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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 심장을 느끼게 될지도 모르니까

시리즈 :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17]

정다연 저 | 현대문학 | 201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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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2751199 / 144쪽 104 x 182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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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정다연 시집 『내가 내 심장을 느끼게 될지도 모르니까』 6인 작가의 친필 사인이 담긴 한정판 박스 세트 동시 발매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Ⅳ』의 시인들은 황인숙, 박정대, 김이듬, 박연준, 문보영, 정다연 6인이다. 한국 시 문학의 한복판에서 그 역량을 빛낸 지난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Ⅲ』(이제니, 황유원, 안희연, 김상혁, 백은선, 신용목)에 이어 네 번째 컬렉션은 다양한 감수성을 선보이며 한국 시 문학의 무한하고 다채로운 목소리를 들려준다. 『내가 내 심장을 느끼게 될지도 모르니까』는 201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을 당시 “예민한 언어 감각”(시인 문태준)과 단정한 시어, “대상에 대한 차분하고 끈질긴 탐구의 태도”(시인 박상수)를 미덕으로 갖추었다는 평을 얻으며 주목받았던 정다연의 첫 시집이다. 정다연은 이번 시집을 통해 “항상 선을 바라보는 쪽으로”나아가면서도 “날카롭게 찌르는 언어의 힘”(시인 박세랑)을 단련하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시 세계를 공고히 구축해나간다. 그의 시집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혐오’와 ‘차별’이라는 사회적 시선 속에 웅크리고 있는 자들의 시간을 언어로 살피고자 하는 시인의 결연한 의지다. 그들의 울음과 비명, 절규에 시어의 옷을 입히는 창작의 과정이 결코 녹록지 않았음을 짐작케 하는 서른 편의 작품들이 고스란히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시인은 냉정과 이성을 유지하기 위해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물어뜯을 준비가 되어 있다”(「그림자 산책」)며 세상에 대한 적의를 드러내면서도 자신의 아픈 과거조차 공정한 관찰자의 시선으로 마주하기 위해 애쓰고, 그 모든 고통의 근원과 역사를 찾는 데 공을 들인다. 무엇보다 누구에게도 함부로 공감하지 않고 함부로 이해하지 않는 시인의 태도는 그조차도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아는 자의 조심스러움에서 기인하고 있으며, 심상한 듯 보이나 정작 집요하고 뜨겁기 그지없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VOL. Ⅳ』의 특징 중 하나는 여섯 시인들이 ‘음악’이라는 공통의 테마를 정해 자신만의 시론 에세이를 발표한다는 점이다. 정다연은 자우림의 앨범 중 ‘바람소리’만 녹음된 트랙을 언급하며, 자신의 기억 속에 깊이 새겨진 침묵의 장소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아프리카의 어느 워터홀 앞에 앉아 갈급하여 목을 축이러 오는 짐승들을 지켜보면서, 동시에 자기 내면의 고통을 고요하게 응시하는 시인은 시가 되기 위해 찾아온 미완성의 단어와 다양한 소리들의 변주에 귀를 기울이며 시인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다시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 숨을 고른다. 현대문학 × 아티스트 경현수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아티스트의 영혼이 깃든 표지 작업과 함께 하나의 특별한 예술작품으로 구성된 독창적인 시인선, 즉 예술 선집이 되었다. 각 시편이 그 작품마다의 독특한 향기와 그윽한 예술적 매혹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시와 예술, 이 두 세계의 만남이 이루어낸 영혼의 조화로움 때문일 것이다. * 경현수(b. 1969) 중앙대 서양화과와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School of Visual Arts 순수미술 석사 과정 졸업. 서울시립미술관, 아르코미술관, 부산비엔날레, 플라토미술관, 이유진갤러리 등 국내외 다수의 개인전, 그룹전 참여.

저자 소개

201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밤이, 아롱이와 산책하는 것과 함께 한가롭게 뒹구는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

머리말

나는 그것을 어떻게 쓸 수 있을지. 그것을 비명으로만 남겨두지 않고 울음으로만 남겨두지 않을 수 있는지. 적어보고 있다. 들어보고 있다. 아직 문장이 되지 못한, 흘러내리는 단어일 뿐이지만 그것이 시가 될 수 있다면 어떤 모양의 시가 될 수 있을지. 어떤 소리를 낼지. 더듬어보고 있다. 모르는 채로 써보고 있다. 백지의 지평선 너머에서 무언가가 들려오길 기다리면서. 물 한 잔을 두고. 비워두고. 비워두고.
―에세이 「온다」 중에서

책 속에서


맑은 물에선 오히려 생물이 잘 자라지 않아

네 독성의 이유지
―「인물화」부분

 


찾는 시신이 있다는 묘지로 가는 중이었다. 분명 이쯤이라고 했는데, 앞뒤 자리에 앉은 목소리가 번갈아 말했다. 난 지난 20년간 아빠를 찾았던 적 없는데, 무심코 묘지 앞에서 무릎 꿇을까봐 겁나. 걱정을 사서 하니, 넌 꿇을 무릎이 없잖아, 근데 누가 누굴 무릎 꿇릴 수 있다는 거니? 내가 키우는 고양이 말곤 그 무엇에게도 무릎 꿇지 않아.
―「어느 진흙 속의 대화」부분 

 


이상했지 앞에 서 있는 처음 본 여잔 그침이 없다 아직 아무것도 외치지 않았는데 얼굴을 반쯤 가린 검은 마스크는 외침보다 먼저 젖는다 눈이 가장 먼저 젖고, 눈가를 닦는 손과 소매가 젖고, 닦지 못한 것이 흘러 마스크를 적신다 투명을 먹고 더 검게

눈이 마침내 적셔지기 위해, 그 이전에 눈이 견딘 것을 생각한다

베고 찌르는, 밝은 스침 밝은 위협 밝은 도시의 죽음 너무나도 깊어서 아득한 검고 차가운 마지막 숨 녹을 줄 모르는 검은 선글라스 뒤의 눈동자, 빛이 감히 침범하지 못하는 외침 속에서 나는 인간의 피부가 방수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검은 거리의 어깨들」 부분

 

너를 본다. 너의 눈동자 속에 비친 내 얼굴을 본다. 그림 안과 밖에서 서로를 마주 보는 심정으로 너를 본다. 우리의 간격을 본다. 네 얼굴을 만진다. 형상은 온기로 잡힌다. 한 번도 부화한 적 없는 심장을 품고 너를 만진다. 잠든 너의 심장을 본다.

거대한 것들의 죽음은 거대해서 작은 것들의 죽음은 작아서 슬프다.

코끼리는 마음이 너무 아프면 죽을 수 있다고 말하던 너의 입술을 본다.
(…)

너를 본다. 모래사장을 걷는, 바다를 걷는 너를 본다. 잠기는 두 발목을 본다. 바다에 밀려온 작은 새를 그것을 건져 올리는 너의 손목을 본다. 너의 어깨 너머로 흐르는 어둠을 어둠 속의 빛을 그 속에 저물어가는 너를 본다. 너를 보면 네 안에 문이 있고 노래가 있고 너를 바라보는 내가 있다. 내가 있다.
―「산책」 부분 

목차

리액션
이제 놀랍지 않다
머리의 습관
나는 개와 함께 공원으로 간다
인간 사랑 평화
빛나는 웃음을 애도해
자매
대기 뒤 장막
인물화
정오의 드라이브
검은 재생
가족
어느 진흙 속의 대화
겨울의 자정
그림자 산책
검은 거리의 어깨들
창백한 달빛 아래서
변신
겨울철
내가 좋아하는 것
관람차
이상한 여름
헤라클레스의 돌
밝은 밤의 이웃들
그림 없는 그림
염소는 염소의 노래를 한다
해변의 익사체
짧은 질문
산책
나는 너를 찾는다

에세이 :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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