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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천천히, 북유럽

김현길 저 | 상상출판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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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9856564 / 352쪽 148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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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치열한 현실에서 벗어나 느림의 미학 북유럽으로 책은 1장 핀란드, 2장 스웨덴, 3장 노르웨이, 4장 덴마크로 구성되어 있다. 한 달 동안 북유럽 네 국가의 도시들을 돌아다니며 세심하게 기록한 결과물이다. 북유럽의 광활한 자연부터 작은 가게에서 만난 점원 이야기까지. 보고 느낀 것에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첨가하여 깊이 있는 여행기를 들려준다. 뿐만 아니라 여행자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담은 팁까지 수록하여 북유럽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서늘하고 깨끗한 바람 속에 흔들리던 자작나무 숲. 흰 구름과 파란 하늘의 선명한 대비. 이렇듯 핀란드의 첫 느낌은 싱그럽고 투명했다.” -본문 중에서 광활한 에메랄드빛 피오르와 눈앞에 펼쳐지는 설원, 아스가르드를 연상시키는 절벽, 장엄한 궁전과 성당 등 ‘북유럽’하면 떠올리는 모든 풍경이 그려져 있다. 거기에 여름에만 볼 수 있는 백야 전경까지 담았다. 새벽에 지는 노을과 노을빛이 스며든 푸른 호수의 풍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당장 떠나고 싶게 만든다. 한 달간 떠났던 북유럽의 모든 순간을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자세하게 그리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이제 당신이 그의 자취를 따라 8월의 북유럽으로 떠날 차례다.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시원한 북유럽에서의 깨달음이 작가의 손끝에서 펼쳐진다!

저자 소개

한때는 만화가가 꿈이었지만 안정된 직장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공과대학을 나왔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사는 동안 삶의 방향에 대한 물음이 생겨 키보드와 마우스 대신 종이와 펜을 들기로 마음먹었다.
낯선 침대 위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것을 좋아하고 처음 만난 생소한 거리를 종이에 기록하는 것에 익숙하다. 아는 이 없는 곳에서 더욱 자유로움을 느끼며, 익숙한 것들과 결별하는 순간 어느 때보다 솔직한 사람이 된다.
사단법인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원이며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http://rimo.me)로 활동하고 있다. 리바트 웹진에 드로잉 여행기를 연재했고 드로잉 여행 강연을 통해 사람들에게 일상과 여행을 그림으로 남기는 즐거움을 알리고 있다.


 

책 속에서

가게 밖으로 나와 보니 비가 점점 더 굵어지고 있었다. 커다란 처마 밑에서 방금 산 옷의 빳빳한 태그를 제거하며 낯선 도시가 젖어 드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우산을 챙겨 오지 않은 것이 후회스러운 한편, 무엇인가로 채워지지 않는 이 느슨한 순간이 좋았다. 평소에는 쪼개서 썼던 시간을 그냥 흘러버리는 게 이렇게 즐겁다니. 이것이야말로 여행자만이 가지는 특권이 아닐까.
-33p, 비 오는 날의 미술관 중에서

저 멀리 처음에 떠나왔던 헬싱키의 구시가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비구름이 사라진 청명한 하늘 아래로 핑크빛 석양이 비스듬히 쏟아지고 있었다. 바닷바람이 몹시 차가웠지만, 갑판 위에서 헬싱키 도심의 뽀얀 풍경이 석양에 물드는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황홀한 그 풍경은 마치 어린 소녀의 두 뺨에 발그레 피어난 홍조 같았다. 핀란드 사람들이 이해가 됐다. 긴 투쟁의 역사 속에서 그들이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그 물음에 대한 대답이 바로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48p, 수오멘린나에서의 하루

작은 지류에 들어서자 바람이 잦아들며 다시 고요함이 찾아왔다. 내뢰피오르의 잔잔한 수면 위로 오후의 햇살이 와닿아 보석처럼 반짝였고, 한껏 가깝게 다가온 수백 미터의 절벽들이 좌우로 담담하게 미끄러졌다. 숲과 절벽 사이로 작게 드러난 목초지의 상큼한 연둣빛과 벽 곳곳에 하얀 실처럼 하늘거리는 폭포의 아름다움은 너무나 비현실적이었다. 피오르를 순항한 크루즈는 마침내 내뢰피오르의 가장 깊숙한 곳에 세워진 구드방엔에 닿았다. 선착장에 두 발을 내딛는 것으로 황홀했던 50여 분의 크루즈 투어를 마쳤다. 행복한 꿈에서 막 깨어난 사람처럼 진한 아쉬움이 밀려들어 시선은 자꾸만 푸른 물결 너머를 더듬었다.
-211p, 거인들의 협곡 중에서

8월 하순으로 접어들면서 일몰 시간이 더 빨라졌다. 저녁 9시가 넘어가자 서쪽 하늘이 벌겋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주위의 모든 것들을 집어삼킬 듯 강렬한 일몰이었다. 오늘 태어난 태양의 마지막 빛이 브뤼겐의 수백 년 된 낡은 건물 여기저기에 다가와 찬란하게 부서졌다. 베르겐에 찾아온 화려한 이별의 세리머니를 한적해진 부둣가에 걸터앉아 조용히 지켜보았다.
그동안 이 도시는 수없이 많은 아침과 저녁을 맞이했다. 오늘이라는 시간은 이 도시에 찾아온 무수한 파편 중 한 조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한순간에 잠시 머물렀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감격스러웠다.
8월의 베르겐. 그 아름다운 여름밤 속에 내가 있었다.
-258p, 플뢰이엔 전망대

이곳에 방문한 사람들은 한 번쯤 서 본다는 절벽의 끝. 아슬아슬한 경계에 다가서는 것이 무서워 주저하고 있을 때였다. 거대한 신이 입김을 내뿜기라도 한 것처럼 짙은 안개가 주위를 잠식하기 시작했다. 바위도 피오르도 사람들의 실루엣도 안개 속에서 서서히 우윳빛으로 지워졌다. 눈을 감은 듯 닫힌 시야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서서히 다른 감각들이 깨어났다.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는 빗소리와 발아래에 닿아 있는 땅의 감촉이 선명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바위와 나와의 강한 유대감이 느껴지자, 신기하게도 두려움과 불안함이 잦아들었다. 절벽을 향해 한 발짝 내디딜 수 있는 작은 용기가 솟아났다. 마침내 절벽과 허공의 경계에 서자, 두려움과 해방감이 뒤섞인 쾌감이 온몸을 훑고 지나갔다.
-287p, 안개와 절벽

목차

프롤로그
드로잉 여행을 위한 준비물

01 Finland 핀란드
바다와 숲 사이로
발트해의 아가씨
잠들지 않는 도시
비 오는 날의 미술관
사치에의 흔적 찾기
수오멘린나에서의 하루
디자인 헬싱키
바위 위에 새겨진 교회
첫 도시와의 작별
VR을 타고 탐페레로
호수의 도시, 산업의 도시
전망대에서 얻은 작은 위로
잘카사리의 백야
두 이름의 도시
성당 위로 떠오른 희망
헤스버거와 투르쿠 성
무민이 사는 섬

02 Sweden 스웨덴
발트해를 건너다
맑고 차가운 여름
골목 속의 이야기들
성 조지와 용
노벨 박물관
여왕의 은빛 왕좌
다시 떠오른 바사 시대의 영광
조각가의 정원
고요한 지성의 도시 웁살라
웁살라 성과 대성당

03 Norway 노르웨이
신화와 피오르의 나라로
투명한 바이킹의 도시
노벨의 정원
북방인의 배
플롬으로 가는 길
거의들의 협곡
위대한 침식의 시작
헬레쉴트의 밤
신들의 파노라마
요정의 사다리
다시 만난 온달스네스
아르누보의 도시
노르웨이의 옛 수도로
브뤼겐과 한자 박물관
플뢰이엔 전망대
고요한 베이스캠프
트롤의 혓바닥
오따의 게살볶음밥
회색빛 바다를 건너
어업 도시에서 유전 개발기지로
안개와 절벽

04 Denmark 덴마크
휘게의 나라에 도착하다
니하운의 예민한 남자
풍요의 여신과 비운의 공주
작은 기념품을 사다
왕가의 세 궁전
햄릿을 만나러 헬싱괴르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
모래와 하얀 종탑
스카겐의 화가들
두 바다가 만나는 곳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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