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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동의 시대 공포정의 끝인가, 출구인가

시리즈 : Liberte : 프랑스 혁명사 10부작 [1]

주명철 저 | 여문책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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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7700333 / 360쪽 150 x 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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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2015년 12월 7일 시리즈의 첫 두 권인 『대서사의 서막』과 『1789』를 선보이며 역사학계와 출판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많은 주목을 받은 ‘프랑스 혁명사 10부작’이 9~10권 동시 출간으로 5년 만에 완간되었다.

80~90년대 이후 장편 대작들의 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독자층 또한 점차 가볍고 얇은 분량의 책을 선호하는 쪽으로 옮겨가면서 의욕 넘치는 저자들이라 해도 선뜻 10부작 같은 장편 집필에 매달리기 어려워진 사회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번 시리즈는 사실 완간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상당 기간 다시 나오기 힘든 역작임이 분명하며, 이 시리즈에 힘입어 다종다양한 국내 혁명사 저작들이 활발하게 출간되기를 기대한다.

세계 모든 혁명의 맏형 격이자 민주주의의 첫 실험장이었던 프랑스 혁명에 대한 역사적 의미는 오랜 세월이 흘러도 퇴색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엄청난 양의 피를 뿌리며 진행된 프랑스 혁명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반면 230년이나 흐른 현재 우리 민주주의의 수준이야말로 가히 세계 제일이라 할 만하다. 그러므로 이제 모든 민주시민이 프랑스 혁명의 실패 요인을 밑거름 삼아 세계사에 길이 남을 ‘촛불혁명’을 완수하는 데 매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출판사 리뷰

◆ 10권의 주요 내용 10권에서는 1793년에 제1공화국 헌법을 제정하고 국민의 승인을 받아 반포한 뒤부터 1794년 7월 말 로베스피에르가 몰락할 때까지의 역사를 다룬다. 먼저 1부에서는 연방주의가 전국을 휩쓸 때 파리 코뮌이 어떻게 국민공회를 압박해서 혁명을 급진화하는지, 가난한 사람들의 분노를 대변하는 ‘앙라제’(과격파)의 활동과 국론을 분열시킨다는 이유로 여성의 정치참여를 금지하는 배경을 살펴본 뒤, 구국위원회가 전방 군부대나 연방주의가 휩쓴 지역에 파견한 의원들이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활동했는지 살펴본다. 특히 리옹·툴롱·방데에서 반군에 대한 잔인한 진압과 토벌 행위는 혁명과 폭력의 관계, 인간 본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닿아 있다. 인간은 원래 폭력적이고 악한 존재인가? 쌍방이 서로의 존재를 부정하고, 자기의 자유를 위해 상대를 절멸시켜야 하는 시대, 과연 이긴 자의 권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권력인가? 그들은 패배자를 몰살해도 좋은가? 그렇게 죽은 사람들은 모두 죽여야 할, 마땅히 죽어야 할 죄인이었던가? 그리고 살육이 최선이며 유일한 대책이었나? 살아남은 자들은 애국자가 되고, 숨진 사람은 역적인가? 우리의 역사에도 비슷한 사건이 많기 때문에 이런 관점을 가지고 읽는다면, 비록 사관이 다른 독자라 할지라도 오늘날 제도적으로 집단광기를 막을 장치가 많은 시대에 태어난 것이 다행이라는 데 공감할 것이다. 2부에서는 프랑스공화국이 대내외 갈등을 극복하고 평화체제를 맞이할 때까지 헌법을 적용하지 않고, 혁명정부를 꾸려나가면서 국력을 한군데로 집중시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알아본다. 특히 1794년에 접어들면서 혁명정부는 적대국가의 공작과 그에 호응한 세력을 물리치면서 국난을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영국군과 하노버군을 포로로 남기는 대신 섬멸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망명자들의 재산을 접수해 애국자와 가족을 보살피는 데 쓰고, 반역자를 모두 파리에 설치한 혁명법원에서 재판하는 한편 재판절차를 간소화해서 반혁명세력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로베스피에르는 공포정에도 원칙이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덕을 갖춘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일부 파견의원들의 권력 남용과 구국위원회와 안보위원회가 임명한 특임집행관들의 만행을 고발하면서 공포정에서 탈피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그러나 그에게 적폐세력이라고 공격받은 의원들은 반격을 벼르면서 틈을 엿보았다. 마침내 그들의 반격이 성공해 테르미도르 9일(7월 27일)에 로베스피에르를 체포하고 신속하게 처형한 뒤, 공포정의 출구를 찾기 시작했다. 이처럼 공포정 시기에 정치가로서 최고 정점에 달했던 로베스피에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에서 21세기의 우리나라 현실과 유사한 점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이 시리즈는 한마디로 “프랑스 혁명을 거울삼아 21세기 대한민국이 거듭나기 위한 민주주의의 새 교과서”라고 할 수 있으며,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단어는 바로 ‘헌법’과 ‘민주주의’다. 혁명은 진일보한 새 헌법의 제정으로 완성되는 것이며, 이를 통해 더 나은 민주주의를 뿌리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촛불혁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2017년 3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으로 끌어내리고 두 달 후인 5월 9일 19대 대선을 통해 행정부의 새 수장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선출했지만, 대통령의 임기가 반이나 남은 상황에서 지금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정치검찰’의 만행을 목도하고 있다. 그들의 마구잡이식 ‘칼춤’에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고 검찰이 흘리는 대로 게걸스럽게 ‘받아쓰기’만 하느라 바빴던 언론들의 민낯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는 반혁명세력들이 무지막지하게 ‘가짜 뉴스’를 퍼뜨리며 혁명정부를 흔들던 18세기 후반 프랑스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우리에겐 가짜 뉴스에 속지 않고 진실을 꿰뚫어본 민주시민들의 분노와 정의에 대한 열망이 몇 주에 걸쳐 서초동과 여의도에서 ‘검찰개혁’을 요구하며 피워 올린 촛불이 있다. 여기까지 온 이상 인류사에 전혀 없었던 새 역사를 써야 하지 않겠는가! 그것이 230년 전 극적으로 타올랐으나 실패로 돌아간 프랑스 혁명이라는 횃불을 온전히 뛰어넘는 일일 것이다. 접기

저자 소개

한국전쟁기라는 엄혹한 시절에 태어나 학부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사학을 전공했다. 역사공부의 참맛을 제대로 느껴보고자 무모하게 프랑스로 떠나 파리 1대학에서 알베르 소불 교수에게 입학허가를 받았으나 그분이 갑자기 세상을 뜨는 바람에 다니엘 로슈 교수의 지도 아래 박사학위를 받았다. 소불 교수에게 프랑스 혁명사를 배우지 못한 것은 큰 한이겠으나, 로슈 교수에게 앙시앵레짐의 사회와 문화를 배운 것이 오히려 혁명사 공부의 탄탄한 기초가 되었다. 1987년부터 2015년 여름까지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문화사학회, 역사학회, 한국서양사학회 종신회원, 한국서양사학회 회장을 지냈다. 


2015년 9월 1일부터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라 쓰고 ‘백수’라 읽는) 신분으로 며칠 놀아보다가, 무턱대고 노는 일도 절대 기쁘지만은 않다고 느껴 진정 기쁘고 보람 있는 일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동안 미루던 일을 끝내야 마음의 평화와 기쁨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홀연 깨달았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대서사의 서막》, 《1789》, 《바스티유의 금서》(이후 《서양 금서의 문화사》로 재출간), 《지옥에 간 작가들》, 《파리의 치마 밑》,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건과 마리 앙투아네트 신화》, 《계몽과 쾌락》, 《오늘 만나는 프랑스 혁명》 등이 있고, 앙시앵레짐과 프랑스 혁명 관련 책을 여러 권 우리말로 옮겼다.

책 속에서


P. 7 ‘프랑스 혁명사 10부작’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이고도 ‘찾아보기’를 생략한 이유를 해명할 때가 되었다. 『조선왕조실록』을 디지털화했을 때, ‘코끼리’를 검색해서 그 낱말을 포함하는 사료를 모두 얻을 수 있다고 좋아하던 시절이 생각난다. 그러나 우리가 그렇게 얻은 단편적 사료만 가지고 역사적 맥락을 온전히 파악할 수 있을까? 검색하기 쉬운 자료에 쉽게 접근하는 장점을 높이 사지만, 거기에만 의존해서는 전후 사정을 절대 알 수 없다. 종이책의 ‘찾아보기’는 디지털화하기 전의 검색엔진이다. 검색어 위주로 내용을 찾아내는 장점을 모르지 않지만, 나는 독자가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차근차근 읽어주기 바라는 마음으로 불친절한 길을 택했다.


P. 17 국민공회는 1793년 6월 하순에 헌법을 제정하고 나서 7월 초부터 실시한 전국의 기초의회의 지지투표를 거쳐 8월 10일에 반포했다.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파리에서 7월 초에 투표를 실시했고, 브르타뉴 지방의 피니스테르 도의 샤톨랭Ch?teaulin에서는 이듬해에 가서야 투표를 실시했다. 전국의 유권자 700만 명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고, 찬성이 170만여 명에 반대가 1만 2,000명이었으니, 오늘날의 셈법으로는 민주주의 실험의 첫 단계부터 문제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셈법만 중요하지 않다. 다수가 반드시 정의롭다고 보기 어렵고, 자발적인 동의와 참여의 결과여야 도덕적으로 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현대사에서 유신헌법, 체육관의 대통령 선거를 부끄럽게 생각해야 하는 까닭이다.

P. 38 [9월] 17일에 국민공회는 반혁명혐의자법을 통과시켜 공포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아무나 특정인에게 혐의를 씌우면 그는 위험한 처지에 떨어진다. 유죄추정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며, 누구도 벗어날 수 없다. 1792년 9월 초의 학살사건에서 수많은 사례를 찾을 수 있다. 혁명기 국내외의 전시 상황에서 ‘혐의’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벌을 수반할 수 있는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P. 123~124 이처럼 한시적인 혁명정부는 국내 모든 헌법기관에 위원들을 파견하면서 민중협회들까지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 방데?툴롱의 적과 내통자들을 완전히 처벌하지 못했음에도 전국의 연방주의자들과 특히 리옹과 방데의 반란을 진압하면서 자신을 회복한 국민공회가 이론의 여지없이 한마음으로 혁명을 수행하고 혁명의 수출까지 내다보면서 만든 법이었다. 이제부터 ‘나, 아니면 적’이 더욱 분명해지고, 줄을 조금만 잘못 서도 목숨을 잃을지 모르기 때문에 긴장이 더욱 심해지는 시기를 맞이했다.


P. 151 사형을 언도하자, 브리소는 머리를 푹 숙이면서 팔을 힘없이 늘어뜨렸다. 장소네는 창백한 얼굴로 벌벌 떨면서 법 적용에 대해 한마디 하겠다고 나섰지만, 다른 사람은 그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부알로는 놀라서 모자를 던지더니 “나는 무죄다!”라고 외치고 방청객을 향해 격렬히 간청했다. 피고들은 일제히 일어나서 “인민들은 속았소! 우리는 결백합니다”라고 외쳤지만, 방청객은 꼼짝도 하지 않았고, 군사경찰들이 그들을 억지로 앉혔다. 발라제는 품에서 단도를 뽑아 가슴에 꽂았고 곧 숨을 거두었다. 실르리는 목발을 떨어뜨리고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양손을 비비더니 “오늘이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이다”라고 외쳤다.


P. 213~214 감옥과 수감자의 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사회가 그만큼 깨끗해졌다는 뜻일까? 무죄추정이 아니라 유죄추정의 원칙을 인정하는 반혁명혐의자법과 사회를 더욱 일사불란하게 압박하는 혁명정부가 존속하는 동안 감옥 안팎이 무슨 차이가 있었을까? 그럼에도 감옥에 갇힌 사람들 가운데는 정말 나쁜 사람들도 많았다. 어느 시절에나 공동체의 이익보다 사익을 우선시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지만, 특히 국가 위기 상황에서 돈과 지위를 이용해서 사익을 추구하는 자들을 위한 변명거리를 찾아주기는 어렵다.

P. 310~311 혁명정부는 프레리알법을 시행하면서 단두대를 부지런히 가동했다. (중략) 이처럼 수치를 비교해보면 프레리알법과 공포정의 관계를 분명히 알 수 있다. 민주화한 세계에 사는 우리는 사형제의 문제점을 생각해야 한다. 당시에 과부 마이에la veuve Maillet는 다른 과부 마이에la veuve Maillé 대신 억울하게 재판을 받고 처형당했다. 늦게 잘못을 깨달은 푸키에 탱빌은 후자를 잡아다 처형했다. 전자의 억울한 죽음은 드문 사례라서 사형제의 정당성을 흔들 수 없는 것인가? 더욱이 반혁명혐의자 명단에 올라 처형된 사람은 마땅히 죽어야 할 사람이었던가? 수많은 사람을 희생시키고 권력을 잡은 수괴라면 문제가 다르겠지만, 사형제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는 제도이므로 폐지하자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 

P. 339 로베스피에르는 계속해서 연단에 오르려고 노력했지만 저지당했다. 전날에 이어 더욱 드센 저항을 받으면서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열 달 전만 해도 앙리오가 대포를 동원하고 국민공회를 포위해서 몽타뉴파의 주도권을 확보해주었다. 그러나 이제 몽타뉴파가 갈가리 찢어졌고, 그 속에서 로베스피에르의 적들이 생겼다. 로베스피에르가 적을 만들었다. 임지에서 무자비하게 권력을 휘두르고 남용한 의원들을 소환한 뒤, 이들은 위험에서 벗어나려고 애를 썼으니, 결국은 로베스피에르가 만들어낸 적이었다. 로베스피에르는 언로가 막히자 의장석으로 뛰어가면서 외쳤다. 튀리오가 방울을 울려 로베스피에르의 목소리를 묻어버렸다. 그때부터 울부짖듯이 발언권을 요구하는 소리가 날 때마다 방울소리가 웅변가의 입을 막았다. 의원들이 마지막으로 들은 말은 처절할 정도로 비장했다. “마지막 한 번만 발언권을 주시오, 살인자들의 의장이여.” 욕설을 듣고서도 튀리오는 담담히 방울을 흔들었다.
로베스피에르가 숨을 헐떡거리며 기진맥진한 모습을 보면서 오브의 가르니에Antoine-Marie-Charles Garnier가 외쳤다. “불쌍한 사람, 당통의 피가 그대를 질식시켰다.” 로베스피에르가 혼신의 힘을 다해 격렬히 받아쳤다. “결국 당통의 복수를 하겠다는 말인가? 비겁한 사람들! 그때 그를 보호해주지 않고서!”

목차

시작하면서

제1부 공포정의 제도화와 혁명정부
1 파리 코뮌과 혁명의 급진화
2 앙라제
3 여성의 정치참여 금지
4 파견의원들의 활동과 연방주의의 분쇄
_ 연방주의자들의 반란
_ 리옹
_ 툴롱
_ 방데
5 문화혁명, 그리고 기독교에서 벗어나기
6 임시혁명정부

제2부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과 몰락
1 파리의 감옥과 수감자들
- 샤를로트 코르데
- 마리 앙투아네트
- 브리소와 20명의 지롱드파
- 올랭프 드 구즈
- 아담 룩스와 필리프 에갈리테
- 롤랑 부인
- 바이이
2 동인도회사 사건
3 자코뱅협회의 파벌싸움과 숙정
4 6주간의 절식
5 에베르파와 당통파의 몰락
6 프레리알법과 대공포정
_ 정부조직 개편
_ 뤽상부르 감옥의 음모와 그 영향
_ 최고 존재의 축제
_ 카트린 테오의 음모
_ 프레리알법
7 테르미도르 반동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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