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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의 집 오수연 장편소설

오수연 저 | 강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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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82182488 / 256쪽 135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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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관상대가 생긴 이후로 최대의 폭우가 내린다. 한강이 홍수로 범람하자 삼남매는 어머니와 발바리 쎈을 남겨두고 이모네 집으로 대피한다. 재난 상황, 전 국민의 일사불란한 대응 체제에서 이탈한 어머니는 침수 위기의 집을 지키고 있다. 2년 전쯤 어머니는 ‘건축가의 집’을 사들였다. 자식들과 옹송그리고 살던 작은 한옥은 상습 침수 지역이었고, 아버지가 십오 년가량 월급을 빼돌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가 내린 결단이었다. 이사 갈 새 동네에서 가장 근사한 그 집은 초록색 비대칭 지붕과 아치형 이음매를 가진, 건축가가 심혈을 기울인 작품으로, 보통 건축물만으로도 수습되기만 하면 평균가로, 일이 년 안에 동네 앞으로 도로가 나면 갑절로, 어머니가 들인 투자금의 4배 이상 상승할 것으로 확실히 예정되어 있었다. 이런 집에 사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소유해야 할 승용차를 고려하여 건축가가 대문을 널찍하게 설계한 것이야 고무적이었고, 문짝의 재료로 고급스러운 원목을 선택한 것도 지당했다. 그런데 그 크기의 원목 문짝은 기둥에 붙어 있기에는 너무 무거워서 별도의 보강 장치와 특수 기술자를 필요로 했다. 대문 문짝은 몇 달이나 대문 기둥에 걸쳐져 있었다. 건축가의 또 하나의 실수라면, 부실 공사였다. 서 있는 것은 기울고 누워 있는 것은 내려앉고, 맞닿아 있는 것은 벌어졌다. 건축가 ‘김 선생님’이 ‘그 작자’로 ‘또라이’로, 마침내 어른이고 공대를 나왔음에도 ‘저능아’로 불리기까지가 대문에 문짝이 붙기보다 빨랐다. 어머니가 스스로 건축가 되어 집을 마저 짓는 동시에 수리하고, 또 개조해나갔다. 건축가의 집에 2년 사는 동안 1년 반 남짓 공사 중이었고, 육영수 여사가 총에 맞는 걸 TV로 봤을 때, 어머니는 포기했다. 더 이상 공사를 할 수 없었다. 두 대의 이삿짐 트럭. 언니와 오빠는 시내로 이사를 가고 어머니와 막내 정아는 학교 근처의 셋방으로 이사를 간다. 발바리 쎈은 건축가의 집에 남았다. 정아는 발바리 쎈을 만나러 몰래 건축가의 집을 찾는 한편 판자촌에 사는 은희라는 친구네 집을 드나들게 된다. 판자촌 사람들은 재개발로 이사를 가고 산동네는 도려내져간다. 자식들이 커가면서부터 주눅들까 봐 아무리 쪼들려도 셋방살이는 안 했다던 어머니는 우울증 진단을 받는다.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이게 된 가족. 의사는 환자를 더 이상 혼자 두지 말라는 경고를 한다. 다시 빚에 동동 떠서 이사를 가게 된 일가족. 이사는 이렇게도 가게 되는 거였다. 안팎이 손발이 맞지 않더라도, 둘 다 대책이 없어서. 아버지는 주변머리가 없고 어머니는 혼자 있을 수가 없었다. 전학을 앞두고 한 반의 미애네 옆집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미애네 동네는 학교에서 건축가의 집과 반대 방향이었다. 그런데 정아는 살인 사건이 났다는 미애네 옆집이 꼭 건축가의 집 같다. 전학 가기 전 쎈과 은희에게 인사를 해야 했던 정아는 건축가의 집 쪽으로 간다. 길을 잘못 든 줄 알았던 정아는 세로로 쩍 잘린 산을 마주친다. 수년 전부터 일이 년 안에 난다, 난다 하던 도로가 드디어 나고 있었다. 그런데 도로는 동네 앞으로 개천을 따라 나지 않고, 동네 뒷산을 관통하여 산줄기를 깎아내고 동네 앞을 비껴가려는 것이었다. 개천에 새로 놓인 다리로 커다란 공사 트럭들이 줄지어 오가고 있었다. 산줄기의 반쪽 면이 깨끗이 잘려나갔다. 그리고 그것과 함께 판자촌이 사라졌다. 이끼 낀 돌로 동그랗게 둘러싸인 샘도, 집 뒤에서 혼자 투덜대며 부스러져 내리던 흙벽도, 미끄럼틀처럼 매끄럽게 다져진 흙길도 사라졌다. 거긴 허공이었다. 누군가 거기 있었다는 흔적조차 없고, 앞으로도 영원히 거기에는 그 누구도 있을 수가 없었다. 베란다에서 왼쪽으로 제1한강교가 보이는 시영 아파트에 이사한 남매의 집이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독가스 같은 구린내가 습격해오는 곳. 할머니는 폐암 말기 진단을 받아 서울의 병원에 입원한다. 할머니의 유일한 조력자는 아버지도 아닌, 교회 여전도회다. 그들이 바라는 것이 있다면 할머니의 ‘아멘’ 단 한마디였지만 할머니는 동조하지 않는다. 손자들이 코빼기도 안 비친다는 욕을 들어먹지 않을 만큼만 어머니는 제 자식들을 동원한다. 그 전에 할머니의 가래를 뺀다든가 하는 궂은일은 미리 해놓았으며, 그동안에 집에 달려가 느슨해진 살림을 조여놓고 왔다. 막아야 할 일이 생길 때마다 그랬듯 어머니는 자신을 던져 막았다. 일본의 외할머니가 위독하시다고 기석이 외삼촌이 연락을 해온다. 하지만 어머니는 급보를 전해 듣고도 알겠다고만 답하고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는다. 열흘도 안 돼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온다. 정아는 어머니에게 일본에 왜 안 갔는지, 큰이모인 요시코상이 왜 이북에 있었는지를 묻는다. 세 남매는 이제까지 요시코상이 어머니의 말대로 해방 직후에 죽은 게 아니라 월북한 거라고 쑥덕거렸던 것이다. 여남평등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남녀평등이라 교육했던 어머니. 몸을 둘로 쪼개도 모자랄 판국에 어머니는 틈틈이 딸 교육에 공을 들였다. 어머니는 여남평등, 딸 속에 자라날지도 모를 무엇인가, 요시코상과 비슷한 어떤 면을 스스로 창작한 희한한 이름을 붙여서 부쉈다. 딸의 기억 속에 있을 코딱지만 한 셋방도 부쉈다. 자신의 과거에서 가족의 이산을 초래했던 참담한 실패도 부쉈다. 요시코상은 탈선이고 불행이었다. 요시코상은 건축가의 집이었다. 요시코상은 여남평등이었다. 결국 할머니는 힘없이 ‘아멘’을 뇌까리고 천국에 가시고, 기독교식으로 장례가 치러진다. 중학교 2학년이 되면서 반이 갈린 도경이가 정아에게 만나자는 약속을 하지만 정아는 나가지 않는다. 정아는 나흘 뒤 신문 기사를 발견하고 도경이네 집을 찾는다. 사업 실패로 도경이 아버지가 가출한 사이 생활고를 비관한 도경이의 어머니는 두 자녀와 동반자살한 것이었다. 정아는 도경이의 책상에서 수첩을 집어 들고 나와 온종일 그랬듯이 무작정 걷는다. 1979년 12월 12일 군인들이 한강 다리를 막아 귀가하던 어머니가 강 건너에서 헤매고 있다는 전화가 걸려온다.

저자 소개

  • 저자 : 오수연
저자 : 오수연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94년 『현대문학』 장편소설 공모에 『난쟁이 나라의 국경일』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97년 소설집 『빈집』(강)을 펴냈다. 이후 2년간 인도에 다녀와서 연작소설 『부엌』(이룸 2001/강 2006 개정판)을 펴냈다. 2003년 ‘한국작가회의’의 이라크 전쟁 파견 작가로 이라크와 팔레스타인에 다녀왔으며, 2004년 보고문집 『아부 알리 죽지 마―이라크 전쟁의 기록』(향연)을 펴냈다. 2006년 팔레스타인 현대 산문선집 『팔레스타인의 눈물』(아시아)을, 2008년 팔레스타인과 한국 문인들의 칼럼 교환집 『팔레스타인과 한국의 대화』(열린길)를 기획, 번역하여 펴냈다. 2007년 연작소설 『황금지붕』(실천문학), 2012년 장편 『돌의 말』(문학동네)을 출간했다. 한국일보문학상, 거창평화인권문학상, 아름다운작가상, 신동엽창작상 등을 받았다.

목차

홍수
건축가의 집
제비가 강물에 배를 씻듯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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