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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나그네 방황 끝나는 곳

이원우 저 | 도화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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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526036 / 268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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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 저자 : 이원우
저자 : 이원우
한국수필가협회, 한국소설가협회, 국제 PEN한국본부 이사, 한국문인협회 분화 복지위원, 경기PEN운영위원^한국가톨릭문인회 회원, 경기문인회 회원. 저서(공저 제외) 22권, 수필집 『 죽어서 개가 될지라도』 등 15권, 소설집 『 연적의 딸 살아 있다』 『 저기, 나그네 방황 끝나는 곳』 등 3권, 논픽션 『 이 몸이 죽어 학이 되어』 및 기타 2권, 전자책 『 이등병에서 大將까지의 내 전우』 근간 『 노무현과 ‘허공’을 공유 하다』

책 속에서

약간 색깔이 든 안경을 썼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제갈종천이 흘리는 눈물을 보고, 스튜디오 안의 모두가 이상하게 생각했으리라. 그들이 팔순의 노인에게 열거하지 못할 기나긴 사연이 있는 줄 몰랐음에야.
그로부터 월 1회 그는 부*을, 아니 방송국을 찾았다. 중동역이 부* 시내인 사실도 알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민감했던 정서도 누그러뜨려지고, 되레 정이 들어가는 것 같아 흠칫 놀라기도 하였다. 그게 간사함에서 비롯되었는지 모른다. 그 도시 쪽을 보고 오줌도 누지 않겠다는 결심은 어디 가고, 그 도시 한가운데 기독교 방송국에서 바지춤을 내리다니…. (「거기 나그네 방황 끝나는 곳」)

그래도 어머니가 워낙 억척스러웠다. 초가삼간 뒤의 땅을 마련하여 손바닥 크기의 땅을 개간해 가며 겨우 입에 풀칠을 한 것이다. 참, 오죽 답답했으면 아버지가 삼천을 낳았을 때 아내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을까.
“아이고, 고마바라. 마누라가 이번엔 고추 하나 뽑아냈네. 하지만 궝구 하나 늘었지만 우째 되겠지. 이름을 ‘삼천리’에서 ‘리’ 자는 빼버리고 삼천으로 하는 기라. 자갈밭이라도 좋으니 삼천 평, 아니 그 반의반 땅이나 마련해 보라는 아비 소원이다.”(「Oh Danny Boy와 클레멘타인」)

그로부터 태무에게는 색소폰이 친구를 넘어 반려자 수준으로까지 격상되었다.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태무는 색소폰을 몸에서 떼지 않았다. 출근까지 한가로운 시간이 있을 때면 태무는 마우스피스를 입에 물고 손가락을 움직였다. 아래 위층에 사는 사람들이 직장인이고, 그 자녀들 또한 학생이라는 걸 아내가 일러 주었다. 어느 시간대에 연습을 하면 항의가 안 들어온다는 사실쯤은 태무도 꿰뚫을 수밖에. 태무의 말대로 이것도 혜안 아닐까?(「끝내 정지용의 ‘향수’」)

괴상한 차림의 노인을 보니 뭔가 느끼는 게 있었던 모양, 그가 물었다. 군 출신인가 보다고. 서전트박은 망설이지 않고 반세기 전 육군하사로 예편(제대)했다고 밝혔다. 그는 상대에게 군에 갔다 왔느냐고 물을밖에. 물론이란다. 그가 다시 질문을 던졌다. 부사관이었냐고. 한데 상대의 대답이 그를 소스라치게 만들고 말았다. 예비역 장군이라는 것이다.
세상에!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꾀죄죄한 차림은 아니지만, 그런 일을 할 사람으로 보이지 않아서다. 하지만 이야기를 좀 더 나누어 보니 그가 공군 장군 출신이란 건 단박에 사실로 판명되었다. 지금은 세상에 없는 자신의 아들도 공군 아니었던가? 서전트박은 교실로 들어가는 걸 잠시 잊고 그를 부추겨 ‘공군가’를 부르자고 했으렷다?(「제독과 서전트박(sergeant朴)」)

상가에선 이 곡이 거의 필수였다. 문상객이 없어도 고인의 아들딸이나 가까운 인척들은 코를 훌쩍거리며, ‘아이고’ 혹은 ‘애고’를 연발해야 한다.
그런데 가만히 들어보면 거기엔 박자가 깃들어 있다.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다른 상주가 다시 끼어들어 이를 받아 계속하는 하는 동안 조금은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아무리 상주는 불현치라지만 그런 지혜(?)가 없으면 더러는 까무러친다. 그래서 곡은 지혜라고 우기는 사람도 있다.(「죽고 나서」)

추천의 글
그는 너무나 특별한 삶을 산 사람이다. 교육자(교장 퇴임) 43년 8개월, 무료 노인학교장 21년, 문단 활동 43년, 군 안보 강사 5년(무료 40시간), 가수(콘서트 18회, 오케스트라 가곡 협연 2회, 수시 동작동 현충원에서의 진중 가요 부르기 등등). 그 과정에서 그는 몇 가지 원인으로 끝없는 죽음과의 싸움을 벌여야 했다. 식물인간 혹은 식물 교장이란 소리도 그래서 그의 귓전을 떠나지 않더란다.
하지만 그는 그걸 이겨내고, 새로운 반려를 얻어 가곡+색소폰 연주를 화두로 던진다. 노무현과의 인연에서 비롯됐다나? 새 지평이 그래서 기대된다.
이번에 22번째 저서를 단편소설집으로 갈음했다. 좀 단순한 플롯, 지나친 자기 중심 등이 아쉽지만, 처연함이 바닥에 깔렸다.
-이유식(문학평론가ㆍ배화여대 명예교수)

작가의 말
다시 한 번 설명하자. 전반부(500페이지)는 이미 집필했다. 나머지 500페이지도 손을 댄지 며칠이 지났다. 그와의 무대는 진영 대창초등학교(노무현 모교)와 삼량진 송진초등학교(내 모교)를 중심으로 한 이웃 몇 군데다. 나의 설득이 주효했다 간주하자. 노무현은 교사든 교감이든 교장으로 퇴임했던 간에, 재임 중은 물론 옷을 벗고도 노인학교라는 데에서 노래를 가르쳤으리라. 얼토당토않다고? 섣불리 사람을 그렇게 면박주지 말라. 내 믿는 바가 있으니…. 그와의 공유 곡은 그가 저승에 있는 지금까지 ‘허공’이다.

목차

거기, 나그네 방황 끝나는 곳
Oh Danny Boy와 클레멘타인
끝내 정지용의 ‘향수’
어느 김정숙 씨
세 李 씨의 사랑과 우정
제독과 서전트박(Sergeant朴)
동명이인도 이쯤 되면
OO부대와 여자 이야기
죽고 나서
‘비목’을 좇아서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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