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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5709916 / 280쪽 152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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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탑은 돌로 지은 것이 아니라
간절함으로 쌓아 올린 마음이다.”
우리 시대의 걸출한 사진가와 시인이
이 땅 곳곳을 누비며 만난 우리 탑 이야기
천년의 얼이 스민 한국의 석탑을 사진과 시조로 재해석해 그 진면목을 색다른 시각으로 조명하는 책이 출간되었다. 《탑: 선 채로 천년을 살면 무엇이 보일까》는 사진과 문학 분야에서 각기 40년 이상 내공을 쌓은 두 작가가 의기투합한 역작이다. 사진가와 시인은 우리 땅 곳곳에 산재한 탑들을 만나고 영감을 공유한 뒤 각자의 방식으로 탑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사진가는 자연과 어우러진 가장 극적인 순간의 탑을 앵글에 담았고, 시인은 탑에 얽힌 숱한 사연과 역사를 전통의 시가인 시조로 노래했다.
이 책은 손묵광 사진가와 이달균 시인이 2년여에 걸쳐 만난 이 땅의 많은 탑들 가운데 국보와 보물 68기, 지방 문화재 1기, 비지정 문화재 1기 등 모두 70기의 탑을 소개한다. 한 시대의 문화예술을 증언하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는 탑들을 한 권으로 묶어 세계 어느 나라도 보여주지 못한 한국적 미의 결정체인 탑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책을 통해 우리 탑의 진면목을 발견하는 한편, 조성 시기별로 탑들이 어떤 특징을 보이는지, 탑의 양식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한눈에 비교해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
출판사 리뷰
“선 채로 천년을 살면 무엇이 보일까” 일찍이 탑이 있는 곳에 절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만날 수 있는 탑들은 꼭 절집에만 있지 않다. 흔적으로만 남은 옛 절터를 홀로 지키고 섰거나, 논밭 한가운데 또는 오르기도 벅찬 산꼭대기에 우뚝 서서 지난 역사를 침묵으로 증언한다. 백제와 신라 때부터 고려, 조선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바람 잘 날 없었던 세월이다. 원형을 거의 간직한 탑도 있지만 온전한 모습을 짐작하기 힘들 만큼 훼손된 탑도 많다. 제 모습을 잃어버린 탑들은 또한 그 자체로 역사가 주는 아픈 교훈을 상기시킨다. 이 책은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탑 68기와 지방 문화재 1기, 비지정 문화재 1기까지 총 70기의 탑을 소개한다. 백제 무왕 때 세워진,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석탑인 익산 미륵사지 석탑부터 조선 후기에 중건된 산청 대원사 다층석탑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기억하고 보존해야 할, 죽기 전에 꼭 만나야 할 시대의 걸작들을 지역별로 엮었다. 백제, 신라, 통일신라, 고려, 조선 등 조성 시기별로 탑들이 어떤 특징을 보이는지, 탑의 양식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한눈에 비교해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 탑을 지칭하는 세부 명칭이나 학술 용어를 알지 못해도 탑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데 조금도 어려움이 없다. “버려진 날들이 서럽거든 내게 오라” 손묵광 사진가가 기록한 탑들은 저마다 다른 얼굴로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산천이 깨어나는 여명 속에서 웅장한 위용을 드러내거나, 자욱한 안개를 온몸에 두르고 신비감을 자아낸다. 천지간에 흩날리는 낙엽을 무심히 지켜보는 탑도 있고, 세찬 비를 온몸으로 맞고 선 탑도 있다. 절 마당에서 고요히 내리는 눈을 맞고 있는 탑은 들뜬 마음을 가라앉힌다. 어떤 탑은 든든하고, 어떤 탑은 애틋하며, 또 어떤 탑은 웅장한 위용으로 가슴 벅차게 한다. 이렇듯 사진가는 탑을 감싸고 흐르는 사계를 우리 앞에 생생히 되살리며 현장감을 더한다. 오래전 이 땅에 탑을 쌓은 이들은 염원했을 것이다. 나라와 백성이 두루 평안하기를, 그리고 모두가 번뇌와 고통에서 벗어나 피안에 이르기를. 그래서 “탑은 돌로 지은 것이 아니라 간절함으로 쌓아 올린 마음”이라고 이달균 시인은 말했다. 정성과 기원이 층층이 쌓여 이루어진 이 탑으로부터, 이 무념무상의 존재로부터 시인은 지극한 위로를 받는다. 우리들 속마음이야 끓든 말든 탑은 언제나처럼 말이 없지만, 탑이 있는 풍경 속에서 시인이 그러했듯 우리 또한 탑을 마주하는 동안 마음의 모가 조금씩 깎여가길 기대해본다. 듣고 싶지 않은 말도, 잊고 싶은 이름도 탑 앞에서라면 모두 씻고 지울 수 있을 것만 같다. 탑은 말한다. “버려진 날들이 서럽거든 내게 오라.”
석탑도 요염한 맵시 뽐낼 때가 있다
밤이면 비단 자락 날리며 하늘 오르다
낮이면 짐짓 모른 척 침묵으로 서 있다
팔부신중 구름에 앉아 세상 굽어보고
천인상天人像 기단을 나와 은하에 닿아라
서라벌 천년의 노래가 이곳까지 들려온다
◎
요염을 뽐내는 삼층석탑은 여러 부조 형상들이 눈길을 끈다. 가히 국보로 지정된 이유를 알겠다. 천의 휘날리며 연화좌 위에 앉은 비천들이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풍상에 마모돼 그 특징을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조각이 섬세하고 미려하여 석공의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엿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균형 잡혀 있으면서 지붕돌의 네 귀퉁이가 치켜 올려진 것이 경쾌한 아름다움을 더한다.
_〈양양 진전사지 삼층석탑〉 중에서
산이 다 절이고 푸나무가 부처인데
골골마다 웬 절인가 탑 하나면 족한 것을
보아라, 침묵으로 법문하는 경주 남산을 보아라
◎
우뚝한 남산 바위를 기단으로 했으니 산이 탑을 받친 것인지, 탑의 뿌리가 산을 이룬 것인지 그 위용이 대단하다. 한동안 서 있다 보니 차라리 절 없는 것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둘러보면 멀고 가까운 산들이 가람이 된 듯하고, 풀과 나무들이 나한처럼 그윽하다. 굳이 풍경 울고 목탁 소리 들려야 절인가. 이 탑 앞에 서면 바람과 새소리가 곧 법문이다.
_〈경주 남산 용장사곡 삼층석탑〉 중에서
눈 내린 날 절집은 이리 고요하다
흩날리는 눈발에 독경 소리 그치고
멀리서 장부를 닮은
탑이 하나 걸어온다
장터에서 해장술 서너 잔 걸쳤는지
옥개석에 쌓인 눈을 훌훌 털어내더니
눈 속에 발을 파묻고
이내 탑이 되었다
◎
눈 오는 날엔 석탑도 술 한잔 생각나지 않을까. 스님 몰래 절집 나와 읍내 장터에서 뜨끈한 국물에 막걸리 몇 사발, 시쿰한 총각김치 씹으며 쓰윽 입을 닦는다. 그러곤 다시 돌아와 언제 그랬냐는 듯 눈 쌓인 절 마당에서 수행자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상상. 죽장리 오층석탑은 이런 사내를 닮았다. 키 크고 훤칠한데 약간은 치기 어린 모습의 탑신이 그런 상상을 불러일으켰다. 내 마음이 꼭 그래서인지 퍼뜩 절 구경 끝내고 뜨끈한 국물에 낮술 한잔 걸쳤다.
_〈구미 죽장리 오층석탑〉 중에서
바윗돌 기단 삼아
천년을 버텨온 탑
운평선(雲平線) 바다에 닿자
섬들이 걸어온다
지리산
거기에 두고
탑 하나 떠메고 왔다
◎
지리산 좀 올랐다 자랑해도 정작 법계사 석탑 보지 못한 이가 많다. 로터리산장에서 잠시 호흡 고르고 곧바로 천황봉 향해 출발하기 때문이다. 탑 구경은 새벽 여명이 좋은데, 산꾼에게는 정상에서 일출 보는 일이 더 중한 탓이다. 절 마당 거대한 바윗돌에 탑신 올렸으니 기단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튼튼하다. 법계사는 해발 1,450m,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사찰이라 운 좋은 날엔 구름 자욱이 내려와 운평선 너머 산봉이 흡사 섬처럼 떠 있는 광경을 만날 수 있다. 산의 발목은 남해 바다에 닿고, 우린 탑을 품고 마을로 내려온다.
_〈산청 법계사 삼층석탑〉 중에서
기실 나무는 탑이 되고 싶었고
탑은 한 그루 나무이고 싶었다
널 보며 또 다른 나로
돌아가고 싶었다
선 채로 천년을 살면 무엇이 보일까
키 세워 더 멀리 보면 무엇이 보일까
차라리 눈을 감아라
심안心眼마저 꺼버려라
◎
이곳 삼층석탑은 법당 뒤쪽 언덕에 세워진 것이 특이하다. 삼층석탑에 키를 맞추는 소나무가 굽어져 굄목이 고개를 받치고 있다. 소나무 가지 끝이 탑을 향하고 있는데 탑은 짐짓 못 본 척 시침을 떼고 있다. 하지만 기실 나무는 탑이 되고 싶고, 탑은 나무가 되고 싶은 것은 아닌지. 유한한 존재는 무한에 이르고 싶고, 무한한 존재는 스러져 사라지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힐 때도 있으리라.
_〈함양 벽송사 삼층석탑〉 중에서
낮이면 멈추고 밤이면 걸었다
그 뒤로 고려의 별들이 따라왔다
쉼 없는
삼보일배의
종착지는 어디인가
묵언으로 걸어온 기나긴 수행의 날들
언제나 배경이 되어 함께한 동반자여
어엿한
삼존불이 있어
예까지 왔으리
◎
절은 사라졌으나 이 탑을 배경으로 석조여래삼존입상이 있어 그다지 외롭지는 않아 보인다. 중앙의 본존불은 발 모양을 제외하곤 하나의 돌로 이뤄진 대형 석불인데, 머리 위에 화불이 장식된 보관을 쓰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본존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나란히 선 협시 보살상은 훼손의 흔적이 크다. 하지만 탑과 삼존불은 그 지난한 역사의 질곡 속에서도 부처님 말씀을 전하기 위해 깊은 밤 우리의 꿈을 밟고 삼보일배하며 걸어왔으리라.
_〈당진 안국사지 석탑〉 중에서
마을과 석탑 사이에 빈 하늘 빈 들이 있다
조금은 적막해야 골똘해지지 않던가
고독을 모르는 이에게 어찌 인생을 물을까
◎
어둠이 약간 내려앉은 시각, 먼데 집들이 불을 밝히는데 묵중한 탑은 안으로 더욱 어두워진다. 우람한 사내가 검은 외투를 입은 모습이랄까. 이 탑은 돌을 벽돌처럼 만들어 쌓은 모전석탑이다. 여러 개의 자연석으로 짜 만든 기단 위에 견고한 점판암 벽돌로 탑신을 이뤘다. 1층 가운데에 감실이 있는데, 네 귀기둥에 화강석을 끼워 맞춘 것이 특이하다. 키에 비해 짜임새가 다소 둔탁해 보이지만 외려 그런 모습이 진솔한 농투성이를 닮았다.
_〈제천 장락동 칠층모전석탑〉 중에서

사진가의 말
시인의 말
1부 경기, 강원 - 옛 절집 흔적 없어도 탑은 절을 지킨다
안성 봉업사지 오층석탑
하남 동사지 삼층석탑과 오층석탑
강릉 신복사지 삼층석탑
양양 낙산사 칠층석탑
양양 진전사지 삼층석탑
원주 거돈사지 삼층석탑
원주 흥법사지 삼층석탑
인제 봉정암 오층석탑
철원 도피안사 삼층석탑
평창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홍천 괘석리 사사자 삼층석탑
2부 경북 - 어찌 홀로 섰느냐고 묻지 마시라
경주 감은사지 동·서삼층석탑
경주 나원리 오층석탑
경주 남산 용장사곡 삼층석탑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
경주 불국사 다보탑
경주 장항리 서오층석탑
경주 정혜사지 십삼층석탑
구미 낙산리 삼층석탑
구미 죽장리 오층석탑
달성 대견사지 삼층석탑
문경 봉암사 삼층석탑
성주 법수사지 삼층석탑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
영주 부석사 삼층석탑
영양 산해리 오층모전석탑
의성 관덕리 삼층석탑
의성 탑리리 오층석탑
칠곡 송림사 오층전탑
3부 경남 - 선 채로 천년을 살면 무엇이 보일까
밀양 만어사 삼층석탑
밀양 표충사 삼층석탑
산청 단속사지 동·서삼층석탑
산청 대원사 다층석탑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
산청 법계사 삼층석탑
양산 통도사 봉발탑
의령 보천사지 삼층석탑
진주 묘엄사지 삼층석탑
창녕 술정리 동삼층석탑
함양 벽송사 삼층석탑
함양 승안사지 삼층석탑
합천 영암사지 삼층석탑
합천 청량사 삼층석탑
4부 충청 - 거기 절이 있었다 한 왕조가 있었다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
당진 안국사지 석탑
보령 성주사지 오층석탑
부여 무량사 오층석탑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
영동 영국사 망탑봉 삼층석탑
제천 사자빈신사지 사사자 구층석탑
제천 장락동 칠층모전석탑
청양 서정리 구층석탑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
5부 전라, 제주 - 기다림이 길어지면 돌에도 뿌리가 난다
곡성 가곡리 오층석탑
구례 연곡사 삼층석탑
구례 화엄사 서오층석탑
김제 금산사 육각다층석탑
남원 실상사 백장암 삼층석탑
담양 남산리 오층석탑
영암 월출산 삼층석탑
익산 미륵사지 석탑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정읍 은선리 삼층석탑
정읍 천곡사지 칠층석탑
해남 대흥사 북미륵암 삼층석탑
제주 불탑사 오층석탑
책에 수록된 문화재 현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