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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병일지도 몰라

이수연 저 | 반니라이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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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467032 / 292쪽 128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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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 우울하다고 모든 게 불행한 것만은 아닙니다 우울함 속에서도 작은 웃음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사소한 일에도 곧잘 쓰러지곤 했던 저자는 결혼을 하고 나서 점점 심해지는 불안 증세에 정신과를 찾게 된다. 그곳에서 받은 진단은 공황장애와 식이 장애.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으며 증세가 나아지자, 그는 돌연 ‘죽고 싶은 사람’이 되고 만다. 상담 과정에서 이 이야기를 털어놓은 저자는 주치의의 권유로, 곧바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저자는 낯선 병원 풍경을 마주하고 자신과 같은 평범한 사람도 정신병원에 입원해도 되는 건지 걱정한다. 정신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의 모습은 어딘가 천진난만하고 자신과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그곳의 환자들은 그런 저자의 손을 잡고 치료와 병동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게 돕는다. 처음엔 쉽지 않았지만, 그곳에 있는 사람들도 결국은 자신처럼 이해가 필요한 보통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그렇게 장기 입원자가 되어 환자들과 마음을 나눈다. 그리고 깨닫는다. 그들도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기에 사회에서는 누구도 이해하지 못했던 자신의 감정들을 알아주고 다독여 줄 수 있다는 걸 말이다. 조금 삐걱거리긴 했지만 저자는 주치의와의 상담을 통해 점점 자신의 슬픔과 상처를 대면하게 된다. 주치의의 제안으로 자서전을 써보고 그 안에서 행복했던 기억과 불행했던 기억을 마주하면서 점차 자신의 마음을 찔렀던 경험을 마주보기 시작한다. 거기서부터 저자는 자신에게 상처를 준 이들을 조금은 느리지만, 이해하고 용서하는 과정을 밟아나간다. 그리고 결국 자신을 용서해야 마음의 깊은 우울이 나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죽고 싶은 환자와 살려야 하는 의사의 호흡도 남다르지만, 병원 안에서 만난 사람들의 다양한 캐릭터를 보는 것도 이 책의 재미다. 더불어 자신의 우울증에 대한 투병기를 가감 없이 보여주면서도 그 속에 숨은 작은 웃음들 또한 놓치지 않은 것이 이 책이 가진 또 하나의 힘이다. “우울이라는 것이, 나의 전부를 불행하게 만들 수는 없”다고 말하는 저자는 “앞으로도 우울하겠지만, 이 작은 웃음을 잊지 않으려” 한다고 고백한다. 이것이 ‘우울증을 극복했다!’라는 동화 같은 해피엔딩이 아니어도, 여전히 저자가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으며 지내더라도 이 책이 의미를 가지는 이유다.

저자 소개

  • 저자 : 이수연
저자 : 이수연
오랜 우울과 쉽게 벗어날 수 없는 감정들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조금은 나아지기도, 다시 아파하기도 하면서 우울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익히고 있다.
쉽게 말할 수 없는 마음을 대신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항상 숨기는 것에 익숙한 삶을 살았지만, 지금은 비슷한 감정을 겪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로 위로를 주는 일에 힘을 얻고 있다.

마음의 아픔에 해결이 아닌 공감으로 다가가고 싶은 보통 사람이다.
《조금 우울하지만, 보통 사람입니다》를 썼다.

책 속에서

어릴 적부터 이유 없이 자주 쓰러지곤 했다. 귀가 안 들리고 눈이 안 보이면서 정신을 잃었다. 조금이라도 불안하거나 놀라는 상황이 오면 바로 몸이 반응했다. 그래서 항상 본능적으로 가장 안전한 곳을 찾았고, 불안에 대비했다. 그것이 어린 내가 살아가는 방법이었다. - 11쪽


초진은 예약 시간보다 많이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는 동안에도 불안은 나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병원이라는 낯선 환경 탓이었다. 나는 의식적으로 숨을 쉬기 위해 노력했다. 의식적으로 숨을 쉬지 않으면 그대로 숨이 끊어질 것만 같았다. - 16쪽


나의 자살 사고를 처음으로 들은 주치의 선생님은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다.
“만약 이수연 씨가 위험한 행동을 하려고 한다면, 그전에 마지막으로 저와 한번 얘기 나눠 봐요. 약속할 수 있죠?”
그 말에 나는 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약속 하나가 나를 어떤 길로 끌고 갈지도 모른 채. - 21쪽


자살의 위험이 있으면 의사는 보호자에게 이 사실을 말할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 지금 내가 이 자리를 벗어나면 남편에게 전화가 갈 것이고, 남편은 나의 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내게 죽기 보다 싫은 것이 내 마음을 가족이 알게 되는 것이었다. 내가 필사적으로 숨겨온 이 마음을 한순간 망칠 수는 없었다. - 26쪽


내가 가족에게 말하지 말아달라는 이유도 그것이었다. 가족은, 부모님은 나의 아픔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고 그것은 곧 나의 상처 였다. 늘 그렇듯 나는 침묵에 익숙한 사람이었고 정신병원은 침묵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었다. - 36쪽


저녁이 되자 홀에서 과자 파티가 열렸다. 초등학생도 아니고, 다 큰 성인들이 모여 앉아 과자를 풀어놓고 함께 먹으며 대화를 했다. 나는 입원 이 주 만에 처음으로 자리에 앉아 사람들과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 입원이죠? 여기 사람들 생각보다 안 이상해요.” - 54쪽


같은 풍경, 같은 병실이 몇 번씩 지나갔지만,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는 항상 새로웠다. 서로의 공황장애 이야기에 공감하기도 했다. 우울증은 기본이었다. 밖에서는 쉽게 꺼낼 수 없는 말이 너무나 당연하게 지나갔다. 그렇게 사람들과 가까워지면서 나도 조금씩 내 이야기를 밖으로 꺼내기 시작했다. - 67쪽


우리는 서로 비슷한 면을 하나씩은 가지고 있었다. 내가 가장 정상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책이 아닌 자신의 경험을 통해 다른 환자의 감정을 아는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게 종종 위로가 되어주었다. - 69쪽


“이해는 할 수 있지만, 용서는 할 수 없어요.”
이해와 용서는 다른 것이라 생각했다. 자식을 책임지지 않은 아버지도, 내게 소리치던 엄마도 이해하지만 마음으로 용서할 수는 없었다. 그나마 그 ‘이해’가 있었기에 나는 가족을 아예 놓지 않았던 것뿐이다. 하지만 그날 엄마는 화내지 않았다. - 108쪽


나조차 믿지 않는 나를 주치의 선생님은 믿고 있었다. 그 믿음을 볼 때면 작은 기대와 함께 불안이 생겼다. 어쩌면 살아가고 싶은 날이올 거라는, 정말 이 치료가 끝나면 나아진 모습으로 바깥 생활을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 불안. - 114쪽


나는 그 누구의 이해도 받아본 적 없다. 나를 이해하는 척 다가왔다가 내 모습을 보고 떠난 사람도 있었고, 자신과 너무 다르다며 선을 긋는 사람도 있었다. 정말 내 마음을 솔직하게 얘기하면 모두 나를 떠났다. 그래서 나는 말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이해라는 것은 내가 받아본 적 없는 선물이었다. - 118쪽


그때는 알 수 없었지만 이제는 보이는 것. 시간이 지나면서 돌이켜보며 알게 된 것. 그것은 나를 향한 용서였다. 나를 향한 용서가 없이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너무 늦지 않게 알게 되었다. 최소한 내 숨이 붙어 있는 시간 안에 알 수 있었으니까. - 243쪽

목차

들어가는 글

Chapter 1 정신과에 가야 할 것 같아
01 이름 없는 아픔의 이름을 찾다
02 입원 서류에 서명을 해도 괜찮은 걸까
03 잠깐 쉰다고 생각하기
04 입원 첫날
05 죽고 싶은 사람과 살려야 하는 사람
06 어떻게 들어왔어요?
07 생각보다 괜찮은 치료
08 조금은 울어도 괜찮아
09 시간을 보내는 방법
10 사람을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 법
11 언니밖에 없어요

Chapter 2 내가 정신병원에 있는 이유
12 제가 정말 이상한 사람인가요?
13 나의 가족, 나의 상처
14 날이 좋아서 죽고 싶었어요
15 슬픔은 병일지도 몰라
16 수많은 상처 중 하나, 둘, 그리고…
17 평소 마음에만 있고 못 했던 일을 할 만한 좋은 때
18 주치의 선생님의 사과

Chapter 3 내가 용서해야 하는 많은 것
19 세 개의 행복과 하나의 불행
20 나의 가장 소중한 불안
21 가장 숨기고 싶은 마음
22 나는 아빠가 될 수 없겠지만
23 노력한다는 건 아직 괜찮지 않다는 뜻이야
24 가족을 향한 용서의 시작
25 사랑해, 엄마 188

Chapter 4 나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 내가 소중히 여겨야 하는 것들
26 간호사님의 부탁
27 내게 주어진 세 개의 소원
28 비 오는 날의 약속
29 만약 내가 아닌 당신이 이 아픔을 겪는다면
30 왜 굳이 자살을 참아야 하는 걸까
31 나는 다시 죽고 싶은 사람이 되었다
32 낯선 방문, 주임 간호사님
33 나를 향한 용서
34 살아 있어줘서, 고마워

Chapter 5 세상을 향한 한 걸음
35 별난 환자, 별난 의사
36 비행 준비
37 앞으로 무엇이 나아질 수 있나요?
38 괜찮아, 날지는 못해도 다시 올라올 수 있어
39 하늘을 보면 떠오르는 기억
40 반년 만의 긴 외출 준비
41 다신 보지 말아요

끝맺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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