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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꽃 그대 얼굴

시리즈 : 더봄 중국문학 전집 [1]

거페이 저 | 심규호 역 | 더봄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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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522545 / 508쪽 145 x 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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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복사꽃 그대 얼굴》 : 20세기 초 중국인이 꿈꾸었던 이상향, 강남! ‘강남 3부작’의 첫 작품인 《복사꽃 그대 얼굴(人面桃花)》은 청나라 말기부터 중화민국 초기까지 시대적 이상과 급변하는 사회 분위기에 휩싸인 강남 관리집안의 아가씨 루슈미의 인생을 이야기한다. 〈도화도(桃花圖)〉로 인해 미쳐버린 아버지가 갑자기 집을 나가고, ‘사촌오빠’라고 하는 장지위안은 ‘대동세계’의 꿈을 꾸는 혁명당원으로 그녀의 집으로 숨어든다. 돌연 루슈미에게 세상의 신비한 문이 열리는 듯하지만 혁명당은 무너지고 장지위안의 일기는 루슈미의 마음에 아린 상처를 남긴다. 곳곳을 떠돌던 루슈미가 혁명당이라는 이름 아래 돌아오고 혁명을 향한 그녀의 청사진에는 도화원에 대한 아버지의 염원, 대동세계에 대한 장지위안의 꿈이 서려 있다. 현대 한어(漢語)에서 ‘강남’은 장쑤, 안후이를 비롯한 창장(長江) 이남 지역과 절강 북부 및 상하이를 포함한다. 하지만 진한(秦漢) 이전 ‘강남’은 창장 하류 오월(吳越) 지역이 아니라 창장 중류 창장과 샹장(湘江) 일대, 즉 지금의 호북, 호남 일대를 말하며 때로 강서까지 포함된다. 따라서 강남은 대략 창장 이남 지역의 총칭이라고 할 수 있다. 그곳은 거대한 창장이 흐르면서 도처에 호수와 늪이 자리하고 매우(梅雨:강남에 매실이 무르익을 때 내리는 장마)가 상징하듯 봄과 여름은 물론이고 심지어 겨울까지 비가 내린다. 몽롱한 분위기, 습한 기운, 뽕나무와 대나무, 우거진 수풀, 고적한 섬, 복사꽃과 매화를 비롯한 온갖 꽃들, 그리고 쌀과 고기가 넘쳐나는 풍요한 삶은 강남의 대표적 표상이다. 《복숭아꽃 그대 얼굴》의 중요 배경인 화자서(花家舍)는 바로 그런 곳이다. 내 생각에는 이곳이야말로 진정 세상 밖의 도원(桃源:무릉도원)이란다. 내가 심혈을 기울여 고심한 지가 벌써 이십 년이야. 뽕나무며 대나무는 물론이고 아름다운 연못이 있어 걷다 보면 흥취를 느끼게 되지. 노인네, 어린아이 할 것 없이 절로 편안하단다. 봄빛은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고, 가을 서리는 국화와 게를 선사하지. 두둥실 배에 오르면 바람이 옷깃을 스치고 하늘과 땅이 어울리며 사계절 내내 거칠 것이 없어. 밤에도 문을 닫지 않고 길거리에 물건이 떨어져도 함부로 줍는 이가 없으니 실로 요순시대의 기풍이라 할 수 있지. 집집마다 내리쬐는 태양도 모두 똑같아. 봄날은 화창하고 풍광이 아름다우며, 이슬비는 부드러워 복사꽃과 배꽃이 서로 아름다움을 다툴 때면 벌들도 길을 잃게 되지. ?《복숭아꽃 그대 얼굴》, 195P 천하가 태평한 요순시대의 기풍이 남아 있는 곳, 자연이 아름답고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곳. 바로 이러한 곳이 《복숭아꽃 그대 얼굴》의 여주인공 루슈미의 부친인 루칸이 그렸던 무릉도원이자 그녀의 연인 장지위안이 혁명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대동세계이고, 왕관청의 도화선경(桃源仙境)인 화자서이다. 이런 점에서 화자서는 춘추전국 시절 초나라 노자(老子)가 꿈꾸었던 소국과민(小國寡民)의 이상향이고, 동진(東晋)의 도연명(陶淵明)이 말한 무릉도원이며, 도교에서 지향하던 별유동천(別有洞天)이다. 그리고 중국 유가들이 꿈꾸었던 세상, 만인이 배불리 먹고 따스하게 입는 소강(小康)사회이자, 자연과 더불어 만물이 평등하고 자유로운 대동(大同)세상이다. 그러나 소국과민은 대국다인(大國多人)을 추구하던 춘추열국의 욕망을 부정하며 내놓은 지상(紙上)의 낙원일 뿐이며, 무릉도원은 난리를 피해 궁벽한 곳을 찾아 숨어살던 이들의 도피처일 뿐이다. 또한 소강사회는 지금도 미래의 정책지표가 되는 요원한 희망일 따름이니 어찌 대동세상의 청사진을 펼칠 수 있겠는가? 루슈미의 부친인 루칸이 끝내 실성하여 가출한 것이나 장지위안이 허무하게 목숨을 잃은 것, 그리고 왕관청의 도원선경인 화자서가 부자들의 재물을 약탈하여 나눌 뿐 살상은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산적들의 산채이거나 도적의 소굴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화자서를 모든 사람들이 먹고 입는 것도 풍족하고, 겸양으로 예를 갖추고 밤에 대문을 닫지 않아도 도적이 들지 않으며, 길거리에 물건이 떨어져도 함부로 집어가는 이가 없는 천태산의 무릉도원으로 만들고 싶었던 거야. 결국은 명名과 이利라는 두 글자, 즉 명성과 이익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거지. 왕관청은 스스로 극도로 검소하게 지내며 시원찮은 차를 마시고 소박한 식사를 하며 해지고 남루한 옷을 입는 등 궁핍한 생활을 했어. 겉으로는 비록 명리를 좇지 않는다고 말하긴 했지만 화자서 3백여 호 사람들의 존경을 얻고자 했으며, 화자서의 아름다운 이름이 천하에 널리 퍼져 죽은 후에도 천고에 이름을 날리고자 했던 거야. 이것이 그의 큰 집념이었지. ?《복사꽃 그대 얼굴》, 248P 결국 남자들, 특히 지식인들의 이상국은 이렇게 미치거나 죽임을 당하는 식으로 끝이 난다. 그러나 슈미는 그들이 꿈꾸었던 무릉도원을 실천에 옮긴다. 자신의 고향인 푸지에서 집안의 재산을 모두 털어 학교를 만들고 사람들을 모집하여 비밀결사를 조직한다. 그것은 그가 사랑했던 장지위안의 꿈을 이루는 일이자 부친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고, 왕관청이 설계한 대동사회를 만드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 역시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이상향 건설에 몰두할수록 점점 더 대중들에게 소외되고, 결국 영어(囹圄)의 몸이 되고 만다. 그녀는 현실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고, 그만큼 그녀의 꿈은 현실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과연 인간에게 이상향이란 명성과 이익을 위한 또 하나의 집착일 뿐일까?

저자 소개

1964년 중국 장쑤성(江蘇省) 단투현(丹徒縣) 출생. 화둥(華東)사범대학에서 중국문학을 전공하고, 1998년 같은 학교 교수가 되었다. 2000년부터는 중국 최고 명문 칭화대(淸華大) 중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거페이는 위화(余華), 쑤퉁(蘇童) 등과 함께 1980년대 초 중국 문단에 등장하여 문학의 순수성, 자주성을 지향하며 문학과 역사, 문학과 현실의 관계를 돌아보는 작품을 발표해온 대표적 선봉(先鋒)작가로 평가받는다. 중국 고전소설적인 전통과 현대적인 형식을 동시에 갖추고 있으면서도 현란한 언어로 완성한 서정미는 당대 최고 작가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86년 『우유 선생을 추억하며』로 등단한 뒤 1987년 발표한 『흔들리는 배』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거페이는 주요 부분을 비워둠으로써 독자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공백의 서술방식’으로 선봉작가의 반열에 들었다. 그는 학계에 몸담은 채 소설의 사상성과 구조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감행했으며, 2011년에는 ‘강남 삼부작’(江南三部作)으로 널리 알려진 『인면도화』(人面桃花)・『산하입몽』(山河入夢)・『춘진강남』(春盡江南) 등 세 권의 장편소설을 십여 년 만에 완성했다. 소박하고 정적이며 섬세한 필치로 삶을 탐색한 ‘강남 삼부작’은 뛰어난 예술성과 강렬한 서사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과 함께 2015년 제9회 마오둔문학상을 수상했다.
2016년에 발표한 『봄바람을 기다리며』는 거페이의 최신 장편소설로, 그해 중국 우수도서상과 제18회 <당대문학> 최우수 장편소설에 선정되었다. 또한 2017년에는 제1회 징둥(京東)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역자 소개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중문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 양주대학교 방문학자로 한국어과 외국인 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제주산업정보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육조 삼가 창작론 연구』, 『연표와 사진으로 보는 중국사』, 『한자로 세상읽기』 등이 있으며, 『이중톈 국가를 말하다』, 『중국 사상사-도론』, 『위치우위의 중국문화기행』, 『중국의 마르크스주의 문학론-구추백의 영향』, 『삼성퇴의 청동문명』, 등 수많은 번역서를 펴냈다. 

머리말

거페이(지은이)의 말

1994년 ‘강남삼부작’ 창작을 결심하고 손에 닿는 대로 자료를 수집하면서, 전체적인 구상과 더불어 산발적으로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후 업무 변동과 자질구레한 일들이 쌓이면서 마음도 복잡하고 기운이 빠져 날이 갈수록 소설에서 생각이 멀어져 갔다.
본격적으로 1부 《복사꽃 그대 얼굴(人面桃花)》을 쓰기 시작했을 땐 이미 2003년 초봄이었다. ‘한 번 검을 휘두르기 위해 10년 동안 칼을 간다’는 말은 모두 거짓말이다. 2007년 《산하는 잠들고(山河入夢)》가 출판되었을 때는 이미 오랫동안 이어진 구상과 창작에 싫증이 나 있던 상태라 심지어 제3부를 과연 써야 하는지 회의가 들기도 했었다. 결국 《강남에 봄은 지고(春盡江南)》의 창작 동력 중 하나는 뜻밖에도 마침내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었다.
이제 ‘강남삼부작’이 완간되었다. 더듬어 생각하면 초심이 어땠었는지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고 기억도 잘 나질 않는다. 타이완에서는 두 작품을 ‘유토피아 삼부작’이란 이름으로 출판했다. 그러나 ‘유토피아’란 개념의 의미가 최근 10~20년 사이에 여러 번 상업적인 변화를 겪으며 이미 그 자체에 대한 풍자적 의미가 강해진 탓에 이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독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지어준 이름도 많다. 예를 들어 ‘도화(桃花)’, ‘무릉도원을 찾아서’, ‘화자서(花家舍)’ 등이다.
만약 이 세 권의 책에 통일된 명칭을 붙여야 한다면 나는 개인적으로 ‘강남삼부작’이라고 부르고 싶다. 책 속의 등장인물과 이야기 모두 강남에서 소재를 취했기 때문인 동시에 나에게 강남은 지리적 명칭일 뿐만 아니라 역사, 문화적 개념이기도 한 때문이다. 내가 어린 시절을 창장(長江) 남쪽의 작은 마을에서 보냈던 것도 한 가지 이유이다. 그곳은 내 기억의 중추이며 내가 몸담고 살던 곳이었다.
어릴 적 어머니를 따라 강북 외할머니 댁에 가서 새해를 맞이했다. 외할머니의 초가집 앞, 대나무 숲에 강북 사람들이 몰려와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나를 쳐다보며 이렇게 외쳤다. “강남 사람이 왔어!” 기쁨과 신선함이 느껴지던 그들의 말투가 지금까지도 내 꿈, 내 영혼에 남아 있다.

 

역자후기

역자는 거페이의 장편소설 《강남삼부작》을 번역하면서 특히 지식인의 이상세계에 대한 몽상(夢想)과 현실세계의 환멸(幻滅)에 주목했다. ‘옮긴이의 말’ 제목을 ‘강남몽(江南夢)의 연대기’로 잡은 것은 책의 제목인 《강남삼부작》이 바로 강남몽에 대한 100년의 역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복사꽃 그대 얼굴》의 시대적 배경은 20세기 초엽이고, 《산하는 잠들고》는 20세기 50~60년대(1952년부터 1962년까지), 그리고 《강남에 봄은 지고》는 1978년 개혁개방 이후 1980년대 이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100년이란 세월이 단순히 근대에서 지금까지의 역사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복사꽃 그대 얼굴》에 나오는 인물들이 꿈꾸었던 이상세계가 고대부터 이어져 온 이상향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강남삼부작》은 ‘강남몽’, 즉 이상향에 대한 중국인들의 희망과 절망을 보여주는 일종의 연대기라고 할 수 있다.

 

목차

저자의 말 - 05
옮긴이의 말 - 07
제1장 | 육손이 - 23
제2장 | 화자서 - 155
제3장 | 꼬맹이 - 283
제4장 | 말을 금하다 - 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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