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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5708575 / 312쪽 136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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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고려청자는 어떻게 시대정신이 응축된 명기(名器)가 되었나?”
신라-고구려-고려로 이어지는 손정미 작가의 역사 3부작
치밀한 고증으로 그려낸 가장 입체적인 고려를 만나다!
착실한 취재와 꼼꼼한 자료 조사, 현장을 종횡무진 누비는 답사를 통해 우리 역사를 소설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해온 손정미 작가가 2년여 만에 신작을 펴냈다. 일간지 기자에서 소설가로 전향한 그는 삼국통일 직전의 신라를 무대로 한 첫 역사소설 《왕경(王京)》에 이어 고구려의 위대한 영웅 광개토태왕의 일대기를 그린 《광개토태왕》을 펴냈고, 역사 3부작으로 신작 《도공 서란》을 출간한다.
《도공 서란》은 고려 전기를 배경으로 소녀 도공 서란의 성장을 통해 고려청자를 탄생시킨 장인들의 예술혼과 고려청자의 뛰어난 예술세계를 소설로 구현해 보여준다. 또한 주인공 서란이 역사의 격랑에 휘말리면서 조우하게 되는 귀주대첩의 영웅 강감찬과 외교의 귀재 서희 등 외세의 위협에 지략으로 맞섰던 이들의 눈부신 활약을 그려낸다. 다른 시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하기 힘들었던 고려시대를 생동감 넘치는 역사 드라마로 재현해 찬란한 중세를 펼쳤던 고려의 기상과 활력을 오롯이 담아낸 소설이다. 책의 앞쪽에 고려시대의 대표적인 유물 7점을 화보로 실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고구려의 자랑스런 후예임을 표방한 고려는 기상이 하늘에 닿을 듯했고, 하늘의 자손이라는 자부심이 강했다. 개경의 가장 번화한 곳에 죽을 끓여놓고 배고픈 사람들이 먹게 할 정도로 사람에 대한 사랑이 넘쳤다. 주린 자를 배려할 줄 알고 염치를 알았던 아름다운 민족이었다. 고려청자는 그러한 시대정신이 응축된 명기(名器)였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출판사 리뷰
흙과 물과 불과 바람으로 빚어낸 고려청자 그 신비로운 매력이 숨 쉬는 소설 고려청자는 흙과 물과 불과 바람으로 빚어낸 예술작품이다. 귀하고 비싼 옥을 대신하여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당시 청자를 빚을 수 있는 나라는 고려와 송, 단 두 나라뿐이었다. 하지만 고려의 도공들이 실험과 연구를 거듭해 송나라 청자를 능가하는 걸출한 고려청자를 완성함으로써 천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손정미 작가는 《도공 서란》에서 이 매혹적인 고려청자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덕분에 독자는 그동안 사진으로만 접할 수 있었던 고려청자의 모든 것을 소설로 만나게 된다. 손정미 작가는 주인공 서란의 시선을 따라가며 청자 도요지의 활기 넘치는 풍경과 도공들의 장인정신, 고려청자 제작 과정을 마치 눈앞에서 보듯 섬세하게 묘사한다. 청자 빚는 일을 하늘이 내린 업이라 생각하고 신명을 바쳤던 도공들의 숨결까지 느껴진다. 당시 동아시아에서 고려청자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실감할 수 있으며, 고려청자에 녹아든 시대정신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는 그런 굴욕을 당하지 않으리라” 거란의 침략에 지략으로 맞선 영웅들의 분투 《도공 서란》의 시대적 배경은 고려 현종 대다. 호시탐탐 고려를 넘보는 거란족이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침략해 대외적으로 불안했던 시기다. 이러한 난세에 고려를 구한 영웅이 바로 우리가 역사책에서 배운 서희 장군과 강감찬 장군이다. 서희는 역사에 길이 남을 외교 담판을 통해 지략으로써 거란의 야심을 꺾었고, 강감찬은 거란의 십만 대군을 물리친 귀주대첩으로 후세에 이름을 남겼다. 손정미 작가는 소녀 도공과 영웅들의 눈부신 활약을 통해 고려가 어떻게 외침을 물리치고 민족의 자존심을 지켰는지 보여준다. 2019년은 귀주대첩이 꼭 1,000년을 맞이하는 해다. 동북아의 정세가 심상찮은 오늘날, 당시 고려가 처한 시대적 상황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밖에도 소설에는 고려 전기의 다채로운 문화와 당시의 풍습, 생활상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대표적으로 국가적 축제였던 팔관회, 귀족들의 취미였던 사냥과 격구 등 당대의 풍속도를 세밀하게 그려 마치 한 편의 역사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또한 소설의 공간적 배경으로 등장하는 수도 개경, 외국과의 무역이 이루어진 벽란도, 탐진의 자기소, 더 나아가 요나라 수도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치밀한 고증과 문학적 상상력으로 그려낸 당대의 풍경이 손에 잡힐 듯하다. 청자 빚는 도공부터 귀주대첩의 강감찬까지 화려하나 위태로웠던 고려를 지킨 사람들 이야기 주인공 서란은 고려청자 도요지로 이름난 탐진(지금의 강진)에서 나고 자란 열여섯 살 소녀다. 어머니는 어렸을 적에 집을 나가 행방을 알 수 없고, 청자 장인인 아버지 슬하에서 자랐다. 청자 기물들로 화려하게 꾸민 개경의 다점을 지키던 서란은 청자를 탐내는 이들의 위협에 시달린다. 그중에는 왕의 총애를 받는 궁인 김 씨도 있다. 청자베개의 신묘한 기운에 반한 김 씨는 물건을 가져오지 않으면 교방에 기녀로 보내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그 무렵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내들이 다점에 난입해 청자를 모조리 털어가는 사건이 발생한다. 서란은 도난당한 물건 대신 다른 청자베개를 구해 김 씨에게 갖다 바치지만 웬일인지 그 베개는 신묘한 기운을 발하지 못하고 김 씨의 분노만 사게 된다. 결국 교방 기녀로 끌려가게 된 서란은 최후의 기회를 얻어 탐진에서 진짜 청자베개를 구해다 바친다. 그런데 궁인 김 씨를 만족시킨 그 물건은 놀랍게도 아버지 인청이 아닌, 오래전 집을 나간 어머니가 구운 청자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간신히 위기를 모면한 서란은 때마침 궁인 김 씨를 찾아온 강감찬 장군의 눈에 띄어 그에게 발탁된다. 강감찬은 서란이 명기를 만들 도공의 자질이 있음을 한눈에 알아보고 산중 수련장으로 데려간다. 서란은 거기서 신라 귀족 출신인 무애를 만나고 차츰 묘한 감정을 느끼지만 시대의 격랑은 두 사람을 가만 내버려두지 않는다. 무애를 위해 그에게서 떠날 수밖에 없었던 서란은 거란족이 세운 요나라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가 고려청자의 제조 비법을 유출할 뻔한 위기를 겪고 천신만고 끝에 탈출에 성공한다. 그 무렵 고려에는 거란의 3차 침략이라는 암운이 드리우고, 돌아온 서란은 강감찬의 특명을 받아 위기에 빠진 고려를 구하기 위한 도전을 시작하는데…….
가마에서 연기가 올라와 공기가 매캐했다. 땔감을 베어내는 바람에 산 하나는 이미 민둥산이 되어버렸지만 나머지 산들은 울창함을 과시했다. 땔감을 실은 수레, 고운 흙을 실은 수레가 수시로 지나갈 때마다 사람들이 비켜섰다. 산속에 들어앉은 가마를 합치면 몇십 개가 불을 때는 중이거나 다음 순서를 기다리며 열을 식히는 중이었다. (…) 고려국, 아니 천하제일의 청자를 빚어내는 탐진이었다.
_p. 56
궁인 김 씨가 찾는 게 아버지의 청자가 아니라 어머니가 만든 청자라는 사실이 가슴 아팠다. 아버지가 최고의 도공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아버지는 한 번도 어머니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을까. 심지어 어머니가 도공이란 사실도 처음 알았다. 어머니가 도공일 줄이야.
어머니가 구운 청자가 그토록 특별했던가. 어머니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
_p. 67
소무는 서란을 한참 바라보았다. 여종과 처음 몸을 섞은 뒤 많은 여자를 안아본 소무였다. 귀족에다 몸이 강건하고 글까지 많이 읽어 황녀와 귀공녀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던 소무였지만 위락루에서 서란의 춤을 본 후 여자 보는 눈이 달라졌다. 서란이 무희가 아니라 도공의 딸이란 사실은 더 놀라웠다.
_p. 118
“송의 청자도 색이 좋지만 어딘지 막힌 듯해요. 고려청자만큼 탁 트인 색깔이 아닙니다. 고려청자를 보고 있으면 생기로 가득 찬 천지를 보는 듯합니다. 신묘한 경지입죠.”
한위가 앞다투듯 나섰다.
“신기하게도 좋은 청자는 음식을 담아 오래 두어도 썩지 않는다고 합니다!”
_p. 134
“죽이는 건 급하지 않아. 칼을 거둬라. 들에 내다버리면 늑대들 하루 먹이도 못 될 것이야. 청자 굽는 것부터 배워야지. 소무가 얼마나 어렵게 데려온 도공이냐.”
거란이 고구려 땅에 나라를 세웠으니 송나라 가마보다 고려 가마가 나을 것이다. 패망했지만 고구려만큼 흙과 불을 잘 다룬 나라도 없었다. 거란이 철 만드는 법을 배운 곳이 고구려가 아니던가.
_p. 136
“옛 조선(고조선)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탐욕스런 전쟁은 일으키지 않았다. 우리의 전쟁은 방어를 위한, 혹은 태왕님처럼 다른 이들을 이롭게 하는 것이었지. 나약하고 못나서가 아니었다.”
_p. 163
“가마에 들어가면 장작이 일으키는 불로 물과 흙과 바람이 서로 결합하지. 불과 물과 흙은 완전하고 잘생긴 것들과 서로 합쳐지고 싶어 해. 그래야 좋은 청자가 나오고 그걸 쓰는 사람도 기운을 얻거든.”
_p. 192
마음이 급해진 서란은 그 후로 밤을 새는 날이 많았다. 기형이 부드럽고 예쁘게 나오면 색이 나빴고, 발색이 좋으면 기형이 비뚤어졌다. 색도 좋고 기형도 곧으면 이번엔 재가 튀어서 흉하게 되었다.
“색이나 기형보다 더 중요한 것은 너의 영과 혼, 마음이 담긴 청자를 구워내는 일이다.”
_p. 211
1부 개경의 청자방
벽란도의 무희
개경의 다점
기이한 청자방
복면 사내들
거란 청년
청잣빛 바다
교방 기녀
천하제일의 장인들
낭도들 속으로
산중 수련
팔관회
궁인 김 씨의 진귀한 보물
계집이 어찌 끼어서
신라 귀골 김무애
거란 귀족 소무
요나라
황족의 사냥
청자를 사랑한 공주
서란을 찾아온 발해인
널 두고는 안 가
하늘의 보물은 푸른 것에서 나온다
2부 하늘의 보물
강감찬
고려 황제 왕순
여도공
마례
그릇을 빚어 천도를 이룬다
별의 기운
발해로 간 마례
금가루 유리잔을 연인에게
천추황태후와 정병
기운이 흘러나오는 청자
마례와 인청
구룡정병
황제를 속인 자
강은천
임박한 전쟁
야율융서
다점의 낯선 그림자
청자장구
광풍처럼 덮쳐오는 오랑캐
선지자 서희
귀주대첩
하늘에 새겨진 장구 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