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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24749 / 476쪽 137 x 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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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최초의 흑인 여성 작가 토니 모리슨 문학의 최정점 무엇이든 선택해서 사랑할 수 있는─욕망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는─곳에 도달하는 것, 그래, 그게 바로 자유였다. 흑인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토니 모리슨의 문학세계를 관통하는 주제는 다름아닌 ‘정체성 확립’이다. 그는 늘 흑인의 집단적 기억과 경험을 기록하고 문학으로 재현했으며, 흑인 스스로 백인 중심의 가치관을 버리고 흑인 공동체의 결속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회복해야 한다고 이야기해왔다. 『빌러비드』는 토니 모리슨이 ‘흑인 여성 노예’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1856년, 한 노예가 임신한 몸으로 네 명의 자식을 데리고 도망쳤다. 우여곡절 끝에 몸을 숨겼지만 노예 사냥꾼과 보안관에게 따라잡히자, 자식을 노예로 살게 하느니 차라리 자기 손으로 죽이겠다고 결심한 후 두 살배기 딸의 목을 베었다. 이 사건은 노예제의 비인간성을 방증하는 사례로 노예제 폐지 운동의 역사에 남은 실화다. 토니 모리슨은 이 슬픈 사건에서 『빌러비드』의 세서를 탄생시켰다. 백인 농장주에게 자식을 넘겨주지 않기 위해 딸의 목을 그은 세서. 세서가 사는 124번지는 죽은 아기의 원혼으로 가득차 있다. 그 사건 이후 과거는 그저 깊은 곳에 덮여 있을 뿐이며, 124번지의 사람들은 모두 유령의 원망을 묵묵히 감내하며 살아간다. 어느 날 육신을 입고서 ‘빌러비드’가 돌아온다. ‘빌러비드’가 가족이 되면서 과거는 포악한 방식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다. 딸을 죽인 세서, 살아남은 동생 덴버, 돌아온 언니 빌러비드. 원래는 가족이 될 수 없었던 세 사람은 서로에게 집착하면서 서로를 끊임없이 괴롭힌다. 그러나 이 고통스러운 과정은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다. 차마 기억할 수도 잊을 수도 없던 과거를 ‘재기억’함으로써 잊은 척 묻어뒀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다. 마침내 다시 한번 같은 순간이 왔을 때, 세서와 덴버는 자신과 같은 흑인들과 함께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사랑받은 이’라는 뜻의 ‘빌러비드’는 세서가 죽은 딸의 묘비에 새겨준 단어이며, 역설적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사랑받지 못한 존재인 흑인 여성을 애도하는 말이기도 하다. 1993년 노벨문학상 1988년 퓰리처상 뉴욕 타임스 선정 ‘1980년 이후 최고의 미국소설’ 1위 타임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 소설’ 옵서버 선정 ‘역대 최고의 소설 100’ 가디언 선정 ‘역대 세계 최고의 소설 100’ 모던라이브러리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학’
그녀는 삶을 정화하라든가, 가서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들이 이 땅의 축복받은 존재라든가, 세상을 물려받을 온유한 존재라든가, 영광을 누릴 순결한 존재라고 말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그들이 누릴 수 있는 은총은 오직 그들이 상상할 수 있는 은총뿐이라고 말했다. 은총을 볼 수 없다면, 누릴 수도 없다고.
-p.149
다른 무엇보다도 철저하게, 그들은 사람들이 ‘삶’이라고 부르는 화냥년을 죽였다. 그들을 계속 살아가게 했으니까.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는 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라고, 또다른 시간의 일격이 마침내 이것을 끝낼 거라고 믿게 했으니까. 그년의 숨통이 끊어진 뒤에야 비로소 그들은 안전해질 것이다. 성공을 거둔 죄수들─삶을 병신으로 만들고 사지를 절단하고 심지어 땅에 묻어버릴 만큼 오랫동안 그곳에서 지낸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거시기를 간질이는 그년의 품에 빠져 앞날을 기대하며 걱정하고 과거를 돌아보며 기억하는 다른 죄수들을 계속 주시했다.
-p.184
"난 아주 크고 깊고 넓었어. 두 팔을 쫙 벌리면 우리 아이들이 모두 품에 들어올 정도였지. 그렇게 넓었던 거야. 이곳에 도착한 후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은 더 깊어진 것 같았어. 어쩌면 켄터키에서는 제대로 사랑할 수 없었는지도 몰라. 내가 사랑할 수 있는 내 것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이곳에 도착해 마차에서 뛰어내리는 순간, 나는 원하기만 하면 이 세상에 사랑하지 못할 사람이 하나도 없었어. 무슨 뜻인지 알아?"
(......)
그는 그녀의 말이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무엇이든 선택해서 사랑할 수 있는─욕망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는─곳에 도달하는 것, 그래, 그게 바로 자유였다.
-p.268~269
"세서." 그가 말한다. "당신과 나, 우리에겐 어느 누구보다 많은 어제가 있어. 이젠 무엇이 됐든 내일이 필요해."
그는 몸을 숙여 그녀의 손을 잡는다. 다른 손으로는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진다. "당신이 당신의 보배야, 세서. 바로 당신이." 그의 믿음직한 손가락이 그녀의 손가락을 꼭 잡는다.
-p.445

제1부
제2부
제3부
작가의 말
해설 빌러비드, 차마 말할 수 없는 기억할 수 없는
토니 모리슨 연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