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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214538 / 136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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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유은희의 시는 세상을 열어 보이는 큰 문이다. 그녀는 시를 통해 삶 밖의 삶을 사는, 젖은 그늘의 모습을 아프게 보여 준다. 그것도 시적 은유의 노련한 묘사로 현미경을 대며 우리의 부실한 온정의 매정함까지 보여 준다. 그녀는 무르고 허물어지는 인간의 마지막 자존을 따뜻한 시선으로 열어 독자를 사유케 한다. 모두가 스쳐 지나가는 사회의 그늘을 시인의 눈으로 그리는 언어의 그림은 많은 말을 하고 있다. 급기야 비밀도 여자도 다 열어 보이는 인간의 마지막 내부 표정(「어머니를 씻기며」)은 섬?하기도 하다. 유은희의 시가 물오른 대추나무처럼 단단하면서 싱그럽다. 시다운 시를 여기서 본다. ―신달자(시인) 시집의 키워드는 ‘청산도’이다. 청산도는 삶과 시편들의 자궁이고 배경이면서 돌아가 여생을 마치고 싶은 이상지理想地이기도 하다. 경험 현실을 재구성한 그녀 시편들에는 간난한 가족 서사와 함께 곤궁하게 나날의 일상을 연명해 왔던 이웃들의 가난과 고통과 슬픔이 곳곳에 부비트랩처럼 매설되어 있어 읽으면서 울컥, 감정을 돋게 하고 자주 눈가를 문지르게 한다. 이번 시집은 리얼리즘의 기율에 충실한 낱개의 서사들이 모여 하나의 두꺼운 연대기로 기록된 것으로 보아 무방하다. 또한 사물과 사람이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치환되는 신화적 상상력은 시인의 세계와 대상에 대한 지극한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독자들은 시인의 시편들을 읽으며 그녀의 과거와 현재를 자신의 것으로 읽는 감동을 맛보게 될 것이다. ―이재무(시인) 책 속에서 느티나무 그늘은 울기 좋은 곳이다 매미 울음 받아내기 위해 느티나무는 그늘을 펼치는 것이다 깊이 꺼내 우는 울음 다 받아주는 이 있어 그래도 매미 속은 환해지겠다 느티나무 발등 흥건하도록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전생을 쏟아야 하는 슬픔인 것이다 어깨가 넓은 느티나무 그늘은 울기 참 좋은 곳이어서 언뜻언뜻 하늘도 눈가를 훔친다 느티나무도 덩달아 글썽해져서 일부러 먼 산에 시선을 매어두고 있다 저녁 산이 붉어지는 까닭이다 느티나무 어깨에 기대어 울음 송두리째 꺼내 놓고 나면 매미 허물처럼 가벼워질까 사랑, 그 울음이 빠져나간 몸은 한 벌 허물에 불과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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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있는 그곳에서
바람 불어오고
비 오는 줄 안다
느티나무를 지나
물푸레나무를 지나
가야 할 길이 먼
어디쯤에서
풀꽃만 한 시의 우산을 펼친다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도 있는 그대에게로
한없이 가겠다
2019년 10월
유은희
느티나무 그늘은 울기 좋은 곳이다
매미 울음 받아내기 위해
느티나무는 그늘을 펼치는 것이다
깊이 꺼내 우는 울음
다 받아주는 이 있어
그래도 매미 속은 환해지겠다
느티나무 발등 흥건하도록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전생을 쏟아야 하는 슬픔인 것이다
어깨가 넓은 느티나무 그늘은
울기 참 좋은 곳이어서
언뜻언뜻 하늘도 눈가를 훔친다
느티나무도 덩달아 글썽해져서
일부러 먼 산에 시선을 매어두고 있다
저녁 산이 붉어지는 까닭이다
느티나무 어깨에 기대어
울음 송두리째 꺼내 놓고 나면
매미 허물처럼 가벼워질까
사랑, 그 울음이 빠져나간 몸은
한 벌 허물에 불과할 테니
시인의 말
제1부
느티나무 그늘은 울기 좋은 곳이다\t13
메꽃\t14
이명\t16
구두\t18
파문\t19
길 하나 등지고 오는\t21
그 겨울 골목은 따뜻했네\t22
그대에게\t24
모 심는 날\t26
울음의 정점에서 비는 내렸다\t28
페트병에 꽂힌 꽃\t30
봉투집 여자\t32
지상의 계단\t34
어머니를 씻기며\t35
장롱 이야기 \t36
제삿날\t38
제2부
하산하지 않은 길\t43
뒤란\t44
밥\t46
돌아보다\t47
팽이 돌리는 골목\t48
막배\t50
너무 고요한 고요는 슬프게 읽힌다\t52
개펄의 아이들 \t53
이 층에서 내려다본 골목 풍경\t54
담쟁이의 내력\t56
빈집\t58
속도의 벽\t60
유리 벽\t62
독감\t64
사랑\t66
못\t67
제3부
줄을 서다\t71
정육점에서\t72
풍경\t73
손금\t74
고요\t76
집\t77
구직로 69길\t78
그믐달\t79
처마 끝에 맺힌 물방울의 눈\t80
장대\t82
죽비 소리\t83
달의 배웅\t84
우리들의 만득이\t86
청산도\t88
숫돌\t89
제4부
수취인 불명\t93
여름밤\t94
쟁기질\t95
홑청은 마르고\t96
밤바구미\t98
봄을 펴다\t99
밥맛\t100
너를 간 보다\t101
부화\t102
너를 보내고 \t103
지상의 별들\t104
너의 섬이 되려 해\t105
상서리 돌담\t106
주도\t108
끝물\t110
해설
복효근 출구와 입구가 하나인 실낙원의 풍경\t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