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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벽에 붙어 잤다

시리즈 : 민음의 시 [168]

최지인 저 | 민음인 | 201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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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7408588 / 180쪽 124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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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먼먼 과거와 먼먼 미래 사이에서 현재를 비집고 나오는 선한 사람들의 목소리 2013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최지인 시인의 첫 번째 시집 『나는 벽에 붙어 잤다』가 ‘민음의 시’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죽음과 삶 사이에 언어라는 줄을 걸어 아슬아슬한 외줄타기의 균형을 보여 주던 최지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보다 거세진 삶과 죽음의 진폭 앞에서도 외줄에 오르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삶과 죽음을 연결하는 외줄타기에서 최지인은 개인과 시대성이라는 두 개의 추로 중심을 잡는다. 그렇기에 최지인이 그리는 청년 세대의 빈곤 ... 먼먼 과거와 먼먼 미래 사이에서 현재를 비집고 나오는 선한 사람들의 목소리 2013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최지인 시인의 첫 번째 시집 『나는 벽에 붙어 잤다』가 ‘민음의 시’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죽음과 삶 사이에 언어라는 줄을 걸어 아슬아슬한 외줄타기의 균형을 보여 주던 최지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보다 거세진 삶과 죽음의 진폭 앞에서도 외줄에 오르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삶과 죽음을 연결하는 외줄타기에서 최지인은 개인과 시대성이라는 두 개의 추로 중심을 잡는다. 그렇기에 최지인이 그리는 청년 세대의 빈곤 뒤에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나 세월호를 상기시키는 시대의 죽음이 자리하고 있다. 젊은 시인의 정제된 언어는 삶과 죽음, 개인과 시대를 오가며 담담한 슬픔과 애틋한 기쁨을 표현해 낸다. ■연인들의 공동체 우리는 아직 젊고 앞으로도 젊을 거야 그 때문에 고통받을 거야 버는 돈이 적어서 요절 따위를 두려워해야 할 거야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은 많다 그중 하나가 사라지는 일 거기서 보았던 그림 기억해? 나는 너와 손잡고 그림 앞에 오래 서 있었다 ―「기쁨과 슬픔을 꾹꾹 담아」에서 최지인의 시에는 젊은 부부의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그들은 맞벌이로 생계를 꾸려 나가지만, 작은 집에 살고 늘 가난하다. 그러나 그들은 천천히 말라 죽어 가는 듯한 삶 앞에서 맞잡은 손을 놓지 않는다. 최지인에게 이 연인들의 공동체는 더 이상 개인이 시대에 저항할 수 없어진 오늘을 버티는 가능성이다. ‘나’의 곁에는 내 삶의 지난함을 생생히 지켜보는 ‘네’가 있고, ‘나’ 역시 ‘너’의 고통을 가늠할 수 있다. 그들은 계속 삶을 두려워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그럼에도 가장 작은 공동체이자 가장 애틋한 공동체는 서로의 고통에 고개 돌리지 않는다.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최지인의 시에서 느껴지는 슬프고 따뜻한 온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궁지에 몰린 사람들 그런데 우리 먹고사는 데 돈이 필요하지 않다면 다정한 사람이 되었을까 모니터 앞을 떠나지 않는 나에게 아침 일찍 일어나 사람 가득한 지하철 타는 나에게 이렇게 살고 싶지 않은 나에게 긴긴 슬럼프야, 라고 말하는 나에게 ―「인간의 시」에서 최지인의 시에는 궁지에 몰린 사람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들은 구직 중이거나 간신히 직업을 구하더라도 언제나 쫓겨날 위기에 처한다. 그들이 겪는 갑작스러운 해고는 죽음과 비슷하다. 최지인은 그들의 일상을 통해 삶의 구차함과 날선 죽음의 순간을 동시에 그려 낸다. 사는 것도 죽는 것도 두려워질 때, 시인은 그 순간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담담하고 섬세한 언어로 연약한 벽을 만들어 두른다. 하지만 현실은 언어보다 냉혹하고, 결국 그 벽은 부서져 버리고 만다. 최지인의 시에서 느껴지는 근원적인 쓸쓸함은 결국엔 현실 앞에서 부서질 언어의 벽을 끊임없이 정성스럽게 짓는 것에서 시작된다. ■믿어야 할 앞날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린다 무사히 이륙하겠지 착한 사람들 ―「리얼리스트」에서 결국 최지인의 시가 최종적으로 도착하는 곳은 미래에 대한 소극적인 확신이다. 궁지에 몰린 착한 사람들을 태운 비행기가 무사히 이륙하길 바라는 미래를 시인은 “믿어야 할 앞날”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시인이 품은 작은 희망이 순진한 낙관으로는 느껴지지 않는다. 앞선 시들에서 보여 준 삶과 죽음의 이미지를 통해 그가 진정한 “리얼리스트”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최지인은 오늘의 젊은 시인들 중 가장 날것의 현실을 보고 말하는 사람이다. 그가 “믿어야 할 앞날”이 있다고 말한다면 그 믿음에 동참하고 싶다.

저자 소개

  • 저자 : 최지인
최지인은 1990년 경기도 광명에서 출생했다. 광명과 익산 그리고 안양에서 자랐다. 중앙대학교 연극학과에서 극작을 전공했고, 2013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창작 동인 ‘뿔’로 활동 중이다.

책 속에서

 

■작품 해설에서 

여러 겹의 시간과 여러 타인들의 목소리가 최지인의 시에 자유자재로 들어와 흘러 다니다 사라지며 흔적을 남긴다. 통어된 하나의 목소리로는 더 이상 시인이 보고 듣고 경험하는 세계를 담아낼 수 없다. 등단하고 첫 시집을 내기까지 4년의 시간 동안 그에겐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 흘러 버렸다. 어쩌면 최지인의 첫 시집은 그 시간에 대한 고백이자 기록이다. 그의 첫 시집이 묵직한 통증을 유발하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이경수(문학평론가)

 

 

■시 속에서

나의 잘못을 고백하지 않았다면
나는 좀 더 편안한 사람이 되었겠지
당신과 다투지 않았다면
다정한 사람이 되었겠지
울지도 기쁘지도 않았겠지
평온했겠지
―「이리」에서

미래 같은 건 필요 없다
이것은 미래가 아니다
덧붙임이라고 해 두자
사람 죽으면 그 영혼이 떠돌아다니는 것처럼
―「검은 나라에서 온 사람들」에서

죽지 않았다면
날 보러 올래 우리 집엔 책이 많고
마음껏 담배를 태워도 된다
슬플 거다 쉬지 않고 일해서
부모는 나에게 헌신했다
나는 그러질 못하고
―「개와 돼지의 시간」에서

 

목차

1부 어떤 일이든 가능한 것처럼
돌고래 선언 13
이리 14
비정규 18
이력서 20
미성년 22
앙상블 25
비보호 28
400번의 작화 30
400번의 난장 31
출렁이는 파도와 시끄러운 갈매기들 32
기이한 버릇을 가진 잠과 앙상한 C씨 36
2부 배를 뒤집으면 관이 되지
그림자들의 음악 47
검은 나라에서 온 사람들 48
노력하는 자세 53
주말 58
한 치 앞 62
반의반 64
저편의 말 66
개와 돼지의 시간 70
병상 73
추하고도 아름다운 78
3부 우리는 왜 멀리서 죽었을까
구름이 검다 83
올바른 나체 84
쌍생 86
앞으로 잘할 것 90
기쁨과 슬픔을 꾹꾹 담아 92
천천히 말하기 94
저녁에 관한 문제 96
언더독 99
언더스로우 102
인간의 시 104
4부 일상은 계속될 것
쓸모의 꼴 113
비탄의 조상 116
죽음이라는 이상한 말 118
하나의 통로 120
항간 122
레드존 124
믿어야 할 앞날 128
사소한 유서 131
아홉 번의 삶 134
이후 136
리얼리스트 138
작품 해설│이경수 145
우울한 미래의 비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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