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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1952286 / 464쪽 130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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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저는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배우입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 고 장자연
2020년 3월 7일은 장자연 사후 11년째 되는 날이다.
이 책은 2019년 3월 7일 이후 1년 동안 윤지오의 증언을 통해 형성된 진실 공통장의 양상을 그려 보여주면서 이에 대한 반발로 증언 및 증언자에 대한 혐오와 탈진실의 경향이 어떻게 발생해 나오는지를 세밀하게 그려낸다.
봉준호의 <기생충>은 ‘냄새나는 사람’에 대한 혐오를 다룬다. “의심병이 정말 많은 사람”이 윤지오에 대해 처음부터 느꼈던 이질감, 이상함, 의문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고 또 정착되는가? 윤지오가 “한 번도 진실을 말한 적이 없는 사람”이며 “증인이 아니다”라는 방향이다. 이 혐오의 감각 양식 속에서 냄새나는 존재가 개, 돼지나 벌레이지 인간이 아니듯이, 이상한 여자는 증인일 수 없다. 항쟁하는 사람, 증언하는 사람,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혐오의 감각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선을 넘는 사람들’이며 ‘선을 넘어오는 견딜 수 없는 냄새’이기 때문이다. 권력과 체제는 이들의 이 움직임을 견딜 수 없는 냄새로 경험하고 혐오로 대응한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봉준호의 <기생충>은 ‘냄새나는 사람’에 대한 혐오를 다룬다. “의심병이 정말 많은 사람”이 윤지오에 대해 처음부터 느꼈던 이질감, 이상함, 의문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고 또 정착되는가? 윤지오가 “한 번도 진실을 말한 적이 없는 사람”이며 “증인이 아니다”라는 방향이다. 이 혐오의 감각 양식 속에서 냄새나는 존재가 개, 돼지나 벌레이지 인간이 아니듯이, 이상한 여자는 증인일 수 없다. 항쟁하는 사람, 증언하는 사람, 진실을 말하는 사람은 혐오의 감각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선을 넘는 사람들’이며 ‘선을 넘어오는 견딜 수 없는 냄새’이기 때문이다. 권력과 체제는 이들의 이 움직임을 견딜 수 없는 냄새로 경험하고 혐오로 대응한다. ― 본문 중에서 2009년 3월 7일 신인배우 장자연은 “저는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배우입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라는 구절이 포함된 문건(증언조서)과 리스트(증언리스트)를 남긴 지 일주일 만에 의문의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윤지오는 신인배우 장자연의 후배이자 동료 배우였다. 윤지오는 언니 장자연의 고통 및 죽음과 관련하여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2018년까지 13번에 걸쳐 증언했다. 2018년에 윤지오는 국민들의 진상규명 요구에 부응하여 위험을 무릅쓰고 귀국하여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세 차례 더 증언하였다. 총 23만 5,796명의 시민들이 “고 장자연의 한맺힌 죽음의 진실을 밝혀주세요.”라며 국민청원을 통해 장자연 사건의 진상규명을 국가에 요청했고 그 청원이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재조사 권고와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의 조사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 책 『증언혐오』(그리고 이와 동시에 출간하는 『까판의 문법』)은 2019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한 지 5년이 되는 날에 시작된 증언선 윤지오호의 침몰이라는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저자가 기울인 1년여에 걸친 집중적인 연구의 결실이다. 이 두 책은 하나의 사건의 두 얼굴을 보여준다. 『증언혐오』는 사람들을 위한 증언자의 증언증여와 증언자를 위한 후원자의 화폐증여에 의해 형성된 진실 공통장을 중심에 놓고 이에 대한 혐오의 경향이 변호사, 기자, 작가 등의 전문가 집단과 SNS 등에서 발생하는 모습을 그렸다. 『까판의 문법』은 공통장에 대한 반동으로 형성된 이 반공통장, 즉 까판의 논리가 사회 전체의 주류 담론으로 발전하면서 공통장을 해체하는 과정과 이 과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방식의 테크놀로지를 분석한다. ‘다중’(多衆)이라는 새로운 탈근대 주체성 개념의 주창자인 저자는 『예술인간의 탄생』에서 다중이 예술가이기를 요구받고 있는 우리 시대의 역사적 경향을 분석한 바 있다. 또 저자는 『인지자본주의』에서 현대 자본주의가 물리적 신체에 대한 착취를 넘어 예술가, 연예인, 지식인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의 인지노동을 비정규적 방식으로 착취/수탈하는 것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언혐오』에서 저자는 이제 우리 시대 다중의 전형적 사례라 할 수 있는 비정규직 연예 노동자가 어떤 사회적 체험을 겪고 있고 어떤 운명에 처해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으로 나아간다. 저자는 장자연의 동료배우였던 비정규직 연예노동자 윤지오가 연예노동 과정에서 겪었던 폭력의 체험을 서술함과 아울러 자신보다 더 어려웠던 비정규직 연예노동자였던 장자연이 억울한 죽음을 당한 것을 계기로 위험한 증언자의 소임을 맡게 된 과정을 살핀다. 저자는 이 소임을 맡은 후 윤지오가 증언자이자 다중이자 예술인간으로서 지지자, 연대자들과 함께 일구었던 진실 공통장을 문학적 필치로 그려냄과 동시에 바로 그것을 계기로 가해권력으로부터 가해지는 반동들, 즉 탈진실과 가짜진실의 공세에 주의를 돌린다. 저자는 ‘증언혐오’라는 표제로 요약된 증언에 대한 왜곡, 조작, 비난, 협박의 실상을 통해 증언자가 우리 시대에 겪는 비극적 체험을 가부장적 성폭력 체제의 폭력성의 한 양상으로서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이 과정에서도 저자는 예술인간 다중들이 이 척박한 환경 속에서 공통으로 찾고 다듬어 나가야 할 공통진실의 지평이 어떤 것인지를 더듬는 작업을 놓치지 않는다.
왜 그 증언자가 그 증언 때문에 여론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지요? 게다가 촛불 국민의 여망을 받들어 자신이 다칠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에게 필요한 사실을 증언해 준다면 (그가 증언 외의 삶에서 무엇을 하건) 그 증언만으로 국민들이 고마워해야 하지 않을까요?
― 윤지오의 증언을 바라보는 가족주의와 순수주의 시각에 대하여, 68쪽
이 순수주의 = 순결주의는 남성이 여성을 착취하기 위해 여성에게, 자본이 노동을 착취하기 위해 노동자들에게 씌워온 굴레이면서 동시에 그 착취를 비판하고 그것에 대항해온 운동들이 스스로 내면화해 온 거울 이미지다. 국민이 영웅을 기대하고 민중이 지도자를 기대할 때 그 국민과 민중은 그 영웅과 지도자에게서 순수를 기대하는 만큼 오히려 자기 자신이 순수하고 가진 것 없는 가난한 백성이 되어버린다. 이것이 근대의 과정이다.
― 영리한 다중, 110쪽
연예 노동자와 자본가/권력자를 브로커와 기획사가 매개하는 성착취와 성폭력의 구조가 구축되어 있다는 것이다. 버닝썬 사건이 보여주는 것처럼 마약은 이 구조를 가동하는 윤활유다. 이것이 인지자본주의의 핵심분야인 연예 산업의 적나라한 실태이다. 이 연예 산업은 한류라는 이름의 준 국책산업으로서 세계시장에 자신을 자랑스레 내놓고 있다.
― 통계와 경험담이 뒷받침하는 윤지오 증언의 진실성과 신빙성, 171쪽
이렇게 윤지오의 증언이 이미 사법적 뒷받침을 받거나 교차 검증되거나 물증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들은 그의 증언이 거짓 증언이라고 집요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제 우리가 관심을 갖고 풀어야 할 문제는 윤지오의 증언보다 오히려 증언이 거짓이라는 주장이다. 다시 말해 밝혀져야 하는 것은 정황들과 배치되는 이러한 주장이 왜 이토록 집요하게 주장되는가이다.
― ‘윤지오 마녀사냥’이 묻어버린 ‘증언자 윤지오’의 여섯 가지 핵심증언 (2009~2019), 186쪽
여기서 장자연은 누가 봐도 증언자이자 동시에 피해자이다. 그런데 한국의 기자들은 가해자를 찾아내 처벌하도록 만드는 데 에너지를 집중하기보다 취재라는 미명하에 피해자의 동료 배우를 찾아다니며 사건을 오락거리로 가십화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피해자다움에 대한 검증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이상 경향을 보인다.
― 피해자다움의 강제적 수용에서 피해자다움에 대한 거부의 결단으로, 282쪽
윤지오에 대한 혐오와 마녀사냥은 나의 국가, 나의 언론, 나의 남편에 대한 믿음을 증언자에게 정반대의 방향으로, 즉 의심과 불신으로 투사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만약 윤지오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어쩔 것인가? 우리의 국가, 우리의 언론, 우리의 남편이 정확히 윤지오가 증언한 그대로 행동해 왔다면 어쩔 것인가? 그것이 진실이라면 어쩔 것인가? 그래도 당신은 진실에 대한 그 혐오를 계속할 것인가?
― 진실에 대한 혐오, 310~311쪽
장자연의 육성 파일이 말해주다시피 증언조서 문건을 작성한 직후부터 사망하기까지의 짧은 기간 동안 장자연은 마녀사냥에 시달렸다. “늙은이랑 만났다는 둥”의 별의별 이야기나 “죽여버리겠다”는 협박 등이 그것이다. 이것은, 만약 살아남았다면 그가 이후 오랫동안 겪게 되었을 수난 이야기의 서막이었을 것이다.
― 증언자와 국가, 366쪽
나는 앞의 절에서, 출현한 이 자율 공통장에 대한 대응이 그 공통장의 범죄화 시도로 나타났다는 것에 대해 말했다. 이러한 시도는 자본주의 사회가 낳는 모순을 타개하려는 일체의 운동을 빨갱이로 몰아 범죄화했던 역사를, 그리고 가부장체제에서 억압받는 여성들이 성적으로 자기를 해방하려는 운동을 풍기문란, 음란으로 몰아 범죄화했던1 마녀사냥의 역사를 다르게 지속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 대안 공동체의 가능성, 441쪽
책머리에 10
문제설정 : 권력형 성폭력 사건(장자연의 경우)의 현 상태와 문제에 대한 4·23 메모 31
1장 예술인간 공통장
장자연 사건을 보는 두 종류의 눈, 두 종류의 전략 36
‘과거사 조사’를 둘러싼 두 가지 시간성의 투쟁에 대해 42
윤지오의 증언을 바라보는 가족주의와 순수주의 시각에 대하여 49
다시 순수주의의 위험성에 대하여 : 이른바 ‘<지상의 빛> 후원금 집단반환 소송’의 정치적 성격에 대해 72
윤지오 증언에 대한 반발 공세의 역사적 위치와 성격 78
공통장 감수성의 징후와 예술인간-예술체제의 동선 83
2장 공통장 다중과 영리함의 문제
영리한 다중 : 윤지오의 경우 100
윤지오가 “영리하게” 해보려고 했던 것 113
“당당하게”의 교활성과 “영리하게”의 진실성 123
덧글 1 : 윤지오의 “영리하게”와 관련하여 1987년 서울구치소의 봄에 대해 생각한다 128
덧글 2 : 신자유주의 이행 이후 진실 범죄화 방식의 변화양상 ― <민중미학연구회>와 <지상의 빛>의 비교 136
장자연 사건에서 국정원의 역할이라는 수수께끼 147
3장 장자연 리스트의 진실
‘증언자 장자연’을 생각하며 ‘증언자 윤지오’의 의미를 다시 생각한다 159
통계와 경험담이 뒷받침하는 윤지오 증언의 진실성과 신빙성 167
홍가혜의 투쟁과 윤지오의 투쟁 173
‘윤지오 마녀사냥’이 묻어버린 ‘증언자 윤지오’의 여섯 가지 핵심증언(2009~2019) 182
장자연 사건에서 리스트 공개 및 윤지오 증언의 중요성에 대해 187
진술과 이해관계 및 권력관계 문제 : 유장호의 진술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198
유장호의 양면성의 비밀 : 장자연의 죽음 앞에서 유장호는 왜 어쩔 줄 몰라 했나? 202
‘장자연 리스트’ 논란과 그 성격에 대해 206
‘성상납 강요’는 ‘성폭행’을 의미한다 219
덧글 3 : ‘성상납 강요’(성폭행)는 어떻게 ‘성상납’(뇌물)으로 되는가 243
특수강간죄 수사권고 없는 진상조사 보고에 대한 윤지오의 생각 247
후원금 집단반환소송에 대한 윤지오의 항변에 대해 생각한다 253
덧글 4 : 장자연 문건과 리스트의 필체 문제에 대하여 258
4장 진실혐오의 극장
“나는 숨어 살았다”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한 어떤 주석 261
“숨어 살던” 시기 윤지오의 공개 활동에 대한 대중과 언론의 지각적 착시에 대해 267
윤지오가 “숨어 살기”를 거부하고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심한 진짜 이유 276
피해자다움의 강제적 수용에서 피해자다움에 대한 거부의 결단으로 280
거스를 수 없는 ‘민중의 힘’과 ‘처벌’을 통한 정의 287
진실혐오 극장의 등장 295
진실에 대한 혐오 303
증언과 신변위협에 대하여 312
5장 증언과 증여의 공통장 : 국가 공동체의 두 얼굴과 가능한 공동체의 징후들
장자연 사건에서 국가 공동체는 무엇이었나? 333
증언자와 국가 362
증여 공통장의 등장 : 윤지오의 신한은행 통장의 삶정치적 성격 405
증여 공통장에 대한 범죄화 시도 426
대안 공동체의 가능성 439
덧글 5 : 환대의 새로운 조건 ─ 야스민과 윤지오의 차이와 유사성 443
6장 에필로그
탈진실 시대와 증언의 운명 448
수록글의 초고 작성일 46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