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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견딘 모든 것들이 사랑이라면

고주희 저 | 파란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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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7756552 / 168쪽 128 x 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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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대마젤란성운 온 방향이 허물어져 캄캄한 날 냉장육 가공 트럭 눈보라 속을 지난다 절단 난 하늘에선 잿빛 폭발음 낮의 소용돌이는 알 수 없어 밤에는 손깍지투성이니 바퀴는 구르고 또 굴러 무중력일까 노래는 새로울 것 없고 심장은 너무 멀구나 기능을 멈춘 냉장고 모터 밖으로 이름도 없이 추락하는 무수한 냉기들 고작 그런 것들이 한데 뭉쳐 앞바람과 뒷바람 사이에 낀 갈매기처럼 사력을 다해 제자리일 때 무참히도 아름다워 빛을 숨기며 한곳을 맴도는 사제 폭탄 차오른 숨결로 팽창하는 날개와 가스통 사이 받으나 마나 한 꽃다발을 들고 끝내 피가 돌지 않는 발끝으로 턴, 주먹을 쥐었다 펴면 전류가 흐른다 우리가 견딘 모든 것들이 사랑이라면 반대편 자정에 뜬 별들 어디를 건드려도 폭발할 거야 ***

저자 소개

  • 저자 : 고주희
저자 : 고주희
제주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15년 <시와 표현>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우리가 견딘 모든 것들이 사랑이라면>을 썼다.

머리말

음악 속에서 우리는
잠시 떨리는 악기일 뿐

눈물 너머, 약간의 천국이 있기를

책 속에서

대마젤란성운

온 방향이 허물어져 캄캄한 날
냉장육 가공 트럭 눈보라 속을 지난다
절단 난 하늘에선 잿빛 폭발음
낮의 소용돌이는 알 수 없어
밤에는 손깍지투성이니
바퀴는 구르고 또 굴러 무중력일까

노래는 새로울 것 없고 심장은 너무 멀구나
기능을 멈춘 냉장고 모터 밖으로
이름도 없이 추락하는 무수한 냉기들
고작 그런 것들이 한데 뭉쳐
앞바람과 뒷바람 사이에 낀 갈매기처럼
사력을 다해 제자리일 때

무참히도 아름다워
빛을 숨기며 한곳을 맴도는 사제 폭탄
차오른 숨결로 팽창하는 날개와 가스통 사이
받으나 마나 한 꽃다발을 들고
끝내 피가 돌지 않는 발끝으로 턴,

주먹을 쥐었다 펴면 전류가 흐른다
우리가 견딘 모든 것들이 사랑이라면
반대편 자정에 뜬 별들
어디를 건드려도 폭발할 거야 ***

생강빵 박물관

여섯 겹의 밤을 굽자
부풀어 오르는 입꼬리가 생겼다

새카맣게 타 버리기 전
언젠가 맡았던 냄새, 먹구름이 쏟아지고
이내 문 닫은 상점처럼 어두워지는 버릇

폴카를 추는 아이가 늑대로 변해 가는 동안
저민 사과와 젖은 눈꺼풀 녹아내리고
단 한 조각만으로도 부활하는
검은 연대의 노래

밀봉된 편지를 뜯으면
악필을 뒤집어쓴 겨울이 오고
얼룩을 겨우 읽어 낼 때쯤 부스러기가 되는 일

몇 억 광년의 밤을 뒤척여야
앓지 않을까 당신을

얼얼한 생육의 감각을 잃고
뿌리가 몸이던 계절의 이름으로 나는
내지를 수 없는 비명이 되네

오후의 진열대로 몰려오는 입술들

굳어 버린 반죽처럼 심장은
구석의 일이 되어 가네 ***

프리다와 사슴

내가 키우는 사슴이야, 볼래?

이제 시작될 고통이야 작은 사슴은 작게 아플 거야
발작 전의 전조 증상 천 살이 넘는 폭력으로 마비된 입술
나는 너무 자주이고 나를 제일 잘 그리고

마지막 전차가 지나면 어쩔 수 없는 사슴들 나동그라지고 병상은 앵무새와 원숭이들 차지지

침대 밖으로 뻗어 나간 붉은 달리아 꽃잎들 절창이다 자궁근 뚫고 나온 비명들 손모가지째 똑똑 떨어지는 2억 년 전 개화, 벵듸에서 부는 바람은 모래 반 눈물 반
뿌리 없는 것들은 눈동자를 아프게 해 내전의 도미노 속 끝나지 않을 기아
청동거울 속 얼굴은 반대편으로만 향하지 이젤의 오른 다리 절룩이며 계절을 끌고 와 하얀 캔버스에 밤을 걸지 영원히 반대편으로 자라날 자식들이란

한쪽 굽만 자꾸 높아지는 침대를 보았나요?
화구들 있는 대로 펼쳐 놓고 수염을 그리고 입술을 오려요
벨벳처럼 보드라운 풀들이 두 발을 파랗게 감싸고
뿌리도 없는 것들 초현실적으로 아파 오면
더 붉어지는 꽃들

눈물 쏟아지는 날 망명을 꿈꿔요
심장은 이제 아무나 다녀가도 좋을 만큼 단단하고
가시 목걸이에 걸린 벌새만이 나를 견뎌요 셀 수 없을 만큼의 날갯짓을 셀 수 없이……
하반신은 눈물을 마비시키죠

베개 밑에 놓여 있는 얌전한 총
장전된 꿈이 자화상을 비껴갈 때
총을 공유하는 조건으로 코끼리와 비둘기 다시 손잡을 수 있을까요?
온몸에 못이 날아와 박혀도 끝나지 않을 혁명
몇 번 찔렸을 뿐인데 폐렴이 겹쳐요 질질 끌려가는 침대들

구원해 줘요, 낳아 줘요, 놓아 줘요
진통제를 토해 놓는 밤
고통은 질투에 관대해 목에 총구를 겨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지 애인들은
강철 코르셋으로 간신히 버티던 침묵들
갔던 봄 갔던 여름 갔던 가을인데
아랫도리를 뚫고 허벅지를 관통한 아들과 딸들은 왜 돌아오지를 않니?

아홉 개의 화살이 명중한 나의 사슴

프리다, 너를 만난 건 사. 고. 였. 어. ***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베르주 화요일 - 11
미미 - 13
스테이크 - 14
레몬 중독자 - 16
사기꾼이 완성되는 계절 - 18
뒷모습의 세계 - 20
생강빵 박물관 - 22
짧았던 봄 - 24
밤의 화장실에서 - 26
라 폴리아 - 28
욥의 아내 - 30
하몬 - 32
나의 누드 속 와인 - 34
대마젤란성운 - 36
블루 마가리타 - 38
오래된 악서(樂書) - 40

제2부
프리다와 사슴 - 45
버드 스트라이크 - 48
저물녘의 일 - 50
협재 - 52
자정의 새 - 54
록산느 - 56
불가능한 실비아 - 58
블랙아웃 - 61
그루그루 - 62
자동문 바깥 풍경 - 64
벌레 먹은 장미 - 66
캐비닛 - 68
모래시계 - 70
찻잔, 그리고 웅덩이 - 72
그림자 몰이 - 74
울거나 노래했거나 - 76

제3부
산책의 조건 - 81
기억들 - 83
문스트럭 - 85
현기증 - 87
스팅 - 89
Night Passage - 91
봄밤 - 93
모데라토 칸타빌레 - 95
피에타 - 97
갈라테아 - 99
백일홍 경야(經夜) - 101
정오의 팽나무 - 103
지슬 - 105
확장되는 백야 - 107
공평한 기도 - 109
태풍이 혀를 맛볼 때 - 111

제4부
비둘기의 바깥 - 115
블러드 오렌지 - 116
최초의 세드나 - 118
히스 - 120
비자나무가 사라진 밤 - 122
함덕, 829 - 124
믿을 수 없는 목련 - 126
이녹 아든 - 128
아일랜드 일기 - 130
글루미 선데이 - 132
러닝메이트 - 134
이모의 방 - 136
로즈메리는 어디에 있습니까 - 138
속눈썹의 오후 - 140
검은 저녁의 우화 - 142
극지 - 144
폭풍 속으로 - 146
리뫼르 - 148

해설 김수이 ‘사랑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사랑은 어떤 일을 하는가’로 대답하기 -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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