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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블루

임선기 저 | 난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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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862573 / 104쪽 120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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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꿈인 줄 알고 누워 있으니 여름인 줄 알고 강아지가 온다 강아지인 줄 알고 눈을 뜨니 눈인 줄 알고 발을 밟는다 풀인가 하여 저녁을 보니 서둘러 꽃인가 하여 드러눕는다. 아득한 시간이어서 주워서 독서해보니 지나가버렸다... ―「이미지」 전문 프랑스에서 언어학을 전공한 임선기 시인은 말이 합성되고 파생될 때 전광석화처럼 일어나는 의미의 술래잡기를 계속하며 말의 해변에서 쓸려나가는 모래 같은 언어들을 줍는다. 리듬과 호흡을 화두로 삼고 발전시켜온 그이기에 이번 시집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구두점의 의미 역시 특별한 이유가 있다. 각기 다른 모양과 높낮이를 가진 구두점들은 마치 음표처럼 작동해 시를 읽는 호흡에 개입하고 의미의 자리를 만드는 시어가 된다. 시인은 어제가 오늘을 비추고 있는(「이태원에서」) 이번 시집에서 물의 마을을 찾아가며 거처가 없는 꿈을, 나무에서 나무까지, 나무에서 배경까지 이어지는 투명보다 더 투명한 투명을 이야기한다(「베른」). 검은 적도 푸른 적도 없는 밤의 그곳에서는 고요도 네 어깨에 묻어 있고(「풍경(風景)」) 흰 꽃잎은 눈물로 투명해진다(「산하엽」). 따라갈 수 없어서 보낼 수도 없는 밤은 “수북하다/홀로”(「밤이 간다」). 표지 그림은 하이경 작가의 <을왕리>를 사용했다. “우리는 만나지 못하더라도/ 슬퍼하지 말자”(「을왕리 詩」 『항구에 내리는 겨울 소식』) 했던 그이기에 더 특별한 만남이기도 하다.

저자 소개

1968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1994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파리10대학교에서 수학한 후 현재 연세대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시집으로 『호주머니 속의 시』 『꽃과 꽃이 흔들린다』가 있다. 

머리말

•시인의 말

내게 말이 투명하다는 건 유일한 의미를 가졌다는 것
이 아니다. 말이 투명할 때는 근거를 가졌을 때이다.
말의 근거를 삶으로 채워보지만 충분하지 않다,
모든 존재자가 그러하듯.
그리하여 말의 근거를 찾는 날이 계속된다.
말의 근거를 찾는 건 말을 찾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말의 근거를 찾으면 말이 찾아진다.

2019년 11월
임 선 기

책 속에서

그때 우리는 젊었고
물결은 여름이었어요

시가 자꾸 생겨나서
우리는 꿈을 떠나고 싶지 않았어요

벅차오르는 가슴을 누르면서.

존재하지 않는 이름들이
존재하고 있었어요

물결에 무슨 문자가 있던가요

그때 우리는 젊었고
바다는 물거품이었어요
─ 「노래」 전문


눈물 많으면
꽃잎이 투명하구나
나는 무덤가에서
사랑을 했다
무덤을 다니며
그대를 찾았다
눈물 그치면
다시 보이는 흰빛
그늘.
─ 「산하엽」 전문


눈이 오는 것이 아니다 차가 달리는 것이 아니다 내가 중국집에서 면을 먹는 것이 아니다. 오는 것이 눈이다 달리는 것이 차이다 중국집에서 면을 먹으며 밖을 보는 것이 나이다. 나는 그런 것의 합도 아니다. 그가 전화하는 게 아니다 전화하는 그가 있는 것도 아니다 전화하는 것이 그이다. 전화하는 것이 그라는 말이 던져져 있다.
─ 「비인칭」 전문


길을
한 사람이 걷고 있다
아마도 저 사람은 모를 것이다
자신이 얼마나
길을
인간적으로 채우고 있는지를
─ 「길」 전문

목차

1
이미지 _ 13
노래 _ 14
젊은 파르크에게 _ 15
말의 해변에서 _ 16
언어들 _ 17
언어 대장간에서 _ 18
발화 _ 19
나의 시 _ 20
내일은 바다 _ 22
시인 1 _ 23
시인 2 _ 24
로런에게 1 _ 25
로런에게 2 _ 26
에드거 앨런 포에게 바치는 나날 _ 27
말 _ 28

2
추억 _ 31
산책 _ 32
장미원 _ 33
전경(前景) _ 34
숲 _ 35
교정(校庭)에서 _ 36
이태원에서 _ 37
인천 _ 38
노스탤지어 _ 39
몽마르트르 _ 40
제네바 고비(叩扉) _ 42
베른 _ 43
리듬 _ 44
와세다 부근 _ 45
풍경(風景) _ 46
눈 고장에 와서 _ 47
여록(旅錄) _ 48
히말라야 _ 49

3
오늘 아침 _ 53
산하엽 _ 54
바다 1 _ 55
바다 2 _ 56
순간 _ 57
우주 _ 58
탐조(探鳥) _ 59
역(力) _ 60
휴(休) _ 61
길목에서 _ 62
고독 _ 64
축제 _ 66
만남 1 _ 67
만남 2 _ 68
만남 3 _ 69
비인칭 _ 70
길 _ 71
이(?) _ 72
죄 _ 73

4
봄 _ 77
가을 _ 78
가을날 _ 79
추일서정 _ 80
9월 _ 81
겨울 _ 82
눈 1 _ 83
눈 2 _ 84
눈 3 _ 85
눈 4 _ 86
너에게 _ 88
새와 눈 _ 89
파주 _ 90
산역(山役) _ 91
거의 블루 _ 92
별 _ 93
너의 얼굴 _ 94
밤이 간다 _ 95
어느 밤 _ 97
풍경들 _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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