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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5450139 / 293쪽 200 x 2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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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인문의 바다, 민중의 바다, 이야기의 바다를 항해하다 『삼국유사』 번역서나 이야기 해설에 관련된 연구는 많아도 그 속의 의미들을 일관되게 풀어낸 연구는 드물다. 2천 편이 넘는 논문이 나왔음에도 그러한 맥락의 저술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리적 특성상 한반도의 역사를 바다와 떼놓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책은 『삼국유사』에도 바다와 연관된 이야기가 많을 것이라는 발상에서 착안하여 『삼국유사』중 바다를 소재로 한 이야기를 추려낸 책이다. 비슷한 키워드를 가진 이야기를 모아만 둔 것이 아니라 저자의 새로우면서도 체계적인 시선을 더했다. ‘바다’와 관련된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 의미를 풀어내고 있지만, 『삼국유사』와 깊은 관련이 있는 ‘역사’와 ‘불교’라는 주제를 살려 책을 크게 「1부 역사와 바다」, 「2부 불교와 바다」로 구분하였다. 그 속에서 독자가 꼭 건져내야 할 고갱이는 바로 민중과 그들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다. 참으로 놀라운 것은 백제의 멸망이 바다와 강을 잃으면서 초래된 것임을 꿰뚫어본 민중의 안목이다. 그리고 이야기로써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그 지혜 또한 대단하지 않은가. (중략) 어쨌든 민중의 이야기는 육지에서 신라의 성들을 빼앗으며 그 전과에 만족하는 데 그쳤던 의자왕 및 백제 조정에 대한 은근한 비판이었다. 백제는 두 면이 바다였다. 이제 우리나라는 세 면이 바다다. 과연 저 이야기의 바다, 또 역사의 바다에서 우리는 무엇을 들여다보고 건져내야 할까? (중략) 일연은 바로 그 숨겨진 힘을 민중의 이야기에서 발견하였고, 그래서 『삼국유사』를 편찬하였던 것이다. (「바다와 강을 빼앗겨 멸망한 백제」 중) 일연은 역사적 사건은 물론이요 그와 관련한 민중의 이야기와 그 속에 숨겨진 지혜를 소중히 기록하고자 했다. 백성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는 때로 허황되고 사사롭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분명 제 나름의 가치가 존재한다. 상징은 관념보다 경험에서 나오고 또 경험에서 더 풍부해지는데, 원시 고대의 신화가 상징의 보고(寶庫)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 중세에 들어서면서 신화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치부되어 지식인들로부터 배척받았지만, 민중은 여전히 그런 신화의 세계에서 살았다. 그리고 그 흔적을 이야기 속에 남겼다. 탈해 이야기에 상징성이 풍부한 것도 민중의 경험과 상상력이 빚어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교적 관점에서 편찬되어 지식인의 역사인식을 담아낸 『삼국사기』에서는 “성의 북쪽 양정(壤井) 언덕에 장사지냈다”고만 적고 있어서, 그 상징성을 현저히 떨어뜨렸다.(「바다가 기른 영웅, 탈해」 중) ▶ 민중이여, 신화가 되어라 1289년경에 일연이 편찬한 『삼국유사』는 20세기에 들어서야 비로소 우리 민족의 고전으로 대접받았다. 근대로 넘어오면서 민족주의가 대두되자 『삼국사기』와 달리 사대주의적인 성향이 없고 오히려 매우 주체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또한 『삼국사기』에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상고사와 고대사에 대한 정보를 부분적으로나마 제공해주고 있다는 사실이 높이 평가된 까닭이다. 수로왕과 가야의 역사를 더듬어볼 수 있는 문헌으로 가장 오래된 것은 『삼국유사』의 <가락국기(駕洛國記)>다. 원래 <가락국기>는 고려 문종 때 지금의 김해인 금관(金官)에 관리로 파견된 문인이 찬술한 글이다. 이를 일연이 간략하게 줄여서 『삼국유사』에 실었다. 간락하게나마 실어두지 않았다면, 가락국의 역사와 이야기는 망각 속으로 사라졌을 것이다. 물론 유물과 유적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생각하면 아찔하다. (「해양 왕국을 이룩한 김수로왕」 중) 『삼국유사』가 고전으로 불리는 진정한 이유는 단순히 과거의 유산이어서가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늘 새로 고찰해야 할 가치를 던져주기 때문일 것이다.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로 새롭게 태어난 『삼국유사』는 그것을 생산하고 소비한 주체가 민중이었다는 사실을 통해 오늘날의 민중의 존재와 그 의의에 대해 되새기게 하는 화두를 던진다. 이로써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는 또 한 번 오늘의 고전이 되는 데 성공했다.
인문주의의 바다, 삼국유사
1부 역사와 바다
1. 바다가 기른 영웅, 탈해
2. 바다 건너 문화를 전한 연오랑세오녀
3. 유교 이념에 묻힌 김제상의 부인
4. 바다와 강을 빼앗겨 멸망한 백제
5. 바다에 잠든 통일 외교의 영웅, 김인문
6. 업보를 씻으려 바다에 누운 문무왕
7. 조화와 공존의 가락, 만파식적
8. 바다가 유혹한 수로부인
9. 탐욕으로 무너진 장보고와 청해진
10. 바다의 관용을 지닌 처용랑
11. 망국의 여왕 그리고 바다의 영웅 거타지
12. 해양 강국을 이룩한 김수로왕
2부 불교와 바다
13. 이루지 못한 불국토의 꿈, 허황옥
14. 철강과 철학의 조화, 황룡사장륙존상
15. 바닷길을 지켜준 관음보살들
16. 바다 건너온 부처님 사리와 불경
17. 동해의 수호신이 된 관음보살과 두 고승
18. 동해 물고기들의 성지가 된 만어산
19. 고기잡이를 방해한 산속의 석탑
20. 서쪽 유학(留學)의 길을 연 원광법사
21. 후삼국의 서해와 보양 스님
22. 천축으로 돌아간 승려들
23. 법의 바다에서 나루가 된 자장율사
24. 바다의 중생에게 계를 준 진표
25. 서해에서 나라를 지킨 명랑법사
글을 마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