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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035802 / 176쪽 128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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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이 시집에는 다음 단어들이 열 번 이상 쓰였다.
나, 눈, 너, 물, 빛, 발, 소리, 있다, 나의, 뒤, 없는, 불, 속에, 방, 하나, 있었다, 손, 머리, 없이, 밤, 새, 한다, 의자, 밖, 작은, 숲, 길, 다시, 끝, 내려, 했다, 우리, 몸, 털, 처럼, 돌아, 첫, 가을, 시작, 지붕, 다리, 간다, 입술, 기억, 바닥, 검은, 집, 앞, 쪽, 사람, 그림자, 벽, 아래, 꿈, 같은, 너의, 혀, 빈, 잠, 위로, 빗방울, 얼굴, 그리고, 아직, 하나의, 화분, 말했다, 코, 생각, 한 번, 않는, 창문, 위에, 낮, 덩이, 때까지, 어디, 별, 떼, 끌어, 여기, 언덕, 베개, 아무, 흰, 이마, 동안, 누군가, 구두, 안에, 처음, 귀, 뒤집어, 그러나, 또, 다른, 그늘, 필요, 모든, 커튼, 넘어, 나무, 펜스, 겨울, 옷, 이었다, 하지만, 그의, 가장, 커다란, 문, 노을, 눈빛, 이제, 달, 혼자, 앉아, 어떻게, 그래, 동그라미, 구름, 잎, 목소리
시인의 말
어렵고
가렵다
두렵고
마렵다
2019년 가을
이설빈
2
내가 이룰 것들이란 다 무엇일까
한 획의 비행운?
점진적인 책갈피의 이동?
열두 개의 그림자 태엽?
노예선의 새로운 깃발?
주머니가 덜 마른 코트?
커다란 굴뚝을 입에 물고
여기, 나는 완강히 버티고 서서
모든 걸 넘겨 보낼 거야
아직도 목초지는 멀고, 맞아
내 검은 장화는 진창에서 얻었지
무릎까지 푸욱 잠겨서
비석에 새겨진 이름에는 이끼가 자라지
입술을 뒤덮는 콧수염처럼
3
아직도 목초지는 멀고
건초지는 발밑에 영원처럼 머물고
노래도 새들도 떠난 둥지에는
느긋한 노을 한 줌
내가 이루지 못한 모든 걸
금빛으로 물들이고 있어
알아, 아직도 목초지는 멀고
나를 가리키던 시간들
내가 될 수 없던 몸짓들
그것들 모두가
내 생의 단위로 자라날 때까지
여기, 나는 펜스에 기대서서
그 모든 걸 굽어봐
―「울타리의 노래」 부분
한 겹의 눈부심을 겨누며 우리는 나아간다 내가 드리워진 이곳이 어느 자오선에 걸쳐 있는지 어느 예리한 시간이 첨탑 끝에 째깍대며 우리 배다른 절망들을 손에 쥔 사과처럼 끊이지 않게 돌려 깎는지, 알 수 없으나 나는 비춰볼 수 있다
[……]
다시 한 겹의 어두움을 당기며 우리는 나아간다 커다란 그림자 아래로 위문 온 작은 그늘처럼,
―「두 겹의 창」 부분
비참은 어디서 오는 걸까―봄이 다 가도록
혼자 알을 품던 황제펭귄은 여름이 되자 알을 쪼고
가랑이에 얼음덩이를 품는다는데, 접힌 우산에서
발등으로 흘러내린 차가운 물줄기가 바닥을
바닥을 신은 발바닥들을 축축하게 적시는 사이
냉담은 어디로 가는 걸까―내릴 곳을 지나
버스는 이미 반환점을 돌고 있는데, 나는
앉거나 서지도 자거나 깨지도 않고 기울어져
(어렵고 가렵고
두렵고 마렵고?)
―「햄스터 철창 갉는 소리」 부분
눈송이 하나, 가까스로 내려앉는 게 보인다. 누군가의 입김이 피워 올린.
지금 고개를 들어 눈을 헤아리는 자들은 모두 타인의 눈 속에서 자신을 허옇게 지새워보았던 자들이다. [……] 가자, 이름 없이. 가야 한다. 저 구겨진 백지처럼 눈먼, 시간들이 빨려드는 터널 쪽으로.
―「터널 끝의 소리굽쇠 1」 부분
고개를 들면 밤의 해바라기밭, 검은 씨앗들의 방언이 빼곡하다 머리카락처럼 살아 있는 뿌리는 그보다 월등한 시체를 향하지 밤이 오면, 우리는 더욱 현명해지리라 밤 아닌 것들과 함께
번뜩이던 창문에는 얼마간 다른 빛이 깃들어 자신이 헤쳐 지나온 건초지, 불길에 사로잡히는 울타리를 바라본다 하나, 둘……
메시지가 닿을 즈음이면 그곳에도 사막의 사인이 젖어들겠지요 이곳에는 별들이 많아요 그리고 암흑보다도 짙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씨앗보다는 흙을 기르는 존재에 가깝습니다
―「전조」 전문
1부
기린의 문
폭넓은 지붕
레킹 볼
태양 없이
쏟아지는 샹들리에
레킹 볼 레킹
99.9
나무의 베개
몰락의 맛
만종
끌어안는 손
울타리의 노래
검은 의자
의자 넘겨주는 사람
2부
빨간 호두
수프 숲 숨
숨 숲 수프
베개는 불능의 거푸집
베개는 불능의 거푸집
리만의 악어구두
햄스터 철창 갉는 소리
두번째 기도의 환승역
범퍼카는 황야로 간다
그의 피 한 방울을 나는 약속받았다
불안의 탄생석
너무 낮은 언덕
죽은 자의 사랑스러운 쪽
베개는 불능의 거푸집
구멍 난 궤짝 속에서
가을을 닫기 전에
3부
어두워지는 촛대
세번째 화분의 햇빛도둑
1830
두 겹의 창
겨울의 맹세
의자 밀어주던 사람
빌헬름의 침묵
커다란 물탱크가 있던 집
howling
협상
오늘은 혼자 놀이터 갑니다
그럼 내가 웃어야 하나요?
4부
터널 끝의 소리굽쇠 1
베개는 불능의 거푸집
NO PARKING NO HORN
쓸데없이 해맑은 추
13월의 입
일 방 통 행
13월의 귀
전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