, 골치…… / 이룰 수 없는 꿈 / 저항하니까 사람이다 / 無山書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