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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고독

강형 저 | 난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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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862603 / 296쪽 124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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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 저자 : 강형
저자 : 강형
책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고 살았다. 수년 전 여행을 시작한 이래 길을 떠돌며 이야기를 찾고 있다. 이 책은 그 길에서 만난 이야기이고, 첫 책이다.

책 속에서

낮달이 떴다. 작고 하얀 낮달은 한낮 햇빛 속을 배회하는 유령처럼 흐리게 보였다. 그는 묘지관리실 앞에 서서 낮달을 무연히 바라보았다. 묘지관리실은 약간 높은 지대에 있어서 멀리 보이는 숲과 그 위의 작은 구름과 구름 위를 천천히 떠가는 낮달이 한눈에 들어왔다. 누군가 관리실을 향해 올라오는 기척이 있었지만 그는 달에서 눈길을 돌리지 않았다. 지나가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를 찾아올 사람은 없었다. 누군가가 그를 찾아온 게 언제 적 일인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_8쪽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이름을 불린 그는 깊게 주름진 눈을 끔벅이며 생각에 잠겼다. 오랜 세월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하던 산중 작은 호수에 돌멩이 하나가 던져진 것 같았다. 퐁당, 소리와 함께 잔물이 솟고 이내 물이랑이 메마른 가슴 기슭으로 번져나갔다. 피터는 한동안 침묵한 채 그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_11~12쪽

창밖을 보니 그새 노을이 지고 있었다. 노을이 시간의 형상인지도 모른다고 피터는 생각했다. 모든 것을 불사르는 시간의 얼굴. _200쪽

아이들은 말했다. 달은 매일 태어난다고, 오늘은 어제와 다른 달이 뜨고 내일은 또 오늘과 다른 달이 뜬다고. 어떤 날은 달이 태어나지 않기도 하잖아. 그래, 달이 매일 뜨는 건 아니지. 그런데 어제 그 달은 어디로 갔을까. _274쪽

일어나보니 침대에 나란히 누워 있는 남편과 내가 보이더군요. 그때 문득 사막을 흐르는 강 와디가 떠올랐어요. 사막에 집중호우가 내리면 일시적으로 흐르는 강을 와디라고 하죠. 그 와디를 헤엄치는 물고기가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잠시 흐르는 사막의 강에 물고기라니, 믿을 수 없는 일이죠. 어렸을 때 그 얘기를 듣고 신기했어요. 혹시 호수나 바다에 사는 물고기가 하늘 혹은 사막을 꿈꾸지 않았을까, 그 물고기는 하늘을 바라보다가 어느 날 바다에 일어난 회오리바람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구름을 타고 이동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비와 함께 사막에 내려 와디를 흐르지 않았을까, 그런 상상을 했었죠. 제 주검을 내려다보며, 저는 와디를 흐르는 물고기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래잖아 말라붙을 강을 환호하며 헤엄친 물고기…… _283~284쪽

목차

첫째 날│엄마가 나를 항아리에 넣었어요 … 7
둘째 날│여긴 왜 이리 추운 거야 … 35
셋째 날│우린 냄새로도 충분하답니다 … 65
넷째 날│캣레이디라면 혹 모를까 … 101
다섯째 날│누구든 자기 지옥을 안고 살아가는 거지 … 177
여섯째 날│오늘은 노을이 유독 붉군요 … 209
일곱째 날│어제 그 달은 어디로 갔을까 … 237
그리고 남은 날│고독은 그런 것인지 모른다 … 275

작가의 말│길을 잃고 여행이 시작되었다 … 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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