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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6]

박민정 저 | 현대문학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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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2751458 / 128쪽 104 x 1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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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월간 『현대문학』이 펴내는 월간 <핀 소설>, 그 스물한 번째 책!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월간 『현대문학』 지면에 선보이고 이것을 다시 단행본 발간으로 이어가는 프로젝트이다. 여기에 선보이는 단행본들은 개별 작품임과 동시에 여섯 명이 ‘한 시리즈’로 큐레이션된 것이다. 현대문학은 이 시리즈의 진지함이 ‘핀’이라는 단어의 섬세한 경쾌함과 아이러니하게 결합되기를 바란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은 월간 현대문학이 매월 내놓는 월간 핀이기도 하다. 매월 25일 발간할 예정이 후속 편들은 내로라하는 국내 최고 작가들의 신작을 정해진 날짜에 만나볼 수 있게 기획되어 있다. 한국 출판 사상 최초로 도입되는 일종의 ‘샐러리북’ 개념이다. 001부터 006은 1971년에서 1973년 사이 출생하고, 1990년 후반부터 2000년 사이 등단한, 현재 한국 소설의 든든한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으로 꾸렸고, 007부터 012는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 출생하고, 2000년대 중후반 등단한, 현재 한국 소설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으로 만들어졌다. 013부터 018은 지금의 한국문학의 발전을 이끈 중추적인 역할을 한 1950년대 중후반부터 1960년대 사이 출생 작가,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중반까지 등단한 작가들의 작품으로 꾸려졌으며, 019부터 024까지는 새로운 한국문학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패기 있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현대문학 × 아티스트 송지혜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아티스트의 영혼이 깃든 표지 작업과 함께 하나의 특별한 예술작품으로 재구성된 독창적인 소설선, 즉 예술 선집이 되었다. 각 소설이 그 작품마다의 독특한 향기와 그윽한 예술적 매혹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소설과 예술, 이 두 세계의 만남이 이루어낸 영혼의 조화로움 때문일 것이다. 송지혜 1985년 서울 출생. 이화여대 섬유예술과와 동 대학원 졸업. 경기도미술관, 슈페리어갤러리, 롯데갤러리, 박영덕화랑, 에스플러스갤러리, 가나아트에디션 등 국내외에서 수차례 전시. 컬러링북 『시간의 정원』(2014, 북라이프), 『시간의 방』(2015, 북라이프) 시리즈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26개국에 판권 수출. 국내 단행본 사상 최고 금액으로 북미 판권 수 출. 한국, 미국, 영국, 대만 베스트셀러. 2015년 미국 아마존 <올해의 작가> 선정.

저자 소개

  • 저자 : 박민정
저자 : 박민정
1985년 서울에서 태어나 중앙대 문창과와 동 대학원 문화연구학과를 졸업했다. 2009년 『작가세계』로 등단했으며, 소설집 『유령이 신체를 얻을 때』『아내들의 학교』, 장편소설 『미스 플라이트』가 있다. <김준성문학상> <문지문학상> <젊은작가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책 속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1년 후, 대학원에 지원했다. 교수들은 학부 시절 반항을 일삼던 내가 의외라는 듯한 반응을 보였지만 별 이견 없이 합격시켜주었다. 적을 두기로 결심하고 나서도 차마 등록금을 현금으로 낼 수는 없어서 여기저기 자리를 얻어 근로장학생이 되었다. (……) 그러느라 선배들과의 세미나에 낄 수 없었고 소설을 쓸 시간조차 나지 않았다. 수업이 끝나고 구내 카페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는 대학원생들을 보면 위화감이 들었다. 선배들은 근로장학생은 학교의 히스패닉이라며, 그들이 없으면 대학원 사회는 움직이지 않는다고 위로와 놀림을 번갈아 입에 올렸다. 나는 살면서 가난이라는 것을 체감해본 적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순전히 대학원생이 되었다는 까닭만으로 가난해져야 했다.
-14-15쪽

이모처럼 독문과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다. 그러나 어린 시절에는 내내, 내가 만약 장편소설을 쓴다면 그것은 다름 아닌 클라우스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는 입양된 한국계 독일인이었고 지금은 없어진 동독, DDR에서 유년과 청년 시절을 보내고
통일 후 대학에 임용되었으며 한국인 유학생 출신인 이모를 만나 결혼했다. 그리고 2년의 시간이 흐른 후 실종되었다. 그 인생 자체가 나에게는 드라마투르기로 느껴졌고, 또래들 중 이런 인생을 간접 경험한 사람은 아마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34-35쪽

내가 만약 등단한 소설가가 아니었다면 최 교수의 신임을 받을 수 있었을까? 최 교수 자신이 한때 희곡을 습작하던 문청이 아니었다면 내게 관심이라도 가졌을까? 최 교수는 나를 연구자 제자로 인정한 게 아니라 자신이 과거에 저버린 문청의 환영으로 여기고 있는 건 아닐까?
-59쪽

나도 아내와 독일 유학 중 만났단다. 내 아내는 유학생이 아니었고, 노동자였지. 내가 가장 비참하던 시절에 만났다. 나는 오랫동안 내 아내가 노동자였다는 사실에 나의 진정성을 투사하려 애썼단다. 그러니까 가장 비참한 시절에 만난 가난한 여성 노동자를 사랑했다는 사실에. 그러나 살다 보니 한 사람을 영원히 사랑한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도 깨달았단다. 아직 헤어지지 않은 우리 부부는 그래. 그렇지만 경희는 그 사람을 하루도 빠짐없이 지금까지 영원히 사랑하고 있단다.
-63쪽

 

도서관에 앉아 있다 불쑥불쑥 지난 논문심사 현장이 생각났다. 장 교수의 말이 떠오르면 펜을 부러질 듯 쥐었고, 소설을 쓴다는 것이 마치 키를 쓰고 있는 오줌싸개로 보였으리라는 사실을 덤덤히 인정해야 했다. 왜 대다수의 사람들이 창작을 경멸하거나 창작을 궁정풍 사랑하듯 숭배하는 것일까, 란 새삼스러운 고민에 빠지기도 했고 최 교수와 이모에게 창작이란 뭐였을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71쪽

내가 클라우스와 이모의 이야기를 비로소 완전히 그만두게 되었던 것은, 소설집 발간을 목전에 두었을 때였다. 오랫동안 써보고자 했던 클라우스의 이야기는 김도 쐬지 않은 단편소설들을 엮으면서 앞으로도 영영 그들의 이야기를 감히 소설로 쓸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나는 여러 버전의 클라우스 이야기를 외장하드에 저장해두었다. ‘세상이 모르는 소설들’이라는 제목을 달아서. 그런 행동이 겸연쩍어 나는 외장하드를 서랍 깊숙한 곳에 넣어두었고 다시 꺼내보지 않았다.
-95쪽


 

목차

서독 이모 009
작품해설 104
작가의 말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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