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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경성 모던방송국

시리즈 : 글라이더 청소년 문학 [4]

이정호 저 | 글라이더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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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70410096 / 176쪽 / 229g / 15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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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지금까지 1930년대를 기술한 소설과 영화는 심심치 않게 나왔다. 그러나 당시의 특정 직업인을 다룬 작품은 별로 없다. 1930년대는 이 땅에 비로소 근대가 들어온 역사적 시기이므로 현 시대와 긴밀히 맞닿아 있다. 제국주의에 당한 쓰라린 식민 체험, 남북한 분단, 한국전쟁, 근대화와 민주화 등 숨가쁘게 이어 온 근현대사에서 우리는 근대 시민의식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겨를이 없었다. 특히 과학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한 시대에 살아가는 청소년들은 근대에 대한 개념조차 정립하지 못하고 있다. 근대의 첫발인 1930년대를 되돌아봄으로써 시민의식의 의의가 무엇인지 일깨워 준다. 주요 내용 작품의 시간적 배경은 1932~33년이다. 1927년 2월 16일, 경성방송국은 이 땅에서 최초로 무선 방송을 시작했다. 그 후 1933년 4월 26일, 일본어로 방송하는 제1방송과 조선어로 방송하는 제2방송으로 나뉘었다. 이 작품은 본격적인 조선어 방송 시작 1년 전부터 방송 후 7개월 전까지를 다루었다. 주된 공간적 배경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치하의 경성(서울)이다. 작품의 주인공은 대지주의 딸로 열여섯 청소년이다. 최첨단 근대 문물인 라디오 방송의 아나운서 지망생으로서 아나운서 보조가 되어 근대의 직업여성으로 거듭난다. 그러나 문화주택열로 삶이 터전을 잃게 될 처지에 놓인 고향 친구를 보면서 근대 문명을 누리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결국 주인공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근대 시민의식의 3요소(자유·평등·형제애) 가운데 ‘형제애’를 실현한다. 발단에서는 주인공이 경성방송국 아나운서 보조가 되는 과정을 다룬다. 전개에서는 아나운서 보조로 일하면서 적응해 가는 과정, 사회생활의 고단함을 이야기한다. 위기에서는 고향 친구의 처참한 삶을 목격하고, 원하지 않는 혼사로 부모와 갈등을 겪고, 선배 아나운서가 보여 주는 근대 여성성을 바라보며 고민하게 된다. 절정에서 고향 친구에게 닥친 삶의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면서 직장 동료와 함께 해결 방법을 찾는다. 결말에서 모든 갈등이 해소되고 주인공은 진짜 모던 걸, 근대 시민의식을 가진 여성으로 거듭난다. 책 속으로 이 소설의 주인공 ‘화경’은 부유한 집안의 외동딸입니다. 대지주인 아버지 덕에 부족함 없이 잘 살아왔습니다. 그런 그가 마름의 딸을 위해 발 벗고 나섭니다.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현실을 깨려 합니다. 화경을 움직인 건 바로 근대 시민의식입니다. 우리의 근대 문명은 일제에 의해 강제로 이식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때에 우리 실정에 맞는 근대를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잘못된 역사와 맞서 싸우면서 우리는 진짜 근대를 만들어 왔습니다. 의병 활동, 삼일 만세운동, 항일 무장 투쟁, 민주화 운동을 전개하며 ‘자유, 평등, 형제애(연대)’라는 시민의식을 키웠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우리만의 근대를 일궈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1930년대 화경이 막 시민의식에 눈뜬 그때와 타락한 권력을 촛불로 몰아낸 현재는 맞닿아 있습니다. 화경과 우리 모두 가 보지 않은 새로운 일에 들어선 셈입니다. _ 6쪽 화경은 정신이 부르는 노래에 빠져들었다. 그동안 아지랑이처럼 희뿌옇게 보였던 것들이 지금 또렷하게 보인다. 꿈속에서 아련하게 보였던 옛 동무, 미쓰코시 백화점에서 잠시 스쳐 간 여자아이, 제사공장 바닥에 비단 꾸러미를 떨어뜨렸던 앳된 여직원, 손가락이 잘린 채 토막에서 힘들게 사는 여직공, 소중한 보금자리를 빼앗긴 채 울고 있는 친구는 분명히 애선이다. 아나운서 입사 시험에서 떨어진 졸업반 여학생, 남의 목소리와 남의 이름을 대신해야 하는 아나운서 보조, 마음에도 없는 사람과 혼인해야 하는 외동딸은 화경 자신이다. 정신이 부른 노랫말처럼 그 모든 건 다 지나갔다. 이제 다가오는 인생의 봄을 맞이하면 된다. ‘인생의 봄’이 끝났다. 이제 화경이 진짜 아나운서가 될 시간이다. “인생의 봄 잘 들었습니까? 이제 청취자의 편지를 소개할 시간입니다. 첫 사연은 신당리 토막촌에서 온 것입니다.” _ 160쪽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입니다. 경청해 주신 청취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경성 모던방송국 아나운서.” 전날 밤, 마무리 멘트를 쓰던 화경은 여기에서 펜을 놓았다. 자신이 누군지 실명을 밝히는 건 제 발로 감옥에 가겠다는 뜻이다. 결코 그럴 수는 없다. 그렇다면 가명을 써야 한다. 화경은 여러 가지 가명을 지었다. 강숙련, 박선채, 윤혜숙, 이설경, 김초선, 김순희, 조명옥, 안금자, 백난정, 장용부, 노영란. 쓸 만한 가명이 얼추 지어졌다. 그중 하나를 고르면 되었다. 그런데 화경은 망설였다. 자기 마음대로 지은 이름이 진짜 이름이라면 애꿎은 사람이 화를 당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가명도 실명만큼 위험했다. 뾰족한 수가 생각나지 않은 채 시간만 흘러갔다. 그러다 동이 틀 무렵 알맞은 이름을 찾았다. “지금까지 경성 모던방송국 아나운서 ‘모던걸’이었습니다. 여기는 경성 모던방송국이올시다. 케이. 디. 비.” _ 165쪽

저자 소개

어릴 적부터 역사 속 인물에 관심이 많았다.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일어서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 그때 받은 감동을 함께 나누고 싶어 글을 쓰고 있다. 또 공공기관에서 성인 대상 글쓰기 강의와 그림책 심리상당, 청소년 대상 문학창작과 책 쓰기 강의를 하면서 시민들이 글과 문학이라는 문자 매체로 성찰과 소통의 시간을 갖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제13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받아 작가가 된 후 다양한 분야의 어린이 청소년 책을 펴냈다. 청소년소설 《여기는 경성 모던방송국》과 동화 《1920 알파걸》(공저), 《바나나 천원》 등을 썼고, 교양서로 《어린이를 위한 꿈꾸는 수업》, 《어린이를 위한 공동체 수업》 등을 썼다. 

책 속에서


P. 6 이 소설의 주인공 ‘화경’은 부유한 집안의 외동딸입니다. 대지주인 아버지 덕에 부족함 없이 잘 살아왔습니다. 그런 그가 마름의 딸을 위해 발 벗고 나섭니다.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현실을 깨려 합니다. 화경을 움직인 건 바로 근대 시민의식입니다. 우리의 근대 문명은 일제에 의해 강제로 이식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때에 우리 실정에 맞는 근대를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잘못된 역사와 맞서 싸우면서 우리는 진짜 근대를 만들어 왔습니다. 의병 활동, 삼일 만세운동, 항일 무장 투쟁, 민주화 운동을 전개하며 ‘자유, 평등, 형제애(연대)’라는 시민의식을 키웠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우리만의 근대를 일궈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1930년대 화경이 막 시민의식에 눈뜬 그때와 타락한 권력을 촛불로 몰아낸 현재는 맞닿아 있습니다. 화경과 우리 모두 가 보지 않은 새로운 일에 들어선 셈입니다.


P. 160 화경은 정신이 부르는 노래에 빠져들었다. 그동안 아지랑이처럼 희뿌옇게 보였던 것들이 지금 또렷하게 보인다. 꿈속에서 아련하게 보였던 옛 동무, 미쓰코시 백화점에서 잠시 스쳐 간 여자아이, 제사공장 바닥에 비단 꾸러미를 떨어뜨렸던 앳된 여직원, 손가락이 잘린 채 토막에서 힘들게 사는 여직공, 소중한 보금자리를 빼앗긴 채 울고 있는 친구는 분명히 애선이다. 아나운서 입사 시험에서 떨어진 졸업반 여학생, 남의 목소리와 남의 이름을 대신해야 하는 아나운서 보조, 마음에도 없는 사람과 혼인해야 하는 외동딸은 화경 자신이다. 정신이 부른 노랫말처럼 그 모든 건 다 지나갔다. 이제 다가오는 인생의 봄을 맞이하면 된다.
‘인생의 봄’이 끝났다. 이제 화경이 진짜 아나운서가 될 시간이다.
“인생의 봄 잘 들었습니까? 이제 청취자의 편지를 소개할 시간입니다. 첫 사연은 신당리 토막촌에서 온 것입니다.”

 

P. 165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입니다. 경청해 주신 청취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경성 모던방송국 아나운서.”
전날 밤, 마무리 멘트를 쓰던 화경은 여기에서 펜을 놓았다. 자신이 누군지 실명을 밝히는 건 제 발로 감옥에 가겠다는 뜻이다. 결코 그럴 수는 없다. 그렇다면 가명을 써야 한다. 화경은 여러 가지 가명을 지었다. 강숙련, 박선채, 윤혜숙, 이설경, 김초선, 김순희, 조명옥, 안금자, 백난정, 장용부, 노영란. 쓸 만한 가명이 얼추 지어졌다. 그중 하나를 고르면 되었다. 그런데 화경은 망설였다. 자기 마음대로 지은 이름이 진짜 이름이라면 애꿎은 사람이 화를 당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가명도 실명만큼 위험했다. 뾰족한 수가 생각나지 않은 채 시간만 흘러갔다. 그러다 동이 틀 무렵 알맞은 이름을 찾았다.
“지금까지 경성 모던방송국 아나운서 ‘모던걸’이었습니다. 여기는 경성 모던방송국이올시다. 케이. 디. 비.”

목차

작가의 말
1. 내지에서 온 신상품
2. 쩨이 오 듸 케이, 여기는 경성방송국
3. 뜻밖의 만남과 연락
4. 말을 파는 말장수와 꾀꼬리
5. 새말 길거리에 떨어진 비단
6. 단둘만의 시간
7. 창경원 밤놀이 데이트
8. 토막촌에 뜬 초승달
9. 사라진 노라와 인형의 집
10. 무너진 토막 속 깨진 그릇들
11. 여기는 경성 모던방송국올시다
12. 조선의 아나운서 모던걸
13. 방송 후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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