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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아! 황아! 내 거처로 오려무나 중국문학, 사랑에 빠지다

이영숙 저 | 뿌리와이파리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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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4621356 / 316쪽 150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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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늦봄의 유희가 떠올라 이 글을 짓노라 3000년 동안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연애하고 사랑하고 이별하고 복수했을까? 적나라한 날것의 사랑과 애정, 밀회, 혼인, 실연, 일탈……. 이 모든 오욕칠정과 희로애락을 담은 각양각색의 이야기들은 3000년이 넘는 중국문학의 명맥을 현재까지 견인하는 감성과 소통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그중 몇몇 이야기를 소개하자면, 뽕밭 연애의 정서는 의외로 지엄한 종법과 예교를 규정한 『주례』의 “음력 2월에는 남녀가 모여 야합하는 것을 금하지 않는다”는 구절에서 기인한다. 원기 왕성한 젊음의 혈기를 도덕과 규범으로만 억압할 수 없음을 간파했던 것일까. 그러나 불타올랐던 사랑과 연애에도 끝은 있는 법. “당신이 날 사랑한다면 치마 걷고 진수라도 건널 테지만/당신이 날 사랑 않는다면 어디 다른 사람(人) 없을까./저 경솔한 미친 녀석!” 「치마를 걷고?裳」의 한 구절이다. 유치하리만큼 솔직하고, 놀라우리만큼 거침없다. 배신남에 대한 호칭은 바보, 멍청이, 미친 녀석. 거침없이 고백하고, 갈등 없이 협박하며, 미련 없이 이별하는 여인. 이것이 종법제도가 지엄했던 주나라 여인들의 화끈하고 뒤끝 없는 사랑법이었다. 그리고 몽골이 중원을 만났을 때의 지적 쇼크와 문화 충돌을 우리는 목란에 관한 흥미로운 기록들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우리에게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으로 더 친근한 「목란시木蘭詩」는 원래 위진 시대 북위 효녀 목란이 부친을 대신해 남장을 하고 전장에 나가 싸운 용맹한 전쟁 참여시다. 목란 이야기가 워낙 핫하고 흥미로워 역대로 많은 개작과 각색을 거치며 재생산되었지만, 천자의 수청을 거절한 목란이 자결로 절개를 지킨다는 전개는 원대에 생뚱맞게 등장한 스토리다. 원대에 ‘정절 숭배’와 ‘처녀 여신’의 신화로 재생산된 목란 이야기는 문화적 돌연변이 또는 정복민인 몽골 왕조의 피정복민인 한족 문화와 예법에 대한 콤플렉스가 낳은 사생아일지도 모른다. 또한 『금병매』의 출간은 명대 사회에 던지는 폭탄과도 같았다. 기껏해야 ‘옥 같은 몸이 내 품에 안겨 있네’라거나 ‘꽃봉오리 같은 입술 벌어졌다’ 정도였던 성행위 묘사가 『금병매』에서는 무삭제 완결판으로 등장한다. 성행위 관련 묘사가 무려 174군데, 그 상대도 고용인의 아내, 친구 부인, 유부녀로 온통 불륜이며 간통이며 패륜이었다. 정사를 돕는 환약이나 보조기구, 변태적인 성행위까지 등장하니, 『금병매』가 금서가 된 진짜 이유다. 그 밖에도 종족과 출신, 명예와 이목보다 ‘사람과 생명’이 먼저였던 글로벌 러브스토리의 선구자 완함이 있고, 『앵앵전』으로 대신한 원진의 고해성사가 있고, 가혹한 시집살이로 ‘삼부점三不粘’이라는 디저트까지 만들어내지만 결국 헤어진 육유와 당완의 첫사랑이자 끝사랑 이야기가 있다. 사생아, 양자, 남편, 살인자의 삶을 살면서 마더 콤플렉스에 시달린 불우한 천재적 예술가 서위는 어떠한가. 또한 관능적인 마돈나와 부유하고 유능한 평강공주가 결합된 것 같은 ‘여우 요녀’와 남성의 사랑 이야기는 남성의 성적 판타지를 실현시키되 결국은 현실의 타격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밖에 없게 한다. 언론과 여론의 위력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니, 황태자의 첫사랑이자 사교계의 여왕으로서 황실 스캔들(정향화丁香花 사건)의 주인공이었던 고태청이 있다. 이처럼 저자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 대표적인 시와 글에 녹아든 사랑의 이야기를 발굴하되,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당시의 시대와 문화를 직조해낸다. 고전문학을 현대적인 대중문화의 시선으로 해석하고 그 콘텐츠화를 지향하는 저자의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이 반갑다. 말미의 ‘작품 속 시대 구분과 주요 문학작품’으로 이 책을 정리해낼 수 있는 것은 보너스다.

저자 소개

  • 저자 : 이영숙
저자 : 이영숙
숙명여자대학교 중어중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기대, 경희대, 숙명여대, 신한대에서 강의했다. 「목란木蘭 형상形象의 시대 변천과 문화 수용 연구」, 「조조曹操의 ‘유재시거唯才是擧’에 반영된 여성관」, 「《세설신어》를 통해 본 위진魏晉 시대 죽음의 문화적 의미 고찰」, 「뮬란의 정치학-「목란시편木蘭詩篇」에 나타난 문화개방 및 소수민족 정책」, 「지리·종족·젠더의 시대적 의미-『세설신어』를 통해 본 위진 시대 이민족 문화」 등의 논문을 통해 고전문학을 대중문화와 콘텐츠화의 시선으로 해석하고 그 지향점을 모색해왔다. 고전문학이 현대적으로 해석되고 활용되어 더 많은 이들이 쉽게 접근하고 즐길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책 속에서

P. 21 이별 통보에 치마를 걷어붙이고 강을 건너겠다는 이 시의 화자는 분명 여성이다. 『주례』에서는 남녀가 유별하다 했거늘. 태어나면서부터 눕는 곳이 사내아이는 침대, 여자아이는 바닥으로 눕는 곳조차 달랐거늘. 여자는 남자의 그늘이며 타자이자 소유물로만 존재하거늘. 그런데 이 여인은 헤어지자는 남자에게 감히 무시무시한 협박과 저주를 퍼붓는 게 아닌가? 한술 더 떠 짝사랑이나 집착은 사절이니 새 사랑을 찾겠노라고 선언한다. 그 상대는 너 따위의 평범한 남자가 아니라 귀족인 ‘사士’와 ‘인人’에 속하는 자로, 지위와 계급이 상당한 자들이라는 거다. 유치하리만큼 솔직하고, 놀라우리만큼 거침없다. 


P. 46~47 지금은 고인이 된 장궈룽張國榮 주연의 영화 <패왕별희>를 기억하는가? 우수에 찬 눈빛으로 동성 친구 살루(장펑이)를 바라보던 데이(장궈룽)의 애틋한 연기는 동성애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일신할 만큼 압권이었다. 영화에서 경극 학교 단짝인 데이와 살루가 공연하는 극중 경극이 바로 서초패왕(패왕) 항우와 정인 우희의 이별(별희) 이야기다. 경극과 실제를 혼동하며 사랑과 우정 사이의 아슬아슬한 감정을 느끼는 데이와 살루의 이야기가 항우와 우희의 사랑을 모티브로 했다니, 2000년 세월을 뛰어넘는 문학의 힘과 사랑의 생명력은 참으로 위대하지 않은가. 


P. 89~90 뽕나무는 빠른 성장 속도, 무성한 푸른 잎, 통통한 누에의 왕성한 식성, 붉게 맺히는 열매 오디의 색감, 누에가 토해내는 생사生絲의 경제력, 비단이 자아내는 화려함 등이 주는 이미지로 식물이면서도 동물적 욕망과 관능도 내포한다. 고대 중국에서 뽕나무는 생계의 중요한 수단 중 하나로, 여성들도 참여할 수 있는 중요한 경제 동력이었다. (……) 뽕나무는 경제적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여성들은 양잠에 종사하면서 규방을 벗어날 구실을 만들 수 있었다. 남성들도 길이나 거리에서 뽕 따는 여인을 보고 악의 없이 희롱하며 지분대곤 했다. 그러면서 뽕나무는 어느새 남녀 간의 은밀한 만남과 밀어를 상징하게 되었다. 이따금씩 잎이 무성한 뽕밭에서 벌어지는 밀회와 야합은 그 내밀한 일탈과 도발을 암시했다. 


P. 187 전족은 기형적으로 작게 고정시켜 만든 발과 뒤뚱거리는 걸음걸이로 남성을 성적으로 만족시키려는 야만적 전통의 산물이다. 처음에는 궁정과 환락가에서 시작되었다가 ‘더 작고 더 부드럽고 더 순종적인’ 여성 신체에 대한 환상을 부추기면서 급기야 일반가정에까지 보급되었다. 전족은 ‘정절’과 ‘금욕’이 구체화된 족쇄로, 여성의 정신적·신체적 소유권이 남성과 가문에 예속되어 있음을 의미했다. 남성들의 병적 심미관을 충족시키며 한낱 소유물로 취급되었던 송대 여성에게 연애·결혼·출산의 자유가 있을 리 만무했다. 사랑의 감정은 시대를 초월하지만, 사랑의 행위는 시대에 종속되었다. 전족에 갇힌 여인의 발처럼 말이다. 

목차

머리말

봉건의 시대를 관통하는 자유의 감성
황하 물결 위로 흐르는 사랑, 『시경』
춘추전국의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범려와 서시
상상 속에 그녀가 있다, 굴원의 판타지 『초사』
열혈감성 항우의 ‘패왕별희’

유학의 권위 위로 흐르는 낭만
사마상여와 탁문군의 유혹의 소나타
강철군주 한 무제의 ‘사랑과 영혼’
왕소군의 프로필 사진 조작사건
세로토닌 반첩여와 도파민 조비연

생기발랄, 적나라한 사랑의 흔적들
발라드에서 랩까지 대중가요의 모든 것 ‘악부시’
길거리 헌팅의 시조 「맥상상」
황제들의 커밍아웃, 궁정의 ‘동성애’

인간의 발견, 예술의 지향이 부른 격정 멜로
조조 삼부자의 ‘사랑을 했다’
향수로 훔친 사랑, 가오와 한수
위진의 아이돌 위개와 반악
고부 갈등의 끝판왕 「공작동남비」
죽림칠현의 ‘인간중심 사랑’

혼혈·불교·개방의 시대가 품은 애정만세
막장인가 로맨스인가, 현종과 양귀비의 「장한가」
성격의 발견과 문학적 취향, 이백과 두보
시 잘 쓰는 멋진 누나, 설도를 사랑한 원진

시민과 전족의 경계가 만든 연애의 공식
사랑을 부르는 속삭임, 송사
주숙진과 이청조의 규방 반란
육유와 당완의 우연과 필연 사이
대중문화의 붐, 화본소설

유목과 농경의 혼종 시대, 혼종의 사랑
칭기즈칸의 정복이 부른 나비효과, 잡극의 탄생
처녀 숭배, 그 빛과 그림자 - 『몽골비사』와 「뮬란」

자본과 진보의 시대, 에로티시즘의 탄생
마더 콤플렉스가 키운 천재 극작가 서위
무엇을 생각하든 상상 그 이상, 『금병매』
중국의 『데카메론』, 『삼언』 『이박』
B급 감성, 황색 저널의 반란 『괘지아』와 『산가』
예술의 뮤즈, 구국의 선구 되다 - ‘진회팔염’

제국의 물결 속에 피어난 오색찬란한 욕망
북경 오페라 경극과 핏빛 사랑 「도화선」
성적 판타지가 양산한 여우 괴담 『요재지이』
청대의 『오만과 편견』, 『홍루몽』
황태자의 첫사랑, 황실 스캔들의 주인공 되다 - 고태청과 공자진

작품 속 시대 구분과 주요 문학작품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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