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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5121105 / 120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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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나비 -- 겁 많은 나비 보아도 힘센 나비 본 적 없었다 살포시 어깨에 내려앉은 나비 어떻게 하면 단숨에 무너뜨릴 수 있을지 나를 정복하려는 나비의 숨소리가 조금 낯설다 꼼짝 못하게 하는 저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금색 꽃가루 흩뿌려지는 햇살 아래 순간 떠나버릴까 두려웠다 배롱나무 그늘 붉은 어느 여름날 날갯짓 작별 인사에도 노련함이 묻어 있는 어여뿐 애인이 떠나갔다 -- 찰쌀떡 -- 한밤중 찹쌀떡 사려어, 소리 참 듣기 좋지 옛적 어떤 재상 부인이 숯 사세요. 라고 외치는 숯장이 따라 집 뛰쳐나가듯 눈 내리는 밤, 콩나물 다듬던 나도 찹쌀떡 사내 따라 도망치고 싶어진다 탁발승 몸에 붙어살던 이(?)가 멧돼지 몸에 옮겨붙어 생명을 연명하듯 이만큼 살아주고 저만큼 살아가는 떡 파는 사내의 여자이고 싶다 그러다 사내 닮은 애 둘 낳고 살다보면 목구멍에 걸린 쥐 울음 같은 목소리가 새하얀 설원에 봇물 터지듯 나오는 날 사내 따라 함박눈 맞으며 어느 불 켜진 집 담 모퉁이 돌아나오겠지 찹쌀떡 사려어, 소리 전설처럼 들려 참 듣기 좋지 핸드백이 아니면 어때, 스티로폼 박스 어깨에 메고 경상도 사투리로 정감 있게 소리치면, 배 출출한 서울 사내들 찹쌀떡처럼 달라붙지 않겠어 올 겨울 이생에서 보냈던 모든 시간을 접고 전생 따라 슬슬 따라해볼까 찹쌀떡 사려어, --
나는 무엇으로 만들어진 책일까
--
교하 책향기마을에 가면
새롭게 세워진 아파트
천 년을 읽어도 다 못 읽을 도서처럼 빽빽하게 꽂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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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둥근 달이 고고학자처럼 푸른 등불을 켜놓고
고서적 읽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까부터 줄곧 나를 읽고 있었다
-
무게만으로 알 수 없는 나여,
나는 무엇으로 만들어진 책일까
-
달이여,
무슨 마음으로 나를 읽겠다는 것인가
그대에게 쓸 만한 책이 될 수 있다면
내 몸을 탐독하도록
한적한 달맞이정거장에 오랫동안 서 있겠다
길가 코스모스도 책향기를 맡는다
-
나를 비추는 곳
삶의 고비마다 상흔이 남아 있으니
깨끗한 손으로 읽어다오
-
바람이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아니었다
그날 밤, 나는
그에게 너무 많은 걸 읽혀버렸다
--
[대표시]
나비
--
겁 많은 나비 보아도 힘센 나비 본 적 없었다
살포시 어깨에 내려앉은 나비
어떻게 하면 단숨에 무너뜨릴 수 있을지
나를 정복하려는 나비의 숨소리가 조금 낯설다
꼼짝 못하게 하는 저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금색 꽃가루 흩뿌려지는 햇살 아래
순간 떠나버릴까 두려웠다
배롱나무 그늘 붉은 어느 여름날
날갯짓 작별 인사에도 노련함이 묻어 있는
어여뿐 애인이 떠나갔다
--
찰쌀떡
--
한밤중 찹쌀떡 사려어, 소리 참 듣기 좋지
옛적 어떤 재상 부인이
숯 사세요. 라고 외치는 숯장이 따라 집 뛰쳐나가듯
눈 내리는 밤, 콩나물 다듬던 나도
찹쌀떡 사내 따라 도망치고 싶어진다
탁발승 몸에 붙어살던 이(虱)가
멧돼지 몸에 옮겨붙어 생명을 연명하듯
이만큼 살아주고 저만큼 살아가는
떡 파는 사내의 여자이고 싶다
그러다 사내 닮은 애 둘 낳고 살다보면
목구멍에 걸린 쥐 울음 같은 목소리가
새하얀 설원에 봇물 터지듯 나오는 날
사내 따라 함박눈 맞으며
어느 불 켜진 집 담 모퉁이 돌아나오겠지
찹쌀떡 사려어, 소리
전설처럼 들려 참 듣기 좋지
핸드백이 아니면 어때, 스티로폼 박스 어깨에 메고
경상도 사투리로 정감 있게 소리치면, 배 출출한
서울 사내들 찹쌀떡처럼 달라붙지 않겠어
올 겨울 이생에서 보냈던 모든 시간을 접고 전생 따라
슬슬 따라해볼까
찹쌀떡 사려어,
--
1부
무당벌레 · 13
버드나무사내 ·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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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민들레 · 18
수석 ·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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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나비 ·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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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네 · 42
본성 ·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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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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