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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4242675 / 166쪽 149 x 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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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지구상에 하찮은 존재는 없다, 모두가 자연 생태계의 주인공
‘적응과 진화의 비밀을 간직한’ 무척추동물 연구를 위해
차디찬 남극 바닷속 탐험에 나선 남극 생물학자들
펭귄이나 고래와 같이 남극을 대표하는 동물들에 가려진 채 무관심했던 남극 바닷속 무척추동물의 세계를 탐사하여 다양한 신종을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저온 적응 물질을 찾아내는 성과를 거둔 남극생물학자들이 있다. 지은이들은 민물이라면 얼음이 어는 온도인 평균 영하 1.9℃인 남극 바다에서 무겁고 거추장스런 수중조사 장비를 한 채 얻어낸 연구노트를 책으로 엮어냈다.
남극 해양생태계에서 무척추동물 없이는 먹이그물의 균형은 불가능하다. 또한 남극 생물 중 절반가량이 저온에 적응해 오랜 기간 종 분화과정을 거쳐 남극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종이라고 한다. 남극 바닷속 무척추동물이 저온에 적응한 진화의 비밀은 무엇일까? 이들의 생존에는 어떤 전략이 숨어 있을까? 세종기지가 위치한 서남극은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전 세계에서 해수 온도가 가장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곳이다. 갈수록 빙하가 녹고 얇아지는 환경 변화에 바닷속 생물들은 또 어떤 생존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을까?
이 책은 이러한 질문의 해답을 찾아 머나먼 연구지를 찾아가는 고된 여정도 감내하고 얼어터질 듯한 영하의 바닷속을 잠수하며 연구를 이어간 두 생물학자의 열정이 남극 바닷속 풍경을 담은 사진과 글에 놀랍도록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
출판사 리뷰
■ 신종 무척추동물 11종을 발견하고, 남극 고유종에 새로운 이름을 붙여
남극에서 수행되는 수중조사는 주로 종 다양성과 생태계 군집 구조의 현상과 변화를 연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되며, 직접 잠수를 통해 표본을 채집 또는 사진 및 영상 촬영을 한 후 분석하는 활동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생물다양성 연구 분야에서 후발주자에 속하지만, 남극에서만큼은 신종 무척추동물(요각류 4종, 섬모충류 7종) 11종을 세계 최초로 발견한 데 이어 다수의 신종 후보 종(완보동물 1종, 다모류 다수, 요각류 다수)을 확보하는 등 성과를 이루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남극에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신종들이 있다. 남극 신종에는 ‘남극 대륙’을 뜻하는 antarctica, antarcticus가 이름에 종종 들어가는데, 우리나라 연구팀이 발견한 종에는 세종기지나 장보고기지의 이름을 붙여 ‘티그리오푸스 킹세종엔시스’와 같이 ‘세종엔시스’, ‘장보고엔시스’를 붙여 학계에 보고하기도 한다.
남극 바닷속 연구는 환경적·과학적 한계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체 중의 극히 일부만을 보고 거대 생태계를 해석해야 하는 과학적 모순에 부딪히기도 한다. 이에 두 지은이는 “아주 잠깐 ‘점’ 수준의 좁은 공간을 관찰하고 마치 남극 바다를 모두 경험한 것 같은 착각과 자만”에 빠지지 않기 위해 “자연에 대한 겸손으로 채워나가야 한다”(6쪽)는 점을 자주 깨닫고 있다고 말한다.
추위와 불편을 감수하면서 잠수복과 산소통에 의지한 채 이들이 다시 남극 바닷속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남극 순환류에 의한 고립과 극한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해 온 신종이나 남극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종이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아무런 존재감도 없이 사라질 생물의 존재를 인류에 알리는 것은 과학자로서의 사명감을 느끼는 일이지만 기후 변화가 몰고 온 수온 상승과 외래종 유입이라는 이중고 앞에 놓인 상황을 지켜보는 일은 안타깝기만 하다.
■ 극한의 환경에서도 살아남은 무척추동물의 강인한 생명력
남극은 생물이 살아가기 힘든 극한의 환경이지만, 이곳에는 펭귄이나 고래, 크릴 말고도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다. 남극 바닷속은 서식구조(암반의 생김새와 경사 등)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수심별로 다양한 무척추동물이 살아가는 수중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주요 종으로 해면(해면동물), 연산호(자포동물), 빗해파리(빗해파리), 이끼벌레(태형동물), 끈벌레(유형동물), 고둥류 및 조개류(연체동물), 조개사돈(완족동물), 갯지렁이(환형동물), 바다거미류 및 옆새우류(절지동물), 성게류 및 불가사리류(극피동물), 멍게류(척삭동물) 등을 들 수 있다.
수심이 비교적 얕은 곳(15m 내외)에서는 대형 갈조류부터 삿갓조개, 옆새우류가 서식하고, 좀 더 깊은 곳(25m 내외)에서는 멍게류와 바다거미, 성게류가 서식하며, 수심 35~50m 정도 되는 곳에서는 산호류가 군락을 이룬 채 강인한 생명력을 유지하며 서식한다. 이러한 생태계 군집 구조는 남극 바닷속 생물들이 남극이라는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온 머나먼 여정의 결과물로서, 앞으로 변화할 환경 변화에 맞서 다시 어떤 풍경을 그려낼 지 그 추이가 주목된다.
■ 지구상에 하찮은 존재는 없다, 모두가 자연 생태계의 주인공
지구상의 모든 생물과 마찬가지로 남극 바닷속 무척추동물들은 자신에게 닥친 문제들 앞에서 저마다 다양한 진화적 해결책을 발휘하며 생존해 왔다. 또한 자신이 생물 다양성의 일원인 동시에 다른 생물과 공존함으로써 수중 생태계의 질서 유지에 큰 역할을 해왔다.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해면은 천적을 피하기 위해 점액이나 가시 같은 특유의 보호책을 가지고 있다. 껍질 없이 연체부만 있는 갯민숭이는 아름다운 생김새 때문에 많은 물고기의 포식대상이 되지만, 독소나 섭이저해물질을 뿜어 물고기로 하여금 삼켰다가도 바로 뱉어 버리게 하는 재주가 있다. 폐나 아가미가 없는 남극바다거미는 독특하게도 모든 다리 끝까지 소화관이 뻗어 있고, 소화관이 움직이면서 다리의 미세한 구멍을 통해 온몸에 산소가 공급된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멍게는 군락을 이루어 서식하면서 부착기와 멍게들 사이에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있는 공감을 마련해 줌으로써 남극 수중 생태계에서 생물 다양성을 높이는 구조적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이에 두 지은이는 “지구상에는, 특히 남극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생물이 무수히 많다. 게다가 하찮게 여겨지는 하등동물도 각자 고유한 생존 전략이 있으며 오히려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러니 이들 모두가 다 자연 생태계의 주인공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159쪽)”라고 말한다.
■ 기후 변화와 환경 오염으로 위기에 놓인 남극과 남극의 생물들
“인구 50만의 도시. 50%가 고령층이며 최근 20년 동안 태어난 신생아 수가 가구당 0.2명밖에 되지 않는다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이 도시는 우리나라 얘기 같지만, 남극 장보고기지 앞 연안에 사는 남극가리비의 현재 상황이다. 남극에서 환경 변화, 남획 등으로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는 종은 수도 없이 많다(4쪽).”
남극은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는 곳이 되어버린 지도 한참 되었다. 남극 대륙 주변의 빙붕은 남극 대륙의 빙하가 해수에 의해 녹지 않도록 막아주는 파수꾼 역할을 해왔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북극이 따뜻해지면서 엘니뇨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남극의 빙붕이 급속도로 감소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빙붕의 감소는 곧 남극 대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빙하의 감소로 이어질 것을 예측케 하며, 이어서 남극을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수많은 생물을 절멸 위기에 처하게 함을 알리는 신호가 된다. 빙하가 녹으면 ‘남빙양의 쌀’이라 불리는 크릴의 주 먹이인 규조류의 광합성이 활발해짐에 따라 크릴의 질이 나빠진다. 뿐만 아니라 빙하가 녹으며 나오는 미세 토사로 인해 질식해 떼죽음을 당하기도 한다. 크릴의 감소가 고래나 펭귄과 같이 먹이 사슬 혹은 먹이 연쇄로 엮인 생태계 전반에 미치게 될 영향은 불 보듯 자명하다.
여기에 최근에는 해양 오염도 가세하고 있다. 납, 카드뮴, 망간 같은 중금속뿐만 아니라 쓰레기에서 비롯된 나노 플라스틱까지 남극의 해양 생태계에 위협을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남극 바다에서 이러한 오염물을 측정하는 대표 생물지표 종이 남극삿갓조개인데, 남극삿갓조개를 주요 먹이원으로 하는 남방큰재갈매기와 같은 새들한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충분히 예상이 가능하다. 이로써 인간 유래의 재앙이 종국에 영향을 미치게 될 대상이 누구인지도 쉽게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두 지은이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경이롭고 놀라운 남극 생물들에 대해 알게 되고 나아가 이들과 우리가 공존할 수 있도록 자연 환경을 보전하려는 인식이 커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남극생물학자의 연구노트’ 시리즈
자연생태와 생물탐구 도서를 꾸준히 출간해 온 지오북(GEOBOOK)에서는 ‘남극생물학자의 연구노트’ 시리즈(총9권)를 2019년부터 출간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 유일의 극지 연구 전문기관인 극지연구소에서 극지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기획한 이 시리즈는 남극 생물학자들이 연구 활동을 하면서 겪은 경험이나 연구 관찰 기록, 아이디어를 적어 놓은 노트와 현장 사진을 풍성하게 담고 있다. 제1권으로 김정훈 박사의 『사소하지만 중요한 남극동물의 사생활 ?킹조지섬 편』이 펭귄을 포함한 다양한 남극 동물의 일상을 연구한 내용을 담아 2019년에 출간되었다. 2020년에는 제2권 『사소하지만 중요한 남극 바닷속 무척추동물 - 킹조지섬 편』(김상희 박사, 김사흥 박사 지음)을 1월 중에 출간하며, 제3권은 『사소하지만 중요한 남극의 작은 식물 이야기』(김지희 박사 지음)로 1월 말 출간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매년 2권씩 남극의 해양과 육상 생물 탐사를 통해 경험하는 다양한 주제의 남극생물학자의 이야기가 출간될 예정이다.

기후 변화는 갈라파고스, 아마존 같이 생태적·유전적 가치가 높은 지역의 생물들의 절멸을 일으킬 것이라고 하는데 남극 또한 그렇다. 남극 고유종들은 온도 상승과 외래종 유입이라는 이중고에 놓여 있다. 고립되고 극한적인 환경에 적응해 온 순진한 남극 생물들은 온난 열대 해양 지역의 ‘약탈자’들이 몰려오면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독특한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남극 생태계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남극 생물들의 다양성과 특이 신종들의 확보가 시급하다. (p. 55)
우리가 수중 산책 중에 만난 생물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이들 모두 성공적으로 남극 환경에 정착한 무리일 텐데 말이다. 이것을 밝혀내는 일 또한 우리의 몫인데, 우선 그들의 운명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담수와 돌멩이가 얼마나 많은가에 따라서 달라질 테고, 큰 암벽을 이루는 구조에서는 빙산이 얼마나 세게 부딪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특히 고착성 무척추동물은 유생으로 돌아다니다가 적절한 시기에 바닥에 가라앉아 형태를 바꾸고 암반에 부착하는데 그 여정이 매우 험난하고 그 과정에서 극히 일부만이 살아남는다. 다행히 암반에 붙어서 잘 산다 하더라도 어마어마하게 큰 빙산이 와서 부딪히면 한꺼번에 소멸하고 만다. 그러나 거기서도 살아남은 무리가 있고 또 새롭게 정착을 시도하는 많은 무척추동물 유생이 있다. 결국 우리가 현재 보고 있는 생태계 군집 구조는 생물들이 살아온 머나먼 여정의 결과물이고 현재에도 계속 변하고 있다. 이 한 장의 풍경화는 점점 심화되는 기후 변화에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해 갈지 아주 궁금하다. (p. 115)
처음 세종기지에서 연체동물을 채집했을 때 궁금한 점이 하나 있었다. 왜 이들은 대부분 껍질이 얇을까? 살짝만 건드려도 껍질이 부서져 버린다. 열대나 온대 지방의 패류들은 망치로 때려도 멀쩡한데 세종기지의 큰띠조개나 장보고기지의 남극가리비(Adamussium colbecki)는 너무 쉽게 깨진다. 몇 가지 타당한 추론 가운데 먹이가 적은 남극에서 껍질을 만드는 데 에너지를 소모하기보다 성장과 번식에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이라는 의견과 연체동물을 잡아먹는 포식자가 많지 않아서 껍질이 두꺼울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있다. (pp. 132~134)
세종기지 수중 조사 동안 매 순간이 놀람의 연속이었지만 멍게에 대해서는 더욱 그랬다. 해면이나 불가사리가 많을 것이라곤 어느 정도 예상을 할 수 있었지만, 멍게가 수중 생태계의 핵심 역할을 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멍게가 중요한 이유는 여러 개체의 멍게가 군락을 이루면서 부착기와 멍게들 사이에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즉, 생물 다양성을 증가시키는 구조적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는 말이다. 이렇게 생물들은 자신도 생물 다양성의 일원이면서 동시에 다른 생물들과 공존(coexistence)함으로써 더욱더 다양성을 증가시킨다. (pp. 148~149)
이와 같이 지구상에는, 특히 남극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생물이 무수히 많다. 게다가 하찮게 여겨지는 하등동물도 각자 고유한 생존 전략이 있으며 오히려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러니 이들 모두가 다 자연 생태계의 주인공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p. 159)
머리말 …04
남극세종기지 앞 바닷속 무척추동물의 주요 서식 정보 …10
제1부 이름도 성도 몰랐던 무척추동물 친구들
체력만이 살길이다 극지 안전 훈련 받기 …20
5일만에 4계절을 경험하다 …26
남극행 짐을 쌀 때 가방이 중요한 이유는? …32
빙하가 녹으면 고래가 비쩍 마른다 …38
섀클턴이 남극 탐험 때 끓여 먹었던 삿갓조개 …46
남극에선 펭귄만 볼 수 있다고? 훨씬 더 많은 고유종이 있다 …50
유일무이한 존재 신종을 발견하다 …56
남극에도 난민이 들어온다 …66
낙동강의 끈벌레가 남극에도 있다 …72
빙하가 들려주는 오케스트라 연주 …78
잠수가 왜 필요한가? …86
제2부 차디찬 물속도 천국으로 만드는 무척추동물들
남극에서의 물질 그 날카로운 첫 경험 …94
남극 물속에서 글씨를 쓰다 …102
머나먼 여정이 만든 수중 생태 …108
해면이 인류를 구원할까? …116
외돌개 물속에 핀 꽃 …122
일단은 크고 보자 남극의 연체동물 …128
다리로 숨 쉬는 바다거미 …136
먹깨비 불가사리 …142
척추동물의 친척 …148
남극 수중에 하찮은 것은 없다 …154
참고문헌 …160
찾아보기 …16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