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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8607319 / 204쪽 152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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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 작가의 말
아픔도 가꾸면 반짝인다
이 소설은 장편 『잃은 사람들의 만찬』과는 또 다른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이며, 나의 해원(解寃)의 간증이다.
나는 한 광신도가 휘두른 광기 어린 칼날에 삶이 만신창이가 되었다. 그는 유신정권의 연장 수단으로 제정된 교수재임용법의 흉기를 들고 무참하게 나와 가족의 삶을 난도질하여 고통의 나락으로 밀어 넣었다. 그 22년의 질곡의 세월 동안, <세상은 오히려 종교가 없어져야 세계 평화가 올 지경으로 종교 때문에 인간 삶이 피폐해져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누군가 망상에 시달리면 정신이상자라고 한다. 다수가 망상에 시달리면 종교라고 한다.> ‘로버트 피시그’의 이 말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지금 이 나라는 또 어떠한가? 세월호 참사가 난 이래, 헌정 사상 유례없는 대통령 탄핵 사건을 겪으면서, 대한민국을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세월호 이전과 이후가 완전히 다른 나라를 만들겠다고 정치인들의 약속이 쏟아졌다. 그때의 다짐과 약속은 얼마나 지켜졌고 얼마나 달라졌는가? 아무도 달라지지 않았고 아무것도 제대로 바뀐 것이 없다. 북미회담과 남북문제와 정쟁으로 나라는 여전히 혼란 속에 신열을 앓으며 미로를 헤매고 있다.
<조선 사람들은 화를 잘 낸다. 모욕을 당하면 곧 팔을 걷어붙이고 일어난다. 그러나 그 성냄이 얼마 안 가서 그치고 만다. 한번 그치면 죽은 뱀처럼 건드려도 움직이지 않는다.> 량치챠오(梁啓超)가 ‘조선 멸망의 원인’이란 글에서 우리 민족성을 비판한 말이다.
달라져야 한다.
아픔도 가꾸면 반짝인다. 이제 일어나서 사랑과 용서와 화해의 횃불을 들자. 새벽이 오려면 어둠이 더 짙은 법. 새벽은 분명 우리 민족의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오고 있다.
1
‘『바알의 만찬』 아니야, 이 제목은! 일반 독자들에게는 너무 생경해!’
강청(姜淸)은 교정본 원고에서 눈을 떼고 창밖으로 시선을 던진다.
밖은 아직 한겨울이다. 연구실 북쪽 창문과 마주하고 있는 뒷산의 소나무들이 며칠 전에 내린 폭설을 뒤집어쓰고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있다. 평년 기온 같으면 벌써 강추위가 물러설 때다. 그런데도 겨울은 이월의 끝에서 여한을 풀지 못한 원귀처럼 앙탈을 부리며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바람까지 매섭다. 봄은 그 서슬에 동(冬)장군의 눈치를 살피며 연신 헛기침만 해대고 있다.
강청은 다시 인터넷에서 발췌한 ‘바알’에 대한 주석을 살핀다.
바알(Baal)은 주(主)라는 뜻이며 농업공동체였던 고대 가나안인들이 풍요와 다산의 신으로 숭배하던 풍요와 폭풍우의 남성신이다. 그의 아버지는 최고의 신인 엘(El), 어머니는 바다의 신 아세라였다. 하지만 가나안의 특징 때문에 엘보다는 바알이 숭배되었다.
구약성서에서는 바알신앙과 야훼신앙이 경쟁관계였음을 짐작하게 하는 내용들(엘리아 예언자와 바알의 예언자들 간의 갈멜산에서의 내기)이 나온다. 이와 관련하여 야훼신앙은 목축국가에서, 바알신앙은 농경국가에서 숭배되었다는 점에서 농경문화권과 목축문화권의 대결로 보는 견해가 있다. 이후 야훼 신앙과 대립한다는 이유로, 기독교 문화권에서는 바알이 마왕이나 악마, 지옥의 군주 등 사악하고 타락한 존재로 묘사되어왔다.
강청은 잠시 생각에 잠긴다. 바알! 그가 바알인가, 내가 바알인가! 그의 관점에서 볼 때는 내가 바알이 아니었던가. 그 때문에 나와 내 가족은 20여 년 동안 생존의 끈을 붙들고 처절하게 신음하지 않았는가. 20여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분명한 것은, 그는 이 세상에서 사라졌고, 나는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질곡의 세월을 소설로라도 해원(解寃)하지 않고서는 심화(心火)를 다스릴 수 없어 이 작품을 쓴 것이 아닌가.
강청은 착잡한 심경으로 다시 교정본의 원고를 훑어 내려간다.
작가의 말 / 2
그 해 겨울 / 8
달리다굼 / 60
오산리의 봄 / 88
지루한 여름 / 124
[발문] / 200
한 작가의 새로운 경계
-강태근 장편소설 『잃은 사람들의 만찬』에 부쳐
김종회(문학평론가, 경희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