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구간

햇빛세입자 훈데르트바서, 첫 사랑의 문법

서윤후, 국동완 저 | 알마 | 2019년 10월

미리보기 북트리

정가
$35.00
판매가
$19.25 (45%↓) 최저가 보상
적립금
$0.39 (2%P)
출고예상일
2026년 10월 09일 수령예상일 안내
북카트 담기 바로구매하기 위시리스트담기

평점 -  ·  리뷰 0

리뷰 쓰기

ISBN : 9791159922688 / 208쪽 134 x 195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추천inside
Adobe Flash Player 가져오기

이 분야의 베스트셀러

아래의 도서와 구매하시면 이 도서들의 적립금을 즉시적용해 드립니다.

  • 16,650
  • 19,800
  • 25,200
  • 16,200

책 소개

출판사 리뷰

더 많은 삶을 살아낸다면, 언젠가 삶 자체가 쓰다 만 시처럼, 한 편의 시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시인 김소연은 이 책을 두고 “서윤후는 훈데르트바서를 곁에 두고 지내며, 그에게 닮아갔던 듯했다”라고 표현했다. 서윤후는 훈데르트바서의 예술에서 사랑의 방식을 발견하고, ‘궁금하다’는 기초적인 사랑의 문법을 따라 삶 자체가 쓰다 만 시가 되기를 매일 시도한다. 회사를 다니고, 시를 가르치고, 친구에게 너의 안식처가 무엇인지 묻고, 블로그에 책상 일기(‘DESK_RECORDING’)를 연재하면서. “나의 작품은 마치, 삶이 시와 같을 순 없을 것만 같지만, 시가 삶에 끼어든 자체가 느껴진다고. 시가 삶에 끼어들기 시작하면서 내 삶도 시를 모사하기 시작했고, 생활의 반경과 시의 반경이 맞닿은 지점에서 긴장하고 위축된 근육처럼 경련하듯이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되돌아보게 되었다. 그러나 더 많은 삶을 살아내고, 그렇게 돌아보면 삶 자체가 시처럼 보일 수도 있고, 삶 자체가 쓰다 만 시처럼, 삶 자체가 시 한 편처럼 보일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희망은 그렇게 날 선 종이처럼 온다.”(104~105쪽) 서윤후에게 시는 “빛과 어둠 중에서 어둠에 더 가까운 얼굴”이다. 하지만 작은 방에 머물며 사유로 세계를 탐험하기보다 쓰는 사람들의 세계 곁에 머물기를 선택하는 사람이기에, 그의 삶을 닮은 시는 따뜻하고 다정하다. 건조한 일상에서 차분히 시적인 것을 찾는 시인 서윤후 특유의 감수성이, ‘무의식’을 대하는 태도를 고심하고 그 만남의 순간을 기록하는 일러스트레이터 국동완의 그림과 어우러져 생동하는 분위기가 책 안에 고루 깃들어 있다. 가을의 한가운데에서 듣는 실내악처럼, 《햇빛세입자》는 삶이 시를 닮기를 원하는 독자들이 조용히 귀 기울여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진지하되 절박하지 않고, 성실하되 집착하지 않고, 혼자 쓰되 곁에 머물면서 이 책은 시인 서윤후가 훈데르트바서에게 받은 영향, 시 쓰기의 경험담, 일상과 생활의 장면이 담겨 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났을 때 독자의 머릿속에 남게 되는 것은 분석되지 않은 하나의 이미지, ‘시로 삶을 살아가려고 애쓰는 사람’의 모습이다. 빛 한 점 없이 지내던 고시원에서 물이 침대까지 차오르고, 하루 아침에 사라지고 변화하는 도시의 풍경에 서운함을 느끼면서도, 할 줄 아는 게 그것밖에 없고 그것밖에 생각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재미있기에 입이 마를 때까지 시에 대해서 떠든 젊은 시인이, 책 안에 있다. 진지하되 절박하지 않고, 성실하되 집착하지 않고, 혼자 쓰되 곁에 머물면서. 무엇보다 자신이 쓰는 시에 정직하고자 애쓰면서. 예술이 펼쳐 보이는 사유에 매혹되어 본 적 있는 독자라면,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데 삶을 바친 두 예술가와의 만남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서윤후, 국동완
저자 : 서윤후 1990년에 태어나 전북 전주에서 성장했다. 2009년 《현대시》로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어느 누구의 모든 동생》과 《휴가저택》, 여행 산문집 《방과 후 지구》, 만화 시편 《구체적 소년》을 펴냈다. 최근에는 〈그만두길 잘 한 것들의 목록〉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 않는 것의 기쁨을 통해 충만했던 지난 시간을 두리번거리고 있다. 그림 : 국동완 무의식을 대하는 태도를 고심하고 그 과정에서 만나는 순간들을 회화, 책, 조각 등으로 다루고 있다. 갤러리팩토리(2011)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고 스코틀랜드 글렌피딕 아티스트 레지던시(2012), 금천예술공장(2016~2018) 입주 작가로 활동했다. 독립출판 바운더리북스를 운영하며 《침몰한 여객선에서 건져 올린 것들》 《The automatic message》 《Some dreams don’t come and some dreams don’t go.》를 펴냈다.

책 속에서

정말 좋았던 시들은, 바람이 부는 곳과 햇볕이 드나드는 자리를 알고 제멋대로 창문을 열어둔 집을 보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나는 언제나 후자가 되고 싶어서, 애써 알고 배워온 것들을 잊어보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면, 가끔은 숙련된 방식으로 시작하지 않게 된다. 서툴게 언어를 고르고 이미지를 불러오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그 과정을 계속 해보는 것이다. 어쩌면 순수가 나를 불러줄 때까지.
_27쪽

상담을 통해 계속해서 반복되는 이야기는, 내가 내 자신을 어떻게 제어하는지에 대한 문제였다. 감정의 파동을 예민하게 감지하고는, 평정심을 위해서 불편한 문제를 직면하지 않고 회피한다는 점을 선생님은 꼬집었다. 물론 기쁜 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별히 기쁘거나 벅차오르는 감정마저도 냉철하게 억누르면서 지내온 내 방식이 지금 일어난 많은 문제에 관여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수평대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나만의 균형 감각이 앞으로 가는 일엔 필요했지만, 깊어지거나 높이 가는 여정에 있어서는 불구의 자세에 가까웠다.
_32쪽

어둠 속에 모여, 더 어두운 것을 가리켜보는 것, 그래서 좀 더 어둡지 않은 것을 밝아 보인다고 말해보는 것, 그런 어둠과의 실랑이 속에서 우리의 문장이 계속되어간다는 것을 잠시나마 실감해보는 것이, 쓰는 사람들이 유일하게 함께 해볼 수 있는 일이 아니겠냐고. 그래서 수업을 모두 마치는 날에는 가장 먼저 강의실에 도착해 출석부에 적힌 낯선 사람들의 이름을 마음속으로 읽어보며 혼자서 먼 배웅을 하기도 한다. 각자 문밖으로 나가면 다시 시작될 어두운 시간이 있을 것이기에. 온실을 떠나 거대한 숲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한편으론 안심이 되고, 한편으론 또 만날 것 같다는 이상한 예감을 혼자 겨누며 사람들의 이름을 자꾸 되뇌곤 한다.
_43쪽

나는 시의 마지막 문장을 늘 의심한다. 마지막을 위해 쓴 문장은 문을 닫고 영영 열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계속 열려 있는 시, 문장들이 문을 여닫으며 환기하는 시, 그런 시가 살아 있는 시라고 믿는 나는 퇴고할 때마다 늘 마지막 문장을 지워서 보고는 한다. 그것을 어젯밤에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어제는 채워서 이루고 싶은 게 있었고 오늘은 비우면서 이루고 싶은 게 있으니까. 어제는 허전해 보였을 것이다. 오늘은 마땅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렇게 시가 눈을 비비며 아침을 만난다. 탁자 위에 놓인 두 편의 시 위로, 거짓말처럼 햇빛이 기운다. 독백이 끝난 뒤 텅빈 의자를 비추는 핀 조명처럼.
_80쪽

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이었다. 야간 자율 학습을 마치고 통학 버스 타러 가던 길에, 봉고차 한 대가 내 앞에 섰다. 내 시를 읽어주던 선생님이었다. 창문을 내리고는 내 시가 적힌 종이를 펄럭이며 내게 무슨 말을 했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내가 시에 쓴 어떤 단어 대신에 이런 단어를 써보는 게 어떻겠냐는 말이었고, 나는 차 엔진 소리와 교문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아이들의 목소리 때문에 알아듣진 못했으나 씩씩하고 큰 목소리로 대답하고는 버스에 올라타 생각했다.
내게는 고마운 일이지만, 이게 차를 멈춰 세워야 할 만큼 중요한 일인가?
_90쪽

나의 작품은 마치, 삶이 시와 같을 순 없을 것만 같지만, 시가 삶에 끼어든 자체가 느껴진다고. 시가 삶에 끼어들기 시작하면서 내 삶도 시를 모사하기 시작했고, 생활의 반경과 시의 반경이 맞닿는 지점에서 긴장하고 위축된 근육처럼 경련하듯이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되돌아보게 되었다. 그러나 더 많은 삶을 살아내고, 그렇게 돌아보면 삶 자체가 시처럼 보일 수도 있고, 삶 자체가 쓰다만 시처럼, 삶 자체가 시 한 편처럼 보일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희망은 그렇게 날 선 종이처럼 온다.
_104~105쪽

나는 어떤 글을 쓰든지 간에 외할머니를 생각한다. 외할머니가 이 글을 어떻게 읽을지 그런 것은 생각하지 않은 채로, 이 문장이 흘러가 작은 연못이 되는 곳에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발 담그며 푹 쉬고 있는 외할머니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매미 소리가 여름을 찢어가며 더위를 고조시킬 무렵, 그림자 작은 나와 동생은 그때만 해도 크고 웅장한 그림자를 가진 외할머니 뒤를 쫓아 시장에도 가고, 김밥도 먹고, 이상한 구구단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했다. 그 여름이 나의 어딘가에 새겨져 무늬가 되었으리라 짐작한다. 그리고 그 여름의 열기가 나의 춥고 얼어붙어가는 무언가를 녹여준다는 사실까지도. 훈데르트바서가 어느 날, 자신의 할아버지가 그릇에 예쁘게 꽃무늬를 그려넣은 것을 보고는 처음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결심한 일처럼, 내 모종의 씨앗이 어디에서 불어왔는가 생각하면 그 방향은 따뜻하고 아늑한 쪽임이 틀림없다. 신파적인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내가 유일하게 생각하는 나의 드넓고 존재 자체로도 훌륭한 정원이 있다면 그것은 외할머니가 기르고 일궈온 작은 세계다. 나의 몇 가지는 그곳에서 걸음마를 배워 걸어나왔다.
_121~122쪽

여기에 이야기가 많이 들어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야기가 다른 이야기를 건드리고, 그 이야기가 터져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또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다. 노래 한 곡이 끌어당기는 우리 안의 이야기들, 각자의 이야기들, 그런 것을 생각하면 저절로 눈물이 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이야기가 많이 들어 있다, 그런 생각을 하니까 이토록 작은 공간이 꽉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야기를 만들며 살아가는 우리에 대해, 이야기를 말하고 싶어 하거나 보여주고 싶어 하는 우리에 대해, 그리고 그것들이 끝끝내 건드리고 마는 말할 수 없는 이야기에 대해.
_127쪽

첫 시집을 깊숙이 들여다볼 자신이 없었습니다. 너무나 나다운 내가 있으니까요. 나는 여기 책 바깥에 있는데 책 안에 있는 것이 나를 원관념으로 무수히 많은 다발로 태어나 있으니까 징그럽고, 또 지금의 나보다 아름다워 보이기도 했습니다.
_144~145쪽

목차

흐려지지 않기 위해서 쓰레기소각장에서의 일주일 한 사람에게서 켜진 두 개의 이름 순수는 뒤에서 나를 부르고 수직과 수평 곰팡이에게 필요한 시간 어둠이라는 색깔 물로 그린 자화상이 있다면 그 자리는 그대로 두는 게 더 낫겠군요 겨울 숲에 날아든 새를 위해 사랑은 유머 일번지 나선형의 사랑 / 밤과 비 나선형의 사랑 / 대화의 굴곡 함께하지 않는 사랑을 기다리는 것은 아프다(1971) 햇빛세입자 시 - 밤 부엽토 잘 지내나요 풀베개가 되기 위한 새싹들의 전진 아침 퇴고 겨울잠 주무시는 선생님께 아직 지붕은 만들고 있거든요 소용돌이 속에서 잘 읽고 있어요 책 속에서 헤어진 사람들 보풀 떼고 입는 옷 아몬드 모양의 눈 나의 애독자에게 여기, 이야기가 많이 들어 있다 시끄러움을 자처한다는 것 따뜻한 초조함 책상 일기 여러분 / 2018년 12월 10일, 서울과학기술대 시창작연습2 특강 원고 시 - 사랑의 파도 위의 레겐탁 내가 훔친 인디언 보조개 한 개 식물 부음 타이쿤 형식으로 안식월 부동산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일 나를 재워준 사람 슬픔이라는 생활 마음과 보자기 헐거운, 지난한, 그럼에도 한 뼘 나무의 두 마디 간격 꽃집에서 흑백 일기 지킨 약속보다 어긴 약속이 더 많다 시 - 타오르는 겨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