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구간

금색 공책 2 [도리스 레싱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판] 창비세계문학 74

원제 : The Golden Notebook
시리즈 : 창비 세계문학 [61]

도리스 레싱 저 | 권영희 역 | 창비 | 2019년 12월

미리보기 북트리

정가
$34.00
판매가
$18.70 (45%↓) 최저가 보상
적립금
$0.37 (2%P)
출고예상일
2026년 10월 07일 수령예상일 안내
북카트 담기 바로구매하기 위시리스트담기

평점 -  ·  리뷰 0

리뷰 쓰기

ISBN : 9788936464714 / 476쪽 145 x 210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추천inside
Adobe Flash Player 가져오기

이 분야의 베스트셀러

아래의 도서와 구매하시면 이 도서들의 적립금을 즉시적용해 드립니다.

  • 18,900
  • 15,120
  • 16,920
  • 16,650

책 소개

출판사 리뷰

네가지 색 공책으로 분열된 자아상, 그리고 “모든 것이 부서지고” 난 뒤 분리의 극복과 통합으로 나아가는 금색 공책 『금색 공책』의 구조는 각각의 부분이 거대한 전체로 연결되는 태피스트리와 같다. 여러 단편처럼 보이는 이야기들을 퍼즐처럼 엮어나가는 실험적 형식은 포스트모더니즘 글쓰기의 전형을 보여준다. 레싱은 1971년판 서문에서 “형식을 통해 말하도록” 하는 정교한 서술 구조를 직접 자세하게 설명했다. 우선 큰 줄기는 “‘자유로운 여자들’이라는 제목의 골격 또는 틀 아래 [원어로] 6만 단어 남짓한 통상적인 중편소설”로, 1950년대 후반 런던을 배경으로 전 공산당원이자 싱글맘 들인 애나와 그녀의 친구 몰리의 이야기가 현재 시점에서 진행된다. 이 「자유로운 여자들」을 총 다섯장(章)으로 나누고, 그 사이사이에 주인공인 애나가 작성해나가는 네가지 색 공책, 즉 검은색,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공책이 후렴구처럼 반복된다. 분량 면에서 압도적인 검은색 공책에는 ‘소설 속 소설’인 애나의 데뷔작이자 유일한 발표작 『전쟁의 접경지대』에 관한 내용이 적혀 있다. 소설의 재료가 된, 애나가 2차대전 전과 전쟁 기간 동안 영국의 중앙아프리카 식민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경험한 일, 소설을 패러디한 영화 시놉시스 등과 더불어 소설로 벌어들인 수입 내역, 영화나 텔레비전 드라마 각색을 제안한 이들과의 만남 등에 대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빨간색 공책은 애나의 정치적 활동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 레싱과 마찬가지로 영국 공산당원으로 활동했던 애나가 비판적인 내부자의 시선으로 냉전기 영국 공산주의자들의 다양한 초상을 생생하게 그려냄으로써, 레싱이 의도했던 ‘1950년대의 연대기’로서 『금색 공책』의 성격에도 가장 부합하는 부분이다. 노란색 공책은 ‘제삼자의 그림자’라는 제목으로 애나가 쓰는 소설 원고이다. 애나가 레싱의 자전적인 주인공이라면, 노란색 공책의 주인공인 엘라는 애나의 자전적인 주인공이다. 사랑에 ‘빠진’ 애나-엘라가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속박, 이성애적 욕망과 낭만적인 사랑의 판타지에서 비롯하는 구속은 계급, 정치 성향, 교육 수준 등의 차이들을 가로질러 절대다수의 여성에게 보편적인 굴레로 작용함을 보여준다. 파란색 공책은 애나의 기억과 꿈, 감정 등을 풀어낸 내밀한 일기로, 정신분석 상담가인 마크스 부인과 나눈 상담 내용, 일기 대신 스크랩해 붙여둔 각종 신문 기사 등이 담겨 있다. 마크스 부인과 애나의 대화를 통해 레싱은 정신병리를 전적으로 개인의 차원에서 파악하는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이나 보편적인 신화의 차원에 놓는 융 심리학의 전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세계 도처에서 끊임없이 자행되는 폭력과 살상, 사상적 억압 등을 일종의 ‘텍스트 몽타주’ 형태로 제시함으로써 문제의 근원은 시대의 광기라는 사실이 저절로 드러나도록 한다. 그리고 맨 마지막 금색 공책에서 애나는 이 분열된 자신의 조각들을 하나로 엮어낸다. “애나가 공책을 한권이 아닌 네권이나 갖고 있는 건, 애나 자신이 인정하듯 혼돈이 지배하고 형식을 잃어버린 삶이 완전히 무너질까 두려워 현실의 제반 요소들을 분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책들에 쓰는 일을 끝냈을 때 그 파편들로부터 새로운 어떤 것, 「금색 공책」이 나올 수 있게 된다.”(1971년 서문) 소설 전체의 도입부에서 애나가 하는 말인 “내가 보기엔 모든 게 다 부서지고 있다는 거야”(1권 41면)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을 관통하는 ‘부서짐’(cracking up) 혹은 ‘(감정적) 무너져 내림’(breaking down)을 레싱은 “자기치유이자 내면의 자아로 하여금 잘못된 이분법과 분리를 넘어서게 하는” 과정으로 보았다. 여성들은 얼마나 더 자유로워졌는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문제의식 ‘자유로운 여자들’이라는 각 장의 제목은 역설적이다. 소설 안에서 주변인들은 애나와 몰리를 가리켜 입버릇처럼 “당신네 자유로운 여자들”이라고 부르지만, 두 여자는 그 당시 인습에서 벗어난 삶을 산다는 의미에서만 자유로울 뿐 여전히 여성에게 가해지는 무수한 속박에 갇혀 있는 존재로 그려진다. 이를테면 생리 중인 애나가 냄새 걱정에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생리혈에 관한 생각을 털어놓을 때, 친구의 전남편 사무실에서 감정적 육체적으로 겁박을 당한 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만원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당하고 그 남자가 계속 따라올 때, 자신의 몸에 들러붙었던 남자의 시선을 씻어내기 위해 과일 행상 수레로 가서 예쁜 빛깔의 복숭아를 만져보고 집으로 돌아와 시원하게 흐르는 수돗물을 보면서 마음을 추스를 때, 여성 독자들은 이건 바로 내 이야기야, 하고 느낄 것이다. 두 여자는 모두 자유로운 삶을 갈망하면서도 남성의 욕망과 필요에 언제나 자신을 맞출 준비가 되어 있다. 『금색 공책』은 이처럼 남성과의 관계가 여성에게 내밀한 감정적 정신적 속박으로 작용하는 양상을 거침없고 예리하게 탐색한다. 외형상의 독립이나 제도적 차원의 젠더평등은 그 자체로 중요하지만, 더 내밀한 차원에서 여성은 아직도 구속된 존재임을 드러낸다. 이 책이 출간된 지 50년이 지나서도 ‘살아 있는’ 현재적 소설로 읽히는 이유는 여전히 대다수의 여자들이 진정 자유로운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레싱은 1971년판 서문에서 이렇게 썼다. “약자를 못살게 구는 남자는 자기가 사는 이 세상이나 그 역사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게 없는 자다. 즉 남녀가 과거에 무한히 다양한 역할들을 맡아왔고, 지금도 어떤 사회에서는 그렇게 하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따라서 그런 남자는 무지하거나 혹은 통념을 따르지 않으면 두려워지는 비겁한 인간이다…… 이 내용을 난 오래된 과거에 부치는 편지를 쓰는 심정으로 적고 있다. 10년만 지나도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모든 것이 다 쓸려나가리라 확신하면서.”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서문이 쓰인 날로부터 40년을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레싱의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성 대결’의 이분법을 넘어 할머니가 엄마 아빠에게, 엄마 아빠가 딸 아들에게 물려주는 우리 시대 필독서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만 해도 우호적인 평론가나 비판적인 평론가나 양쪽 공히 이 책을 ‘성 대결’에 관한 작품으로 ‘격하’했다. 그러나 레싱은 이 모든 혼란을 겪은 뒤 써 내려간 1971년판 서문에서 자신이 여성해방운동을 지지하는 것과 별개로 “이 소설은 여성해방운동의 응원가가 아니었다”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분리와 분열을 딛고 넘어선 ‘통합’이야말로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임을 거듭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레싱은 1993년판 서문에서 변화한 시대에 따라 달라진 독자들의 반응을 다음과 같이 들려준다. “저 자신이 이 책으로부터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딸에게 책을 건넸고, 딸도 아주 좋아합니다.” 이런 얘기를 하는 50대 여성을 여럿 만났다. 어떤 젊은 여성에게서는 이런 얘기도 들었다. “엄마가 이 책이 자신에게 영향을 끼쳤다며 읽어보라고 권하셨는데, 지금은 엄마를 훨씬 잘 이해하게 되었어요.” “이 책을 엄마도 읽었고, 지금은 제가 읽고 있어요”라는 말도 자주 듣곤 했다. 이렇게 두 세대에 걸쳐 읽히는 책이 되었는데, 얼마 전에는 어떤 할머니가 이 책을 아들에게 건넸으며, 또 그 아들이 자기 딸에게 책을 읽어보라고 권했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세 세대. 그렇다, 나로선 우쭐해질 수밖에.(1권 10~11면)

저자 소개

1919년 이란의 커만샤에서 태어났다. 부모와 함께 아프리카로 이주하여 1949년 런던에 정주하기까지 25년 정도를 로디지아(지금의 짐바브웨)에서 지냈다. 1942년 공산당에 참여했고, 1950년에 첫 소설 <풀잎은 노래한다>를 발표했다. 이후 시, 희곡, 단편소설을 포함한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치며, 페미니즘 문학의 거장으로도 손꼽혀왔다. <생존자의 회고록>, <마사 퀘스트>, <다섯>, <황금 노트북>을 비롯해 후기작인 <선한 테러리스트>, <다섯째 아이>까지 많은 작품을 발표했다. 서머싯 몸 상(1953), 메디치 상(1979), 유럽 문학상(1982), W. H 스미스 상(1986), 데이비드 코언 영국문학상(2001) 등 유럽에서 받지 못한 상이 없다고 할 정도로 20세기 후반 각종 문학상을 휩쓸었다. 그리고 2007년, 오랫동안 후보로 이름이 거론돼 오던 노벨문학상의 수상자가 되었다.

역자 소개

서울대 영어교육과와 영어영문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시립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영국고딕소설: 공포와 일탈의 상상력』(공저, 2015) 『트라우마 소설연구 II: 기억과 회복의 서사』(공저, 2015)가 있으며, 영국 소설과 탈식민주의 문학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머리말

‖ 옮긴이의 말

레싱의 대표작은 생물학적 여자가 여성으로 만들어지는 경위를 면밀히 탐사한 씨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에 필적하는 텍스트이면서, 동시에 강렬한 공감효과로 독자의 변화를 추동하는 힘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여성을 인식의 대상으로만 가정한 보부아르 저작의 한계를 넘어서는 문학적 성과이기도 하다. 아울러 해방된 삶의 조건들을 탐사하는 이 소설의 작업은 여성의 예속에 대한 증언에 머물지 않고, 젠더 구분을 비롯하여 그릇된 이분법들과 구별에 기초한 담론들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성찰하게 한다. 바로 이 점이 한 시대의 연대기나 페미니스트 경전을 넘어 『금색 공책』에 지속적인 생명을 불어넣는 성취일 것이다.
권영희(서울시립대 영문학과 교수)


 

책 속에서

여자가 여자를 지켜주는 여자들만의 기사도가 있는 법이고, 이것은 다른 어떤 충성심보다 강력하다. 1권 179면


그중 외로운 여자 다섯명은 남편과 아이들이 있는데도, 혹은 그들 탓에 조용하게 혼자서 미쳐가고 있었다. 모두 스스로에게 의혹을 품고 있었다. 자신이 행복하다는 이유에서 죄의식도 가지고 있었다. 예외 없이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나한테 뭔가 문제가 있는 게 틀림없어요.” 선거운동 본부로 돌아와 나는 그날 오후의 책임자인 여자에게 이 여자들 얘기를 꺼냈다. 그녀는 말했다. “그래요. 선거운동 나갈 때마다 안절부절못하는 심정이 되죠. 이 나라엔 자기 혼자 미쳐가는 여자들이 정말 많아요.” 1권 279~80면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고통스럽게 나아간다고요?”
“그래, 꿈은 매번 더 강력해지니까. 사람들이 뭔가를 상상할 수 있다면 그 일을 쟁취할 때가 오는 법이야.”
“뭘 상상한다는 거죠?”
“네가 말한 그거. 선량함 말이다. 친절함. 더이상 짐승으로 살지 않기.” 1권 435면


내 안의 긴장이 시작되었고 평화는 이미 사라졌다. 스위치가 켜지고 전류가 흐르기 시작한 것이다. 재닛에게 옷을 입히고 아침을 먹여 학교에 보낸 다음 마이클에게도 아침을 차려줘야지, 차가 다 떨어졌다는 거 잊지 말고, 기타 등등, 기타 등등. 이 쓸모없지만 틀림없이 불가피한 긴장과 더불어 원망의 스위치도 함께 켜진다. 무엇에 대한 원망일까? 불공평이겠지. 세세한 것들을 걱정하느라 그렇게도 많은 시간을 소모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한 원망. 1권 519면

그 여성적인 세계를 겨눈 그의 조롱은 그가 애나의 존재를 의식한 순간 시작되었다. 그래, 하지만 딱히 새로울 것도 없지. 애나는 이미 익숙한 터였다. (…) 아이도 그 조롱이 자신을, 그리고 여성 일반을 겨누고 있음을 직감한 것이다. 애나는 딸에게 조용히 공감하며 생각했다. 그래, 내 가엾은 딸아, 빨리 익숙해지는 편이 좋아. 끊임없이 그런 태도와 마주칠 수밖에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니. 2권 42면


“이전 시대에는 여성 예술가가 없었다는 얘긴가요? 독립적인 여성들이 존재하지 않았다? 혹은 성적인 자유를 고집한 여자들이 없었다? 말씀을 좀 드리자면, 당신 뒤편에는 과거로 쭉 이어지는 위대한 여성들의 계보가 있어요. 그들을 찾아내고, 당신 안에서 그들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들을 의식해야 해요.” 2권 158면


“전에도 말한 것 같은데, 그게 바로 우리 시대의 어두운 비밀이죠. 아무도 내놓고 말은 하지 않지만 어딘가 문을 열면 그 안에서는 늘 날카롭고 절박한, 알아듣기도 힘든 비명 소리가 귀를 때리거든요.” 2권 436~37면

 


 

목차

자유로운 여자들 3
공책들

자유로운 여자들 4
공책들

금색 공책

자유로운 여자들 5

작품해설 / 여성, 문학, 사유의 예속에 맞서는 글쓰기의 힘
작가연보
발간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