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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새끼의 변명

한보영 저 | 도화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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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6644935 / 268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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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 저자 : 한보영
저자 : 한보영
1935년 전북 남원 출생
1956년 전주사범학교 졸업
1958년 서라벌예술대학 문창과 졸업
1959년 월간 <女性界> <교육평론> 취재기자
1963년 대중잡지 <아리랑> 취재기자
1971년 <주간시민>편집국 연예부장
1973년 서울신문 스포츠서울 편집 해설위원
1981년~2007년 MBC복싱해설위원
2003년 한국권투위원회 사무총장^부회장, 문화ㆍ스포츠 칼럼리스트
2004년 著書 <한국의 세계챔피언들>
2017년 4월 <조선문학> 단편소설 '너와 나의 끈'으로 신인상

책 속에서

아아 저절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선화의 집요한 얼굴 위에 죽은 민아의 얼굴이 포개진다. 또 그 얼굴을 웬 낯선 여자의 얼굴이 덮씌운다. 대번에 그 낯선 얼굴은, 내가 두어 살 때 사라진 어머니일 거라는 생각이 퍼뜩 떠오른다. 비릿한 게 역류하면서 비위가 뒤틀려온다. 왜 하필 이때 어머니라는 존재가 밀물처럼 다가오는가.(「개새끼의 변명」)


나는 그때 왜 봉투에서 그의 타오르는 연서를 꺼내고 백지를 대신 넣었는지 모른다. 먼발치에서나마 수차례 그녀를 보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뜨거운 불씨가 인 건 분명하다. 엉뚱한 불씨가.(「그는 살아있었다」)


나는 세계도전을 위해 호텔에서 캠프를 차렸을 때, 모형 관 하나를 만들어 방에 놓고 지냈다. 챔피언이 되지 않고선 결코 살아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기 위함이었다. 트레이너는 물론이고 그것을 본 동료 선후배들도 한결같은 관심으로 나에게 말이 씨가 된다며 관을 치우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뱃속의 핏줄을 생각하며 절대 물러설 수 없는 각오였기 때문이다.(「부나비의 꿈」)


어머니는 아들이 앉아있는 코너는 거들떠보지 않고 고개만 깊이 파묻고 있다. 계부는 그런 어머니의 어깨를 감싸 안은 채 계속 뭐라고 위로하고 달래는 듯 보였다. 순간, 꿈속에서 친부가 역정을 냈던 일이 떠오른다. 그렇다. 나는 어머니의 입장을 단 한 번이라도 깊이 헤아려본 적이 있었는가, 가책 같은 게 폐부를 파고들었다.(「친부의 꿈」)


어미는 또 머뭇거린다. 아직도 어미의 귀에는 아기 울음소리가 쌩쌩 바람을 일으키는구나, 동팔아. 진짜 환청이라도 좋아, 야. 농약이 목구멍을 넘어갈 때까지, 숨이 끊기는 그 순간까지 계속 아기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아들의 꿈」)


아니다. 아내 이야기를 써야 할 것 같다. 아니다. 소녀와의 이야기를 담는다고 뭐가 달라지는 거지? 아니다. 아내 이야기를 써야 한다. 아니다 소녀 이야기를 쓰고 싶다. 아니다. 아니다….(「당선소감」)

“나, 오늘 학교 안 갈래, 할아버지. 할아버지랑 함께 병원 갈 거야. 빨리 일어나, 할아버지! 병원에 가야 한다니까, 할아버지!”(「너와 나의 끈」)


40년 가까이 살아오는 동안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감정, 그것을 감히 사랑이랄 수 있을까? 단순한 순간적 성 충동은 아닐까? 처음은 분명 사랑이란 낱말이 낯간지러웠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봄 단비에 땅 비집고 돋는 새순처럼 천사를 향한 사랑의 큐비트가 가슴을 달궈놓았다. 아내가 있는 몸으로 언뜻, 망설임이 머리를 스치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내친걸음이었다. 감정이 끌리는 대로 나는 끝까지 달려가고 싶었다.(「천사의 미소」)


“어머니, 저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돌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10여 명은 될 겁니다. 팔다리가 찢겨나간 적병을 보면서 누군가에게 묻고 싶었습니다. 전쟁은 왜 하는가, 하고요./어제 내복을 빨아 입었습니다. 청결한 내복을 갈아입으면서 문득 저는 이 내복이 수의가 될지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어쩌면 오늘 저는 죽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머니, 저는 살고 싶습니다. 꼭 살아 돌아가겠습니다, 어머니./갑자기 상추쌈이 생각납니다. 이가 시리도록 차가운 옹달샘 물도 생각납니다, 어머니/아, 적들이 다시 몰려오고 있습니다. 또 쓰겠습니다, 어머니. 안녕, 어머니. 아, 안녕은 아닙니다. 어머니. 다시 편지를 쓸 테니까요, 어머니. 아들 올림.”(「시인과 전쟁」)

 


 

목차

작가의 말

개새끼의 변명
에로스의 화살
그는 살아있었다
부나비의 꿈
친부의 꿈
아들의 꿈
당선소감
너와 나의 끈
천사의 미소
시인과 전쟁

해설
욕망의 현장, 그 생생한 목소리 _ 김성달/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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