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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1999769 / 320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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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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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김주혁, 한정윤 외 서울대생 30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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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 아프지만 새로운 결론을 향해 가는 탐구 여정 내털리가 기억하는 엄마는 소리 내어 웃고 용감하게 저지르고 항상 정답을 아는 사람이다. 지금 엄마 아빠 방에 있는 사람은 엄마 모습을 한 다른 존재이고, 엄마를 되찾고 싶지만 방법을 모른다. 언제나 과학 과제를 도와주던 엄마가 이제 내털리에게 가장 큰 과제가 되었다. 엄마는 아마도 애정을 쏟고 있던 코발트블루 난초 연구가 중단되고 상사인 멘저 교수에게 해고되면서 삶을 놓아 버린 것일 테니 엄마를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코발트블루 난초일 거라고 내털리는 생각한다. 크고 작은 오해와 착각, 볼 안쪽을 깨물어도 가라앉지 않는 기대를 품은 채 오로지 ‘기적의 꽃’을 향하던 내털리호의 항해는 어느덧 엄마의 연구실을 급습해 몇 번이나 잠긴 문을 열며 외면하고 싶은 진실을 발견하고 가설이 틀렸음을 확인하는 뼈아픈 여정으로 바뀌어 있다. 달걀을 시리얼로 감싸 보라는 엄마의 제안은 틀렸고, 엄마는 해고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멈추었으며, 한때 멘저 교수에게 씨앗을 받아 엄마와 함께 키운 것은 코발트블루 난초가 아니라 붓꽃이었다. 공들인 실험은 실패로 돌아가고 기대가 산산조각 나고 오해와 착각이 더 나쁜 진실로 풀리고 모든 게 다시는 괜찮아질 수 없을 것 같은 아픈 밤. 하지만 아침이 밝으면 그 앞에 놓인 것은 기적이나 마법도, 절망도 아닌 새로운 결론, 아직은 모르는 두 번째 삶이다. 『깨지기 쉬운 것들의 과학』은 또한 어느덧 찾아온 새로운 시야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품어 온 결론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내 발에 작아진 신발과 같아서, 결국 새로운 결론을 받아들이게 되는 일에 관한 이야기. 닐리 선생님 같은 특별한 과학 선생님이 내 주는 과학 과제를 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언제나 관찰을 하고 결론을 내리고 그 결론들과 함께 살아갑니다. 그리고 절망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새로운 결론을 만나게도 됩니다. _「옮긴이의 말」 중에서 이 책 표지에는 스노글로브가 그려져 있다. 언제든 쉽게 깨질 수 있는 연약한 유리 안에 담긴 아름답고 이상적인 풍경. 그처럼 우리 인생의 아름답고 좋은 순간도 언제든 변하고 망가질 수 있으며, 깨어지는 것들을 언제나 지킬 수는 없다. 하지만 그때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 자신이다. 완벽하지 않은 부모, 완벽하지 않은 가족. 하지만 그것이 곧 절망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이 책은 이야기한다. ■ 우울증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이 책은 ‘우울증으로 위기를 맞은 가족이 침묵 속에 빚어진 상처를 회복해 가는 과정’이라는 서사를 피상적이거나 억지스럽게 늘어놓지 않는다. 어른들처럼 괜찮은 척, 이해하는 척하는 데 능숙하지 않은 십대 화자를 통해 ‘우울증’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공포와 혼돈, 분노를 동반하는 슬픔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슬퍼하고 있다는 이유로 누군가에게 화날 수도 있을까? (……) 엄마가 필요했다. 내 머릿속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엄마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정말 듣고 있지는 않다는 걸 나는 알 수 있었다. 아빠는 엄마가 텅 비어 있는 것이 엄마 탓이 아니라고 하고 나도 엄마가 애쓰고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이렇게 곁에 앉아 있는데도 엄마가 내 말을 듣지 않는다고 생각하자 아는 것도 소용이 없어졌다. 내털리가 이 혼란한 감정들을 극복해 가는 과정은 우울증과 ‘함께 살아가기’에 대한 다정한 조언이 되기도 한다. 대개 우울증 환자를 둔 가족들이 그렇듯 내털리와 아빠도(내털리의 아빠는 전문 상담사임에도) 막연히 괜찮을 거라며 엄마의 ‘상황’을 외면하기도 하고 감정을 숨기려고도 한다. 하지만 결국 분노든 원망이든 그리움이든 감추지 않고 소리 내어 말했을 때, 마주하기 힘든 상황에서 눈 돌리지 않고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어디가 얼마나 아픈지를 확인했을 때 비로소 새로운 답이 보이기 시작한다. 비록 완벽한 답이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끊임없이 엄마의 잘못이 아니라고 엄마에게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하며 내털리에게 외부 상담을 권한 아빠, 내털리가 입을 열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려 주며 네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 주는 상담사 도리스 박사의 모습도 눈여겨볼 만하다. 어느 한쪽의 막연한 노력이나 이해를 강요하지 않고, 당사자뿐만 아니라 지켜보는 가족들에게도 상담과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는 점에서 ‘우울증’을 대하는 저자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 불완전하지만 진짜인 ‘나’를 이루는 겹겹의 이야기들 내털리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내털리의 아빠는 ‘영진’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할머니는 한국 사람이다. 아빠는 어째서인지 그 사실이 언급되는 것을 꺼리며 나이가 든 뒤로는 한국 음식도 먹지 않는다. 내털리 역시 그런 분위기 속에서 자신이 한국계라는 사실을 거의 잊고 지낸다. 그러다 인도 출신인 다리와 친구가 되어 그 집을 찾았을 때 내털리는 집 안 구석구석에서 인도 문화와 핏줄에 대한 다리 가족의 애정이 묻어나는 것을 느끼고, 자신을 이루는 일부로서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다. 할머니와 영상통화를 하며 복을 불러온다는 ‘떡’을 만들고 엄마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겨울에도 꽃이 피는 한국의 ‘동백꽃’을 손수 고른다. 내털리는 불편하거나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나’를 이루는 하나의 이야기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인다. 이 책을 쓴 태 켈러의 어머니는 소설 『종군 위안부』로 전미도서상을 받은 한국계 미국 작가 노라 옥자 켈러다. 태 켈러는 작가가 되는 데 큰 영향을 준 어머니와 자신의 한국계 정체성을 무척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한다. ‘정체성’의 문제가 이 책에서는 내털리를 한 걸음 나아가게 하는 장치로서 사용되었다면 후속작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가제)에서는 조금 더 본격적인 주제로서 다뤄질 예정이다. 내털리 주변에는 완벽하지 않지만 좋은 사람들이 많다. 괴짜이지만 ‘과학’과 아이들에게 무한한 애정을 가진 닐리 선생님, 엄마를 해고했다는 오해를 샀지만 사실은 내털리만큼이나 엄마를 그리워하고 기다려 주는 멘저 교수, 부모가 ‘원만하게’ 이혼한 뒤 이전처럼 내털리와 모든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게 되었지만 여전히 내털리를 가장 잘 이해하고 내털리와 늘 함께하는 단짝 친구 트위그, 느닷없이 친구가 되었지만 누구보다 속 깊고 성실한 새 친구 다리, 특히 트위그와 다리는 대회에서 실패하고 감당하기 힘든 진실과 마주하게 된 그 아픈 밤에 내털리를 혼자 두지 않은 정말 고마운 친구들이다. 떨어지는 달걀처럼 불완전하고 깨지기 쉬운 우리에게도 지지대와 완충재가 필요하다. 때로는 가족, 때로는 친구가 비록 완벽하지 않더라도 서로에게 지지대와 완충재가 되어 준다. 결국 깨어지고 만다고 해도 그 순간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은 생각보다 훨씬 큰 위안이 될 것이다. 그러니 손잡고 말하는 것을 미루지 말 것, 어쩌면 이 책이 하고 싶은 말은 그것인지도 모른다.
돌아보면 엄마의 말이 맞았는지 잘 모르겠다. 나는 엄마에게 ‘식물은 사람이 아니야. 식물도 먹고 자라고 숨 쉬지만, 웃고 노래하고 궁금해하지 못하잖아’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이제 웃고 노래하고 궁금해하지 못하는 건 엄마다.
‘돌아와’ 하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어쩌면 엄마가 속으로는 웃고 우는 그런 일을 다 하고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엄마가 사랑하는 식물들처럼. 그러니까 누군가 다시 밖으로, 밖으로, 밖으로 밀어 주기만 하면 엄마는 다시 속에서만이 아니라 겉으로도 웃고 노래하고 궁금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나와 함께. _35쪽
“우리 괜찮아. 괜찮을 거야. 그래도 지금은 엄마한테 혼자만의 시간을 좀 주지 않을래?”
그렇게 나는 그 방에 더는 들어갈 수 없게 되었다. 아빠는 행복한 척하는 얼굴로 ‘평소의 아빠’가 되려 했고 엄마는 어두운 침실 속으로 사라져 ‘엄마 아닌 사람’이 되었고 “엄마한테 혼자만의 시간을 좀 주자”는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 되었다. _41쪽
아빠는 ‘상담사’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내털리, 네가 꼭 알았으면 하는 게 있는데, 엄마한테 일어나고 있는 일이 너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거야.”
바로 그게 문제인데. 내가 엄마에게 아무 영향을 주지 않는 것 같다는 게. 그건 나와 너무나 관계있는데. 물론 나는 아빠에게 그렇게 말할 수 없었다.
“신경 쓰지 마.”
나는 이렇게 말하고 사무실에서 나왔다. 아빠는 갈등하는 것 같았지만 나를 따라 나오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엄마 방의 어둠과 아빠 사무실의 가짜 밝음 사이에서 꼼짝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생각하지 않고 내 방으로 가서 엄마의 책을 집어 들고 곧바로 바깥으로, 엄마의 온실 안으로 갔다. _55쪽
차가운 자석이 사실상 가장 자력이 좋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꼭 여러해살이식물이 겨울에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저 다 괜찮아지는 때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차가움 속에 그런 힘이 있다는 게 어쩌면 그리 놀랄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언젠가 자신이 다시 괜찮아지리라는 것을 아는 일이, 그래서 햇빛 속으로 다시 나갈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일이 때로는 그 무엇보다 강한 일인지도 모른다. _113쪽
우리는 양치식물과 나뭇가지를 모아서 우리만의 ‘과학 실험’을 했고, 그 실험으로 우리가 만들어 내는 것들은 항상 대단한 치료제였다. 딸꾹질을 멈춰 주는 치료제! 숙제 치료제! 자러 가지 않아도 되게 해 주는 치료제!
슬픔 치료제.
물론 우리의 치료제는 언제나 효과가 좋았는데,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아예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마법을 지닌 존재들이었다. 그 누구도 우릴 막을 수 없었다. 우리는 과학자들이었다. _176~177쪽
엄마가 다시 엄마 자신처럼 보였다. 엄마의 ‘일할 때 머리 모양’과 흙 묻은 손과 불꽃이 담긴 두 눈. 하지만 전과 똑같지는 않았다. 나는 슬픈 버전의 엄마도 몰랐지만, 지금 버전의 엄마도 모른다. 지금의 엄마는 희망과 절망, 호기심과 용기, 실패와 투지가 다 담긴 사람이다. 완벽하지 않다. 세상 모든 걸 알지 못한다. 그래도 여전히 내 엄마고, 여전히 여기에 있다. 여전히 내가 사랑한다. _299쪽
어쩌면 언젠가 우리는 뉴멕시코에 있는 그 신비로운 파란 들판을 찾아갈지도 모른다. 그 부자연스럽도록 선명한 꽃들 속을 걸으며 지난 몇 달, 아니, 어쩌면 몇 년 동안의 모든 일들을 이야기할 것이다. 언젠가 엄마는 복잡하고 산란한 자신의 진실을 내게 이야기해 줄 것이고, 나는 이 탐구의 마지막 관찰 내용을 분석할 것이고, 우리는 앞을 향해 흔들릴 것이다. 항상 변하는, 항상 성장하는 우리 자신에게로 나아갈 것이다.
하지만 이때 이 온실에서, 생명과 빛과 두 번째 기회들로 가득한 곳에서, 우리는 괜찮았다. 깨어지는 것들을 언제나 지킬 수는 없다. 마음도 달걀도 부서지고 모든 것은 변하지만, 어쨌든 우리는 계속 나아간다.
왜냐하면 과학이란 질문을 던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답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_311~312쪽
1단계. 관찰 9
2단계. 질문 15
3단계. 연구 조사 45
4단계. 가설 61
5단계. 실행 계획 91
6단계. 실험 139
7단계. 결과 227
8단계. 결과 분석 307
저자의 말 313
감사의 글 314
옮긴이의 말 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