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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군대 우울한 성소수자의 삽화

이상문 저 | 정미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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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6769413 / 384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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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성소수자 청년의 이름을 지워버린 군형법 제92조의 6, 개인에게 모멸감을 주는 언어와 제도를 폐지하라. 당신은 어떠한 이름으로 이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가. “물러서야 할 것은 오늘도 체포당할까 숨죽이며 두려워하는 동성애자들이 아니다. 동성애자의 사랑을 처벌하고 혐오하도록 내버려두는 군형법 제92조의 6(추행)이다. 단순히 군대에만 책임을 물으면 안 되겠다. 그동안 군형법이 바뀔 때마다 이 조항을 내버려둔 국회도, 성소수자들이 부당함을 호소할 때 애써 문제를 회피하려고 한 사람들도, 알면서도 모른 척했던 나도 이 조항이 계속 살아 숨 쉬게 만든 공범이다.” _본문 중에서 이상문 작가는 전역일을 불과 몇 개월 남겨두지 않고 ‘현역 부적합 심사(현부심)’를 신청해 불명예제대를 당하고 만다. 주변에서는 조금만 더 참지 그랬냐는 말을 전해왔고 실제로 한두 달을 더 버텨내는 것은 그에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그는 그러한 ‘사회적 불명예’를 선택하고 만다. 그것은 그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개인적 저항이었을 것이다. 동성애 처벌 규정을 담은 군형법 제92조의 6은 그의 이름을 지워버린 군대 내의 여러 언어와 제도 중 하나였다. 그는 ‘고장난 물건’이라거나 ‘더러운 범죄자’로서 자신을 규정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이 조항에는 ‘추행’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이것은 우리가 아는 겁탈이나 성적인 희롱이 아니라 말 그대로 ‘추한 행동’이라는 뜻이다. 이전에는 ‘계간’, 사람이 아닌 닭이 하는 (성)행위라는 문구가 있었으나 최근에 와서야 순화된 것이다. 그러한 조직 안에 존재하며 정상적으로 전역하는 것은 그에게 비정상적인 죽음을 선고받는 일로 인식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상문으로 존재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기록해 냈고, 그 2년 동안의 수기를 이제 세상에 내어 놓았다. 대한민국에서 개인의 성적지향, 특히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처벌받는 공간은 오로지 ‘군대’뿐이다. 사회에서도 여러 제약이 따르지만 그래도 조항으로 명시되어 처벌과 징계의 대상이 되지는 않다. 그래서 동성애자 남성들은 군대라는 조직에 귀속되는 순간부터 물리적인 두려움을 안고 살아간다. 그러한 성향을 숨기며 무사히 전역하는 일도 있지만, 동성애자임이 밝혀지거나 혹은 휴가를 나가서 동성의 애인을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처벌받는다. 이처럼 자유의지를 가진 한 개인을 성적지향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처벌할 수 있는 이 조항은 그 당사자의 모든 자존감을 앗아가고, 군대라는 이름표를 대신 붙인다. 대한민국 군대라는 울타리를 넘지 못하는 국제적·사회적 합의, 대한민국이라는 울타리 역시 그만큼 공고하다. 당신의 존엄성을 규정하는 제92조의 6은 무엇인가. 결국 군형법 제92조의 6은 개인의 성적지향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처벌할 수 있는 유일한 언어이자 제도다. 군대라는 특수성을 감안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있지만, 다른 국가의 군대에서는 아예 없거나 이미 수십 년 전에 폐지된 것이다. 국제엠네스티에서는 2017년에 벌어진 ‘성소수자 군인 색출’을 인권침해로 규정하고, 조항의 폐지를 요구하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여러 외신에서도 이를 주요하게 다뤘다. 그런데 그 논조는 ‘아직도 이런 국가가 있군요.’하는 놀람과 조롱에 가까웠다. 국제적 합의, 혹은 사회적 합의라는 것은 대한민국 군대의 울타리를 넘지 못한다. 어쩌면 대한민국이라는 울타리 역시 아직도 공고한지 모르겠다. 우리의 의식은 여전히 주변부에 머물러 있다. 이상문 작가는 이 책에서 한 개인이 그를 규정하는 언어와 제도에 의해 얼마나 자신을 부정하고 괴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는가를 내어보인다. 그는 성소수자이지만 그가 정말로 소수자가 된 것은 자신의 이름을 잃었을 때부터였다. 우리 주변에도 군형법 제92조의 6과 같은, 개개인의 존엄성을 규정하기 위한 수많은 언어와 제도가 존재한다. 우리는 그것을 인식하고, 판단하고, 스스로에게 모멸감을 주는 것이라면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도 타인의 존엄성을 지키는 일은 결국 나의 존엄성을 지켜내는 일과 다르지 않다. 우리 사회가 이상문의 이름표를 다시 되찾아 주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 소개

  • 저자 : 이상문
저자 : 이상문
IMF 시기에 출생. 성남의 높은 언덕에서 잿빛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왔다. 성소수자, 관심병사 등 주변부에 산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미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걸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중심과 주변에 구분되지 않고, 각자가 중심이 되는 세상을 꿈꾸며 대학에서 법과 북한학을 공부 중이다.

책 속에서

P. 31 “입대 장병과 가족 친지들을 분리해주십시오.” 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지만, 대강 이런 내용의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방송이 나오자마자, 배웅 나온 가족들과 곧 헤어져야 했다. 순간 울음이 터져 나왔지만 가능하면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숨기기는 어려웠다. 가족들도 똑같은 심정이었는지 눈물을 흘렸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더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나는 입대했다. 그때는 이런 순간이 다가오면 누구나 흘리는 눈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것은 군생활 동안 내가 흘리게 될 눈물 중 하나에 불과했다. 


P. 49 그 속에서 나는 몸을 힘겹게 이리저리 움직이며 눈물을 흘렸다. 처음에는 ‘도대체 내가 무얼 잘못했나?’ 고민했고, 그다음에 는 ‘가족들이 보고 싶다’고 생각했고, 마지막에는 ‘무엇이든지 할 테니 나를 살려달라’고 속으로 애원했다. 최대한 자신을 잃지 않으리라고 다짐한 정신은, 그 밤의 극한 고통을 경험하고 나서 잠식당했다.


P. 57 ‘왜 전화를 받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전화 통화를 하지 못했다고 조교한테 말하고 생활관으로 내려왔다. 내려오면서 조금씩 눈물을 흘렸다. 생활관은 전화하고 온 사람들로 인해 눈물바다가 되어 있었는데, 나는 전화를 하지 못해서 울었다. 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으니, 주위에서 나한테 전화한 소감을 물었다. “못했다”고 짤막하게 대답하자 그들은 다음에는 성공할 거라고 위로해주었다. 나도 분명 그렇게 생각했다. 정말 특별한 일이 아니면 전화를 받지 않을 분들이 아니니까. 하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서러웠다. 전화를 받지 않는 가족들이 원망스러웠다. 

 

P. 101 “유치원생이랑 하는 건 어떠냐?”
순간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무슨 말을 들은 거지? 다른 사안이라면 모를까, 대화의 맥락에서는 나올 게 그것밖에 없었다. 나는 심각해져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다른 훈련병들의 분위기는 여전히 화목했다. 아무 문제가 없다는 듯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들은 이걸 음담패설이라고 포장하며 깔깔 웃었다. 

목차

《내 이름은 군대》를 기획하며 5
프롤로그 10
1장 구속
01 프롤로그 23
02 도마에 오른 생선 27
03 첫 짬밥 33
04 입감 39
05 인간개조론 43
06 연애는 고통이다 51
07 180초 55
08 총 든 어부 61
09 소용돌이 69
10 누구를 위하여 총성은 울리나 75
11 공군(工軍) 81
12 강철의 오케스트라 87
13 악마의 발 94
14 강간 동맹과 이단자 100
15 훈련병과 조교 107
16 가석방 113
2장 기소
01 재입감 121
02 벌점 종이와 취소선 128
03 이감 134
04 스마일 참호전 141
05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147
06 미운 보라매 새끼 151
07 보라매역에서 158
3장 선고
01 청문회 165
02 고양이와 해부실 183
03 아무것도 못해 191
04 ‘집에 가고 싶다’ 197
05 군대에 관한 소고 203
06 그 새는 어디로 가려고 했을까 211
07 진짜 씨발 하나도 모르면서 217
08 어느 날 갑자기 224
09 폐쇄병동 230
10 탈색된 병사 236
11 최면 243
4장 입감
01 회색 군대와 고래 젤리 251
02 커피믹스 257
03 괴즐나사 264
04 샤워장의 남자들 270
05 또 하나의 실연 277
06 제92조의 6 285
07 자괴감 들고 괴로워 292
08 하번 보고 299
5장 가석방
01 메모 331
02 분실물 센터 335
03 새하얀 잠 341
04 보호자 동의 347
05 달관 병장 354
06 내 이름은 군대 361
07 종이 한 장 367
에필로그 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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